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달음은 한 순간의 정신적 상태 >
그래서 우리들은 먼저 낮은 단계의 작은 지혜를 완성하여야 하는데 이 단계를 수다원이라고 한다. 수다원이나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은 똑같이 3법인의 지혜를 본다. 자, 그런데 이 낮은 단계의 지혜를 알고 나서 다음 단계로 가려면 일단, 수다원이 된 모든 능력을 그대로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나서 처음 수다원이 되기 위한 수행을 시작할 때와 똑 같은 자세로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 때 서원을 세운다. ‘나는 수다원을 얻었을 때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려고 한다.’고 서원하고 새로 수행을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거치는 과정이, 이미 수다원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쉬울 수도 있고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이미 나는 같은 것을 경험했다. 내가 수다원이다. 내가 깨달음을 어느 정도 얻었다. 3법인을 분명히 통찰했기 때문에 내가 수다원이다’ 하는 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더 어렵다.
그래서 수행의 길은 멀고 험하다는 것이다. 부처님 생전에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하고 외울 수 있었던 아난 존자는 수다원 밖에 되지 못하였다. 다른 사람은 다 아라한이 되었는데, 부처님이 입멸하신 뒤에 아라한이 되었다. 그래서 개달음이란 신통한 능력이 있다는 것, 많이 안다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깨달음은 직관으로 통찰하는 것이다. 성품을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깨달음은 한 순간의 정신적 상태일 뿐 가지고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라한은 가지고 간다. 그런데 우리들의 깨달음은 한 순간 알고 말았다가 다시 무지가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수다원의 깨달음과 사다함, 아나함의 깨달음이 다른 이유가 거기에 있다. 아라한이 되어야 완전히 대상의 본 성품을 꿰뚫어서 보게 되고 바로 관통해서 보기 때문에 더 이상 집착할 것이 없어진다.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3법인을 통찰해서 본다는 것이고, 깨달음의 결과로 집착이 끊어진다는 것이고, 집착이 끊어진 결과로, 열반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깨달음이다. 간혹 깨달음을 얻었다는 자가 있다. 물론 그 깨달음은 교파에 따라서 또는 생각에 따라서 다르게 정의될 수 있지만 적어도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은 바로 이것이다. 내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면 열반에 들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 진실과 다르다는 의미다. 전혀 아니다.
어떻게 다른가? 자,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깨달음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깨달았다고 할 것이 없다. 깨달음을 얻은 결과로 얻는 것이 열반인데, 열반은 이르기는 해도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깨달음을 얻은 자가 없다. 그런데 이렇게 들어갈 수 없는 길을 얻었다고 말할 수가 있는가? 이것이 열반의 특수성이다. 왜? 깨달음을 얻은 결과로 집착이 끊어져서 들어가는 열반의 상태는 인식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은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고, 인식할 수도 없다.
그러니까 깨달음을 얻은 자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경험한 자, 이른 자만이 말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러나 이른 것과 들어간 것은 증명할 수가 없다. 그래서 깨달음은 있어도 깨달음을 얻은 자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 깨달음은 무슨 라이센스가 아니기 때문에 얻었다라고 할 수도 없다. 또 깨달음의 실체는, 무아의 본성을 바로 보는 것이므로 내가 깨달았다고 할, 내가 없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다. 깨달음이라는 정신적 상태가 순간적으로 있었을 뿐 그것이 나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신적인 순간의 상태일 뿐이다. 이것이 깨달음이다. 이것이 깨달음의 상태다. 그래서 우리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왜? 완벽한 아라한의 깨달음이 아니면 그 순간, 그런 지혜에 들어 있다가 다시 나오면서 그 상태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다. 수다원이 돼서 유신견이 사라졌다면 한 번의 수다원의 상태에서 아만심이 없어져야 하는데 그것도 그 때, 그 순간뿐이다. 이르기는 해도 들어간 자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신적 상태인데, 정신적 상태는 매 순간 일어났다 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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