15. 초품 중 ‘시방의 보살들이 모여 오심’을 풀이함 ① |
[經] 이때에 동쪽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 그 세계의 가장 끝에 세계가 있으니, 다보(多寶)라 한다. 부처님의 명호를 보적(寶積)이라 하는데, 지금 현존하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해 반야바라밀을 말씀하고 계신다. |
[論] [문]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체의 세계는 한량도 없고 끝도 없다” 하셨거늘 어찌하여 그 세계는 가장 끝에 있다고 하시는가? 가장 끝에 있다면 이는 끝이 있는 축에 속하는 것이 된다. |
만일 세계가 끝이 있다면 중생이 다해야 하리라.
그것은 왜냐하면 한량없는 부처님 가운데 각각의 부처님이 모두 한량없는 아승기 중생을 제도하여 무여열반에 들게 하시는데 만일 새로이 생기는 중생이 없으면 묵은 이들은 응당 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답] 부처님 경전에서 비록 세계가 한량이 없다고 말씀하셨으나 이는 방편의 말씀이요 실제의 가르침이 아니다. 마치 실제에는 영혼[神]이 없지만 방편으로 말하는 까닭에 영혼이 있다고 하는 것과 같다. |
이것이 곧 열네 가지 질문이 되니, 세계의 끝이 있다거나 없다거나 함은 모두 삿된 소견이 된다. 만일 끝이 없다면 부처님에게는 일체지가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혜로써 두루 알아서 다하지 못하는 물건이 없는 것을 온갖 지혜라 하는데, 만약에 세계가 끝이 없다면 다하지 못하는 바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세계가 끝이 있다 하면 앞에서 말한 허물과 같다. |
이 두 가지가 모두 삿된 소견이다. 왜냐하면 끝없음에 의하여 끝있음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
이 다보세계는 일체 세계의 끝이 아니라 석가모니부처님께 인연 있는 중생으로서 제도할 만한 이의 가장 끝에 있다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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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건대 어느 나라의 마지막 끝에 있다는 것이 한 염부제의 가장 끝에 있음을 말한 것이 아님과 같다. |
만약에 끝이 없다면 부처님은 일체지자가 될 수 없으니, 위에서 부처님을 풀이하는 가운데 대답한 것과 같다.
때문에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부처님의 지혜가 한량이 없다고 함은 마치 함(函)이 크므로 뚜껑도 큰 것과 같다. |
[문] 세계의 이름을 다보(多寶)라 했는데, 보배에는 재물 보배와 법보배의 두 가지가 있다. 어떤 보배가 많아서 다보세계라 하는가? |
[답] 두 가지가 모두 있다. |
또한 많은 보살들이 법성 등의 모든 보배[여기서 말한 보배는 큰 보살들이 지니는 것이니, 그로써 보배관을 삼으며 보배관 속에는 모두가 부처님들이 보인다. 또한 모든 법의 성품을 밝게 깨닫는다.]를 비춤이 많은 까닭에 다보라 한다. |
여기의 부처님을 보적이라 하는데, 무루의 근(根)ㆍ힘[力]ㆍ각도(覺道)23)등의 법보가 모인 까닭에 보적이라 한다. |
[문] 만약에 그렇다면 일체의 부처님을 모두 보적이라 해야 하거늘 어찌하여 그 부처님만을 보적이라 하는가? |
[답] 일체의 부처님을 다 보적이라 해야 되겠지만 그 부처님만을 이 보배로써 명호를 삼았을 뿐이다.
마치 미륵(彌勒)24)을 자씨(慈氏)라고 부르는 것과 같으니, 부처님들은 모두 자비가 있으시지만 다만 미륵만을 자(慈)라고 부르는 것이다. |
또한 보화(寶華)부처님이 탄생하실 때 몸 전체에서 갖가지 꽃빛 광명이 있었기 때문에 보화태자라 이름하였고, 연등불(然燈佛)25)[단주에 말하되 연등불의 옛 이름은 정광불(定光佛)이라 한다.]이 탄생하실 때에도 몸 전체가 등불 같았으므로 연등태자라 하였으며 부처님이 되신 뒤에도 연등이라 부른 것과 같다. |
보적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당연히 처음 탄생하실 때 많은 보물이 생겨났거나 땅에서 솟았거나 혹은 하늘에서 비 오듯 내려와 갖가지 보배가 쌓였기 때문에 보적이라 불렀던 것이다. |
23) 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道]를 말한다. |
24) 범어로는 Maitreya. |
25) 범어로는 Dīpaṃkara. 석가모니부처님에게 미래불의 수기를 주신 과거세의 부처님. 석가모니부처님 이전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스물네 분의 부처님 가운데 한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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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오직 석가모니부처님 한 분만 계시고 시방의 부처님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한량없는 위력과 한량없는 신통이 있어 모든 중생을 제도하시니, 다른 부처님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전하는 말에 의하면, 아난이 일심으로 생각했다. |
‘과거의 부처님들과 보화․연등 등은 모두가 좋은 세상에 태어나셔서 수명도 지극히 장구하여 능히 중생들을 제도하셨다. 지금의 석가모니부처님은 악세에 태어나셔서 수명이 짧으시니 제자들을 다 제도하지 못하실 것이다.’ |
이와 같이 의심을 일으켰는데, 그때 부처님께서 아난의 마음을 아시고는 곧 해가 돋는 때인지라 일출삼매(日出三昧)에 드셨다. |
그때 부처님의 모든 모공에서 온갖 광명이 나오는 것이 마치 해에서 광명이 나오듯 했다. 그 광명은 염부제 안을 두루 비추었다.
그곳이 빛으로 가득 차자 다시 사천하를 비추었으며, 사천하를 비추어 가득 채우자 다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으며,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어 가득 채우자 다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었다. |
그때 세존께서 배꼽으로부터 여러 가지 보배를 내셨으니,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푸른 유리 빛의 줄기에 |
천 잎 황금빛이라 |
금강으로 꽃받침을 삼고 |
호박(琥珀)으로 꽃술을 삼았네. |
부드러운 줄기는 거칠게 굽지 않았고 |
그 높이는 백척이 넘으며 |
짓푸른 유리빛 줄기가 |
부처님의 배꼽에서 솟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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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잎은 넓고도 길어서 |
흰빛이 묘한 빛 사이사이에 있으며 |
한량없는 보배로 장엄한 |
꽃송이마다 천 잎이 겹쳤네. |
묘한 꽃의 빛이 이러하니 |
부처님의 배꼽에서 솟아 |
이 네 가지 꽃밭침 위에 |
보배 좌석이 해같이 빛나네. |
좌석마다 부처님이 계셔서 |
황금산 네 봉우리 같으시니 |
빛남이 모두가 동일하네. |
네 개의 부처님 배꼽으로부터 솟아나 |
각각 묘하고 보배로운 꽃이 솟고 |
꽃위에는 모두가 보배 좌석 있으며 |
자리마다 부처님이 계시니. |
그 부처님의 배꼽을 통해 |
거듭해서 보배 꽃이 나오고 |
꽃마다 모두 자리가 있으니 |
자리마다 모두 부처님이 계시네. |
이렇게 거듭거듭 변화하여 |
정거천(淨居天)에 이르니 |
멀고 가까움 알고자 한다면 |
마땅히 비유로써 설명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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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모난 돌이 있으니 크기가 태산이라. |
그것을 들어 위에서 아래로 던지니 |
걸림 없이 곧장 떨어지기를 |
18,383년이네. |
이와 같은 세월을 헤아려 |
이윽고 땅에 떨어지니 |
이 두 세계 가운데에 |
변화한 부처님이 가득하시네. |
그 광명 크게 성하고 밝아 |
불과 해와 달에 비유하리라. |
어떤 부처님은 몸에서 물을 내고 |
어떤 부처님은 불을 내시며 |
경행하시거나 혹은 잠자코 앉았거나 |
걸식을 행해 중생의 복이 되어 주시며 |
혹은 경법을 말씀하시고 |
혹은 광명을 놓으시네. |
혹은 3악취(惡趣)26)에 드시고 |
춥고 어둡고 뜨거운 지옥에 드시어 |
온화한 기운으로 찬 얼음 녹이시고 |
광명으로 어둔 지옥 비추시며 |
뜨거운 곳에는 서늘한 바람 베풀고 |
일에 따라 그 고통 구제하시니 |
26) 범어로는 durgati. 악도(惡道)라고도 한다. 악행의 결과로서 태어나게 되는 괴로움의 세계를 가리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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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 없음으로 안심을 주시고 |
법락으로써 모두를 건지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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