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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28권 |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
36. 청법품(聽法品) |
[ 1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수시(隨時)로 설법을 들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으니, 수시로 받들어 가지며 차례를 잃지 말라.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것을 듣게 되고, 이미 들었던 것은 외우게 되며, 소견이 삿된 데로 기울지 않고, 의심이 없어지며, 심오한 이치를 곧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수시로 설법을 들으면 이런 다섯 가지 공덕이 있느니라.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방편을 구해 수시로 설법을 들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2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욕실(浴室)을 지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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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첫째는 풍기(風氣)를 없애고, 둘째는 병(病)이 나으며, 셋째는 때를 없애고, 넷째는 몸이 가뿐해지며, 다섯째는 살결이 뽀얘진다. |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욕실을 지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만일 이 다섯 가지 공덕을 구하는 사부대중이 있거든 방편을 써서 욕실을 짓도록 권유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3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사람들에게 양지(楊枝)1)를 보시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첫째는 풍기를 없애고, 둘째는 가래침을 없애며, 셋째는 생장(生藏)에 소화가 잘 되고, 넷째는 입에서 냄새가 나지 않으며, 다섯 째는 눈이 맑아진다." |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사람들에게 양지를 보시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만일 선남자(善男子)나 선여인(善女人)이 이 다섯 가지 공덕을 구한다면 마땅히 양지 보시할 생각을 하도록 하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4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1) 팔리어로는 danta-ka ha이고 치목(齒木)이라고도 하며 이를 닦을 때 썼던 작은 나뭇가지를 말한다. 인도에서는 사람을 초청하면 먼저 치목과 향수를 내놓아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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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백정이 그 재업(財業)으로 뒤에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았느냐?" |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훌륭하구나! 비구들아, 나도 또한 백정이 소 따위를 잡는 일이나 해 가지고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게 되었다는 말은 보지도 못했고 듣지도 못했다. 왜냐 하면 나도 또한 백정이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그럴 이치가 없기 때문이니라. 어떠냐? 비구들아, 너희들은 양을 잡거나 돼지를 잡거나 혹은 사슴을 잡는 사람이 그런 악행을 저지른 뒤에 벌어들인 재물로 뒤에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게 된 것을 보았느냐?" |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훌륭하다, 비구들아. 나도 또한 백정이 살아있는 동물을 죽여서 번 돈으로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게 되었다는 말은 보지도 못했고 듣지도 못했다. 그럴 이치가 없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너희들이 만일 수레나 말을 타고 다니는 백정을 보았다면 그것은 전생(前生)의 덕이 있어서이지 금생(今生)의 복은 아니니라. 그것은 다 전생에 이미 지었던 행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너희들이 만일 양을 잡는 사람이 수레나 말을 타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것은 그 사람이 전생에 복을 심었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그들 모두 살생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
왜냐 하면, 만일 어떤 사람이 악한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살생하기를 좋아해서 지옥에 갈 죄를 심었다면, 혹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목숨이 매우 짧을 것이다. 또 만일 어떤 사람이 도둑질하기를 좋아하여 지옥에 갈 죄를 심었다면 마치 저 백정처럼 천한 것을 취하고 귀한 것을 팔면서 세상사람들을 속이고 바른 법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저 백정도 그와 같아서 살생하는 마음 때문에 그런 죄를 짓고는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지 못할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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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일체 중생들에 대해 자애로운 마음을 내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5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큼 주 짧은 시간에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석제환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
"여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반드시 다섯 가지 일을 하십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법륜(法輪)을 굴리는 일, 부모를 제도하는 일, 믿음이 없는 이를 믿음의 땅에 서게 하는 일, 보살의 마음을 내지 않은 이들에게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일, 그 사이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와 아무 부처가 될 것이라고 수기(授記)하시는 일입니다. 이 다섯 가지 인연(因緣)은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어느 부처님이시든 다 반드시 하시는 일입니다. 지금 여래의 어머니께서 삼십삼천에 계시면서 법을 듣고 싶어하시는데, 지금 여래께서 염부리(閻浮里)에 계시면서 사부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또 국왕과 백성들이 모두 찾아와 구름처럼 모여들었습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삼십삼천으로 가셔서 어머님께 설법해 주소서." |
세존께서는 잠자코 청을 받아주셨다. 그 때 난다(難陀)용왕과 우반난다(優槃難陀) 용왕2)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저 까까머리 사문들이 우리 위를 날아간다. 방편을 써서 허공을 날지 못하 |
2) 팔리어로는 Nanda와 Upananda이고 각기 환희(歡喜)와 현희(賢喜)로 한역하며, 8대용왕들 중의 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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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하자.' |
이 때 용왕은 곧 화를 내며 거대한 화염의 폭풍을 뿜어 염부리 안을 맹렬히 불태웠다.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이 염부리에 웬 일로 이런 불이 일어났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두 용왕이 '저 까까머리 사문들이 늘 우리 위를 날아다닌다. 우리가 저들을 제지해서 허공을 날지 못하게 하자'고 생각하고는, 곧 화를 내며 이런 불을 뿜어내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런 변괴가 일어난 것이니라." |
그 때 대가섭(大迦葉)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
"제가 지금 당장 가서 저들과 싸우겠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저 두 용왕은 매우 흉악(兇惡)하여 교화시키기 어렵다. 그대는 자리에 앉아라." |
그 때 존자 아나율(阿那律)이 곧 자리에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
"제가 지금 당장 가서 저 악룡(惡龍)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저 두 악룡은 너무도 사나워서 교화시키기 어렵다. 그대는 자리에 앉아라." |
그 때 존자 이월(離越)·존자 가전연(迦旃延)·존자 수보리(須菩提)·존자 우다이(優陀夷)·존자 바갈(婆竭)이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
"제가 지금 당장 가서 저 악룡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저 두 악룡은 매우 흉악하여 교화시키기가 어렵다. 그대들은 자리에 앉아라." |
그 때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제가 저들에게 가서 악룡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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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 용왕은 너무도 흉악해서 항복 받기 어렵다. 그대는 지금 어떻게 저들을 교화하려는가?" |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제가 우선 저들에게 가서 먼저 아주 큰 향상으로 변화해 저 용들에게 겁을 주고, 그 다음엔 다시 아주 작은 형상으로 변화하고, 그런 연후에 다시 평상시의 모습을 보여 저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훌륭하구나. 목련아, 그대라면 저 악룡들을 항복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목련아, 마음을 굳게 가지고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왜냐 하면 저 용들은 흉악하여 너를 괴롭힐 준비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니라." |
이 때 목련은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팔을 굽혔다 펴는 시간처럼 아주 짧은 시간에 그곳에서 사라져 수미산(須彌山) 꼭대기로 갔다. 그 때 난다 용왕과 우반난다 용왕은 수미산을 일곱 겹으로 에워싸고 잔뜩 성을 내며 큰 불을 뿜고 있었다. 그 때 목련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숨기고 열네 개의 머리를 가진 큰 용왕으로 변화하여 수미산을 열네 겹으로 에워싸고 큰 불을 뿜어내며 두 용왕 위에 머물러 있었다. 난다와 우반난다 용왕은 열네 개의 머리를 가진 큰 용왕을 보자 곧 매우 두려워하며 저희끼리 수군거렸다. |
"우리들은 오늘 저 용왕의 위력을 시험해 우리를 이길 수 있나 알아보자." |
그 때 난다 용왕과 우반난다 용왕은 꼬리로 바다를 쳐서 삼십삼천까지 물이 튀게 하였건만, 정작 목련의 몸에는 묻게 하지 못하였다. 그 때 존자 대목련이 다시 꼬리로 바닷물을 치자 물은 범가이천(梵迦夷天)까지 치솟았고 아울러 두 용왕의 몸에도 쏟아 부었다. 두 용왕은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물을 삼십삼천까지 튀게 하였다. 그런데 저 큰 용왕은 우리보다 더 위의 하늘까지 올라가게 한다. 또 우리는 머리가 일곱 개인데 저 용왕은 열 네 개의 머리를 가졌다. 우리는 수미산을 일곱 겹으로 에워쌌는데 저 용왕은 열네 겹으로 에워쌌다. 이제 우리 두 용왕은 힘을 합쳐 함께 싸우자." |
이 때 두 용왕은 잔뜩 성을 내며 뇌성과 번개와 벽력을 치면서 큰 화염(火焰)을 뿜었다. 존자 대목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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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용들이 불과 벽력으로 싸우는데 만일 나까지 불과 벽력으로 싸운다면 저 염부리 사람들을 비롯한 삼십삼천이 다 화(禍)를 입을 것이다. 나는 이제 아주 작은 형상으로 변화해 저들과 싸우리라.' |
목련은 곧 아주 작은 몸으로 변화하여 용의 입으로 들어갔다가 용의 코로 나오고 코로 들어갔다가 귀로 나왔으며, 다시 귀로 들어갔다가 눈으로 나오고 눈에서 나와서는 눈썹 위로 기어다녔다. 그 때 두 용왕은 매우 두려워하며 이렇게 생각하였다. |
'이 큰 용왕은 너무도 위력이 세어 입으로 들어갔다가 코로 나오고 코로 들어갔다가 눈으로 나올 수가 있구나. 우리는 오늘 진정으로 졌다. 우리 용의 종류에는 알에서 태어나는 것, 태에서 태어나는 것, 습한 곳에서 태어나는 것, 변화로 태어나는 것 등 네 가지 종류가 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우리보다 나은 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제 저 왕의 위력이 이와 같으니 감히 싸워이길 수가 없구나. 이제 우리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
이런 생각을 한 그들은 겁이 나서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 |
그 때 목련은 용왕이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다시 그 모습을 숨기고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와 용왕의 속눈썹 위를 걸어다녔다. 그러자 두 용왕은 대목련을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
"이 사람은 목련이라는 사문이다. 용왕이 아니었구나.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뛰어나며, 큰 위력을 가지고 있어 우리와 싸울 수 있었구나." |
그 때 두 용왕이 목련에게 말하였다. |
"존자께서는 왜 저희들을 이처럼 괴롭히십니까? 무슨 훈계할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
목련이 대답하였다. |
"너희들은 지난날 '왜 까까머리 사문들이 항상 우리 위로 날아다니고 있으니, 우리가 지금 저들을 제어하자'고 하는 그런 생각을 하였느냐?" |
용왕들이 대답하였다. |
"그렇습니다, 목련이시여." |
목련이 말하였다. |
"용왕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수미산은 모든 하늘들의 길이지 너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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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만이 사는 곳이 아니다." |
용왕들이 대답하였다. |
"부디 용서하시고 너무 꾸짖지 마소서. 지금부터 다시는 감히 괴롭히지 않고 나쁘고 어지러운 생각들을 내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제자로 삼아 주소서." |
목련이 말하였다. |
"너희들은 내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분께 너희들도 귀의하라." |
용왕들이 목련에게 말하였다. |
"저희들은 지금 여래께 귀의합니다." |
목련이 말하였다. |
"너희들이 이 수미산을 의지하고서는 세존께 귀의할 수가 없다. 이제 나와 함께 사위성으로 가면 귀의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래서 목련은 두 용왕을 데리고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 수미산에서 사위성으로 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설법을 하고 계셨다. 이 때 목련이 두 용왕에게 말하였다. |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금 세존께서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니 너희들 용의 모습으로는 세존께 갈 수 없다." |
용왕들이 말하였다. |
"그렇습니다, 목련이시여." |
용왕들은 용의 모습을 숨기고 사람의 모양으로 변화하였는데,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았으며 얼굴은 단정한 것이 복숭아꽃 빛과 같았다. 그 때 목련이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 두 용왕에게 말하였다. |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앞으로 나가거라." |
용왕들은 목련의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
"저희 두 족성자(族姓子)는 한 사람은 이름이 난다(難陀)이고 한 사람은 이름이 우반난다(優槃難陀)라고 합니다. 지금 여래께 귀의하여 5계(戒)를 받들어 가지겠사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우바새가 되도록 허락하소서. 목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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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마칠 때까지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습니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손가락을 퉁겨 허락하셨다. 두 용왕은 본 자리로 돌아가 앉아 법을 들으려고 하였다. |
그 때 파사닉왕(波斯匿王)이 '무슨 인연으로 이 염부리(閻浮利)에 이처럼 연기와 불꽃이 일어나는 걸까' 하고 생각하고는 곧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사위성을 나와 세존께 나아갔다. 사람들은 멀리서 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면서 말하였다. |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여기 앉으소서." |
그러나 두 용왕은 잠자코 있으면서 일어나지 않았다. 파사닉왕은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대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해 주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지금 물으십시오." |
파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무슨 인연으로 이 염부리에 이처럼 연기와 불꽃이 일어나는 것입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이것은 난다와 우반난다 용왕이 일으킨 것입니다. 그러나 대왕께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는 연기와 불꽃이 일어나는 변란이 없을 것입니다." |
이 때 파사닉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지금 이 나라의 대왕으로서 인민들의 존경을 받고 이름이 사방에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저 두 사람은 어디서 왔기에 내가 오는 것을 보고도 일어나 맞이하지 않는가? 만일 내 나라 사람이라면 잡아서 가둘 것이요, 다른 나라에서 왔다면 잡아서 죽이리라.' |
용왕들은 파사닉왕의 마음 속 생각을 알고 곧 화가 났다. 용왕들은 그 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
'우리는 이 왕에게 아무 잘못도 없다. 그런데도 오히려 우리를 해치려 하는구나. 기어코 이 나라 왕과 가이국(迦夷國)3) 사람들을 모두 잡아죽이리라.' |
3) 팔리어로는 K si라고 한다. 가시(迦尸)라고도 하며, 광(光)·노위(蘆葦)로 한역한다. 당시 16국 중의 하나로 중인도에 있었던 나라이다. 파사닉왕이 누이를 시집보내며 나누어주었던 봉지였으나 후에 누이가 불운하게 죽자 파사닉왕이 다시 몰수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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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바로 물러나 떠나갔는데 기원(祇洹)숲에서 얼마 안 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그 때 파사닉왕은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곧 세존께 아뢰었다. |
"나라 일이 너무 많아 궁중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형편대로 하십시오." |
파사닉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리고는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
"아까 그 두 사람이 어느 길로 갔느냐? 빨리 가서 그들을 잡아오너라." |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즉시 달려가 찾아보았으나 간 곳을 알 수 없어 궁중으로 돌아갔다. 그 때 난다 용왕과 우반난다 용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우리는 그 왕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를 잡아 헤치려고 하는구나. 우리는 저 나라 백성들을 남김없이 다 죽이리라.' |
그러나 용왕들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저 나라 백성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사위성 백성들을 죽이리라.' |
그러다가 다시 생각하였다. |
'사위국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왕궁의 관리들만 모조리 잡아죽이리라.' |
그 때 세존께서 용왕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저 파사닉왕을 구하도록 하라. 난다 용왕과 우반난다 용왕이 해치지 못하도록 하라." |
목련이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목련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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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왕궁 위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모습을 감추었다. 그 때 두 용왕은 뇌성을 울리고 벽력을 치며 사나운 비바람을 뿌려대면서 왕궁 위에 있었다. 혹은 기왓장이나 돌을 퍼붓기도 하고 혹은 칼을 퍼붓기도 했는데 그것들은 땅에 닿기도 전에 우발(優鉢)연꽃으로 변해 허공에 떠 있었다. 용왕들은 더욱 화가 치밀어 크고 높은 산을 궁전 위로 던졌다. 그러자 목련은 다시 그것을 갖가지 음식으로 변화시켰다. 용왕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온갖 칼을 퍼부었다. |
그 때 목련은 다시 그것을 아주 예쁜 옷들로 변화시켰다. 용왕은 더욱 화가 치밀어 다시 파사닉왕의 궁전 위로 조약돌을 퍼부었지만 그것들은 땅에 닿기도 전에 7보로 변화하였다. |
그 때 파사닉왕은 궁중에 내리는 7보들을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이 염부리에 나보다 더 덕이 있는 사람은 여래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 왜냐 하면 우리 집에서는 벼 한 포기를 심으면 그것이 자라 한 섬의 쌀을 거두게 하고, 밥을 지어 감자장(甘蔗漿)에 찍어 먹으면 너무도 향기롭고 맛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또 궁전 위에서 7보가 비처럼 쏟아지니, 내가 곧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된단 말인가?' |
그 때 파사닉왕은 많은 채녀(婇女 : 시녀)들을 거느리고 그 7보를 거두고 있었다. 그 때 두 용왕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
"지금 이게 무슨 의미인가? 우리들이 여기 올 때에는 파사닉왕을 죽이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런데 오늘 이렇게 변화하고 심지어는 여기에 온갖 힘을 다 써 보았지만 저 파사닉왕의 털끝 하나 움직일 수 없구나." |
그 때 용왕들은 대목건련이 궁전 위에 바른 몸과 바른 마음으로 조금도 기울어짐이 없이 가부좌하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선 '이는 분명 저 대목련께서 부리신 조화일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 때 두 용왕은 목련을 보고나서 이내 물러나 떠나갔다. 그 때 목련은 용왕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는 다시 신통을 거두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
그 때 파사닉왕은 '지금 이 갖가지 음식은 내가 먼저 먹을 것이 아니라 여래께 바친 뒤에 먹어야 하리라' 하고 생각하였다. 파사닉왕은 곧 보배와 갖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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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음식을 수레에 싣고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
"이것은 아까 하늘이 내린 7보와 갖가지 음식입니다. 원컨대 받아주소서." |
그 때 대목건련은 여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이제 이 7보와 갖가지 음식을 저 대목련에게 주십시오. 왜냐 하면 왕께선 목련의 은혜를 입어 성현의 땅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파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무슨 인연으로 제에게 다시 살아났다고 말씀하십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대는 아침에 내가 있는 곳으로 와 법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까? 그 때 어떤 두 사람도 찾아와 법을 듣고 있었고, 왕은 그들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
'나는 이 나라에서 가장 세력이 있고 높아 사람들의 공경을 받는다. 그런데 저 두 사람은 어디서 왔기에 나를 보고도 일어나 맞이하지 않는가?'" |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정말 그랬습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들은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난다 용왕과 우반난다 용왕이었습니다. 그들은 왕의 뜻을 알고 저희끼리 말하였습니다. |
'우리는 이 사람들과 저 왕에게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도리어 우리를 해치려고 하는 걸까? 반드시 방편으로써 이 나라를 없애버리리라.' |
나는 곧 용왕들이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목련에게 '지금 저 파사닉왕을 구해 용들이 해치지 못하도록 하라'고 명령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내 분부를 받고 궁전 위에서 모습을 숨겨 나타나지 않고 그런 변화를 부렸던 것입니다. 그 때 용왕들은 버럭 화를 내며 조약돌을 궁전 위에 퍼부었지만 그것들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모두 7보·옷· 음식으로 변화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런 인연으로 대왕께선 오늘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
그 때 파사닉왕은 곧 두려운 생각이 들어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는 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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릎걸음으로 세존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께서 너무도 돈독한 은혜를 베풀어주시어 제가 생명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
다시 목련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아뢰었다. |
"존자의 은혜를 입어 생명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
그 때 국왕은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
존자께선 그 수명 무궁하시고 |
언제나 그 목숨 보호하소서. |
괴롭고 궁(窮)한 재앙 물리쳐주시니 |
존자의 은혜로 어려움 벗어났다오. |
그 때 파사닉왕은 천상의 향과 꽃을 여래의 몸에 흩뿌리며 말하였다. |
"저는 이제 이 7보를 거룩하신 세 분께 바치나이다. 원컨대 받아주소서." |
그는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고는 곧 물러나 떠나갔다. 그 때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
'이 사부대중들은 게으름이 많아 모두들 법을 듣지 않고, 또 방편을 구해 몸으로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으며, 또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고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제 이 사부대중으로 하여금 법을 간절히 우러르게 하리라.' |
그래서 세존께서는 사부대중에게 알리지도 않고 또 시자(侍者)도 데리고 가지 않고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 기환(祇桓)숲에서 사라져 삼십삼천으로 가셨다. |
그 때 석제환인은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 여러 하늘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아와 세존을 맞이하고,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앉으시기를 청하면서 말하였다. |
"잘 오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오랫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
이 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
'나는 이제 신통의 힘으로 내 몸을 숨겨 저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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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있는지 보지 못하게 하리라.' |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
'나는 이제 이 삼십삼천에서 몸을 변화시켜 극히 넓고 크게 하리라.' |
그 때 천상의 선법강당(善法講堂)에는 가로 세로가 1유순이나 되는 금 돌이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 그 돌 위에 가부좌하고 앉으시자 그 돌이 꽉 찼다. 그 때 여래의 어머니이신 마야 부인께서 여러 천녀(天女)들을 거느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이렇게 말하였다. |
"뵙지 못한지 너무 오래인데 이제 이렇게 이곳으로 와주셨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뵙기를 간절히 바랬더니 부처님께서 오늘 이렇게 오셨군요." |
마야 부인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았다. 석제환인(釋提桓因)도 여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고, 삼십삼천도 여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모든 하늘들은 세존께서 그곳에 계시며 하늘 무리는 불어나고 아수륜 무리는 줄어들게 하시는 것을 보았다. |
그 때 세존께서는 그 하늘 무리들을 위해 미묘한 논(論)을 차근차근 말씀하셨으니, 그 때 설하신 논은 보시에 대한 논[施論] 계율에 대한 논[戒論]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生天論]이었으며, 또 '탐욕은 깨끗지 못한 생각이고 음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다'라고 말씀하셨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찾아온 여러 대중들과 하늘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긴 것을 보시고, 모든 불세존(佛世尊)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괴로움의 발생·괴로움의 소멸·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모든 하늘들에게 자세히 설명하셨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또 18억 천녀들은 도의 자취를 보았고, 3만 6천 하늘들은 법안이 깨끗해졌다. 이 때 여래의 어머니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여래의 발에 예배하고 궁중으로 도로 들어갔다. |
그 때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지금 어떤 음식을 여래께 올려야합니까? 인간의 음식입니까, 자연으로 된 천상의 음식입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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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음식이 여래의 식사가 될 수 있다. 왜냐 하면 나는 인간 세계에서 태어나 인간 세계에서 자랐으며 인간 세계에서 부처가 되었기 때문이니라." |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이 때 석제환인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
"천상의 시간에 맞추어야 합니까, 인간의 시간에 맞추어야 합니까?" |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
"인간의 시간에 맞추어라."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그 때 석제환인은 곧 인간의 음식을 인간의 시간에 맞추어 여래께 공양하였다. 그 때 삼십삼천은 저희들끼리 이렇게 말하였다. |
"우리는 오늘 여래께서 온종일 공양하시는 것만 본다." |
이 때 세존께서는 '나는 지금 이와 같은 삼매에 들어 저 하늘들을 오게 하고 싶으면 곧 오게 하고, 물러가게 하고 싶으면 곧 물러가게 하리라'고 생각하셨다. 세존께서는 이 삼매에 들어 때를 맞춰 그 하늘들을 오고 물러가게 하셨다. 그 때 인간 세상의 사부대중들은 오랫동안 여래를 뵙지 못하자 아난에게 가서 물었다. |
"여래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간절히 뵙고 싶습니다." |
아난이 대답하였다. |
"나도 여래께서 어디 계신지 모르오." |
이 때 파사닉왕과 우전왕(優塡王)도 아난에게 와서 물었다. |
"여래께서는 지금 도대체 어디 계십니까?" |
아난이 대답하였다. |
"대왕이시여, 저도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 모릅니다." |
두 왕은 여래를 그리워하다가 결국 병이 났다. |
그러자 많은 신하들이 우전왕에게 아뢰었다. |
"지금 무슨 병에 걸리셨습니까?" |
왕이 대답하였다. |
"나는 지금 근심으로 병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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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하들이 말하였다. |
"어떤 근심으로 병이 들었습니까?" |
그 왕이 대답하였다. |
"여래를 뵙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여래를 뵙지 못한다면 곧 죽을 것이다." |
신하들은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
'어떤 방법을 써야 우전왕께서 돌아가시지 않으실까? 우리 이제 여래의 형상을 만들자.' |
그 때 신하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
"저희들이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그러면 공경하고 섬기며 예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왕은 이 말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
"훌륭하구나. 그대들의 말이 참으로 미묘하구나." |
신하들이 아뢰었다. |
"어떤 보배로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오리까?" |
그 때 왕은 곧 온 나라 안의 뛰어난 조각가들에게 명령하였다. |
"내가 지금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고자 하노라." |
소씨 좋은 장인(匠人)이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
그 때 우전왕은 곧 우두전단(牛頭栴檀)4) 나무로 높이 다섯 자 되는 여래상을 만들었다. 그 때 파사닉왕은 우전왕이 높이 다섯 자 되는 여래상을 만들어 공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파사닉왕도 온 나라 안의 뛰어난 조각가를 불러 명령하였다. |
"내가 지금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고자 한다. 너희들은 즉시 준비하라." |
이 때 파사닉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어떤 보배로 여래의 형상을 조성할까?' |
4) 팔리어로는 gosisa-candana이고 적동색을 띠며 전단향 중 최고로 좋은 향을 가졌다고 한다. 옛날부터 불상과 전각 등을 조성하는데 사용되었던 고급목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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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다가 다시 생각하였다. |
'여래의 몸은 마치 순금처럼 누렇다. 이제 금으로 여래의 형상을 만들리라.' |
그래서 파사닉왕은 순전한 자마금(紫磨金)으로 높이 다섯 자 되는 여래상을 만들었다. |
그 때 염부리 안에 비로소 두 개의 여래형상이 있게 되었다. |
그 때 사부대중들이 아난에게 찾아가 물었다. |
"저희들이 간절하게 여래를 뵙고 싶습니다. 지금 여래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
아난이 대답했다. |
"저도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지 모릅니다. 우리 다 같이 아나율(阿那律)에게 가서 이 일을 물어 봅시다. 왜냐 하면 존자 아나율은 천안(天眼)이 제일이어서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천안으로 1천 세계·2천 세계·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환히 다 보고 압니다." |
이 때 아난이 사부대중들과 함께 아나율에게 찾아가 물었다. |
"지금 이 사부대중들이 저에게 찾아와 지금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지를 물었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 천안으로 여래께서 지금 어디 계신지 살펴봐 주십시오." |
그러자 존자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
"여러분 잠시만 계십시오. 제가 지금 여래께서 어디 계신지 살펴보겠습니다." |
그 때 아나율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천안으로 염부리 안을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구야니(拘耶尼)·불우체(弗于逮)·울단왈(鬱單曰)을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사천왕·삼십삼천·염천(豔天)·도술천(兜術天)·화자재천(化自在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을 골고루 살펴보고 심지어는 저 범천(梵天)까지 죄다 살펴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1천 염부지(閻浮地)·1천 구야니(瞿耶尼)·1천 울단왈·1천 불우체·1천 사천왕·1천 염천·1천 도솔천·1천 화자재천·1천 범천을 골고루 살펴보았지만 여래를 볼 수 없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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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시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국토를 살펴보았지만 또한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에게 말하였다. |
"제가 지금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국토를 살펴보았지만 보이질 않습니다 " |
그 때 아난과 사부대중들은 잠자코 있었다. 아난이 생각하였다. |
'여래께서 반열반(般涅槃)하시려는 것은 아닐까?' |
그 때 삼십삼천들은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
"우리는 좋은 이익을 얻었다. 원컨대 일곱 부처님께서 항상 세상에 나타나 계시면 천상과 인간은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
어떤 천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
"일곱 부처님은 그만 두고 여섯 부처님만 계셔도 너무 좋겠다." |
어떤 천자가 말하였다. |
"다섯 부처님만이라도 계셨으면 좋겠다." |
혹은 네 부처님, 세 부처님을 말하고 혹은 "두 부처님이라도 이 세상에 출현하시면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다." |
이 때 석제환인이 여러 하늘들에게 말하였다. |
"일곱 부처님과……(내지)……두 부처님은 고사하고 지금 저 석가문(釋迦文) 부처님만이라도 이 세상에 오래 계신다면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다." |
그 때 여래께서는 모든 하늘들을 오게 하고 싶어하면 하늘들은 곧 오고, 여러 하늘들을 가게하고 싶어하면 하늘들은 곧 떠났다. 삼십삼천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
"여래께서는 왜 종일 잡수시는 걸까?" |
그러자 석제환인이 삼십삼천에게 말하였다. |
"여래께서는 지금 인간세계의 시간에 맞춰 잡수시고 천상세계의 시간을 쓰시지 않기 때문이다." |
그 때 세존께서는 그곳에서 석 달을 지내고 이렇게 생각하셨다. |
'지금 염부리의 사부대중들은 너무 오랫동안 나를 보지 못해 매우 애가 탈 것이다. 나는 이제 신통을 버리고 저 성문들로 하여금 내가 삼십삼천에 있는 줄을 알게 하리라.' |
여래께서는 곧 신통을 버리셨다. 이 때 아난은 아나율이 있는 곳에서 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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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가 다시 아나율에게 말하였다. |
"지금 사부대중들이 매우 애태우며 여래를 뵙고 싶어합니다. 여래께서 지금 열반하신 것은 아닙니까?" |
아나율이 아난에게 대답하였다. |
"어젯밤에 어떤 하늘이 나에게 찾아와 여래께서 지금 삼십삼천의 선법강당에 계신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대는 잠시만 계십시오. 내가 지금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존자 아나율은 곧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천안으로 삼십삼천을 살펴보다가, 세존께서 사방 1유순이나 되는 돌 위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았다. 아나율은 곧 삼매에서 일어나 아난에게 말하였다. |
"여래께서는 지금 삼십삼천에서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고 계십니다." |
아난과 사부대중들은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하였다. 아난은 사부대중들에게 물었다. |
"어느 분이 저 삼십삼천으로 가서 여래께 문안드릴 수 있겠습니까?" |
아나율이 말하였다. |
"존자 목련께서 신족(神足)이 제일이시니 그 신력을 부려 부처님께 가서 문안드려 주소서." |
사부대중들도 목련에게 말하였다. |
"지금 여래께서 삼십삼천에 계신다고 하니, 존자께서는 저희 사부대중들의 이름으로 여래께 문안드려 주십시오. 또 '세존께서는 이 염부리 세상에서 도를 얻으셨습니다. 원컨대 위신력을 부려 이 세상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하는 이런 뜻을 여래께 말씀드려 주십시오." |
목련이 대답했다. |
"매우 좋은 일입니다, 여러분." |
목련은 사부대중들의 부탁을 받고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에 도착해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 때 석제환인과 여러 하늘들은 멀리서 목련이 오는 것을 보고 '분명 비구들의 심부름이 아니면 여러 왕들의 심부름일 것이다' 하고 그렇게들 생각하였다. 모든 하늘들이 모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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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맞이하였다. |
"잘 오셨습니다, 존자시여." |
목련은 세존께서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
'세존께서는 이 하늘에 계시면서도 여전히 번거로우시구나.' |
목련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
그 때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사부대중들이 여래께 기거는 편안하고 행보는 건강하신지 문안드린다고 전해 왔습니다." |
또 이런 것도 아뢰었다. |
"세존께서는 염부리에서 자라나 이 세상에서 도를 얻으셨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세상으로 돌아오소서. 사부대중들은 애를 태우며 세존을 뵙고 싶어합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사부대중들로 하여금 수행에 게으름이 없도록 하라. 어떠냐? 목련아, 사부대중들은 유행하며 교화에 힘쓰고 있느냐? 서로 다투는 일은 없느냐? 외도들이 괴롭히지는 않느냐?" |
목련이 아뢰었다. |
"사부대중들은 게으름이 없이 열심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
"다만 목련아, 그대는 조금 전에 '여래께선 여기서도 번거로우시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나는 여기서 설법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또 만일 내가 '이 하늘들을 오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하늘들은 곧 오고, '하늘들을 오지 못하게 하고 싶다'고 하면 하늘들은 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목련이여, 그대는 세상으로 돌아가라. 여래는 지금부터 이레 뒤에 승가시국(僧迦尸國) 큰 못 가로 가리라." |
이 때 목련은 팔을 굽혔다 펴는 지극히 짧은 시간에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가 사부대중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부터 이레 뒤에 여래께서는 이 염부리 땅 승가시국의 큰 못 가로 내려오실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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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대중들은 이 말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또 파사닉왕(波斯匿王)·우전왕(優塡王)·악생왕(惡生王)·우다연왕(優陀延王)·빈비사라왕(頻毗娑羅王)도 여래께서 이레 뒤에 승가시국의 큰 못 가로 내려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 하였다. 또 비사리(毗舍離) 사람들과 가비라월(迦毗羅越)의 석가족들과 구이라월(拘夷羅越) 사람들도 여래께서 염부리 땅으로 내려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
그 때 파사닉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모으고 못 가로 나아가 세존을 뵈려고 하였다. 다섯 왕들도 모두 군사들을 거느리고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나아가 여래와 그 대중들을 뵈려고 하였다. 가비라월의 석가족도 모두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가고, 또 사부대중들도 모두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나아가 여래를 뵈려고 하였다. |
이레가 되자 석제환인은 자재천자(自在天子)에게 말하였다. |
"너는 지금 이 수미산 꼭대기에서 승가시의 못 가까지 세 개의 길을 닦아라. 여래의 뜻을 살펴보니 신통을 부리지 않고 염부(閻浮) 땅으로 가려 하신다." |
자재천자가 대답하였다. |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지금 당장 닦겠습니다." |
자재천자는 곧 금·은·수정으로 된 세 길을 신통으로 만들었다. 가운데에 금 길을 두고 양쪽 가로 수정 길과 은 길을 만들고 길 가에는 금 나무를 심어놓았다. 그 때 여러 신묘한 하늘들은 이레 동안 모두 모여 법을 들었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수천만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설법하셨다. |
"5성음(盛陰)은 괴로운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색(色)·통(痛 : 受)·상(想)·행(行)·식(識)을 이르는 말이다. |
어떤 것을 색음(色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4대로 된 이 몸은 4대로 만들어진 색이니, 이것을 색음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통음(痛陰 : 受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괴로운 느낌·즐거운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니, 이것을 통음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상음(想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3세(世)가 함께 모인 것이니, 이것을 상음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행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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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몸의 행과 입의 행과 뜻의 행이니, 이것을 행음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식음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눈·코·귀·혀·몸·뜻의 식(識)이니 이것을 식음이라고 한다. |
어떤 것을 색(色)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색이란 추위도 색이요, 더위도 색이며, 굶주림도 색이요, 목마름도 색이다. 어떤 것을 통(痛 : 受)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느낌이란 감각[覺]을 말하는 것이니, 무엇을 느끼는가? 괴로움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므로 감각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상(想)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상이란 곧 앎[知]이니, 파랑·노랑·하양·검정을 알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알므로 상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행이란 능히 이루는 것이 있기 때문에 행이라고 한다. 무엇을 이루는가? 악행(惡行)을 이루기도 하고 선행(善行)을 이루기도 하기 때문에 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식(識)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식이란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온갖 맛을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을 식이라고 하느니라. |
천자들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이 5성음(盛陰)에는 세 갈래 나쁜 길과 천상 길과 인간 길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하고, 이 5성음이 사라지면 곧 열반의 길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
세존께서 이렇게 설법하셨을 때 6만의 하늘 신들은 법안이 깨끗해졌다. |
그 때 세존께서는 하늘 신들에게 설법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수미산 꼭대기로 가시어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
너희들은 부디 부지런히 공부하라. |
부처님과 법과 성중 안에서 |
죽음으로 가는 길 부숴 없애되 |
갈고리로 코끼리를 다루듯 하라. |
너희들은 만일 이 법에 대해서 |
게으르지 않고 힘써 닦는다면 |
나고 죽음을 이내 끝내어 |
[813 / 1393] 쪽 |
괴로움의 근본이 없어지리라. |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곧 가운데 길로 나가셨다. 그 때 범천은 여래의 오른쪽 은 길에 서 있고 석제환인은 수정길 가에 서 있었으며, 여러 하늘 신들은 허공에서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풍악을 울려 여래를 즐겁게 하였다. |
이 때 우발화색(優鉢華色) 비구니는 오늘 여래께서 염부제(閻浮提) 승가시의 못 가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
'사부대중들과 국왕과 대신과 온 나라 백성들이 모두 빠짐없이 나갈 것이다. 만일 내가 평상시의 모습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옳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제 전륜성왕의 형상으로 세존을 뵈러 가리라.' |
우발화색 비구니는 곧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전륜성왕의 모습이 되어 7보를 두루 갖추었다. 7보란 이른바 윤보(輪寶)·상보(象寶)·마보(馬寶)·주보(珠寶)·옥녀보(玉女寶)·전병보(典兵寶)·전장보(典藏寶)이니, 이것을 7보라고 한다. |
그 때 존자 수보리(須菩提)는 라열성(羅閱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 어느 산기슭에서 옷을 깁고 있었다. 수보리는 오늘 세존께서 염부리 땅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사부대중들이 빠짐없이 뵈러 갈 것이니 나도 지금 제때에 가서 여래께 문안하고 예배해야 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존자 수보리는 옷 깁기를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무릎을 꿇었다.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저 여래의 형상에서 무엇이 세존인가? 눈·귀·코·입·몸·뜻이 그것인가? 찾아가 뵈려는 자도 또한 땅·물·불·바람 4대(大)로 되어있지 않은가? 일체 모든 법은 다 비고 고요하여 지을 것도 없고 지어진 것도 없다. 그것은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것과 같다. |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고 하거나 |
가장 높은 이들께 예배하려 하거든 |
갖가지 종류의 음(陰)과 지(持)와 입(入)5) |
5) 5음(陰 : 蘊)과 18지(持 : 界)와 12입(入 : 處) 즉 3과(科)를 말한다. |
[814 / 1393] 쪽 |
그것들은 모두 다 덧없다 관찰하라. |
먼 옛날 과거의 부처님들과 |
또 미래에 오실 부처님도 |
지금 현재의 부처님처럼 |
이들은 모두 다 무상(無常)한 것이니라. |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하거든 |
지난 과거와 다가올 미래 |
그리고 지금 현재에 대해 |
공(空)한 법이라고 관찰하여라. |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하거든 |
지나간 과거와 다가올 미래 |
그리고 현재와 모든 부처님 |
나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여라. |
그 속에는 나[我]도 없고 목숨[命]도 없으며 남[人]도 없다. 지을 것도 없고 지어진 것도 없으며, 형용할 가르침도 없고 가르치는 자도 없다. 모든 법은 비고 고요한데 어느 것이 나[我]인가? 나라고 주장할 만한 것이 없다. 나는 이제 진실한 법의 무더기6)에 귀의하리라. |
그래서 존자 수보리는 도로 앉아 옷을 기웠다. |
그 때 우발화색 비구니는 전륜성왕의 모습으로 7보를 앞뒤에 거느리고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나갔다. 이 때 다섯 나라 왕들은 멀리 전륜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놀랍다. 이 세상에 여래와 전륜성왕 두 보배가 나타나다니." |
6) 원문은 '진법지취(眞法之聚)'이고 이는 곧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말한다. |
[815 / 1393] 쪽 |
그 때 세존께서는 수만의 하늘 신들을 거느리고 수미산 꼭대기에서 못 가로 내려 오셨다. 세존께서 발을 들어 땅을 밟으시자 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
이 때 신통변화로 나타난 전륜성왕이 점점 세존께 가까이 다가가자 여러 작은 나라 왕들과 백성들은 모두 피하였다. 그 때 신통변화로 나타난 성왕(聖王)은 세존께서 가까이 오신 것을 알고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비구니가 되어 세존의 발에 예배하였다. 다섯 왕들은 그것을 보고 원망하면서 저희들끼리 수군거렸다. |
"우리는 오늘 큰 손해를 보았다. 우리가 먼저 여래를 뵈어야 마땅한데 저 비구니가 먼저 뵈었다." |
비구니는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이제 가장 높은 분에게 예배합니다. 오늘 제일 먼저 뵐 수 있었던 저 우발화색 비구니는 바로 여래의 제자입니다." |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니를 위해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
착한 업으로 먼저 예배했으니 |
그대가 최초라 해도 허물이 없겠지만 |
텅 비어 아무것도 없는 저 해탈문(解脫門) |
이것이 부처님께 예배하는 이치이니라. |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한다면 |
장차 다가올 미래와 지나간 과거 |
모두 공한 법이라 관찰하여라. |
그것이 부처님께 예배하는 이치이니라. |
그 때 다섯 왕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세존께 나아가 제각기 이름을 일컬었다. |
"저는 가시국(迦尸國)의 왕 파사익(波斯匿)입니다. 저는 발차국(拔嗟國) |
[816 / 1393] 쪽 |
의 왕 우전(優塡)입니다. 저는 다섯 도시의 주인 악생(惡生)입니다. 저는 남해(南海)의 주인 우다연(優陀延)입니다. 저는 마갈국(摩竭國)의 왕 빈비사라(頻毗娑羅)입니다." |
그 때 11나술(那術)7) 사람들이 운집하였고, 사부대중들 가운데 가장 높은 어른 1,250명도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
그 때 우전왕은 우두전단으로 만든 여래상을 손에 들고 게송으로 여래께 아뢰었다. |
제가 지금 여쭈고 싶은 게 있사오니 |
자비로 일체를 보호하는 분이시여 |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사람은 |
어떠한 복을 받게 됩니까? |
그 때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대왕께선 이제 들어보시오 |
조금이나마 그 뜻을 설명하리다. |
부처님의 형상을 만드는 것에 대해 |
내 이제 간략히 설명하리다. |
태어날 때부터 눈이 온전하였고 |
나중에는 또 천안을 얻게 되며 |
흰자위 검은 동자 분명한 것은 |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덕입니다. |
7) 곧 나유타(那由他 : nayuta)이고 조(兆)혹은 구(溝)라 한역한다. 수량을 나타내는 말이다. |
[817 / 1393] 쪽 |
온 몸은 완전해 이지러짐 없고 |
그 뜻은 반듯해 미혹되지 않으며 |
그 힘은 보통사람 곱절이나 되나니 |
부처님 형상을 만든 사람입니다. |
나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고 |
마침내는 저 천상에 태어나며 |
그곳에서 그는 천왕(天王)이 되나니 |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복입니다. |
그 나머지 복도 헤아릴 수 없어 |
그 복은 가히 생각할 수조차 없으며 |
그 이름 사방에 두루 퍼지나니 |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복입니다. |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여. 그것은 이익이 많아 천상이나 인간이나 모두 그 덕을 입을 것입니다." |
그 때 우전왕은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
세존께서는 사부대중들과 다섯 왕을 위해 미묘한 논을 말씀하셨으니, 그 때 설하신 논은 보시에 대한 논, 계율에 대한 논, 천상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논이었으며, 또 탐욕은 더러운 생각이고 번뇌는 큰 재앙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긴요한 일이라고 하셨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사부대중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긴 줄을 아시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괴로움의 발생·괴로움의 소멸·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그들에게 모두 설명하셨다. 그 때 그 자리에 있던 하늘과 사람 6만여 명은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해졌다. |
그 때 다섯 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
"지금 이 곳은 묘한 복을 받은 가장 신령스런 땅이니, 여래께서 비로소 도 |
[818 / 1393] 쪽 |
술천(兜術天)8)에서 내려와 이곳에서 설법하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땅에 기념물을 세워 영구히 보존해 없어지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당신들 다섯 왕은 이곳에 절[神寺]을 세우십시오. 영원히 복을 누리며 끝내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
"절은 어떻게 세워야 합니까?" |
그 때 세존께서는 오른손을 펴 땅 속에서 가섭여래사(迦葉如來寺)를 집어 올려 다섯 왕에게 보이면서 말씀하셨다. |
"만일 절을 지으려거든 이것을 법으로 삼으십시오." |
다섯 왕은 그 곳에 큰 절을 세웠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과거 여래를 따랐던 무리들도 오늘과 다름이 없었다. 미래 모든 불세존을 따르는 무리들도 오늘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지금 이 경 이름은 『유천법본(遊天法本)』이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사부대중들과 다섯 나라 왕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명 두 본에는 도술천(兜術天)이 도리천(忉利天)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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