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
‘내가 처음 발심해 중생들의 마음의 병을 다스려 주고자 맹세했거늘 어찌 그들 때문에 자신이 병들 수 있겠는가. 마땅히 인욕해야 하리라.’ |
마치 약사(藥師)가 모든 병을 고치는 것과 같으니,
귀신이 붙어 미친병이 들어 칼을 뽑아들고, 헐뜯으며 좋고 나쁨을 알지 못해도 의원은 귀신의 병인 줄 알기 때문에 오직 고쳐 주기만 할 뿐 화를 내지 않는다.
보살 역시 이와 같아서 만약 어떤 중생이 화를 내어 꾸짖으면 그 화를 내는 자가 번뇌의 병에 끄달리고 미친 마음에 시달린 줄을 잘 알아 방편으로 고쳐줄지언정 싫어함이 없다. |
또한 보살은 일체를 기르고 사랑하기를 마치 아들과 같이 하나니, 어떤 중생이 보살에게 화를 내며 괴롭힐지라도 보살은 가엾이 여기어 화를 내거나 꾸짖지 않는다.
마치 인자한 아버지가 자손을 어루만져 기르지만 자손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기에 때로는 꾸짖기도 하고 매를 들기도 하며, 공경할 줄도 두려워할 줄도 모르더라도 그 아버지는 그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기어 더욱 사랑하며 설사 허물이 있더라도 성내거나 꾸짖지 않는다.
보살의 인욕도 이와 같다. |
또한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
‘만일 어떤 중생이 나에게 화를 내고 괴롭히더라도 나는 인욕해야 하리라. 만일 내가 참지 않으면 금생에 후회하고 나중에 지옥에 들어가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요, 만일 축생이 되면 독한 용이나 뱀ㆍ사자ㆍ범ㆍ이리 따위가 될 것이요, 만일 아귀가 되면 입에서 불이 나올 것이니, 마치 사람이 불에 데며, 데일 때는 차라리 조금 아프지만 나중에 더욱 아파지는 것과 같으리라.’ |
또한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
[577 / 2071] 쪽 |
‘나는 보살이 되어 중생을 이롭게 해야 한다. 만일 내가 인욕하지 못한다면 보살이라 할 수 없고 오히려 악인이 되리라.’ |
또한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
‘세상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중생 무리[衆生數]요, 둘째는 중생 아닌 무리[非衆生數]이다. 나는 처음 발심해 모든 중생을 위하리라고 맹세했다.
만일 중생 아닌 무리, 즉 산과 돌․나무․들․바람․추위․서늘함․더위․물․비 따위가 침노해 오더라도 오직 피하려 할 뿐 처음부터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중생들은 내가 위해야 할 대상이다. 나를 해친다고 해도 나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거늘 어찌 화를 내리오.’ |
또한 보살은 여러 겁 이전부터 인연이 화합하여 거짓으로 사람이라 했을 뿐 실로 사람이라 할 법이 없음을 안다.
그러니 누가 감히 꾸짖을 수 있겠는가.
오직 뼈․피․가죽․살이 있을 뿐이다. 마치 벽돌을 쌓은 것과 같으며, 마치 나무로 만든 인형[木人]의 기관이 움직여 가고 오는 것과도 같다.
이와 같음을 안다면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만일 자신이 화를 낸다면 이는 어리석은 짓으로, 스스로 죄와 고통을 받게 된다.
이런 까닭에 인욕을 닦아야 한다. |
또한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
‘과거에 한량없으며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부처님들께서 보살도를 닦으실 때에 모두가 먼저 생인(生忍)을 행하시고 나중에 법인(法忍)을 수행하셨다.
나도 이제 불도를 배우려 한다면 의당 부처님들이 행하신 법과 같이 할지언정 화를 내어 악마의 법과 같이 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
이런 까닭에 인욕을 닦아야 한다. 이러한 갖가지 한량없는 인연에 의하여 능히 참으니, 이것을 생인(生忍)이라 한다. |
대지도론 155. ★ 의사는 환자가 미쳤다고 해서 화를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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