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49년 설법하신 가운데 가장 중심부분인 방등부(方等部)에 속하는 경전이다. <신수대장경> 제11권은 보적부라는 명칭으로 <대보적경> 1백20권을 중심으로 하는 그와 관련된 단독경들을 엮어 놓았다. 이 경의 내용은 간략한 교훈들이 ‘10’ 또는 ‘32’ 등의 숫자로 열거된 실례가 많이 들어 있어서 이 내용자체가 ‘보적(寶積)’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다른 경전들과는 달리 이 경을 형성하는 일관된 형식의 사상을 간추리기는 어렵다. <대보적경>은 49회 77품으로 구성되어 각 회는 각각 별개의 성격을 띤 다른 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실례를 들면 제1회는 <대방광삼계경>에 제5회는 <무량수경>에 해당하며, 제46회는 <7백송반야>에, 제48회는 <승만경>에 해당되고, 제12회는 <대승보살장정법경>이 들어 있다. 다시말해 <대보적경>에는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구하는 불퇴전의 법력에 대한 설법이 있는가 하면 초기 경전의 중심사상인 삼법인, 12인연이 설해지고 무량수불의 인위(因位)에 대한 설명과 48원으로 극락세계를 장엄하는 법문이 들어있다. 이 많은 내용을 낱낱이 설명하기는 어려우므로 육바라밀에 관한 해설이 들어 있는 제12회의 <대승보살장정법경>의 ‘보시’에 관한 가르침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경에서 설하고 있는 청정한 보시의 방법은 다음과 같은 열가지이다. 첫째, 업보의 도리에 맞는 보시를 행하라. 둘째, 삿된 생각을 가지지 말고 보시를 행하라. 셋째, 신심과 해행(解行)에 입각해서 보시를 행하라. 넷째, 해태심을 가지는 일이 없이 보시를 행하라. 다섯째, 상을 내지 않고 보시를 행하라. 여섯째, 항상 용기와 의욕에 차서 보시를 행하라. 일곱째, 도중에 후회하는 마음없이 보시를 행하라. 여덟째, 계를 잘 지키는 사람에게만 편협하게 치우치는 일이 없이 보시를 행하라. 아홉째, 계를 벗한 사람에게도 경멸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자비롭게 보시를 행하라. 열번째, 과보를 바라지 말고 보시를 행하라. 이것을 열 가지 청정보시를 행하는 것이라고 설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보시에는 재시와 법시 그리고 무외시(無畏施)가 있다. 남에게 준다는 것은 한없이 축복된 일이요, 인간의 행동 중에서 가장 높은 차원의 행동이다. 그러나 준다는 것은 어려운일이다. 주는 데도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남에게 베풀 때에는 위에서 소개한 내용과 같이 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나와 남과의 관계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남편과 아내, 친구간, 주인과 종사자, 그리고 스님과 신도 등- 속에서 살아간다. 남과의 관계를 원만하고 따뜻하게 하고 하나가 되게하는 것이 보시이다. 오늘의 사회를 보다 훈훈하게 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 보시행이다. 왜 우리는 보시행을 실천해야 하는가? 불교에 있어서의 인간 관계의 사고방식은 이성 작용에 의한 자타의 입장의 전환을 기본으로 삼는다. 나에게 있어 자기가 더없이 소중하듯이, 남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자기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이 사실의 자각을 밑바탕으로 해서 보시의 당위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사랑스러운 것을 아는 사람은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천명을 훨씬 넘은 나이지만 지금도 인연있는 분들에게 많은 사랑과 은혜를 입고 살아간다. 내가 베풀기 보다는 받는 편이 더 많다. 그래서 나는 빚을 지고 사는 삶을 산다. 가끔 인연있는 분들에게 베풀지 못하는 무력함을 느낄 때마다 <대보적경>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깨우치곤 한다. 이 경의 가르침을 수지독송하면 할수록 맑은 감로수를 마시는 것과 같이 나의 정신적 갈등이 해소됨을 느낀다. 김선근/동국대 교수·인도철학
큰 법의 보배를 한 곳에 쌓았다는 뜻의 이 경은 결코 하나의 단독경이 아니라 중국의 보리유지(菩提流支)가 서북인도 초대를 받아 황제의 명을 받들어 많은 별개의 경들을 집성한 것으로서 일종의 혼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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