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 이때 보명보살이 보적불께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가서 석가모니부처님께 예배․공양하겠습니다. 나아가 저들 보살마하살로서 거룩한 지위를 이어받은 이를 뵙고 다라니와 모든 삼매를 얻어 그 삼매 가운데에서 자재함을 얻으신 분들을 친견하겠습니다.” |
[論] [문] 부처님들과 보살들은 지계․선정․지혜가 균등하고 사람을 제도함이 모두 균등하거늘 이 보명보살은 어찌하여 석가모니부처님만을 뵙고자 하는가? |
[답] 보살들은 항상 부처님을 뵈옴에 싫어함이 없고, 설법을 들음에 싫어함이 없고, 보살승8)을 뵈옴에 싫어함이 없다. 보살들은 세간의 법에 대해서는 모두 싫어하지만 위의 세 가지 일에는 싫어하는 마음이 없다. |
마치 수거사(手居士)9)가 정거천(淨居天)10)으로부터 찾아와 부처님을 뵙고자 하는데, 그 몸이 너무 미세해서 마치 녹은 우유같이 묻히고 없어져서 땅에 설 수가 없었다. |
부처님께서 거사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거친 몸으로 변화하여 이 땅의 모습을 관찰하라” 하시니, 거사가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거친 몸으로 변하여 이 땅의 모습을 관찰해 알고는 머리를 숙여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
부처님께서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몇 가지 일에 싫증을 내지 않고서 정거천에 태어났느냐?” |
거사가 대답했다. |
8) 범어로는 bodhisattva-yāna. |
9) 범어로는 Hatthaka. |
10) 범어로는 Śuddhāvāsa. |
[377 / 805] 쪽 |
“저는 세 가지 일에 싫증을 내지 않아 정거천에 태어났습니다. 첫째는 부처님들을 뵈면 공양하기에 싫증이 없었고, 둘째는 설법 듣기에 싫증이 없었고, 셋째는 승가에 공양하기에 싫증이 없었습니다. |
부처님께서 염부제에 계시면 사부대중이 항상 부처님을 따르면서 법을 듣고 법을 묻듯이 저희 정거천의 하늘 무리들도 항상 저를 따라 법을 듣고, 법을 묻습니다.” |
성문조차 법을 들음에 싫증이 없거늘 하물며 법성신(法成身)의 보살이겠는가. |
이런 까닭에 보명보살이 석가모니부처님을 찾아와 뵌 것이다.
나아가 이곳의 보살마하살들이 거룩한 지위를 잇는 것을 보는 자는 모두 다라니와 모든 삼매를 얻었으니, 이는 앞에서 보살을 찬탄하는 품에서 이미 설명했다. |
모든 삼매에서 자재함을 얻었다 함을 풀이하리라. |
[문] 부처님 한 사람만이 일체의 삼매 가운데 자재하심을 얻거늘 어찌하여 보살 역시 일체의 삼매에 자재함을 얻었다 하는가? |
[답] 두 가지 삼매가 있으니, 첫째는 부처님의 삼매요, 둘째는 보살의 삼매이다. 이 보살들은 보살의 삼매에서 자재함을 얻은 것이지 부처님의 삼매에서가 아니다. |
『제불요집경(諸佛要集經)』11)에 이런 말씀이 있다. |
“문수사리가 부처님들이 모이신 곳을 뵙고자 하였으나 이르지 못하다가 부처님들이 제각기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뒤에야 부처님들이 모였던 곳에 이르니, 어떤 여인이 부처님이 앉으신 곳 가까이에서 삼매에 들어 있었다. |
문수사리가 들어가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
“이 여인은 부처님 가까이 앉았는데 어찌하여 저는 그러지 못하는지요?” |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이 여인을 깨워서 삼매에서 일어나게 한 뒤에 직접 물어보거라.” |
문수사리가 곧 손가락을 튀겨 그녀를 깨우려했으나 깨울 수 없었다. 큰 소리로 불러도 깨우지 못했고, 손을 잡아끌었으나 역시 깨우지 못했다. |
11) 범어로는 Buddhasaṃgitisūtra. |
[378 / 805] 쪽 |
또한 신통으로써 삼천대천세계를 흔들었으나 역시 깨우지 못한 채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저는 깨우지 못하겠습니다.” |
이때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으셔서 아래쪽 세계를 비추시니, 그곳에 기제개(棄諸蓋)라는 한 보살이 있다가 당장 아래쪽에서 올라와 부처님께 이르러 얼굴과 머리를 부처님 발에 대어 예를 올리고는 한쪽에 섰다.
부처님께서 기제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가 이 여인을 깨우거라.” |
그가 즉시 손끝을 튀기니, 이 여인이 삼매에서 깨어났다. |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
“무슨 까닭에 저는 삼천대천세계를 흔들어도 이 여인을 깨우지 못했는데 기제개보살이 한 번 손끝을 튀기자 얼른 삼매에서 일어나는 것인지요?” |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이 여인으로 인하여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이 여인은 기제개보살로 인하여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이런 까닭에 그대는 깨우지 못했느니라. 그대는 부처님들의 삼매에 대해 아직 공덕이 완전하지 못하느니라. 곧 이 보살삼매에 대해서는 자재함을 얻었지만, 부처님의 삼매에는 약간 들어갔을 뿐 아직 자재함을 얻지 못한 까닭이니라.” |
대지도론(大智度論) 86. 부처님의 삼매와 보살의 삼매에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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