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이 일어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기 전에 가전연(迦?延)과 비라지자(毗羅?子)를 만났는데, 그들은 '이 몸이 죽은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것[斷滅]을 열반'이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비록 부처님을 만났으나 지금도 오히려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이 의심을 해결하여 불생멸의 이치를 확실하게 증명하겠습니까. 지금 이 대중 가운데 번뇌가 있는 이들도 모두 다 듣고 싶어 합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네 몸이 현존하니 이제 또 네게 물어보리라. 대왕의 그 육신은 금강처럼 견고하여 영원히 머물러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변하여 무너진다고 생각하는가."
왕이 말했다.
"저는 지금 이 몸이 끝내 변하여 무너진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대는 이전에 몸이 멸한 적이 없는데 어째서 멸할 줄 아는가."
왕이 말했다.
"저의 이 무상(無常)하게 변하여 무너지는 몸이 비록 이전에 멸한 적은 없으나, 생각마다 옮기고 달라져서 계속 새롭게 변하여 멈추지 않고, 불에 타는 땔감이 재가 되듯이 점점 스러져 사라지며 쉬지 않고 스러져 없어지는 것을 보니, 이 몸은 앞으로 결코 멸하여 사라질 줄 압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대왕이여, 그대는 이제 나이가 들어 이미 쇠약한 늙은이가 되었는데, 얼굴 모습은 동자 때와 얼마나 다른가."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예전에 제가 어렸을 때는 피부와 살갗이 부드럽고 윤택하였으며, 더 자랐을 때는 혈기가 왕성하여 힘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무너진 나이로 거의 쇠약한 상늙은이[衰?]가 다 되었으니, 형색은 말라서 초췌하고 정신은 멍하여 혼미하며, 머리는 하얗고 얼굴은 쭈그러져 얼마 살지 못하고 죽을 텐데, 어떻게 혈기 충만한 젊은 시절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몸과 얼굴은 한꺼번에 쇠약하지 않았으리라."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변하여 달라진 모양이 가만히 옮겼으니, 저는 참으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세월[寒暑]의 옮겨 흐름과 함께 점점 이렇게 늙어버렸습니다. 그 까닭은 제 나이 스무 살 때는 비록 젊은 나이라고 하나, 얼굴 모습은 이미 이전 열 살 때보다 늙었으며, 서른 살 때는 스무 살보다 늙었으며, 지금의 예순두 해를 보낸 나이로 쉰 살 때를 돌아보면, 쉰 살 때가 훨씬 건장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가만히 옮겨온 일을 대강 보고, 비록 이렇게 폭삭 늙었다고 하였으나, 그 동안 흘러 바뀌어 온 기간을 그저 10년씩 잡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세히 생각해 본다면 그 변함이 어찌 10년 20년뿐이겠습니까, 실은 해마다 변했습니다. 어찌 오직 해마다 변할 뿐이겠습니까, 실은 달과 함께 변해왔습니다. 어찌 단지 달마다 변할 뿐이겠습니까, 실은 날과 함께 변해왔습니다. 좀더 세밀하게 곰곰이 살펴보면, 찰나마다 생각마다 변하여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몸이 마침내 변하여 없어질 줄 압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대는 '변화하고 옮기고 바뀜이 멈추지 않음을 보고 그 몸이 끝내 멸할 줄 안다'고 했는데,
그대는 멸할 때에도 몸 가운데 멸하지 않는 이치가 있는 줄을 아는가."
바사닉왕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참으로 그 이치를 모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불생멸의 성품을 보여주리라.
대왕이여, 그대는 몇 살 때 처음으로 항하의 강물을 보았는가."
왕이 말했다.
"제 나이 세 살 되던 해에 어머니가 나를 데리고 기바천(耆婆天) 사당(祠堂)을 참배[謁]할 때, 이 강물을 건너면서 바로 항하의 강물인 줄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말하기를 '스무 살 때는 열 살 때보다 늙었고, 내지 예순 살은 쉰 살보다 늙었으며, 또 해마다 달마다 날마다 때마다 찰나마다 생각마다 옮기고 변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대가 처음 세 살 때 본 이 강물을 열세 살이 되어 본 그 강물에 비하면 어떻게 다른가."
왕이 말했다.
"세 살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으며, 금년 예순 두 살이 되어도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스스로 하얀 머리와 쭈그러진 얼굴을 서럽게 여기고 있으며,
그대의 얼굴도 분명 동자 때보다 훨씬 쭈그러졌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강물을 보는 정기와 예전의 동자 때 강물을 보는 정기에도 따로 동자와 늙은이가 있겠는가."
왕이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대의 얼굴은 비록 쭈그러졌을지라도, 이 보는 정기의 성품은 일찍이 쭈그러진 적이 없었느니라.
쭈그러지는 것은 변할지라도 쭈그러지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느니라.
변하는 것은 변하여 없어질지라도 저 변하지 않는 것은 본래 생멸이 없는데,
어째서 그대는 그 속에 생사를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저 말가리(末伽梨)들의 '이 몸이 죽은 뒤에 아무것도 없다'는 주장을 끌어들이는가."
왕은 이 말씀을 듣고 이 몸이 죽은 뒤에 이 생을 버리고 다음 생에 태어난다는 이치를 확실하게 알고,
대중들과 함께 이전에 들어 본적이 없는 법을 얻고 뛸 듯이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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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가리는 외도지요.
몸이 죽고나서는 아무것도 없다는 설을 믿는 종파..
반야심경에 나오지요.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심무가외, 무가외고, 무유공포....
해탈을 하던, 윤회를 하던 절대 소멸되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고 말씀하시자..
행복해하면서 떠나는 왕의 모습입니다.
영원히 안죽는거지요.
불교에서는 윤회를 얘기하는데.. 다시 또 태어난다는 뜻 입니다.
결국은 안죽었다는 얘기지요.
본체는 안죽었다는 뜻 입니다.
몸인 물질만 사라졌다는 얘기지요.
윤회를 하건 해탈을 하건, 본질 자체는 전혀 변화가 없겠지요.
능엄경 : 불생불멸의 이치(진여불성)가 있는 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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