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원법사님(한국명상원)

[스크랩] 대념처경이란...묘원

수선님 2019. 2. 10. 12:56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경 >


우리가 알고 있는 금강경은 매우 훌륭한 경전으로 그 뜻이 뛰어나다. 그래서 경전을 보면 심오함이 느껴지고 그럴듯하다. 그런데 대념처경을 읽으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이 안에 감춰져있는 내용들은 씹을수록 맛이 난다. 금강경은 철학적으로는 그럴듯한데 실제로 어떻게 하라고 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how)가 없다.

그런데 이 대념처경에는 철저하게 어떻게 하라고 하는, 방법이 들어있다. 그래서 깊은 맛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모르고 살았다. 무엇(what)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현하는가 하는 실천방법에 대해서는 잘 몰랐고 또 지금도 모르고 산다. 이는 관념을 대상으로 하는 선정수행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비(慈悲)의 경우, 자비는 참 좋은 것이지만 그 자비를 어떻게 실현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그러나 대념처경에서는 계속해서 무엇을 어떻게 수행하라는 구체적인 실천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경전은 염처경(念處經, Satipattha-na sutta)이 있고 대념처경(大念處經, (Maha satipattha-na sutta)이 있다. 둘 다 동일한 내용이다. 그러나 대념처경에서는 법념처가 자세하게 설법되어 있다.

대념처경을 말하기 앞서, 수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단어인 빨리어 사띠(sati)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띠라는 말을 한문으로 염(念)이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이 단어에 대한 해석이 잘못되어 있었다. 사띠라는 말은 기억이라는 의미와 알아차림, 주시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역경학자들이 사띠를 한역하는 과정에서 기억이라는 뜻으로 번역하여 사띠가 가진 진정한 뜻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기억은 과거를 기억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고 현전하는 기억을 말하는 것으로 알아차리는 것을 기억해서 계속 알아차리는 것을 말한다. 이때의 사띠는 8정도의 정념(正念)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른 알아차림을 말한다.

알아차림을 한문으로는 관(觀)이라고 하는데 마음으로 본다는 뜻이다. 팔만사천 법문을 한마디로 줄이면 알아차림이라고 할 정도로 알아차림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염처경(念處經)을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경이라고 한다. 염처(念處)는, 알아차리는 장소인 몸, 느낌, 마음, 법의 4가지를 말하기 때문에 사념처(四念處)라고 한다. 그러므로 수행을 하는 대상은 몸, 느낌, 마음, 법(마음의 대상)에 국한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대념처경은 이상과 같이 4가지 대상을 알아차리는 경인데 여기서 말하는, 알아차리는 수행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마타 수행이며, 다른 하나는 위빠사나 수행이다. 사마타 수행은 관념을 대상으로 알아차리며 대상과 하나가 되어 알아차리는 근본집중을 한다. 그러나 위빠사나 수행은 실재를 알아차리며 대상을 분리해서 알아차린다. 사마타 수행은 관념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대상의 고유한 특성을 알아차리지 않는다. 그러나 위빠사나 수행은 실재를 알아차리기 때문에 대상의 고유한 특성을 알아차린다. 대상의 고유한 특성이란 몸과 마음에 있는 느낌이다.

초기경전에는 위빠사나란 용어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대념처경에서 말하는 꿰뚫어보는 방법이란 바로 위빠사나를 말한다. 빨리어 위빠사나는 위(vi, 분리해서)와 빠사나(passana-, 꿰뚫어보다)의 합성어이다. 즉, 분리해서 꿰뚫어보라는 것이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꿰뚫어보라는 것이다. 이미 말했지만 빨리어로 빠사나는 지속해서 본다[隨觀]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알아차림은 나무를 비벼서 불을 지피듯이 지속되어야 꿰뚫어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무엇을 꿰뚫어보는가? 3법인, 즉 무상, 고, 무아를 꿰뚫어 보아 통찰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빠사나라고 하면 상좌불교의 특별한 수행법이 아니고 수행방법 그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런 수행을 통해서 지혜를 얻는다. 그런데 지혜를 얻으려면 3법인을 통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수행법이 아니면 열반에 들어갈 수 없다고 이 책에서는 서술하고 있다. 수행은 사마타의 방법과 위빠사나의 방법이 있지만, 지혜를 통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위빠사나를 해야 한다는 것, 사마타를 앞서 했더라도 위빠사나를 거치지 않으면 3법인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출처 : 슬기롭고 온화하게
글쓴이 : 금강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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