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 270. 성문의 자비희사, 보살의 자비희사

수선님 2019. 3. 3. 12:02

[문] 그렇다면 어찌하여 두 마음을 합쳐서 하나의 무량으로 하지 않고, 나누어서 두 법으로 만들었는가?

 

[답] 수행자가 처음에는 아직 마음을 잘 거두지 못하고 중생들을 깊이 사랑하지 못하는 까닭에

단지 즐거움만을 주고, 마음을 거두어 중생을 깊이 사랑하는 까닭에 기쁨을 준다.

 

이런 까닭에 먼저 즐거움을 들고 나중에 기쁨을 드는 것이다.

  
  
  
8) 5근의 대상인 색ㆍ성ㆍ향ㆍ미ㆍ촉을 말한다.
[790 / 2071] 쪽
  
[문] 그렇다면 어찌하여 자 다음에 희를 들지 않는가?

 

[답] 자심을 행할 때는 중생을 사랑하기를 마치 어린 애기같이 여겨 즐거움을 주기를 원하며, 자삼매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중생들이 갖가지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내고 중생을 가엾이 여겨 깊은 즐거움을 얻게 한다.

 

비유하건대 부모가 비록 자식을 항상 사랑하나 자식이 병에 걸려 위급해지면

이때는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것과 같다.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비심에 들어가서 중생의 괴로움을 보고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문득 깊은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비심이 중간에 있는 것이다.

 

 

[문] 만일 이처럼 중생들을 깊이 사랑한다면 무엇 때문에 다시 사심을 행하는가?

 

[답] 수행자는 이처럼 관찰하되 항상 중생들을 버리지 않고, 오직 이 세 가지 마음을 버린다.

왜냐하면 다른 법에 방해하고 가로막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자심으로써 중생들을 즐겁게 만들고자 하나 즐거움을 얻게 하지 못하고, 비심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움을 여의게 하려 하나 괴로움을 여의게 하지 못하며, 희심을 행할 때에도 역시 중생들로 하여금 큰 기쁨을 얻게 하지 못한다.

 

곧 이것은 다만 생각일 뿐이요 실제로 법이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중생으로 하여금 실제의 일을 얻게 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발심하여 부처가 되어야만 하리라.

6바라밀을 행하고 불법을 갖춘다면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실제의 즐거움을 얻게 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러한 세 가지 마음을 버리어 이 사심에 드는 것이다.

 

또한 자․비․희의 마음은 사랑이 깊기 때문에 중생을 버리기 어렵지만,

이 사심에 드는 까닭에 쉽게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문] 보살이 6바라밀을 행하며, 나아가 부처를 이루더라도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게 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단지 이 세 마음은 생각하여 마음 가운데 일어날 뿐 실제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9)

  
[791 / 2071] 쪽
[답] 이 보살이 부처를 이룰 때에 비록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얻게 하지는 못하지만, 다만 보살이 큰 서원을 세우기만 하면 이 큰 서원에 의해 큰 복덕의 과보를 얻고, 큰 과보를 얻는 까닭에 범부들을 크게 이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성문이 이 4무량(無量)을 행함은 스스로를 제어하고 스스로를 이롭게 하기 위한 까닭이니,

역시 중생을 부질없이 생각만 한다.

 

하지만, 보살들이 이 자심을 행함은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움을 떠나서 즐거움을 얻게 하고, 이 인자한 마음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자신도 복덕을 짓고 남도 복덕을 짓게 하며, 과보를 받을 때엔 혹은 전륜성왕이 되어 그 이롭게 하는 바가 많다.

 

보살은 때로는 출가하여 선(禪)을 행하며, 중생을 인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선을 닦게 하여 청정한 세계에 태어나 한량없는 마음의 즐거움을 얻게 하기도 한다.

 

만일 부처를 이룰 때에는 한량없는 아승기10)의 중생들과 더불어 무여열반에 드나니,

빈 마음으로 이익되게 하기를 원하는 것에 비한다면 이는 커다란 이익인 것이다.

 

나아가서는 사리나 그 밖의 다른 법으로 이롭게 하는 바가 많다.

 

또한 만일 한 부처님이 일체 중생을 다 제도하시면 다른 부처님은 제도할 바가 없으리라 한다면

이는 미래의 부처님을 없다 하고, 부처의 종자를 끊는 것이 된다.

 

이러한 허물이 있으므로 한 부처님이 일체 중생을 다 제도하시지 않는다.

 

또한 이 중생들의 성품은 어리석음으로부터 있는 것이어서 실제로 결정된 법이 아니다.

3세와 시방의 부처님들이 중생을 구하여도 실로 얻을 수 없거늘 어찌 일체를 다 제도하겠는가.

 

 

  

대지도론 270. 성문의 자비희사, 보살의 자비희사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