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만약에 세간의 즐거움이 뒤바뀐 인연 때문에 괴롭다면 성인들의 선정은 무루의 즐거움을 내니, 마땅히 실다운 즐거움이어야 하리라. 왜냐하면 이 즐거움은 어리석은 뒤바뀜에서 생겨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것을 어찌 괴로움이라 하는가? |
[741 / 2071] 쪽 |
[답] 이것은 괴로움이 아니다. 부처님께서는 비록 무상한 것이 곧 괴로움이라 하셨지만, 유루의 법이기 때문에 괴롭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왜냐하면 범부들은 유루의 법에 대하여 마음이 집착하기 때문이다.
유루의 법은 무상하여 잃어지고 무너지는 까닭에 괴로움을 내거니와 무루의 법은 마음으로 집착할 수 없기에 비록 무상하더라도 근심․슬픔․괴로움․고뇌 등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괴로움이라 하지 않는다. |
또한 모든 번뇌[結使]가 부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무루의 즐거움이 곧 괴로움이라면, 부처님께서는 도제(道諦)를 따로 말씀하시지 않으셨으리니, 고제(苦諦)에 속하기 때문이다. |
[문] 두 가지의 즐거움이 있으니, 유루의 즐거움과 무루의 즐거움이다. 유루의 즐거움은 하천하고 추악하며, 무루의 즐거움은 높고 묘하다. 그런데 왜 하천한 즐거움에는 집착을 내면서 상묘한 즐거움에 대해서는 집착을 내지 않는가? 상묘한 즐거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집착을 내야 하나니, 마치 금․은 등 보물은 탐착도 더 무거우리니, 어찌 초목과 같으랴. |
[답] 무루의 즐거움은 높고 묘하며 지혜도 많다. 지혜가 많으므로 능히 이런 집착을 여읜다.
유루의 즐거움에는 애욕 등의 번뇌[結使]가 많으니, 애욕은 집착의 근본이 된다. 하지만 진실한 지혜로는 능히 여읠 수 있으니, 그러므로 집착되지 않는 것이다. |
또한 무루의 지혜는 항상 일체의 무상을 관찰하나니, 무상하다고 관찰하기 때문에 애욕 등 모든 번뇌를 내지 않는다.
비유하건대 양이 호랑이 곁에 있으면 아무리 좋은 풀과 맛있는 물을 얻더라도 살이 찌지 못하는 것과 같다. |
이와 마찬가지로 성인들 역시 비록 무루의 즐거움을 받으나 무상과 공을 관찰하기 때문에 염착의 때[脂]를 일으키지 않는다. |
또한 무루의 즐거움은 세 가지 삼매와 열여섯 가지 거룩한 행상[十六聖行]6)을 여의지 않으며, 항상 중생상(衆生相)이 없다.
만일 중생상이 있다면 집착하는 마음을 낼 것이다. 그러므로 무루의 즐거움이 비록 가장 묘하더라도 집착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
6) 범어로는 ṣodaṡa-ākāra. 열여섯 가지 행상으로 4제를 관찰하는 법을 말한다. 16행상(行相)이라고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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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갖가지 인연으로
- 세간의 즐거운 느낌을 괴롭다고 관찰하고, - 괴로운 느낌은 화살과 같다고 관찰하며, -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무상하여 무너지는 모습이라고 관찰한다. |
이와 같다면
- 즐거운 느낌에 대하여는 욕심의 집착을 내지 않고, - 괴로운 느낌에 대하여는 성냄을 일으키지 않고, -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하여는 우치를 일으키지 않게 된다.
이것이 수념처(受念處)이다. |
수행자는 생각하기를 ‘쾌락 때문에 몸을 탐내거니와 누가 이 즐거움을 느끼는가’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마음을 따라 느낀다는 것을 안다.
중생들의 마음은 사리분별을 못하고 뒤바뀐 까닭에 이 즐거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 마음은 무상하게 생멸하는 모습이어서 잠시도 머물지 않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자가 없다고 관찰해야 한다. |
사람들은 뒤바뀐 까닭에 즐거운 느낌을 얻는다고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처음에 욕망을 느끼려 할 때의 마음과 즐거움이 생길 때의 마음은 달라져서 각각 서로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마음이 즐거움을 느낀다고 하겠는가?
과거의 마음은 이미 사라졌으므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미래의 마음은 아직 생겨나지 않았으므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현재의 마음은 잠깐 머물렀다가 급히 지나가기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없다. |
대지도론 238. ★ 세가지 느낌을 관찰하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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