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스크랩] 증일아함경 제10권

수선님 2019. 1. 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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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10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9. 권청품(勸請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타국(摩竭陀國)의 도량(道場)나무 밑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도(道)를 얻은 지 오래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얻은 매우 깊은 이 법은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깨달아 알기 어렵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번뇌가 끊어진 미묘한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치를 분별하여 익히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곧 기쁨을 얻을 것이다. 설령 내가 남을 위해 이 묘한 법을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받아주지 않거나 또 받들어 실천하지 않으면, 부질없이 수고롭고 손해만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이 좋겠다. 어찌 꼭 설법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 때 범천왕(梵天王)은 멀리 범천에서 여래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서 보이지 않더니 곧 세존 앞에 나타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 때 범천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염부제(閻浮提)는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요, 삼계(三界)는 눈을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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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될 것입니다.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하시면 마땅히 법보(法寶)를 연설하시는데, 지금 그 법을 연설하지 않고 계십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심오한 법을 널리 연설하소서. 그리고 이 중생들의 근기(根器)는 제도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만일 법을 듣지 못한다면 영원히 법안(法眼)을 잃게 되어 이들은 분명 법에서 버려진 아들이 되고 말 것입니다.
  비유하면 우발(優鉢)연꽃이나 구모두(拘牟頭)꽃이나 분다리(分陀利) 꽃이 비록 땅에서 나오긴 했지만, 물 위로 나오지 못해 피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저 꽃이 점점 자라려고 아직 물에서 나오지 않고 있지만, 혹 때가 되면 그 꽃은 물 위로 솟아오르고, 혹 때가 되면 그 꽃은 물에 젖지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의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태어남·늙음·병듦·죽음에 시달리고 있지만 근기는 이미 성숙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만다면, 그 또한 애달프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부디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들을 위하여 설법해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범천왕의 마음 속 생각을 아시고, 또 일체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범천이 지금 여래를 찾아와서
  법(法)의 문 열어주기 간청하나니
  이 법을 듣는 사람 독실한 믿음 얻어
  심오한 이 법의 요지 분별하여라.
  
  마치 저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중생들 무리를 두루 살피는 것처럼
  내 이제 이 법을 지녔으니
  높은 데 올라 법안을 나타내리라.
  
  그 때 범천은 '여래께서 틀림없이 중생들을 위해 심오하고 미묘한 법을 연설하실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는 곧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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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천상(天上)으로 돌아갔다.
  그 때 범천은 부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국(波羅▩國)의 선인(仙人)이 살던 녹원(鹿苑)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도(道)를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것을 가까이하지 말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탐욕과 즐거움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비천(卑賤)한 법으로서 숱한 괴로움의 온갖 실마리가 되는 것이니, 이것이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도를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것을 가까이하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나는 이 두 가지를 버리고 나서 지극히 요긴한 도를 가지게 되었고, 바른 깨달음[正覺]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다. 그래서 온갖 신통(神通)을 얻고 사문(沙門)의 과(果)를 이루어 열반(涅槃)에 이르게 되었다.
  어떤 것이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게 된 지극히 요긴한 도인가? 이른바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가 그것이다.
  그것은 바른 소견[等見]·바른 다스림[等治]·바른 말[等語]·바른 행위[等業]·바른 생활[等命]·바른 방편[等方便]·바른 기억[等念]·바른 선정[等定]이니, 이것을 지극히 요긴한 도라고 말한다. 나는 이것으로써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으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렀느니라.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위의 두 가지 일을 버리고, 지극히 요긴한 도를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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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운(羅雲)·가섭(迦葉)·용(龍)과
  두 가지 어려움과 대애도(大愛道)와
  비방(誹謗)과 비방 아님과 범천의 청(請)을 설하셨고
  맨 마지막에 두 가지 일에 대하여 설하셨다.
  
  [ 3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세존이 계신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고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어떻게 해야 비구가 애욕(愛欲)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최후의 안온(安穩)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의 공경을 받게 되겠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구익(拘翼)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공(空)에 대한 법을 듣고 아무 것도 소유할 게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일체의 법을 깨달아서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몸이 느껴 아는 괴롭고 즐거운 법도, 또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도, 모두 무상하여 결국에는 공으로 돌아간다고 이 몸에 대하여 관찰한다. 저들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의 변함을 관찰한 뒤에는 곧 어떤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아무 생각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곧 반열반하게 된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究竟)의 경지인 안온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과 인간의 공경을 받는다'는 것이니라."
  그 때 석제환인은 세존 발에 예배한 뒤 세 바퀴를 돌고 물러갔다.
  
  
1)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19권 505번째 소경인 「애진경(愛盡經)」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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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존자 대목건련(大目犍連)은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그 때 대목건련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까 저 제석(帝釋)은 도적(道跡)을 얻고 나서 그렇게 물은 것인가? 아니면 도적을 얻지도 못하고서 그렇게 물은 것인가? 내가 지금 시험해 보아야겠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은 곧 신통(神通)을 부려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으로 갔다. 그 때 석제환인은 대목건련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맞으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대목건련이시여, 존자께서 이곳을 찾지 않으신 지도 참 오래입니다. 존자와 함께 법의 이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이 때 목건련은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그대를 위해 애욕을 끊는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그것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곧 나를 위해 그 법을 말해주십시오."
  석제환인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여러 가지 하늘의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내 개인적인 일도 있고, 혹은 여러 하늘들의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예전에 들었던 것을 다 잊어버렸습니다. 목련이시여, 옛날에 나는 아수륜(阿須倫)들과 싸운 일이 있습니다. 그 날 싸움에서는 우리 하늘이 이기고 아수륜은 졌습니다.
  그 때 나는 몸소 나아가 직접 싸웠습니다. 그래서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이내 천궁으로 돌아와 최승강당(最勝講堂)에 앉았습니다.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최승강당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이 강당의 길들은 층계와 항렬을 이루었고 난간과 난간은 서로 이어졌으며, 낱낱 층계 머리에는 7백 개의 누각이 있고 하나 하나의 누각마다 천녀(天女) 일곱 명씩이 있으며, 한 처녀마다 몸종이 일곱 명씩 있습니다. 바라건대 존자 목건련이시여, 그곳에 가셔서 한 번 구경해보십시오."
  그 때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은 존자 목건련을 앞세우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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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를 따라 최승강당으로 갔다.
  그 때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이 대목건련에게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최승강당입니다. 두루두루 구경하십시오."
  목건련이 말하였다.
  "천왕들이여, 이 강당은 참으로 미묘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대들이 전생에 복(福)을 지었기 때문에 이런 보배강당이 저절로 있게 된 것입니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조금만 즐거운 일이 있어도 서로 경하(慶賀)하는 것처럼, 이 하늘궁전도 그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 전생에 복을 지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때 석제환인의 좌우에 있던 옥녀(玉女)들은 제각기 달아났는데 그들이 간 곳을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꺼리는 일이 있으면 모두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그 때 석제환인이 데리고 있던 옥녀들 또한 그러하였다. 대목건련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제각기 달아나 숨어버리는 것이 꼭 그러했다. 그 때 대목건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은 마음이 매우 방일(放逸)하다. 내가 이제 그를 놀라게 하리라.'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곧 오른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자 그 궁전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러자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은 모두 두려운 마음을 품어 온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대목건련이 큰 신통력이 있어서 이 궁전을 여섯 가지로 진동시키는구나.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이한 일이로구나. 아직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
  이 때 대목건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이 매우 두려워하고 있구나. 내가 이제 그 심오한 이치를 물어보리라.'
  "어떻습니까? 구익(拘翼)이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 애욕을 제하는 법은 어떤 것인가? 지금이 바로 그것을 말할 때이니, 바라건대 우리들을 위해 말해주십시오."
  석제환인은 대답하였다.
  "목련이시여, 나는 지난번에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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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습니다. 그 때 세존께 이렇게 여쭈어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이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의 경지인 함이 없는 곳[無爲處 : 涅槃]에 이르러 아무 걱정도 괴로움도 없게 되고 또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겠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구익이여, 모든 비구들은 법을 듣고 나서 조금도 집착하는 것이 없고 또 색(色)을 집착하지도 않아 어떤 법도 전혀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모든 법을 알고 나서는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거나 그것은 다 무상하여 남김없이 사라지는 것이고 또 완전히 단멸하는 것도 아니라고 관찰한다. 저들은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는 조금도 집착하는 것이 없고,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 두려움이 없게 된다. 두려움이 없으므로 곧 반열반(般涅槃)하게 되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의 경지인 함이 없는 곳에 이르러 아무 괴로움도 없고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 때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세 번 돌고 물러나 천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때 존자 대목건련은 석제환인과 비사문에게 심오한 법을 자세히 연설하였다. 그 때 목건련은 법을 자세하게 설하고 나서,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동안에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더니, 곧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목건련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전에 석제환인에게 애욕을 제거하는 법을 말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다시 한번 더 말씀하여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석제환인은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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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그리고 석제환인은 나에게 이런 이치를 물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는 것입니까?'
  그 때 나는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구익이여, 만일 비구가 모든 법은 공(空)해서 아무 것도 존재하는 것이 없고 또한 집착할 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 일체의 법은 모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그리하여 일체의 법은 무상하여 남김없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고 또 완전히 단멸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는 그것에 조금도 집착하지 않고, 이미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시는 두려움이 없게 된다. 이미 두려움이 없게 되면 곧 반열반하게 되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는다는 것이니라.'
  그 때 석제환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나 천상(天上)으로 돌아갔느니라."
  그 때 마하 목건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있는 두 생물은 우레와 번개와 벼락치는 것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그 둘인가? 하나는 짐승의 왕인 사자(師子)이고, 다른 하나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阿羅漢)이다. 비구들아, 이들이 이른바 '어떤 두 생물이 이 세상에 있는데, 그들은 우레와 번개와 벼락치는 것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번뇌가 다한 아라한을 배워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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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의 지혜를 없앤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나보다 나은 이에게 묻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그저 잠에만 빠져 정진(精進)할 뜻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의 지혜를 없앤다'고 말한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치 묻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잠을 탐하지 않고 정진할 뜻을 가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마땅히 그 나쁜 법을 멀리 여의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만든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면 곧 막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 자신도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귀하게 만든다. 어떤 것이 그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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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면 그를 도와 같이 기뻐해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 자신도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귀하게 만든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보시하기를 배우고 탐심(貪心)을 가지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한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부모와 여러 어른들 그리고 스승에게 효순(孝順)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나보다 나은 이를 받들어 섬기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한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호(富豪) 귀족(貴族)의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부모·형제·종족(宗族)을 공경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사람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시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호 귀족의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수심(須深)이라는 범지(梵志)의 딸이 존자(尊者) 대구치라(大拘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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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羅)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저 범지의 딸 수심이 구치라에게 말하였다.
  "우답람불(優蹋藍弗)2)·나륵가람(羅勒迦藍)3)은 이 심오한 법에서 끝내 교화(敎化)를 받지 못하고 각각 목숨을 마치고 말았습니다.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한 사람은 불용처(不用處 : 無所有處)에 태어날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태어날 것이다. 또 이 두 사람은 거기에서 다시 목숨을 마치면, 한 사람은 장차 변두리 나라의 국왕(國王)이 되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요, 다른 한 사람은 장차 날개 달린 사나운 삵이 될 터인데 다른 날짐승과 들짐승들이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목숨을 마치면 지옥(地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그 사람들이 언제 반드시 괴로움을 완전하게 벗어나리라고는 수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는 저 사람들이 장차 언제 괴로움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수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자 존자 구치라가 수심 여인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것을 말씀하지 않으신 것은 당시 그 이유를 묻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세존께서는 그 사람이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리라고 수기하지 않으셨다."
  수심 여인이 말하였다.
  "지금은 여래께서 열반에 드셨기 때문에 그 이유를 물을 수 없습니다만 만일 세상에 계신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 이유를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존자 구치라께서 저를 위해 저들이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인가를 말씀해주십시오."
  그 때 존자 구치라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2) 팔리어로는 Uddaka-Ramaputta라고 하며, 또는 울타라라마자(鬱陀羅羅摩子)라고 쓰기도 한다. 이 사람은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을 증득한 사람이다.
3) 팔리어로는 lara-Kalama라고 하며, 또는 아라라가라마(阿羅羅伽羅摩)라고 쓰기도 한다. 이는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을 증득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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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갖가지의 과보(果報)가 같지 않듯이
  중생이 가는 곳도 또한 그러하다.
  스스로도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하는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다.
  
  선정과 지혜와 해탈의 변설
  옛날 일 기억하는 것과 천안(天眼)의 신통
  괴로움의 근원을 모두 끊는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네.
  
  그 때 수심 여인도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선서(善逝)께서는 그런 지혜 있으시고
  질박하고 정직하며 티와 때 없으시네.
  용맹스러워 항복 받을 것 항복 받아
  대승(大乘)으로서 해야 할 일 행하셨네.
  
  그러자 존자 구치라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런 마음 갖기는 매우 어렵네.
  그것은 모든 법의 요지를 얻고
  하기 어려운 일도 능히 이루어
  기특한 일을 향하여 나아가리.
  
  그 때 존자는 수심 여인을 위해 긴요한 법을 자세히 설명하여 그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였다. 그 여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그 때 수심 여인은 존자 구치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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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마하 가차연(迦遮延 : 迦旃延)은 바나국(婆那國)의 깊은 못 가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있었다.
  존자 가차연은 그 당시 그 명성이 사방에 멀리 퍼져 있었다. 그 때 존자 장로 간다(姦茶) 바라문5)도 그곳을 유행하며 교화하고 있었다. 그 때 간다 바라문은 '존자 가차연이 그 못 가에서 5백 명의 비구를 거느리고 유행하며 교화하고 있는데, 그 존자 장로는 공덕(功德)을 두루 갖추었다'고 하는 소문을 듣고 '내 이제 저 사람을 찾아가서 문안하리라' 하고 생각하였다. 그 때 상색(上色) 바라문은 5백 명의 제자를 데리고 존자 가차연에게 가서 문안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그 바라문이 존자 가차연에게 물었다.
  "가차연처럼 행동하는 것은 법과 율(律)에 맞지 않다. 나이 젊은 비구가 덕망이 높은 우리 바라문들에게 예를 올리지 않는구나."
  가차연이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저 여래·지진·등정각께서는 두 가지 위치를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위치인가 하면, 첫째는 늙은이의 위치이고, 둘째는 젊은이의 위치이다."
  바라문이 물었다.
  "어떤 것이 늙은이의 위치이고, 어떤 것이 젊은이의 위치인가?"
  가차연이 말하였다.
  "가령 바라문이 나이 80이나 90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음욕을 끊지 못하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한다면 그 바라문은 비록 늙었다 하더라도 아직 젊은이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러면 나이는 젊었으나 늙은이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차연이 말하였다.
  
  
4)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20권 547번째 소경인 「집장경(執杖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5) 『잡아함경』 제20권 547번째 소경인 「집장경(執杖經)」에는 집장범지(執杖梵志)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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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문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나이는 20살, 혹은 30·40·50살이라 하더라도, 음욕을 익히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다면 바라문이여, 그런 비구는 나이는 젊지만 늙은이의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이 대중들 중에 혹 음욕을 행하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 비구가 있는가?"
  가차연이 대답하였다.
  "우리 대중들 중에는 음욕을 익히거나 나쁜 짓을 행하는 비구가 한 사람도 없다."
  그 때 바라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여러 비구들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나이는 젊으나 늙은이의 위치에 있고, 나는 지금 비록 나이는 많으나 젊은이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라문은 다시 가차연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를 올리고 말하였다.
  "나는 이제 가차연과 비구승들에게 귀의(歸依)하여 목숨을 마칠 때까지 절대로 살생(殺生)하지 않겠습니다."
  가차연이 말하였다.
  "너는 지금 나에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곳을 향하여 너도 나아가야 한다."
  바라문이 물었다.
  "존자 가차연께서는 누구에게 귀의합니까?"
  그 때 존자 가차연이 곧 꿇어앉아 여래께서 열반(涅槃)하신 곳을 향하여 말하였다.
  "석씨(釋氏) 종족의 아들로서 출가(出家)하여 도(道)를 배우신 분이 계신다. 나는 항상 그 분에게 귀의한다. 그 분이 바로 내 스승이시다."
  바라문이 물었다.
  "그 사문 구담(瞿曇)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저도 뵙고 싶습니다."
  가차연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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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여래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셨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만일 그 여래께서 세상에 살아 계셨다면 나는 백 천 유순(由旬)이나 먼 곳에 계신다 하더라도 찾아가 문안드렸을 것입니다. 저 여래께서 지금 비록 열반에 드셨지만 나는 거듭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하여 예를 올리고, 이 한 목숨 다할 때까지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 때 상색 바라문은 존자 가차연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出現)하는 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 누구 그 두 사람인가? 첫째는 법을 연설하는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고, 둘째는 법을 듣고 받아 가지고 받들어 실천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법을 연설하는 것을 배우고 법을 듣는 것을 배워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경계를 유행하시다가 점점 비사리성(毗舍離城)으로 오셔서, 비사리성 북쪽에 있는 암파바리(闇婆婆利) 동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암파바리(闇婆婆利)라고 하는 여인은 세존께서 그 동산에 오셔서 5백 명의 대비구들과 함께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우보(羽寶)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비사리성을 빠져나와, 좁은 길 어귀에서 바로 세존이 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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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나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멀리서 그 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곧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들 마음을 전일하고 순수하게 하여 삿된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그 때 그 여인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지극히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지극히 미묘한 법을 설하고 나자 그 여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비구 스님들과 함께 저의 청(請)을 받아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녀의 청을 받아들이셨다. 그녀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주신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그 때 비사리성에 살고 있던 남녀노소도 세존께서 암파바리 동산에서 5백 명의 대비구들과 함께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때 그 성의 5백 억 동자들이 갖가지 우보(羽寶)로 꾸민 수레를 타고 있었는데, 옷·일산·깃발·시종들까지도 다 하얀색이었다. 혹은 붉은 수레에 붉은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일산·깃발·시종들까지도 모두 붉은 색이었다. 혹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일산·깃발·시종들까지도 다 푸른색이었다. 혹은 노란 수레에 누런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일산·깃발·시종들까지도 다 노란색이었다. 그 위용(威容)이 장엄하기가 마치 제왕(帝王)의 행차(行次)와 같았다.
  그들은 비사리성을 나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향해 가다가 미처 그곳에 이르기 전에 길에서 수레를 달려 성안으로 들어가는 그 여인을 만났다. 그 때 모든 동자들이 그 여인에게 물었다.
  "너는 여인으로서 마땅히 수줍어해야 할 것이거늘, 어찌 소를 때리고 수레를 몰아 성안으로 달려가느냐?"
  그러자 여인이 대답하였다.
  "여러분, 꼭 아셔야만 합니다. 저는 내일 부처님과 비구스님들을 초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수레를 타고 달려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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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자가 말하였다.
  "우리도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기 위해 지금 초대하러 가는 길이다. 지금 너에게 순금 천냥을 줄 것이니 내일만은 우리가 공양을 올릴 수 있게 해달라."
  그러자 여인이 말하였다.
  "그만두십시오, 더 이상 말하지 마십시오. 족성자(族姓子)들이여, 저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자가 또 말하였다.
  "아니다, 너에게 2천·3천·4천·5천냥 내지, 10만냥의 금(金)을 줄 터이니, 부디 허락하여 내일 우리가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 공양할 수 있게 해달라."
  그 여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허락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는 늘 말씀하시기를 '두 가지 희망이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버리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하나는 재물에 대한 희망이고, 다른 하나는 목숨에 대한 희망이다'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일까지 꼭 살아있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먼저 여래를 청하였으니 지금 곧 가서 음식을 준비해야겠습니다."
  그 때 동자들은 각기 손을 흔들면서 말하였다.
  "우리들은 저 여인만도 못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서로 작별하고 떠나갔다.
  그 때 모든 동자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동자들이 온 것을 보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이 동자들의 위엄스런 거동과 복장을 보아라. 천제석(天帝釋)이 나가 유람할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구나."
  그 때 세존께서 동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두 가지 일이 있는데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일인가? 하나는 돌이켜 갚을 줄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큰 은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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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할 것도 없고 조그만 은혜까지도 잊지 않는 것이다. 동자들아, 이것이 '세상에 두 가지 일이 있는데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동자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돌이켜 갚기를 생각해야 하고, 또 큰 은혜는 말할 것도 없이 조그만 은혜까지도 잊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은혜를 알아 되돌려 갚을 줄 알고
  항상 기억하여 남을 가르치면
  지혜로운 이가 공경해 모시고
  천상과 인간에 그 명성이 자자하리라.
  
  "그러므로 동자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할 줄 알아야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모든 동자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자세히 말씀해주셨다. 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나 떠나갔다.
  그 때 그 여인은 그 날 밤으로 갖가지 맛있는 반찬과 음식을 장만하고 앉을 자리를 펴놓고, 이른 아침에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누추한 집이지만 왕림하여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리성으로 들어가 그 여인의 집에 이르렀다. 그 여인은 세존께서 좌정(坐定)하신 것을 보고 손수 음식을 받들어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에게 올렸다.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이 공양을 다 마치자 맑은 물을 돌리고 나서, 다시 금(金)으로 꾸민 조그만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그 때 여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암파바리 동산을 여래와 비구 스님들에게 바쳐, 미래·과거·현재의 스님들로 하여금 이곳에서 지내시게 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이 동산을 받아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여인을 위해 곧 그 동산을 받으셨다. 그리고 곧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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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 같이 축원[呪願]하셨다.
  
  과수원으로 시원한 것 베풀고
  다리를 놓아 사람 건너게 하며
  길거리마다 변소를 지어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 주어라.
  
  낮이나 밤이나 안온함을 얻고
  받는 복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니
  모든 법과 계(戒)를 이루게 되어
  죽어서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곧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 때 그 여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애욕을 끊는 법과 사자왕(師子王)
  지혜롭지 못한 일과 재물 적은 일
  가난한 집과 수심 여인
  가전연과 설법과 그리고 암파바리 여인에 대해 설하셨다.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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