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35. ★ 파계하여 지옥에 떨어질지라도 출가하라.

수선님 2019. 1. 13. 12:45

 

 

또한 출가해서 계를 닦으면 한량없는 착한 율의(律儀)를 얻어 모두가 갖추고 원만히 하나니,

이런 까닭에 속인들은 응당 출가해서 구족계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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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불법에서는 출가의 법이 가장 닦기 어려우니, 염부거제(閻浮呿提) 범지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불법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어려운가?”

 

사리불이 대답했다.

“출가하기가 어렵다.”

 

“출가하기에 무슨 어려움이 있다는 것인가?”

“출가해서 법을 즐기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이미 법 즐길 줄 알고는 다시 무엇이 어려운가?”

“모든 착한 법 닦기가 어렵다.”

 

이런 까닭에 출가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이 출가하면 마왕(魔王)은 놀라 근심하기를

“이 사람은 번뇌가 얇아지려 하니, 반드시 열반을 얻어 승보의 수효가 늘어나리라” 한다.

 

 

또한 불법에 출가한 사람은 비록 파계하여 죄에 떨어졌더라도 죄를 다하면 해탈을 얻나니,

『우발라화비구니본생경(優鉢羅華比丘尼本生經)』27)에 이런 얘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생존하셨을 때, 이 비구니는 6신통을 얻은 아라한이었는데

귀인들의 집에 들어가서 항상 출가의 법을 찬탄하면서 여러 귀부인들에게 말했다.

자매들이여, 출가하시오.”

 

그러자 여러 귀부인들이 말했다.

“우리들은 나이도 어리고 얼굴도 예뻐서 계행을 지키기가 매우 어려우니, 혹시 파계를 할지도 모릅니다.”

 

“일단 출가만 하십시오. 그리고 파계하게 되면 파계하십시오.”

“파계하면 지옥에 빠지거늘 어찌하여 파계하라 하십니까?”

 

“지옥에 떨어지게 되면 그저 떨어지시오.”

“지옥에는 죄를 받거늘 어찌하여 떨어지라 하십니까?”
  
  
  
27) 범어로는 Utpalavarṇābhikṣuṇī-jātaka-sū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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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생 일을 기억하건대 광대놀이를 하는 여자가 있었으니,

그녀는 갖가지 옷을 입고는 각본 속의 말을 하다가 때로는 비구니의 옷을 입고 시시덕거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가섭불(迦葉佛) 때에 비구니가 되었으나

스스로 자신이 귀한 성(姓)이고 단정하다고 믿어 교만한 생각을 내더니 계를 파하고 말았습니다.

 

파계한 죄 때문에 지옥에 빠져서 갖가지 죄를 받았으나,

죄를 다 받고는 석가모니불을 만나 출가하여 아라한의 지위를 얻었습니다.

 

이로써 보건대 출가하여 계를 받은 이가 비록 파계했더라도

계를 받은 인연 때문에 아라한의 도를 얻는 것입니다.

 

만일 악만을 지은 채 계의 인연이 없었다면 도를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는 옛날에 여러 생을 지옥에 떨어졌고, 지옥에서 나와서는 다시 악한 자가 되었으며,

악한 사람으로 다시 죽어서 지옥으로 들어가 아무런 이익도 없더니, 이제는 이 일로 증험하건대

출가해서 계를 받으면 비록 파계하더라도 그 인연으로 도과를 얻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또한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에 어떤 술 취한 바라문이 부처님께 와서 비구가 되기를 구하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시어 머리를 깎아 주고 법의를 입혀 주게 하셨다.

 

그가 술이 깬 뒤에 자기의 몸이 갑자기 비구가 된 것을 깨닫고 놀라 달아나니,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이 취한 바라문에게 출가를 허락해 주셨는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바라문은 한량없는 겁 동안 조금도 출가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 처한 인연 때문에 잠시 미약한 마음을 내었나니, 이런 인연으로 나중에는 출가하여 도를 얻으리라.”

 

이러한 갖가지 인연으로 출가한 이익과 공덕은 한량이 없다.

이런 까닭에 속인에게도 5계가 있으나 출가만 못한 것이다.

 

 

이 출가의 법에 네 종류가 있으니, 사미․사미니․식차마나․비구․비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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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사미․사미니가 출가하여 계를 받는 법인가?

 

곧 속인이 와서 출가를 원하거든 의당 두 스승을 구해야 되나니,

첫째는 화상(和尙)이요, 둘째는 아사리28)이다.

 

화상은 아버지 같고 아사리는 어머니 같으니,

본래 낳아 주신 부모를 버리고 출가한 부모를 구해야 되기 때문이다.

 

가사를 입고 머리를 깎고는 두 손으로 화상의 두 발을 잡아야 한다. 무슨 이유로 발을 잡는가?

곧 천축의 법에 발을 잡는 것으로 최상의 공양을 삼기 때문이다.

 

아사리는 10계를 가르쳐 주어야 하나니, 수계법(受戒法)과 같다.

사미니도 이와 같으나 다만 비구로써 화상을 삼는다.

 

식차마나는 6년 동안 여섯 가지 법을 받아야 한다.

 

 

[문] 사미는 10계를 받고는 바로 구족계를 받는데

비구니의 법에는 어찌하여 식차마나를 겪은 뒤에야 구족계를 받는가?

 

[답] 부처님 당시에 어떤 장자의 부인이 모르는 사이에 임신하고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는데,

그 뒤로 배가 점점 불러오니 다른 장자들이 비구들을 조롱하고 혐오하게 되었다.

 

이런 까닭에 2년 동안 계율을 배우고, 여섯 가지 법을 받아 지닌 뒤에야 구족계를 받도록 제정했다.

 

[문] 만일 흉 때문이라면 식차마나인들 어찌 흉이 되지 않겠는가?

 

[답] 식차마나는 아직 구족계를 받지 않았으니, 마치 어린이나 하인과 같아서 허물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흉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것이 식차마나가 여섯 가지 법을 받는 것이라 한다.

 

이 식차마나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18세의 동녀가 여섯 가지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요,

둘째는 시집[夫家]에서 10년 동안 여섯 가지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다.

 

이들이 구족계를 받으려면 2부 대중 앞에서 다섯 가지 옷[五衣]과 발우를 갖추고 비구니로써 화상과 아사리를 삼고, 비구로써 계사를 삼아야 한다.

 

나머지는 계 받는 법과 같으니, 간략히 말하면 5백 계요, 자세히 말하면 8만 4천 계가 된다.

세 번째 갈마(羯磨)29)가 끝나면 한량없는 계법을 얻어 비구니가 된다.

  
  
  
28) 범어로는 ācārya. 일반적으로 덕 높은 수행자에 대한 경칭이다.
29) 범어로는 ka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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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는 3의(衣)와 발우를 갖추고 3사와 10증을 모셔야 하나니, 계법과 같다.

 

간략히 말하면 250계요, 자세히 말하면 8만의 율의가 된다.

세 번째 갈마가 끝나면 한량없는 계법을 얻나니, 이것들을 통틀어 계(戒)라 하며, 시라(尸羅)30)라 한다.

  
  
30) 의역하여 계(戒)라 하고, 음역하여 시라(尸羅)라고 한다는 것이다.

 

 

대지도론(大智度論) 135. ★ 파계하여 지옥에 떨어질지라도 출가하라.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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