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만일 즐거움에 두 부분이 있어 자심과 희심이라면, 비심으로 괴로움을 관찰할 때엔 어찌하여 두 부분으로 나누지 않는가? |
[답] 즐거움은 일체 중생이 다 같이 애착하고 소중히 여기므로 두 부분으로 나누거니와 이 괴로움은 사랑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는 까닭에 두 부분으로 나누지 않는다. |
또한 즐거움을 느낄 때엔 마음이 부드럽고 괴로움을 느낄 때엔 마음이 굳어지나니, 아육왕(阿育王)11)의 동생인 위타수(違陀輸)12)가 7일 동안 염부제의 왕이 되어 최상의 쾌락을 얻어 5욕을 마음껏 누렸다. 7일이 지난 뒤에 아육왕이 물었다. |
“염부제의 주인이 되어 마음껏 기쁨을 누렸느냐?” |
그가 대답했다. |
“나는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전다라(旃陀羅)13)가 날마다 오령을 흔들고 고성을 지르면서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7일 가운데 이미 며칠이 지났다. 7일이 지난 뒤엔 그대는 반드시 죽으리라.’ 나는 이런 소리를 듣자 비록 염부제의 왕이 되어서 최상의 5욕을 누렸으나 근심과 걱정이 깊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
이런 까닭에 괴로움의 힘은 강하고 즐거움의 힘은 약한 줄 알 수 있다. |
만일 어떤 사람이 온몸에 즐거움을 느끼다가 어느 한곳에 가시를 찔리면 뭇 즐거움을 모두 잃은 채 다만 가시의 아픔만을 느끼나니, 즐거움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두 부분으로 나누어야 강해지거니와 괴로움의 힘은 강하기 때문에 한 곳만으로도 족히 밝힐 수 있다. |
[문] 이러한 4무량심을 행하면 어떤 과보를 받는가? |
11) 범어로는 Aśoka. |
12) 범어로는 Vītaśoka. |
13) 범어로는 caṇḍala. 불가촉천민을 가리킨다. |
[795 / 2071] 쪽 |
[답]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 자삼매에 들면 현재에 다섯 가지 공덕을 받느니라.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고, 독약을 먹어도 죽지 않고, 칼날에도 상하지 않고, 결코 횡사하지 않고, 착한 신이 옹호하나니, 한량없는 중생을 이롭게 했기 때문에 이런 한량없는 복덕을 받느니라.
이러한 유루의 한량없는 마음으로 중생을 반연하기 때문에 청정한 곳에 태어나니, 이른바 색계이니라.” |
[문] 무슨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자의 과보로 범천(梵天)에 태어난다 하셨는가? |
[답] 범천은 중생이 존귀하게 여기는 바임을 모두가 듣고,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천축국14)에 머무셨는데, 천축국에는 언제나 바라문이 많았다.
바라문의 법에는 복덕이 다하면 범천에 태어나기를 원하는데, 만일 중생이 자를 행하면 범천에 태어난다는 말을 듣고는 모두 믿고 따라서 자애로운 법을 행했다.
이런 까닭에 자를 행하여 범천에 태어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
또한 음욕을 끊은 하늘을 모두 범(梵)이라 하는데, 범이라 말하면 색계를 다 포섭한다. 그러므로 음욕의 법을 끊은 법을 일컬어 범행(梵行)이라 하는 것이다.
음욕 여의는 것 역시 범이니, 만일 범이라 말하면 4선(禪)ㆍ4무색정(無色定)을 포함하게 된다. |
또한 각(覺)과 관(觀)은 여의기 어려운 까닭에 위 경지의 이름은 말하지 않는다. |
대지도론 272. 자삼매의 다섯가지 공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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