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의식은 다른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구의식, 몽중의식, 독산의식, 정중의식, 광연의식 등이 그 이름들입니다. 이 이름들은 6의식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작용과 역할을 나누어 따로 이름 붙인 것이기도 합니다. 하나 하나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①오구의식
우선, 오구의식(五俱意識)이란, 우리 주위의 모든 대상을 관찰할 때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과 함께 작용하여 그 대상을 분별하고 의식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안식과 함께 일어나는 의식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대상을 볼 때, 단순히 보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온갖 분별심을 일으킵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예쁜 아가씨를 보았다고 칩시다.
그저 보고 스치는 것이 아니라 다리가 잘 빠졌다든가(現量, 自性分別), 미니스커트가 너무 짧다(自性分別), 한 번 데이트 해 보고 싶다, 내 여자친구보다 더 예쁘거나 혹은 못하다(比量), 저런 겉멋이 든 여자는 집안일에는 신경도 안 쓸 거야(非量, 計度分別) 하는 등의 상상을 하게 되고, 심지어는 저런 여인과 결혼을 해서 미래에 아이도 낳고, 오손도손 살면 얼마나 좋을까(隨念分別), 과거의 내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참 많이 닮았다(隨念分別)든가 하는 등 온갖 분별심을 머리 속에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마음의 작용은 안근(眼根) 단독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작용입니다. 이렇게 분별, 헤아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제6의식의 분별작용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귀로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나, 코로 냄새를 맡았을 때, 혀로 맛을 볼 때, 몸으로 어떤 대상을 감촉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각종의 분별작용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이렇듯 제6의식은 전오식과 함께 작용하여 각종의 분별작용을 일으킵니다. 그러므로 이 의식을 오구의식(五俱意識)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출처: 목탁소리 -법상스님-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