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88. 모든 부처님은 최고의 복전이라, 공양하면 큰 과보를 얻는다.

수선님 2018. 12. 23. 13:01

[經] 그때 보명보살은 보적불에게서 천 잎새의 금빛 연꽃을 받아들고는 무수한 출가․재가의 보살 및 동남․동녀들과 함께 길을 떠났다.
  
  
  
14) 범어로는 uttarak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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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 [문] 이 보명보살은 큰 힘의 신통이 있으므로 당연히 올 수 있지만 출가․재가보살들과 동남․동녀들은 어떻게 오겠는가? 다보세계는 가장 동쪽에 있어 길이 매우 멀거늘 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가는가? 아니면 보적부처님의 힘인가, 보명보살의 힘인가, 혹은 석가모니부처님의 힘인가?

 

[답] 네 사람 모두의 힘이다.

 

이 출가․재가의 보살이 불퇴전으로서 5신통을 성취했거나, 보살의 4여의족이 있거나,

전세에서 석가모니부처님의 인연을 즐기어 닦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힘을 이용한다.

 

또한 이는 보명보살의 힘이기도 하다.

그것은 왜냐하면 이 가운데에 힘이 약한 이는 보명보살의 힘으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전륜성왕이 하늘로 날아올라갈 때엔 네 가지 군사와 궁전과 짐승들 모두가 날아가는 것과 같다.

 

전륜성왕은 공덕이 크기 때문에 능히 모든 것들로 하여금 따라서 날게 하나니,

이 역시 그와 같아서 힘이 약한 자도 보명보살의 힘으로 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보적부처님의 힘이자 석가모니부처님의 광명이 비추는 힘이기도 하다.

 

스스로 힘이 없거든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광명을 비추기만 하여도 올 수 있거늘

하물며 세 가지가 다 있음이겠는가.

 

 

[문] 이 보명보살은 어찌하여 혼자서 오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가?

 

[답] 좌우로 시종하며 따름[翼從]은 당연한 일이다.

마치 국왕이 행차할 때엔 반드시 따르는 무리가 있는 것과 같다.

 

또한 이 보명보살이나 석가모니부처님과 인연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그곳 대중 가운데서 두 대중이 함께 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연 있는 이는 오고, 인연 없는 이는 멈추었음을 알 수 있다.

 

[문] 이 보살은 무슨 까닭에 재가․출가ㆍ동남․동녀들과 함께 오는가?

 

[답] 부처님의 제자는 일곱 대중이니, 비구․비구니․학계니(學戒尼)․사미․사미니․우바새․우바이이다.

우바새와 우바이는 재가 대중이요, 나머지 다섯 대중은 출가이다.

 

출가와 재가에는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큰 사람[大]과 작은 사람[小]이다.

작다 함은 동남․동녀요, 나머지는 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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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큰 이는 다닐 수 있겠지만 작은 이야 어찌 오겠는가?

 

[답] 공덕에 달린 것이지 크고 작음에 있지 않다.

 

만일 공덕의 이득을 잃고 착하지 못한 법을 행한다면 아무리 늙었더라도 작은 사람[小]이며,

만일 공덕의 이득이 있고 착한 법을 잘 행하면 비록 작더라도 큰 사람[大]이다.

 

또한 이 작은 이가 멀리서 온 것을 보면 사람들은 “작으면서도 능히 그렇게 멀리서 법을 위해 왔구나” 하며 감탄하니, 불법은 크고 작음이 없이 모두가 받들어 행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외도의 법에서는 바라문이라야 그 법을 행할 수 있고, 바라문이 아니면 그 법을 행할 수 없다.

하지만 불법은 대소나 안팎의 구분 없이 누구나가 닦고 행할 수가 있다.

 

비유하건대 약을 복용함은 병을 제하려는 것이 주된 일로, 귀천과 대소를 가리지 않는 것과 같다.

 

 

[經] 모두 동쪽의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했다.

 

[論] [문] 만일 동쪽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다면 동쪽에 계신 부처님들이 매우 많으시거늘 언제쯤에나 마치고 이곳에 올 수 있겠는가?

 

[답] 이 보살들은 인간이나 하늘의 법도로써 공양하는 것이 아니고, 보살의 공양법을 직접 쓴다.

 

보살의 공양법이란, 몸이 선정에 들어 그 몸이 곧장 전진하고, 그 몸 주변에서 한량없는 몸을 변화해 내며,

갖가지 공양물을 변화해 내서 여러 부처님 세계에 가득 채우는 것이다.

 

마치 용왕이 다닐 때엔 몸에서 물이 나와 천하에 두루 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문] 이 보살들은 석가모니부처님께 오려 하면서 어찌하여 도중에서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는가?

 

[답] 모든 부처님은 으뜸가는 복전이어서 공양하면 큰 과보를 받기 때문이다.

 

비유하건대 사람이 농사를 많이 지으면 많은 곡식을 얻는 것과 같으니,

보살들은 부처님들을 뵙고 공양하면 부처가 되는 과보를 얻는다. 그런 까닭에 공양드린다.

 

또한 보살은 항상 부처님을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나니, 마치 사람들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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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들은 부처님의 설법의 은혜를 입어 갖가지 삼매와 갖가지 다라니와 갖가지 신력을 얻는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널리 공양하는 것이다.

 

『법화경(法華經)』15)에서 약왕(藥王)보살이 부처님으로부터 온갖 몸을 변화해 나타내는 삼매를 얻고는 생각했다.

‘나는 이제 어떻게 부처님과 법화삼매에 공양드려야 할까.’

 

그리고는 즉시 천상으로 날아 올라가 삼매의 힘으로써

7보로 이루어진 꽃과 향과 번기와 일산을 비 내려 부처님께 공양했다.

 

삼매에서 나와서도 여전히 마음에 흡족치 않아서 1,200세 동안 뭇 향을 먹고 향기로운 기름을 마신 뒤에 하늘의 흰 천으로 몸을 두르고 자기의 몸에다 불을 지르고는 서원했다.

“내 몸에서 나는 광명이 80항하사의 부처님 세계를 비추리라.”

 

그러자 이 80항사사의 세계 가운데 계시는 부처님들이 찬탄하셨다.

“장하도다. 선남자여, 몸으로써 공양함은 으뜸가는 일이니 나라나 성이나 처자로써 공양하는 것보다 백천만 배나 수승하여 비유할 수조차 없느니라. 천 2백 년 동안 몸이 타더라도 꺼지지 않으리라.”

 

또한 이렇게 부처님에 공양한다면 한량없는 명예와 복덕과 이익을 얻고, 온갖 착하지 못한 일이 모두 소멸하고, 온갖 선근이 자라나서 금생과 내생에 항상 공양의 과보를 받으며, 오랜 뒤에는 부처를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 공양하면 갖가지 한량없는 이익을 얻는다.

이런 까닭에 보살들은 부처님께 공양한다.

 

[經] 온갖 꽃․향․영락․가루 향․물 향․태우는 향․바르는 향․의복․당기․일산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로 향했다. 도착해서는 머리와 얼굴을 부처님의 발에 대어 예를 올리고는 한쪽에 서 있었다.

 

[論] [문] 예를 올렸다고만 해도 될 것이어늘 어찌하여 ‘머리와 얼굴을 발에 대어 예를 올렸다’ 하는가?

 

[답] 사람의 몸 가운데서 가장 귀한 것이 머리이다.

 

다섯 가지 감정[五情]이 드러나는 곳이며,16) 가장 높은 데 있기 때문이다.

발은 가장 천하니, 더러운 곳을 밟기 때문이고 가장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귀한 것으로 천한 곳에 절을 함은 상대를 귀히 여기고 존중하며 공양하는 것이 되는 까닭이다.

  
  
  
15) 범어로는 Saddharmapuṇḍarīkasūtra.
16) 5정(情)은 5근, 곧 안ㆍ이ㆍ비ㆍ설ㆍ신을 말한다. 앞에서는 6정(情)을 말하면서 ‘이 명색에서 안(眼) 등의 6정(情)이 생겨나니, 이를 6입(入)이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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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상등․중등․하등의 예(禮)가 있으니,

하등은 합장[揖]하는 것이요, 중등은 꿇어앉는 것이요, 상등은 머리를 숙이는 것이다.

 

머리와 얼굴을 발에 대어 예를 올리는 일은 최상의 공양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비니(毘尼)17)에서 말씀하신 것이다.

 

“아랫자리[下座]의 비구는 두 손으로 윗자리[上座] 비구의 두 발을 잡고 머리와 얼굴로써 예를 올려라.”

 

[문] 네 가지 몸의 위의란 앉거나 서거나 다니거나 눕는 것인데 어찌하여 한쪽에 서 있기만 하는가?

 

[답] 멀리서 왔기 때문에 다닐 수 없고, 공경히 공양하기 때문에 누울 수 없다.

이 일은 밝히기 쉬운지라 묻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을 만한 것은 앉거나 혹은 서 있는 일이다.

앉아 있음은 공양에 대해서는 존중하지 않는 것이고, 서 있음은 공경하고 공양하는 법이 된다.

 

또한 불법에는 출가한 외도들이나 일체의 속인이 오면 모두가 앉는다.

외도는 불법이 남의 법이고 부처님을 가벼이 여기기 때문에 앉고, 속인은 손님과 같은 까닭에 앉는다.

 

하지만 일체의 다섯 대중은 몸과 마음이 부처님에게 속하는 까닭에 서 있는 것이다.

 

만일 도를 얻은 아라한, 즉 목건련이나 수보리 같은 이들은 할 일을 이미 끝냈으므로 앉으라고 허락하셨으나 다른 이들은 비록 세 가지 도[三道]를 얻었더라도 앉기를 허락하시지 않는다.

 

큰일을 아직 다 끝내지 못했고, 번뇌[結]의 도적을 아직 부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유하건대 왕의 신하가 큰 공로가 있는 까닭에 앉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이 보살 가운데에는 비록 속인도 있었으나 멀리서 와서 부처님께 공양하기 때문에 서 있었다.

  
  
  
17) 범어로는 vinaya. 율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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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도론(大智度論) 88. 모든 부처님은 최고의 복전이라, 공양하면 큰 과보를 얻는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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