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 222. ★ 진정한 空, 진공(眞空)을 알라.

수선님 2019. 2. 10. 11:54

[문] 모든 법의 성품이 항상 스스로가 공하다면 참으로 공한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겠는가? 삿된 소견이란 죄도 복도 없다는 주장이니, 금생도 내생도 없다는 주장도 이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답] 죄도 복도 없다고 하는 사람은 금생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고 다만 내생이 없다고만 한다.

 

마치 초목의 종류가 저절로 나고 저절로 멸하는 것과 같아 사람이 태어나거나 혹은 사람을 죽이든 모두 현재에 머무를 뿐이요 후생이 없다 하면서 몸의 안팎에 있는 모든 것의 자상이 모두 공함을 관찰할 줄 모른다.

이것이 다르다.

또한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온갖 나쁜 짓을 많이 행하여 모든 착한 행을 끊거니와

공을 관하는 사람은 착한 법도 하려고 하지 않거늘 하물며 나쁜 짓을 하겠는가.

 

[문] 삿된 소견에 두 종류가 있으니, 인(因)과 과(果)를 모두 깨뜨리는 것과 과만 깨뜨리고 인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다. 그대가 말한 것은 과만 깨뜨리고 인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다. 인과 과를 모두 깨뜨린다 함은 인도 연도 없는 것이다. 죄도 복도 없다고 한다면 인을 깨뜨리는 것이요, 금생도 내생도 없고 죄와 복의 과보도 없다고 한다면 과를 깨뜨리는 것이다. 공을 관하는 사람은 모두가 공하다고 말하니, 죄와 복과 인과가 모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과 무엇이 다른가?

 

[답]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모든 법을 단멸시켜 공하게 하지만,

마하연을 닦는 사람은 모든 법의 참공[眞空]을 알아서 깨뜨리지도 않고 무너뜨리지도 않는다.

 

[문] 삿된 소견에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죄와 복의 과보는 깨뜨리되 죄와 복은 깨뜨리지 않고, 인연의 과보는 깨뜨리되 인연은 깨뜨리지 않고, 내생은 깨뜨리되 금생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죄와 복의 과보를 깨뜨리고, 죄와 복도 깨뜨리며, 인연의 과보를 깨뜨리고 인연의 인연도 깨뜨리며, 내생과 금생을 모두 깨뜨리되 온갖 법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다.
셋째는 온갖 법을 깨뜨려서 모두가 아무것도 없게 하는 것이다.
공을 관하는 사람들도 참공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니, 여기의 셋째 견해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답] 삿된 소견의 사람은 모든 법을 깨뜨려서 공하게 하거니와

공을 관하는 사람은 모든 법이 참공임을 알아서 깨뜨리지도 않고 무너뜨리지도 않는다.

 

또한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모든 법이 모두가 공하여 아무것도 없다 하면서도 모든 법의 공한 모습에 집착되어 희론을 거듭하거니와 공을 관하는 사람은 모든 법이 공한 줄을 알아서 모습에 집착되지도 않고 희론을 하지도 않는다.

  
[713 / 2071] 쪽
  

또한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입으로는 비록 모든 것이 공하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곳에서는 애착하는 마음을 내고,

화나는 곳에서는 화를 내고,

잘난 체할 곳에서는 교만한 생각을 내고,

어리석을 곳에서는 우치를 내어 스스로를 속인다.

 

불제자는 공한 마음을 확실히 알아서 모든 번뇌를 움직이지 않으며, 날 곳에서도 나지 않는다.

 

비유하건대 허공은 연기나 불이 능히 더럽히지 못하고, 큰 비도 능히 적시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이 갖가지 방법으로 공을 관함으로써 번뇌가 마음에 붙지 못한다.

 

또한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말하기를 “아무것도 없음[無所有]은 애착의 인연에 의해 나는 것이 아니지만 참공[眞空]이란 명칭은 애착의 인연에 의해 생긴다” 하니, 이것이 다른 짐이다.

 

4무량심 등 모든 청정한 법도 반연하는 경계가 진실치 않으므로 참공의 지혜와 동등할 수 없거늘 하물며 이러한 삿된 소견이 같을 수 있겠는가.

 

또한 이러한 견해를 삿된 소견이라 하고 참공의 견해는 바른 소견이라 하나니,

삿된 소견을 갖는 사람은 금생에는 악인이 되고 내생에는 지옥에 떨어지거니와

참공의 지혜를 수행한 사람은 금생에는 명예를 얻다가 내생에는 부처의 지위에 오른다.

 

비유하건대 마치 물과 불의 차이와도 같고, 감로(甘露)와 독약과도 같으며,

하늘 음식인 수타(須陀)와 썩은 똥과도 같다.

 

또한 참공에는 공공삼매(空空三味)가 있으나 삿된 소견의 공에는 비록 공이 있지만 공공삼매는 없다.

 

또한 참공을 관하는 사람은 전생부터 한량없이 보시․지계․선정을 닦아 그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모든 번뇌가 얇아진 뒤에야 참공을 얻거니와 삿된 소견에는 이런 일이 없다.

 

다만 기억하는 생각으로 분별하고 삿된 마음으로 공을 취하나니, 비유하건대 어느 시골사람이 애초부터 소금을 알지 못하다가 귀한 사람이 소금을 갖가지 고기와 채소에 넣어서 먹는 것을 보고 물었다.

  
[714 / 2071] 쪽
“왜 그렇게 하시오?”

 

귀인이 말했다.

“이 소금은 능히 모든 음식의 맛을 내게 한다.”

 

그러자 그 사람은 생각하기를 ‘이 소금이 능히 모든 물건을 맛나게 한다면 자체의 맛은 반드시 더 많을 것이다’ 하고는 문득 소금을 한줌 집어 입에 가득히 넣고 먹으려다 짠맛에 입을 상하고는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소금이 모든 음식의 맛을 내게 한다고 했는가?”

 

귀인이 대답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이것은 마땅히 분량을 잘 헤아려 섞어서 맛을 내야 하거늘 어찌하여 순전히 소금만 먹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공해탈문(空解脫門)의 법을 들으면

모든 공덕은 행하지 않고 오직 공만을 얻으려 하나니, 이것이 삿된 소견이다.

이는 곧 모든 선근을 끊는다.

 

이와 같은 이치들을 공문이라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세 가지 법문에 들어가면 불법의 이치를 알되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음을 아는 것이 반야바라밀의 힘이니, 모든 법에 걸림이 없을 것이다.

 

만일 반야바라밀의 법을 얻지 못하고는

아비담문에 들어가더라도 유(有)에 떨어지고,

공문에 들어가더라도 무(無)에 떨어지고,

곤륵문에 들어가더라도 유ㆍ무에 떨어진다.

 

또한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모든 법의 한 모습을 알면서도 역시 모든 법의 갖가지 모습도 알며, 모든 법의 갖가지 모습을 알면서도 역시 모든 법의 한 모습도 안다.

 

보살의 이러한 지혜를 반야바라밀이라 한다.

 

 

대지도론 222. ★ 진정한 空, 진공(眞空)을 알라.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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