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처음에 가비라바국(迦毘羅婆國)7)으로 유행하셨을 때, 1250인의 비구와 함께하시니, 모두가 범지(梵志)의 몸으로서 불[火]을 공양하는 까닭에 형색이 초췌했으며, 음식을 끊고 고행하는 까닭에 몸이 여위고 피부는 검었다.
이에 정반왕은 생각했다.
“내 아들의 시종들이 비록 마음이 깨끗하고 청결하나 모두가 용모가 모자라니, 나는 가문이 번성하고 자손이 많은 집을 골라서 집집마다 한 사람씩을 내게 하여 불제자로 만들어야 하리라.” |
이렇게 생각하고는 온 나라에 칙령을 내려 “여러 석가족이나 귀족의 자제 가운데 공고에 맞는 사람을 간택해서 모두 출가케 하라” 했다. |
이때 곡반왕(穀飯王)8)의 아들인 제바달다(提婆達多)9)가 출가하여 도를 배워 6만의 가르침[法聚]을 외우고 부지런히 수행해 12년을 채웠다. |
그 뒤 공양의 이로움을 얻기 위해 부처님께 와서 신통 배우기를 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교담(憍曇)10)아, 너는 5음의 무상함을 관찰하면 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신통도 얻을 수 있으리라.” |
그리고 더 이상 신통 얻는 법을 자세히 말씀하시지는 않으시니, 그는 나와서 사리불과 목건련 및 5백 명의 아라한을 구했으나, 아무도 신통 얻는 법을 말해 주지 않은 채 다만 말하기를 “그대가 5음의 무상함을 관찰하기만 하면 도를 얻고 신통도 얻을 것이다” 했다. |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여 슬피 울면서 아난에게 가서 신통 얻는 법을 가르쳐 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아난은 아직 타심통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 형을 공경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가르쳐 주었다. |
7) 범어로는 Kapilasastu. |
8) 범어로는 Dronodana. |
9) 범어로는 Devadatta. |
10) 범어로는 Gautama. 데바닷따의 성(性)이다. |
[559 / 2071] 쪽 |
그는 신통 얻는 법을 얻은 뒤에 깊은 산으로 들어가서 오래지 않아 5신통을 얻었다. 5신통을 얻고는 생각했다. |
“누가 나의 단월이 되어주겠는가? 아사세(阿閣世)11) 왕자는 대왕의 상호가 있으니, 그와 친해져야 되겠다.” |
그리고는 하늘에 올라가서 하늘음식을 취하고, 다시 울단월(鬱旦越)에 들러 저절로 생긴 쌀[粳米]을 구하고, 다시 염부숲에 들러 염부 열매를 따 가지고 와서는 아사세 장자에게 주었다.
어느 때는 스스로의 그 몸을 변화하여 코끼리․말보배가 되어 그의 마음을 현혹시켰으며, 혹은 어린아기가 되어 그의 무릎에 앉기도 했는데, 왕자는 안고 입을 맞추거나 핥아 줄 때면 가끔 자기의 이름을 말해서 태자로 하여금 알게 하며, 갖가지 변태를 부려 그 마음을 흔들었다. |
왕자는 홀딱 반해서 나원(奈園) 안에다 큰 정사를 지어 바치고 네 가지 공양과 갖가지 물건을 공양하여 구비되지 않은 것이 없게 하였다.
그로써 제바달다에게 공양하고 날마다 대신들을 거느리고 가는 한편 스스로 5백 개의 솥에 국과 밥을 보냈다. |
제바달다는 많은 공양은 얻었으나 무리가 적은 것을 섭섭해 하면서 생각했다. |
“나에게는 서른 가지 상호가 있으니, 부처님과는 불과 둘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제자가 모이지 않기 때문인데 만일 대중이 둘러싸 준다면 부처님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이렇게 생각하고는 승단을 깨뜨려 5백 명의 제자를 얻었으나 사리불과 목건련이 다시 이들을 설법하고 교화하여 승단은 재차 화합하게 되었다. |
이때, 제바달다는 더욱 나쁜 마음을 내어 산을 밀어 부처님을 압사시키려 했으나 금강역사(金剛力士)12)가 금강저(金剛杵)13)로써 멀리 던져버렸다. |
11) 범어로는 Ajātaśatru. |
12) 범어로는 Guhyakavajrapāṇi, |
13) 범어로는 vajrayudha. ‘결코 부서지는 일 없는 방망이’를 의미한다. 이 금강저(金剛杵)를 지니고 바즈라빠니(vajra-pāṇi, 執金剛)가 항상 부처님을 그 곁에서 수호한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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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서진 돌조각이 날아와 부처님은 발가락에 상처를 입고 마셨다. |
이를 본 화색(華色) 비구니14)가 그를 꾸짖으니, 그는 주먹으로 비구니를 때렸는데, 비구니가 눈알이 빠져 죽음으로써 세 가지 극악한 죄를 지었다. |
그는 다시 나쁘고 삿된 스승인 부란나(富蘭那)15) 외도 등과 친교를 맺어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도 뉘우치는 마음이 없었다.
또한 독약을 손톱에 묻혔다가 부처님께 예배하는 기회에 해치려 했으나, 아직 왕사성에 채 이르기도 전에 땅이 저절로 갈라지고 불수레[火車]가 마중을 나오더니 산 채로 지옥으로 들어갔다. |
제바달다는 몸에 서른 가지 거룩한 모습이 있으되 그 마음을 항복시키지 못하여 공양 때문에 큰 죄를 짓고 산 채로 지옥에 들어갔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이양은 깊은 종기이어서 가죽을 뚫고 골수에 이른다” 하였으니, 마땅히 나에게 공양하는 사람을 애착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이것을 일컬어 ‘보살은 참는 마음으로 공경하고 공양하는 사람에게 애착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144. 부처님을 해치려다 산채로 지옥에 떨어진 제바달다(데바닷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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