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86. 부처님의 삼매와 보살의 삼매에는 차이가 있다.

수선님 2018. 12. 23. 13:00

[經] 이때 보명보살이 보적불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가서 석가모니부처님께 예배․공양하겠습니다. 나아가 저들 보살마하살로서 거룩한 지위를 이어받은 이를 뵙고 다라니와 모든 삼매를 얻어 그 삼매 가운데에서 자재함을 얻으신 분들을 친견하겠습니다.”

 

[論] [문] 부처님들과 보살들은 지계․선정․지혜가 균등하고 사람을 제도함이 모두 균등하거늘 이 보명보살은 어찌하여 석가모니부처님만을 뵙고자 하는가?

 

[답] 보살들은 항상 부처님을 뵈옴에 싫어함이 없고, 설법을 들음에 싫어함이 없고, 보살승8)을 뵈옴에 싫어함이 없다. 보살들은 세간의 법에 대해서는 모두 싫어하지만 위의 세 가지 일에는 싫어하는 마음이 없다.

 

마치 수거사(手居士)9)가 정거천(淨居天)10)으로부터 찾아와 부처님을 뵙고자 하는데,

그 몸이 너무 미세해서 마치 녹은 우유같이 묻히고 없어져서 땅에 설 수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거사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거친 몸으로 변화하여 이 땅의 모습을 관찰하라” 하시니, 거사가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거친 몸으로 변하여 이 땅의 모습을 관찰해 알고는 머리를 숙여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몇 가지 일에 싫증을 내지 않고서 정거천에 태어났느냐?”

 

거사가 대답했다.

  
  
  
8) 범어로는 bodhisattva-yāna.
9) 범어로는 Hatthaka.
10) 범어로는 Śuddhāvāsa.
[377 / 805] 쪽
“저는 세 가지 일에 싫증을 내지 않아 정거천에 태어났습니다. 첫째는 부처님들을 뵈면 공양하기에 싫증이 없었고, 둘째는 설법 듣기에 싫증이 없었고, 셋째는 승가에 공양하기에 싫증이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염부제에 계시면 사부대중이 항상 부처님을 따르면서 법을 듣고 법을 묻듯이 저희 정거천의 하늘 무리들도 항상 저를 따라 법을 듣고, 법을 묻습니다.”

 

성문조차 법을 들음에 싫증이 없거늘 하물며 법성신(法成身)의 보살이겠는가.

 

이런 까닭에 보명보살이 석가모니부처님을 찾아와 뵌 것이다.

 

나아가 이곳의 보살마하살들이 거룩한 지위를 잇는 것을 보는 자는 모두 다라니와 모든 삼매를 얻었으니,

이는 앞에서 보살을 찬탄하는 품에서 이미 설명했다.

 

모든 삼매에서 자재함을 얻었다 함을 풀이하리라.

 

 

[문] 부처님 한 사람만이 일체의 삼매 가운데 자재하심을 얻거늘 어찌하여 보살 역시 일체의 삼매에 자재함을 얻었다 하는가?

 

[답] 두 가지 삼매가 있으니, 첫째는 부처님의 삼매요, 둘째는 보살의 삼매이다.

이 보살들은 보살의 삼매에서 자재함을 얻은 것이지 부처님의 삼매에서가 아니다.

 

『제불요집경(諸佛要集經)』11)에 이런 말씀이 있다.

 

“문수사리가 부처님들이 모이신 곳을 뵙고자 하였으나 이르지 못하다가 부처님들이 제각기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뒤에야 부처님들이 모였던 곳에 이르니, 어떤 여인이 부처님이 앉으신 곳 가까이에서 삼매에 들어 있었다.

 

문수사리가 들어가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여인은 부처님 가까이 앉았는데 어찌하여 저는 그러지 못하는지요?”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여인을 깨워서 삼매에서 일어나게 한 뒤에 직접 물어보거라.”

 

문수사리가 곧 손가락을 튀겨 그녀를 깨우려했으나 깨울 수 없었다.

큰 소리로 불러도 깨우지 못했고, 손을 잡아끌었으나 역시 깨우지 못했다. 

  
  
  
11) 범어로는 Buddhasaṃgitisūtra.
[378 / 805] 쪽
 또한 신통으로써 삼천대천세계를 흔들었으나 역시 깨우지 못한 채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깨우지 못하겠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으셔서 아래쪽 세계를 비추시니, 그곳에 기제개(棄諸蓋)라는 한 보살이 있다가 당장 아래쪽에서 올라와 부처님께 이르러 얼굴과 머리를 부처님 발에 대어 예를 올리고는 한쪽에 섰다.

 

부처님께서 기제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 여인을 깨우거라.”

 

그가 즉시 손끝을 튀기니, 이 여인이 삼매에서 깨어났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까닭에 저는 삼천대천세계를 흔들어도 이 여인을 깨우지 못했는데 기제개보살이 한 번 손끝을 튀기자 얼른 삼매에서 일어나는 것인지요?”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여인으로 인하여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이 여인은 기제개보살로 인하여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이런 까닭에 그대는 깨우지 못했느니라. 그대는 부처님들의 삼매에 대해 아직 공덕이 완전하지 못하느니라. 곧 이 보살삼매에 대해서는 자재함을 얻었지만, 부처님의 삼매에는 약간 들어갔을 뿐 아직 자재함을 얻지 못한 까닭이니라.”

 

 

 

대지도론(大智度論) 86. 부처님의 삼매와 보살의 삼매에는 차이가 있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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