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그렇다면 부처님께서는 어찌하여 세 가지 행, 곧 범행(梵行)과 천행(天行)과 성행(聖行)을 말씀하셨는가? |
[답] 행함이 없음을 행함으로 성행이라 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모든 성행에서는 세 가지 해탈문을 여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범행과 천행은 중생상(衆生相)을 취하는 까닭에 생기는 것이니, 행할 때에는 허물이 없으나 나중에는 모두 허물이 있다. |
또한 지금 진실을 구하나 모두가 허망하다. 만일 현성(賢聖)이라면 집착 없는 마음으로 이 두 가지 행을 행함으로 허물이 없다.
만일 이와 같이 행함이 없음을 행하면 아무것도 얻어 지는 것이 없고, 뒤바뀐 허망과 번뇌가 끝내 생기지 않나니, 허공과 같이 청정하기 때문이다. |
모든 법의 실상을 얻는다 함은 얻을 바 없음으로써 얻음을 삼나니,
무소득반야에서 말하기를 “색(色) 등의 법은 공하게 해서 공한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항상 저절로 공한 것이요, 색 등의 법은 지혜로써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얻을 바가 없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항상 저절로 얻을 바가 없다” 했다. |
그러므로 몇 가지 바라밀을 행하여야 반야바라밀을 얻느냐고 묻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세속을 따르기 때문에 행하라 말씀하셨지만, 제일의제는 아니다. |
[727 / 2071] 쪽 |
[문] 만일 얻을 바가 없다면 행할 바도 없거늘 수행자는 어떻게 구해야 하는가? |
[답] 얻을 바 없음에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세상에서 구하고자 하여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요, 둘째는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에서 결정적인 모습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
그러므로 얻을 바가 없다고 할지언정 복덕․지혜로 선근을 늘어나게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범부들이 세간의 법을 분별하기 때문에 얻는 바가 있는 것 같이, 모든 선근의 공덕도 그와 같아서 세간의 마음만을 따르기 때문에 얻을 바가 있다고 했을 뿐 부처님의 마음에는 얻는 바가 없다. |
이것이 반야바라밀의 정의를 간략히 말한 것이거니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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