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서 보살의 보시가 선정바라밀을 내는가?
보살이 보시할 때 능히 인색함과 탐냄을 제거한다. 인색함과 탐냄을 제한 뒤에는 이 보시에 의하여 일심으로 행한다면, 점차 5개(蓋)27)를 제하게 된다.
능히 5개를 제한다면, 이것을 일컬어 선(禪)이라 한다. |
26) 범어로는 vīrya-pāramita. 비리야(毘梨耶)는 vīrya. 노력을 다해 완전하게 만드는 일이다.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말한다. |
27) 범어로는 pañcānīvaraṇa. 다섯 장애. 마음을 덮어 청정심의 현현을 가로막는 다섯 가지 심리성향. 곧 탐냄(rāga)․성냄(pratigha)․게으름(styāna-middha)․들뜸(auddhatya-kaukṛtya)․의심(vicikitsā)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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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마음은 보시에 의해 초선(初禪) 내지는 멸정선(滅定禪)28)에 든다. 어떻게 보시에 의지하는가?
만일 선을 닦는 사람에게 베풀 때에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이 사람이 선정을 닦는다 하여 맑은 마음으로 공양한다. 그런데 어찌 내가 지금 선에서 물러서려 하는가’ 하고는 생각을 거두어 모우고 사유해 선정을 닦는다. |
만일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할 때에는 이 사람의 숙명을 생각하기를 ‘전생에 온갖 착하지 못한 짓을 하였고, 마음을 한결 되게 구하지 않았고, 복스러운 업을 닦지 않아서 금생에 빈궁하다’ 하고는 이 까닭에 스스로 힘써 선(善)을 닦아 마음을 한결같이 해서 선정에 든다. |
설해지는 바에 의하면, 희견전륜성왕(喜見轉輪聖王)29)에게는 8만 4천의 작은 왕이 조공하러 오되 모두가 7보의 묘한 물건을 가지고 와서 바쳤다.
그러자 왕이 말하기를 “나는 필요치 않으니, 그대들 각자 가지고 가서 제각기 복을 닦으라” 했다. |
여러 작은 왕들은 생각하기를 ‘대왕께서 받지 않으신다 하여도 우리들 또한 사사로이 쓸 수는 없다’ 하고는 다 같이 7보의 궁전을 세우고, 7보의 정자나무[行樹]를 심고, 7보의 못을 만들었다.
궁전 안에는 8만 4천 개의 7보 누각을 세우고, 누각 안에는 모두 7보의 평상을 마련하였으며, 갖가지 색깔의 이부자리와 목침을 평상의 양쪽에 두고,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훈을 땅에 바르는 등 모든 일을 갖춘 뒤에 대왕에게 말했다. |
“바라옵건대 법전(法殿)․보배 나무․목욕터를 받아주시옵소서.” |
왕은 잠자코 받아들이고는 생각했다. |
“나는 지금 이 새 궁전에 먼저 들어가서 스스로 즐길 것이 아니라 먼저 착한 사람들, 즉 사문이나 바라문들을 찾아 먼저 들어가게 하여 공양한 뒤에야 머물러야 하리라.” |
그리고는 곧 착한 사람들을 모아 먼저 보배 궁전에 들게 하여 갖가지로 공양하고 미묘하게 구족하게 했다. |
여러 사람들이 나온 뒤에 왕은 보배 궁전에 들어가서는 금 누각에 올랐다. |
28) 9차제정의 멸진정(滅盡定, nirodha-samāpattiḥ)을 말한다. |
29) 범어로는 Sudarśana-cakravart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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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은 평상에 앉아 보시를 억념해 5개(蓋)를 제하고, 6정(情)을 거두고, 6진(塵)을 물리쳐 기쁨과 즐거움을 감수하는 초선(初禪)에 들었다. |
다음은 은 누각에 올라 금 평상에 앉아 2선에 들었다. |
다음은 비유리 누각에 올라 파리 보배 평상에 앉아 3선에 들었다. |
다음은 파리 보배 누각에 올라 비유리 평상에 앉아 4선에 들었다. |
홀로 앉아 사유하기 석 달에 이르니, 옥녀(玉女) 보후(寶后)가 8만 4천의 시녀들과 함께 모두 흰 구슬과 이름난 보배로 그 몸을 장식하고는 대왕에게 와서 말했다. |
“오랫동안 뵙지 못해서 감히 문안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
왕이 시녀들에게 말했다. |
“그대들은 제각기 마음을 단정히 하여 선지식이 될지언정 나의 원수가 되지는 말라.” |
옥녀 보후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
“대왕이시여, 어찌하여 저를 누이라 하시는지요. 반드시 딴 생각이 있으실 터이니, 그 뜻을 듣기를 소원합니다. 어찌하여 ‘선지식이 될지언정 원수가 되지 말라’ 하시옵니까?” |
왕이 말했다. |
“너희들이 나를 세상의 인연으로 여기어 음욕의 일을 함께 행하면서 즐긴다면 이는 나의 원수가 되는 것이요, 만일 덧없음을 깨닫고, 몸이 환(幻) 같음을 알고, 복을 닦고 선을 행하며 욕정을 끊어버린다면 이는 선지식이 되느니라.” |
옥녀들이 대답했다. |
“삼가 왕의 말씀대로 하겠나이다.” |
그리고는 이 같은 말이 끝나자 각자 여자들을 돌려보냈다. |
여자들이 떠난 뒤에 왕은 금 누각에 올라 은 평상에 앉아 자삼매(慈三昧)를 행했다. 다시 은 누각에 올라 금 평상에 앉아 비삼매(悲三昧)를 행하고, 비유리 누각에 올라 파리 평상에 앉아 희삼매(喜三昧)를 행하고, 파리 보배 누각에 올라 비유리 평상에 앉아 사삼매(捨三昧)를 행했다.
이것이 곧 보살의 보시가 선바라밀을 낳는 것이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117. 보시바라밀은 선정바라밀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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