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
첫째는 출가한 이로서 비시해탈(非時解脫)한 비구요, 둘째는 집에 있는 속인으로서 능히 맑게 베푸는 사람이다.
이 깨끗한 보시의 모습은 한량없는 세대에까지 전달되어 세세에 잃지 않는다. 마치 중요한 문서가 끝까지 소실되지 않는 것과 같다. |
이 보시의 과보는 인연이 화합할 때 문득 이루어지나니,
마치 나무가 시절을 만나면 문득 꽃과 잎과 열매가 생기고, 만일 아직 시절이 이르지 않으면 인만 있고 과가 없는 것과 같다. |
이 보시의 법은 만약에 그로써 도를 구한다면 능히 구하는 이에게는 도를 가져다준다.
그것은 왜냐하면 모든 번뇌가 사라진 것을 열반이라 하기 때문이다. 베풀 때에는 모든 번뇌가 얇아지기 때문에 능히 열반에 도움이 된다. |
보시한 물건에 대하여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에 인색함을 제하고, 받는 이를 공경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투를 제하고, 곧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아첨과 굽음을 제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들뜸을 제하고, 깊이 생각해서 보시하기 때문에 후회를 제하고, 받는 이의 공덕을 생각하기 때문에 공손치 못함을 제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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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마음을 거두기 때문에 염치없음[不悔]을 제하고, 남의 좋은 공덕을 알기 때문에 남부끄러움[不悔]을 제하고, 재물에 집착되지 않기 때문에 애착을 제하고, 받는 이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성냄을 제하고, 받는 이를 공경하기 때문에 교만을 제하고, 착한 법을 행할 줄 알기 때문에 무명(無明)을 제하고, 과보가 있음을 믿기 때문에 삿된 소견을 제하고, 결정코 과보가 있는 줄 알기 때문에 의심을 제한다. |
이와 같은 갖가지 착하지 못한 번뇌들이 보시할 때에 모두 얇아지고 갖가지 착한 법을 모두 얻게 된다. |
보시할 때에는 6근(根)이 청정해지고 착한 욕심이 생겨난다.
착한 욕심이 생기나는 까닭에 속마음이 청정해지고, 과보의 공덕을 관하는 까닭에 믿는 마음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까닭에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고,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까닭에 마음이 하나의 상태가 되고, 마음이 하나가 되는 까닭에 진실한 지혜가 생겨난다.
이러한 갖가지 착한 법을 모두 얻는다. |
또한 보시를 할 때에 마음속에 비슷한 8정도(正道)가 생겨난다.
곧 보시의 과보를 믿고 희망하기 때문에 바른 견해[正見]를 얻고, 바른 견해에서 생각이 어지러워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생각[正思惟]을 얻고, 청정한 말을 하기 때문에 바른 말[正語]을 얻고, 몸의 행동을 바르게 하기 때문에 바른 행위[正業]를 얻고, 갚음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바른 생활[正命]을 얻고, 부지런한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엔 바른 노력[正方便]을 얻고, 보시할 생각을 쉬지 않기 때문에 바른 기억[正億]을 얻고, 마음이 안정되어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집중[正定]을 얻게 된다. |
이와 같이 비슷한 서른일곱 가지 착한 법[三十七品]이 마음속에 생겨난다. |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베푸는 일은 32상(相)을 얻는 인연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베풀 때에 마음이 더욱 견고해지므로 발밑이 평평하고 편안한 모습[足下安立相]을 얻으며, 보시할 때에 다섯 가지 일이 둘러싸고 받는 이는 권속이 되는 인연이 되므로 발바닥의 바퀴 모습[足下輪相]을 얻으며, 대단히 용맹한 힘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발꿈치가 넓고 평평한 모습[跟廣平相]을 얻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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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사람을 거두기 때문에 손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는 모습[手足縵網相]을 얻으며, 맛있는 음식을 베풀기 때문에 손발이 보드랍고 일곱 곳이 풍만한 모습[手足柔軟七處滿相]을 얻고, 보시로써 생명을 이롭게 하므로 손가락이 길고 몸이 굽지 않아 크고 곧은 모습[長指身不曲大直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내가 마땅히 보시해 주리라’고 말함에 보시할 마음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발등이 높고 몸의 털이 위로 향한 모습[足趺高毛上向相]을 얻고, 보시를 할 때에 받을 이가 구하는 말을 일심으로 잘 듣고 정중히 약속하되 반드시 빨리 얻게 하려는 까닭에 이니연(伊泥延) 사슴 같은 다리 모습을 얻고, 구하는 이에게 성을 내거나 업신여기지 않기 때문에 손이 무릎을 지나는 모습[臂長過膝相]을 얻고,
구하는 이의 뜻을 알아 말하기 전에 보시하므로 성기가 드러나지 않는 모습[陰藏相]을 얻고, 좋은 의복과 침구와 금․은 등의 진귀한 보배로 보시하므로 황금빛 몸매[金色身相]와 얇은 피부모습[薄皮相]을 얻는다.
또한 보시할 때 받은 이가 혼자서 마음대로 쓰게 하므로 낱낱 털구멍에 털 하나만이 나고[一一孔一毛生], 눈썹 사이에 흰 털이 나고[眉間白毫相], 구하는 이가 달라고 하면 즉석에서 ‘주리라’ 하였으므로 그 업 때문에 윗몸이 사자의 어깨같이 원만한 모습[上身如師子肩圓相]을 얻고,
병들은 자에겐 약을 주고 시장한 자에겐 음식을 주므로 양쪽 겨드랑 밑이 풍만한 모습[兩腋下滿]을 얻고, 최상의 맛난 음식을 얻는 모습[最上味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남에게 보시하기를 권하고 위로해서 보시의 길을 열었으므로 머리에 상투를 지닌 모양[肉髻相]과 니구로다나무같이 몸이 원만한 모습[身圓如尼拘盧相]을 얻고,
구걸하러 온 이에게 주고자 할 때에 부드럽고 진실한 말로 허락하고 반드시 주어 헛되지 않으므로 넓고 긴 혀의 모습[廣長舌相]과 범의 음성과 같고[梵音相] 가릉비가 새의 소리 같은 모습[迦陵毘伽鳥聲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실다운 말과 이로운 말을 하므로 사자의 뺨 같은 모습[師子頰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받을 이를 공경하여 마음이 청정하므로 치아가 희고 고른 모습[牙白齒齊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진실한 말과 화합하는 말을 하므로 치아가 빽빽한 모습[齒密相]과 마흔 대의 치아모습[四十齒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성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아 평등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보므로 푸른 눈[靑眼相]과 눈가가 황소 같은 모습[牛王相]을 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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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32상의 인연을 심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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