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 223. 모든 것은 인연화합으로 생긴 것이므로 자성이 없다.

수선님 2019. 2. 17. 12:22

[문]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모든 법의 갖가지 모습을 알며, 어떻게 모든 법의 한 모습을 아는가?

 

[답] 보살은 모든 법의 모습, 즉 유(有)의 모습을 관찰하나니,

이 유로 말미암아 모든 법에서 유의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하여 모든 것은 유이다.

 

[문] 무(無)의 법에서 어떻게 유의 마음이 생기는가?

  
[715 / 2071] 쪽
[답] 만일 무(無)라고 한다면 그것이 그대로가 유의 법이 된다.

또한 보살은 모든 법을 한 모습으로 관찰하나니, 이른바 무, 즉 없는 모습이다.

 

예컨대 소에는 양의 모습이 없고, 양에는 소의 모습이 없는 것과 같으니,

이러한 모든 법에는 다른 모습이 없다.

 

전에도 말하기를 “유로 인한 까닭에 유의 마음이 생긴다” 하였거니와

이 법은 유와는 다르고 다르기 때문에 마땅히 없어야 한다.

 

만일 유의 법에 소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면 양 또한 소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유의 법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다르다면 이러한 모든 것이 없는 것이어서 모두가 다 없어야 한다.

 

 

또한 보살은 모든 법이 하나인 것으로 관찰하고,

이 한 법으로 인하여 모든 법에 대해 하나라는 마음을 낸다.

 

모든 법은 제각기 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개의 하나가 합함으로써 둘이라고도 하고 셋이라고도 하나니,

하나는 진실이요, 둘과 셋은 거짓인 것이다.

 

또한 보살은 모든 법이 인하는 바가 있는 까닭에 있는 것이니,

마치 사람의 몸은 무상한 것이라고 관찰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왜냐하면 생멸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모든 법이 모두가 그러하나니, 인하는 바가 있는 까닭에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모든 법은 인한 바가 없는 까닭에 있는 것이니,

사람의 몸이 무상하게 생멸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생멸로 인하기 때문에 무상한 줄로 안다.

 

이 인(因)에도 다시 인이 있다.

그렇다면 다함이 없고, 다함이 없다면 인이 없는 것이다.

 

만일 이 인에 다시 또한 인이 없다면 이 무상의 인도 역시 인이 아닌 것이니,

이와 같이 해서 모든 것은 인이 없는 것이다.

 

 

또한 보살은 모든 법이 유상(有相)이어서 어떠한 법도 모습이 없는 것은 없다고 관찰한다.

 

예컨대

 

땅은 굳고 무거움이 모습이요,

물은 차고 습함이 모습이요,

불은 덥고 비춤이 모습이요,

바람은 가볍고 움직임이 모습이요,

허공은 용납해 받아들임이 모습이다.

 

분별해서 느끼고 아는 것은 의식의 모습이요,

이쪽과 저쪽은 방위의 모습이요,

오래거나 가까움은 시간의 모습이요,

흐리고 악한 마음으로 중생을 괴롭히는 것은 죄의 모습이요,

밝고 착한 마음으로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은 복의 모습이요,

모든 법에 집착되는 것은 속박의 모습이요,

모든 법에 집착되지 않는 것은 해탈의 모습이요,

현전(現前)에서 모든 법의 걸림 없음을 아는 것은 부처님의 모습이다.

  
[716 / 2071] 쪽
  
이렇듯 모든 것은 제각기 제 모습이 있다.

 

또한 보살은 모든 법이 모두 없는 모습이니,

이 모든 모습은 인연이 화합함으로써 생긴 것이어서 자성이 없기 때문에 없는 것이라고 관찰한다.

 

예컨대 땅은 모양․냄새․맛․닿임 등 네 가지가 화합하기 때문에 땅이라 부르는 것으로,

모양 하나만으로 땅이라 부르지 못하고, 냄새․맛․닿임만으로도 땅이라 부르지 못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모양만을 땅이라 한다면 나머지 세 가지는 땅이 아니어야 하고,

땅에는 냄새․맛․닿임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냄새․맛․닿임도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또한 네 가지 법이라면 어찌 한 법이 되며, 한 법이라면 어찌 네 가지 법이 되겠는가?

이런 까닭에 네 가지로써 땅이라 할 수도 없고, 다시 이 네 가지를 떠난 것을 땅이라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대지도론 223. 모든 것은 인연화합으로 생긴 것이므로 자성이 없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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