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공양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전생의 인연과 복덕 때문이요, 둘째는 금생의 공덕으로서 계행ㆍ선정ㆍ지혜를 닦기 때문에 남에게 공경과 공양을 받는 것이요, 셋째는 허망하고 거짓되게 속여 속에는 진실한 덕이 없으면서도 겉으로 청백한 체하여, 그로써 당시의 사람들을 홀려 공양을 얻는 것이다. |
이 세 가지 공양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
‘만일 전생의 인연으로 부지런히 복을 닦았기 때문에 이제 공양을 받는 것이라면 이는 자신이 부지런히 닦아 얻었을 뿐인데, 어찌 이에 대해 과시를 하겠는가. 마치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거두는 것과 같으니, 스스로 노력해 얻었을 뿐이거늘 어찌 스스로 교만해질 수 있겠는가.’ |
이와 같이 사유해 그 마음을 굴복시킨다면 집착하거나 교만하지 않게 된다. |
14) 범어로는 Utpalavarṇā. |
15) 범어로는 Pūrāna. 육사 외도 가운데 한 사람으로, 공견(空見)에 집착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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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금생의 공덕으로 공양을 얻었다면 마땅히 이렇게 생각해야만 한다. |
‘나는 지혜로써 모든 법의 실다운 모습을 알고 혹은 번뇌를 능히 끊었다. 이런 공덕 때문에 이 사람들이 공양하지만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다.’ |
이와 같이 사유해 그 마음을 굴복시킨다면 스스로 교만해지지 않는다. 이는 실로 공덕을 좋아할 뿐 나에 애착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계빈(罽賓)16)의 어떤 삼장(三藏) 비구가 아란야법(阿蘭若法)을 행하고 왕사(王寺)로 갔는데, 때마침 절에 큰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들어가려 했으나 문지기는 그의 의복이 남루한 것을 보고 문을 막아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이렇게 하기를 여러 차례 거듭했으나 의복이 누추하기 때문에 번번이 들어가지 못하게 되므로 방편을 써서 좋은 의복을 빌려 입고 오니, 문지기는 막지 않고 들여보내 주었다.
모임에 이르러 자리에 않자 갖가지 음식이 나왔는데, 그는 먼저 음식을 옷에 부어 버렸다. |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물었다. |
“무슨 이유로 그러시오?” |
그러자 그는 대답했다. |
“나는 요즘 이곳에 자주 왔으나 번번이 들어오지 못했소. 이제 이 옷 덕분에 들어와서 여기에 앉아 이렇게 좋은 갖가지 음식을 얻게 되었으니, 실로 이 옷 때문에 얻은 것이요. 그래서 그것을 먼저 옷에다 부어 주는 것이요.” |
수행자는 수행의 공덕과 지계와 지혜 때문에 공양을 얻거든 이렇게 생각한다. |
‘이는 공덕을 위한 일이요, 나를 위함이 아니다.’ |
이와 같이 사유하여 능히 스스로 마음을 굴복시킨다면 이를 일컬어 인욕[忍]이라 한다. |
만일 허망하고 거짓되게 공양을 얻는다면 이는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응당 생각하기를 ‘만일 내가 이런 허망한 것으로 공양을 얻는다면 도적이나 강도가 밥을 얻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는 거짓으로 속이는 죄를 범할 뿐이다’고 해야 한다. |
16) 범어로는 Kaśmīr. 현재 북인도의 까슈미르 지역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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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세 가지17)를 공양해 주는 사람들에 대하여 사랑하는 마음도 내지 말고 교만한 생각도 갖지 않는다면 이것을 생인이라 한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145. 승려는 남의 공덕을 쌓아주기 위해 공양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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