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19. 보물을 지키듯, 목숨을 아끼듯 계율을 지켜라.

수선님 2019. 1. 6. 11:59

21. 초품 중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의 뜻을 풀이함
  
  [經] 죄와 죄 아님을 찾을 수 없는 까닭에 시라바라밀을 구족한다.
  [論] 시라(尸羅)1)[진나라 말로는 성선(性善)이라고 한다.]라 함은 즐겨 착한 길을 좋아하여 스스로 방일치 않는 것이니, 이것을 시라라고 한다. 혹 계를 받고 선을 행하거나 혹은 계를 받지 않고 선을 행하거나 모두가 시라라 부른다.

 

시라라 함은 간략히 말하건대 몸과 입의 율의(律儀)로서 여덟 가지가 있다.

 

곧 괴롭히거나 해치지 않고, 겁탈하거나 훔치지 않고, 삿된 음란에 빠지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이간질하지 않고, 욕설하지 않고, 꾸밈말하지 않고, 술 마시지 않으며 깨끗하게 생활하는 것이다.

 

이것을 계상(戒相)이라 한다.

 

 

잘 지키지 못한 채 놓아버린다면 이를 파계(破戒)라 하나니, 파계한 자는 3악도(惡道)에 떨어진다.

 

만일 하품으로 계를 지니면 인간에 태어나고,

중품으로 계를 지니면 6욕천(欲天)2) 가운데 태어나고,

상품으로 계를 지니면서 4선(禪)과 4공정(空定)3)을 닦는다면 색계ㆍ무색계의 청정한 하늘 가운데 태어난다.

  
  
  
1) 범어로는 śīla.
2) 범어로는 ṣaṭ devanikāyāḥ. 욕계에 속하는 여섯 하늘을 말한다. 곧 사왕천ㆍ삼십삼천ㆍ야마천ㆍ도솔천ㆍ자재천ㆍ타화자재천.
3) 4무색정(無色定)을 말한다.
[503 / 805] 쪽

상품으로 계를 지님에는 세 등급이 있다.

 

곧 하등의 청정으로 계를 지니면 아라한이 되고,

중등의 청정으로 계를 지니면 벽지불이 되고,

상등의 청정으로 계를 지니면 불도를 이룬다.

 

집착하거나 기대거나 깨뜨리거나 이지러지지 않음은 성인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다.

이와 같은 것들을 일컬어 상등의 청정으로 계를 지닌다 한다.

 

 

만일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위해서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나 계율의 참 뜻을 아는 까닭에

마음으로 기대거나 집착하지 않으면서 이처럼 계를 지닌다면 장차 사람들을 불도에 이르게 한다.

 

이와 같은 것을 일컬어 위없는 불도의 계를 얻는다고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큰 이익을 구하거든

굳건히 계를 지니되 마치 소중한 보물을 지키듯 자기의 목숨을 아끼듯 해야 한다.

 

왜냐하면 마치 대지 가운데 일체의 만물과 형상 있는 것들은 모두 땅에 의지해 머무니,

계율도 그와 같아서 계는 일체의 선법이 머무는 곳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발이 없이 가고자 하거나 날개가 없이 날고자 하거나 배가 없이 건너고자 한다면 이는 불가능하듯이

계가 없이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이 이 계를 버린다면

비록 산에 살면서 고행을 하거나 과일을 먹고 약초(藥)를 먹는다 해도 금수(禽獸)와 다를 바가 없다.

 

어떤 사람이 물만 마시면서 계행이라 여기거나 젖만 먹거나 기(氣)를 먹거나 머리를 깎거나 머리를 길게 기르거나 정수리에 머리칼을 조금만 남겨두거나 가사를 걸치거나 속복[白衣]을 입거나 풀옷[草衣]을 입거나 나무껍질옷을 입거나 겨울에 물에 들거나 여름에 불로 몸을 지지거나 높은 벼랑에서 뛰어내리거나 항하(恒河)에 들어가 몸을 씻거나 날마다 세 차례씩 목욕을 하거나 불을 공양하거나 갖가지 사당에 제사하거나 갖가지 주문으로 축원을 하는 등 온갖 고행을 다 하더라도 이 계가 없는 까닭에 헛수고만 할뿐 얻는 바가 없다.

 

어떤 사람이 비록 높고 큰 집에 살면서 호의호식한다 해도 능히 이 계를 행한다면

좋은 곳에 태어나며 나아가 도과(道果)를 얻는다.

  
[504 / 805] 쪽

귀하거나 천하거나 크거나 작거나 능히 이 청정계를 행한다면 모두가 큰 이익을 얻거니와

이 계를 깨뜨린다면 귀천과 대소를 막론하고 모두 마음대로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없다.

 

또한 파계한 사람은 마치 서늘한 못에 독사가 있어 목욕할 수 없는 것과 같으며,

좋은 꽃과 과일나무에 가시가 많은 것과도 같다.

 

사람이 비록 부귀한 집에 태어나서 몸이 단정하고 많이 배워 아는 것이 많으나 계율 지니기를 싫어하고 인자한 마음이 없다면 그 또한 이와 같다. 게송으로 말하리라.

  
  귀하되 지혜가 없으면 쇠퇴함이요
  지혜롭되 교만해도 쇠퇴함이거니와
  계를 지닐 이가 계를 훼손한다면
  금생과 내생에 모두 쇠퇴하리라.
  

사람이 비록 가난하고 천해도 능히 계행을 지킨다면 부귀한 자4)보다 수승하다.

계를 파한 자의 꽃향기ㆍ나무향기는 멀리 도달하지 못하거니와 계를 지니는 사람의 향기는 시방에 두루한다.

 

계를 지니는 사람은 안락을 갖추고 좋은 명예가 멀리 퍼지며 하늘과 인간이 공경하고 사랑한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은 항상 갖가지 즐거움을 누리며,

만일 하늘이나 인간에서 부귀와 장수를 얻고자 한다면 이를 얻는 일이 어렵지 않으니,

계를 지니어 청정해지면 원하는 바가 모두 이루어진다.

 

또한 계행을 지니는 사람은 파계한 사람이 형을 받고 옥에 갇히고 고문당하는 등 갖가지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면 자기는 그런 일을 영원히 여의었음을 알고 든든해한다.

 

다시 계행을 지키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 좋은 명예와 즐거움을 얻는 것을 보면 생각하기를 ‘저 사람이 명예를 얻듯이 나도 그럴 자격이 있다’고 한다.

 

계행을 지니는 사람은 목숨이 다할 때, 무상의 칼이 몸을 해체하느라 힘줄과 맥이 모두 끊어지더라도 스스로가 계행을 깨끗이 지녔음을 알기 때문에 마음에 두려움이 없다.

 

게송으로 말하리라.

  
  
  
4) 부귀하면서 계를 지니지 못하는 자를 말한다.
[505 / 805] 쪽
  몹시 고달픈 병에는
  계율이 좋은 약이고
  몹시 두려울 때에는
  계율이 든든한 지킴이네.
  
  죽음의 어두움에서는
  계율이 밝은 등불이고
  험한 길목에서는
  계율이 안전한 다리이며
  죽음의 바다에서는
  계율이 커다란 배라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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