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 남쪽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서 그 땅의 가장 끝에 있는 세계를 ‘일체의 근심을 여읜 곳[離一切憂]’36)이라 부른다. 부처님의 명호를 무우덕(無憂德)이라 하고, 보살의 이름을 이우(離憂)37)라 한다. |
서쪽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서 그 땅의 가장 끝에 있는 세계를 ‘악을 멸한 곳[滅惡]’이라 부른다. 부처님의 명호를 보산(寶山)38)이라 하고, 보살의 이름을 의의(儀義)39)라 한다. |
북쪽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서 그 땅의 가장 끝에 있는 세계를 ‘뛰어난 곳[勝]’이라 부른다. 부처님의 명호를 승왕(勝王)40)이라 하고, 보살의 이름을 득승(得勝)41)이라 한다. |
34) 범어로는 Puruṣadamyasārathi. 여래 10호 중 조어장부(調御丈夫). |
35) 범어로는 śāstā deva-manuṣyāṇām 가운데 deva-manuṣya의 음사어인 듯하다. |
36) 일체의 근심을 여읜 곳이라는 의미이다. |
37) 범어로는 vigataśoka. |
38) 범어로는 ratnārcis. |
39) 범어로는 Cāritramati. |
40) 범어로는 Jayendra. |
[402 / 805] 쪽 |
아랫쪽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서 가장 끝에 있는 세계를 선(善)이라 부른다. 부처님의 명호를 선덕(善德)이라 하고, 보살의 이름을 화상(華上)42)이라 한다. |
윗쪽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서 그 세계의 가장 끝에 있는 세계를 희(喜)43)라 부른다. 부처님의 이름을 희덕(喜德)44)이라 하고, 보살의 이름을 득희(得喜)45)라 한다. |
이와 같이 해서 모두가 동쪽과 같았다. |
[論] [문] 불법에는 실로 방위의 명칭이 없다. 왜냐하면 방위란 5중(衆)ㆍ12입(入)ㆍ18계(界)에 속하지 않으며, 네 법장(法藏)에서도 또한 방위를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의 참된 법을 구하고자 하여도 얻을 수 없거늘 지금 어찌하여 여기에서 ‘시방의 부처님들과 시방의 보살들이 왔다’고 말하는가? |
[답] 세속에서 전하는 법을 따르기 때문에 방위를 말했으나 방위란 구해도 실제로는 얻을 수 없다. |
[문] 어째서 방위가 없다고 하는가? 그대들의 네 가지 법장에는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여섯 법장[六法藏]46)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대들의 온[衆]․입(入)․계(界)에는 속하지 않지만 우리들의 타라표(陀羅驃)47)에는 속해 있다. 이 방위의 법은 항상한 모습인 까닭이며 존재하는 모습인 까닭에 유(有)이며 항상[常]하기도 하다. |
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해가 뜨는 곳이 동쪽이요 해가 지는 곳이 서쪽이다. 해가 지나가는 곳이 남쪽이요 해가 가지 않는 곳이 북쪽이다. |
41) 범어로는 Jayadatta. |
42) 범어로는 Padmottara. |
43) 범어로는 Nandā. |
44) 범어로는 Nandaśrī. |
45) 범어로는 Nandadatta. |
46) 승론파(勝論波)의 6구의(句義). 6구의란 실(實, Dravya)ㆍ덕(德, guṇa)ㆍ업(業, karman)ㆍ동(同, sāmānya)ㆍ이(異, viśeṣa)ㆍ화합(和合, samavāya)을 말한다. |
47) 범어로는 Dravya. 6법장 가운데 하나이다. |
[403 / 805] 쪽 |
해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합하는데 앞에서 합하고 지금 합하고 뒤에 합한다. 방위에 따라 해를 나누니, 처음에 합하는 곳이 동쪽이며, 남쪽․서쪽도 이와 같다.” |
해가 지나가지 않는 곳에 나뉘어지는 일이 없으니, 저쪽과 이쪽으로 나눈다. 피차에 틈을 두고 존재하니, 이것이 방위의 모습이다. 만약에 방위가 없으면 저쪽과 이쪽도 없다. 저쪽과 이쪽이란 방위의 모습이지 방위는 아니다. |
[답] 그렇지 않다. |
수미산은 네 지역[四域] 가운데 있는데, 해가 수미산을 돌면서 네 천하를 비춘다.
곧 울다라월(鬱怛羅越)48)이 한나절이면 불바제(弗婆提)49)에는 해가 떠서 불바제 사람에게는 울다라월이 동쪽이 된다. 불바제가 한나절이면 염부제에는 해가 떠서 염부제 사람에게는 불바제가 동쪽이 된다. |
이는 실로 시작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일체의 방위가 모두 동쪽이고 남쪽이고 서쪽이고 북쪽이기 때문이다. |
그대가 말하기를 “해가 뜨는 곳이 동쪽이요 해가 지는 곳이 서쪽이다. 해가 지나가는 곳이 남쪽이요 해가 가지 않는 곳이 북쪽이다” 했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 |
또한 어떤 곳에 해가 만나지 않는다면 이는 방위가 아니다. 방위의 모습이 없기 때문이다. |
[문] 나는 한 나라를 가지고 방위의 모습을 말했는데 그대는 네 지역으로써 힐난할 뿐이다. 그러므로 동쪽에 처음이 없는 것이 아니다. |
[답] 어느 한 나라에서 해가 동쪽에서 만난다면 이는 끝이 있는 것이다. 끝이 있으므로 무상(無常)하고, 무상하므로 두루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방위란 다만 이름만 있을 뿐 실제가 없다. |
[經] 그때에 이 삼천대천세계가 보배로 변하고 두루 온 땅을 덮었으며, 비단번기가 걸리고 향나무와 꽃나무로 남김없이 장엄되었다. |
[論] [문] 이는 누구의 신통력이기에 땅을 보배로 만드는가? |
48) 범어로는 uttarakuru. |
49) 범어로는 Pūrvavideha. |
[404 / 805] 쪽 |
[답] 이는 부처님의 한량없는 신통력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어떤 사람이 주술과 환법을 쓰거나 귀신․용왕․하늘 무리들이 자그마한 것들을 변화해 낼 수 있지만 삼천대천세계를 모두 진귀한 보배로 만드는 일은 어떤 사람이나 범천왕도 불가능하다. |
부처님께서 4선(禪)에 드시어 열네 가지 변화하는 마음을 가지고 삼천대천세계의 꽃과 향과 나무와 온갖 국토를 장엄스럽게 하시면 모든 중생은 함께 어울려서 마음이 더욱 착해진다. |
어찌하여 이 세계를 장엄하시는가? 곧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기 위해서이다.
또한 시방의 보살들이 손님으로 오기 때문이며, 하늘과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장엄하신다. |
마치 어떤 사람이 귀한 손님을 청할 때 한 집에서 청하면 한 집을 장엄하고, 한 나라에서 청하면 한 나라를 장엄하고, 전륜왕이 청하면 네 천하를 장엄하고, 천왕이 청하면 삼천대천세계를 장엄하는 것과 같다. |
부처님은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의 주인으로서 다른 세계[方]의 보살들과 하늘․세상 사람이 손님으로 오기 때문에 장엄하신다.
또한 이쪽과 저쪽의 사람들에게 이 변화의 장엄을 보이면 곧 거룩한 마음을 일으키고 청정한 환희심을 내며, 거룩한 마음을 좇아 거룩한 업을 일으키고, 거룩한 업을 좇아 위대한 과보를 받고, 위대한 과보를 받으면 다시 거룩한 마음을 내게 된다.
이와 같이 해서 차츰차츰 늘어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된다. |
이런 까닭에 이 세계를 변하게 하여 모두 보배가 되게 한다. |
무엇을 보배라 하는가?
보배에는 네 가지가 있으니, 금․은․비유리(毘琉璃)50)․파리(頗梨)이다. 다시 일곱 가지가 있으니, 금․은․비유리․파리․자거․마노․적진주(赤眞珠)[이 적진주는 지극히 귀중한 것으로 산호가 아니다.]이다. |
다시 보배가 있으니, 마라가타(摩羅伽陀)51)[이 구슬은 금시조52)의 입에서 나오는데 녹색이며 모든 독기를 물리친다.] |
50) 범어로는 Virūḍhaka. |
51) 범어로는 Mārakata. |
52) 범어로는 garuḍa. |
[405 / 805] 쪽 |
인다니라(因陀尼羅)53)[하늘의 푸른 구슬]․마하니라(摩訶尼羅)54)[크고 푸른 구슬]․발마라가(鉢摩羅伽)55)[붉은빛을 내는 구슬]․월사(越闍)56)[금강]․용주(龍珠)․여의주57)․옥패․산호․호박 등 갖가지들을 보배라 한다. |
이러한 보배에 세 가지가 있으니, 하늘 보배․보살 보배․인간 보배이다. |
인간 보배[人寶]는 힘이 적고 오직 청정한 빛과 모양만 있다. 독기와 귀신과 어두움을 제하고, 주림․목마름․추위․더위 등 갖가지 괴로운 일도 제한다. |
하늘 보배[天寶]는 크고 훌륭하다. 항상 신[天]의 몸을 따라다니면서 이야기 벗도 되어주는데, 무겁지 않아 가볍다. |
보살 보배[菩薩寶]는 하늘 보배보다 수승하며, 인간 보배와 하늘 보배의 일을 겸하여 가지고 있다. |
또한 중생들로 하여금 여기에서 죽어서 저기에 태어나는 인연의 근본과 끝을 알게 하니, 마치 밝은 거울을 대해 그 얼굴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
또한 보살 보배는 수승하여서 능히 갖가지 법음(法音)을 낸다.
만일 머리에 보배관을 장식하려면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의 부처님들 위에 당기․번기․꽃․일산 및 갖가지 공양구를 내려 부처님께 공양한다.
또한 의복․침구 등 생활의 필요한 갖가지 것들을 비 내리되 중생들이 원하는 대로 모두 내려주어 중생들에게 베푼다. |
이러한 갖가지 보배로써 중생들의 빈궁과 고액을 건져준다. |
[문] 이 진귀한 보배들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
[답] 금은 산중의 돌․모래․적동(赤銅) 사이에서 나오고, 진주는 고기의 뱃속이나 대나무 속이나 뱀의 골[蛇腦]에서 나오고, 용주는 용의 골에서 나오고, 산호는 바다 속의 돌나무[石樹]에서 나오고, 옥패(玉貝)는 벌레의 겉딱지[甲] 속에서 나오고, 은(銀)은 타다 남은 돌에서 나온다. |
53) 범어로는 Indranila. |
54) 범어로는 Mahānila. |
55) 범어로는 Padmarāga. |
56) 범어로는 Vajra. |
57) 범어로는 cinta-maṇ���i. |
[406 / 805] 쪽 |
나머지 유리와 파리 등은 산의 굴속에서 나오며, 여의주는 부처님의 사리에서 나오니, 정법이 멸해 다할 때는 사리가 모두 변해 여의주가 된다. |
비유하건대 천 년이 지나면 얼음이 변하여 파리주(頗梨珠)가 되는 것과 같다. |
이러한 보배들은 인간 세상의 공통된 보배인데, 부처님께서 장엄하신 보배는 모든 세계에서 가장 수승하여 다른 하늘들은 미치지 못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이는 큰 공덕으로부터 생겨나는 바이기 때문이다. |
갖가지 꽃과 번기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향나무란 아가루(阿伽樓)58)[밀향나무]․다가루(多伽樓)59)[목향나무]․전단을 말하는데, 이 같은 갖가지 향나무가 있다.
꽃나무란 점복(占匍)60)[노란색 꽃이 피는 나무]․아수가(阿輸迦)61)[무우화(無憂華)나무]․바가가라(婆呵迦羅)[적색꽃이 피는 나무]를 말하는데, 이러한 갖가지 꽃나무가 있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92. 반야바라밀을 설하시기 위해 보배로 장엄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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