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스크랩] 50. 藥師經(약사경)

수선님 2019. 1. 13. 12:59


요즘 내가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건강한 삶에 대한 것이다. 마음의 건강, 몸의 건강… 주변에서 마음을 담는 몸이라는 그릇이 깨지거나 새고 있는 경우가 부쩍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머니의 병환은 오랫동안 하나의 화두로 자리잡을 것 같다. 전통적인 우리의 어머니들처럼 당신도 역시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적인 삶을 살아오셨다. 전혀 몸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어머니는 어느 한 곳도 성하신 데가 없다. 처음엔 절망적으로 변해가는 어머니 모습을 보며 자책도 많이 했고, 또 자신을 돌보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약사경(藥師經)>을 만나면서부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어머니가 나에게 깨우쳐주려 하신 것은 무엇일까’

 

<약사경>은 갖추어 말하면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이다. 경전의 제목은 경전의 전체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약사’는 세상의 의사가 몸 속의 병과 외상을 낫게 하는 데서 더 나아가, 마음의 삼독을 비롯한 모든 병고와 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역할을 뜻한다. ‘유리광’은 마치 유리가 속까지 환히 비추는 보배이듯 마음의 본체를 밝힐뿐 아니라 어둠을 없애주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본원공덕경>은 고뇌 속에 사는 중생들의 구제를 위해 그 약사여래께서 12가지 큰 발원을 하고 그 공덕을 설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12대원 중에서도 ‘미혹하고 수고로운 병을 앓다가 나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지혜와 제근을 갖추리라’(6대원), ‘빈궁, 고독, 실명으로 고뇌하는 중생들이 나의 이름을 부르면 심신의 안락을 얻게 되리라’(7대원), 또는 ‘한없는 재난과 근심걱정으로 받는 고통이 있으면 나의 복덕의 힘으로 일체의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리라’(10대원)는 구절들이 요즘 내게 살갑게 다가온다.
 
현존하는 <약사경>의 한역본은 수나라 달마급다의 <불설약사여래 본원경>(1권), 당나라 의성삼장의 <약사유리광질불본원공덕경>(2권)과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당나라 현장삼장이 번역한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1권) 3가지가 있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의 중심사상은 제목이 말해주듯 붓다를 중생의 마음과 병을 고쳐주는 의사로 비유해 구제하는 내용을 12가지 대원으로 설하고 그 공덕과 위신력을 문답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12대원을 살펴보면 1대원은 모든 중생이 자신과 같은 상호를 갖추는 것, 2대원은 중생들의 어두운 세계를 밝혀 주는 것, 3대원은 중생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과 소유가 부족함이 없도록 하는 것, 4대원은 중생들이 보리를 얻고 소승은 대승으로 돌아오는 일, 5대원은 중생들이 계율을 지키고 파계한 중생이라도 약사여래 명호를 부르면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된다는 내용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7대원 ‘중병실제’(衆病悉除)의 내용은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인 각종의 병을 다스려 준다는 약사여래의 역할이 잘 나타나 있다. 8대원은 여인이 남자가 되기를 원하면 남자가 될 것, 9대원은 악견을 버리고 정견에 돌아와 보리를 알게 될 것, 11대원은 굶주리고 목마른 고통 중에 약사여래 이름을 들으면 좋은 음식과 마음의 법미(法味)를 얻어 안락하게 될 것, 12대원은 가난과 헐벗게 되었을 때 좋은 옷과 장엄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단지 국어학이라는 전공에 필요한 <석보상절>과 <월인석보>의 배경 지식을 알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불교에 관한 관심은 88년 ‘경전읽기 모임’과 89년 송광사 여름 수련회에 참가하면서부터 본격화됐고 인도 여행을 통해 심화되었다. 서서히 나는 불교라는 뗏목에 몸을 싣게 되었고 지금까지 경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때의 인연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과정중에서 내 관심분야인 역경에 대한 공부를 하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선시대 우리 말로 쓰여진 경전들이 속속 번역되고 있고 나 또한 이 일에 평생 서원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정진원/홍익대 강사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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