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초품 중 찬제바라밀의 뜻을 풀이함 |
[經] 마음이 요동치 않는 까닭에 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을 구족한다. |
[論] [문] 무엇을 찬제(羼提)5)라 하는가? |
[답] 찬제는 진나라에서는 인욕(忍辱)이라 한다. 인욕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생인(生忍)과 법인(法忍)이다. |
보살은 생인을 행해 무량의 복덕을 얻고, 법인을 행해 무량의 지혜를 얻는다.
복덕과 지혜, 두 가지를 구족하는 까닭에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다. 마치 사람이 눈과 발이 있으면 뜻하는 대로 갈 수 있는 것과 같다. |
보살이 혹은 거친 말과 매도하는 말을 만나고, 혹은 폭력을 당한다고 해도 사유를 통해 죄와 복의 인연을 알고, 모든 법의 안팎이 끝내 공하여 나와 내 것이 없다고 하고, 세 가지 법인[三法印]으로 모든 법을 대조[印]하기 때문에 비록 힘으로 능히 당할 수 있으나 악심을 내지 않고 거친 말을 하는 업을 일으키지 않는다. |
이때 마음에 속하는 법[心數法]6)이 생하는 것을 일컬어 인(忍)이라 한다. |
5) 범어로는 kṣānti. 찬제(羼提)란 참고 감내함을 뜻한다. |
6) 범어로는 caitasika-dharma. 신역어는 심소법(心所法). 심수(caitasika)란, ‘마음에 속하는 것’이란 뜻으로 ‘마음에 속하는 작용’ 나아가 ‘대상을 인식하는 마음작용’을 가리킨다. |
[557 / 2071] 쪽 |
이 참음의 특성[法]을 얻는 까닭에 인의 지혜 역시 견고해진다. 마치 채색으로 그림을 그릴 때 아교를 섞으면 견고하게 묻는 것과 같다. |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
“착한 마음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거친 것과 섬세한 것이다. 거친 것을 인욕이라 하고 섬세한 것을 선정이라 한다.
아직 선정을 얻지 못했으나 즐거운 마음으로 능히 뭇 악을 차단한다면 이를 인욕이라 하고, 마음이 선정을 얻어 뭇 악을 짓지 않음을 즐긴다면, 이것을 선정이라 한다.
이 인욕은 마음에 속하는 법[心數法]이어서 마음과 서로 응하여 마음 따라 움직이며, 업도 아니요 업보도 아니건만 업행을 따른다.” |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두 세계에 속한다” 하고,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단지 욕계(欲界)에만 속하거나 혹은 속하지 않는다. 색계에는 참아야 할 바깥경계의 악이 없기 때문이다” 한다. |
나아가 “유루이기도 하고, 무루이기도 하다. 범부와 성인이 모두 얻기 때문이다” 혹은 “내 마음과 남의 마음의 착하지 못한 법을 막기 때문에 일컬어 선(善)이라 한다. 선한 까닭에 혹은 사유로써 끊기도 하고, 혹은 끊지 않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갖가지를 아비담에서 자세히 분별했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142. 찬제바라밀(인욕바라밀)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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