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게

화엄경 사구게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수선님 2019. 2. 3. 10:54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체가 오직 마음으로 지어졌다.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만약 어떤 사람이 과거 현재 미래의 일체 부처님을 알고자 한다면

응당히 법계의 본성 일체가 오직 마음으로 지어졌음을 관찰하라
. - 〈화엄경〉

이글은 유명한 화엄경(華嚴經)의 사구게(四句偈)다. 사구게란 경전마다 그 경전의 사상을 집약해서 짧은 네 개의 구절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한권의 경전을 다 읽을 수 없는 경우를 생각해서 사구게에다 경전의 의미를 모두 담았기 때문에 사구게만 독송하고 사경하고 해설을 한다하더라도 그 공덕은 불가사의하다고 한다.

화엄경의 사구게란 곧 화엄경의 사상을 이 한 구절에 집약해서 표현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 글은 너무나도 널리 알려져서 누구나 다 아는 글이며 사찰에서는 이른 새벽에 예불을 위해서 종성(鐘聲)을 할 때도 외운다. 그리고 돌아가신 영혼들을 천도(薦度)하기 위해서 천도재를 지낼 때도 반드시 외우는 명구다. 설사 불자가 아니더라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이다.

유심(唯心)사상은 화엄경의 사상일 뿐만 아니라 불교의 대표적인 사상이다. 그리고 이 마음의 문제는 근본불교(根本佛敎), 대승불교(大乘佛敎), 선불교(禪佛敎)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중심에 서 있다. 불교는 마음을 제외하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특히 대승불교와 선불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어쩌면 오로지 이 마음 하나 이해시키려는 가르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이치와 마음의 속성을 잘 이해해야 불교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 마음을 깨달았다면 곧 불교를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부처님이 도를 깨달았다는 것도 실은 이 마음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한다.

마음의 이치 깨치면 부처님

불교사상 집약한 명쾌한 표현

왜 이 마음의 문제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나와 그리고 세상 모두를 자세히 관찰하면 일체를 이 마음이 만들었고 마음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주인은 마음이며 마음이 곧 모든 것이다. 모든 부처님은 이것을 깨달아서 부처님이 되셨고 모든 조사들도 이 이치를 깨달아 조사가 되었다. 앞으로의 모든 사람들도 이 마음의 이치를 깨달으면 곧 부처라고 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고 그 능력을 다하고 보람과 의미를 누리는 일도 곧 이 마음을 깨달았을 때에 가능한 것이다. 만약 이 마음의 도리를 모른다면 세속적인 입장에서 아무리 큰 공헌을 이루고 업적을 쌓았다 하더라도 무수한 제로(0)의 나열에 불과하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삶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반드시 이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불교의 법맥을 이어 온 역대 조사들 중에서 선의 거장 임제(臨濟, ?~867)스님을 탄생시킨 황벽산(黃蘗山) 단제(斷際, ?~850)선사는 전심법요(傳心法要)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모든 부처님과 일체중생들이 오직 이 한 마음뿐이다. 달리 다른 법이 없다. 이 마음은 무한한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새롭게 생긴 것도 아니며 소멸하는 것도 아니다. 푸른 것도 아니며 누른 것도 아니다. 이 마음은 형상도 없으며 또한 있고 없음에도 소속되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것이거나 옛 것이 아니며, 길거나 짧거나 하지 않으며, 크거나 작거나 하지 않다. 그래서 일체의 한계와 그 양과 이름과 이론과 자취와 상대적 현상을 모두 초월한 그 무엇이다. 굳이 말한다면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의 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마음은 곧 부처이기도 하고 중생이기도 하다. 생기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푸르기도 하고 누르기도 한다. 형상도 있고 없음에 속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이기도 하고 옛 것이기도 하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불가사의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을 알고 인생을 알고 불법을 알려면 먼저 마음을 알아야 한다. 마음을 아는 것은 모든 것의 처음이자 끝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이 말 하나만은 알아두자.


法泉當 悟惺沙門 合掌

 

 

 

 

 

 

 

 

행자실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dis834/1827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