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 274. 4무색정(無色定)

수선님 2019. 3. 3. 12:03

[문] 부처님께서 4무량의 공덕을 말씀하시기를 “인자한 마음을 잘 닦고 능숙히 닦으면 복이 변정천(遍淨天)16)에 이르고[極],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잘 닦고 능숙히 닦으면 복이 공처(空處)에 이르고, 기뻐하는 마음을 잘 닦고 능숙하게 닦으면 복이 식처(識處)에 이르고, 버리는 마음을 잘 닦고 능숙하게 닦으면 복이 무소유처(無所有處)에 이른다” 하셨거늘 어찌하여 앞에서는 “자의 과보로 범천에 태어난다”고 하셨는가?

 

[답] 부처님들의 가르침은 헤아리기 어려우니, 제도해야 할 중생들에 따라 그처럼 말씀하신다.

  
  
  
15) 대승경전 mahāyānasūtra.
16) 범어로는 śubhakṛtsnāḥ-devaḥ. 색계의 하늘로, 제3선의 경지에 배대되는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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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慈定)에서 일어나서 제3선으로 회향하기는 쉽다. 또한 비정(悲定)에서 일어나서 허공처(虛空處)로 향하거나, 희정(喜定)에서 일어나서 식처에 들어가거나, 사정(捨定)에서 일어나서 무소유처에 들어가기가 쉽다.

 

또한 자심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얻기를 원한다면 이 과보로 스스로도 응당 즐거움을 받아야 하는데, 삼계 안에서는 변정천이 가장 즐거우므로 말하기를 “복이 변정천에 이른다” 했다.

 

 

비심으로써 중생들의 늙고 병들음과 잔인하고 해로운 고행을 하는 자를 보아 이렇게 연민의 마음을 일으킨다.

 

‘어찌하여야 괴로움을 여의게 할까. 만일 안의 괴로움을 제해 주면 밖의 괴로움이 다시 오고, 만일 밖의 괴로움을 제해 주면 안의 괴로움이 다시 오는구나.’

 

수행자는 다시 생각하기를 ‘몸이 있으면 반드시 괴로움이 있으니, 오직 몸이 없어야 괴로움이 없으리라. 허공이 능히 물질[色]을 깨뜨리리라’ 한다. 그러므로 복이 공처에 이른다 하는 것이다.

 

희심으로써 중생들에게 마음(心)과 의식[識]의 즐거움을 주고자 한다.

마음과 의식이 즐거움이란, 마음이 몸에서 떠나기를 마치 새가 조롱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허공처의 마음은 비록 몸은 벗어났으나 아직도 마음이 허공에 매여 있거니와

식처(識處)는 한량이 없으니, 일체법 가운데에 모두 마음과 의식이 있어 의식이 자재하고 끝이 없음을 얻게 된다.

 

이런 까닭에 기뻐함의 복은 식처에 이른다 했다.

 

사심이란 중생에 대한 괴로움과 즐거움을 버리는 것이니,

괴로움과 즐거움을 버리는 까닭에 참된 버림의 상태[捨法]를 얻는다. 이른바 무소유처(無所有處)17)이다.

 

이런 까닭에 버리는 마음의 복은 무소유처에 이른다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4무량은 다만 성인만이 얻는 바로서 범부의 경지는 아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미래 세상의 제자들이 둔근이기 때문에 분별하여 모든 법에 집착되고 4무량의 모습을 착각하여 “이 4무량심은 중생이 반연이기에 유루일 뿐이요, 다만 욕계만을 반연하므로 무색계에는 없다. 왜냐하면 무색계는 욕계를 반연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할 것을 아신다.

  
  
  
17) 범어로는 ākiñcanyāyatanaṃ.
[798 / 2071] 쪽
이러한 사람들의 망견을 끊기 위하여 4무량심을 무색계 가운데에서 말씀하신 것이다.

부처님으로서는 4무량심이 시방의 중생을 두루 반연하기 때문에 무색계에서도 반연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무진의보살(無盡意菩薩)은 질문 가운데서 말하기를 “자(慈)에 세 종류가 있으니, 중생을 대상으로 삼는 것[衆生緣]과 법을 대상으로 삼는 것[法緣]과 대상이 없는 것[無緣]이다”고 했으며, 어떤 논사는 말하기를 “중생을 대상으로 삼는다 함은 유루요, 대상이 없다 함은 무루요, 법을 대상으로 삼는다 함은 유루이기도 하고 무루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와 같이 갖가지로 4무량심을 간략히 설명했다.

 

 

4무색정(無色定)이라 함은

허공처(虛空處)․식처(識處)․무소유처(無所有處)․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이다.

 

이 4무색에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유구(有垢)18)요, 둘째는 생득(生得)19)이요, 셋째는 행득(行得)20)이다.

 

유구란, 무색계에 속하는 서른한 가지 번뇌[結] 및 이 번뇌에서 일어나는 마음과 상응하는 행을 포함한다.

생득이란, 이 4무색정을 행한 업보의 인연 때문에 무색계에 태어나서 은몰하지 않는 무기(無記)의 사중(四衆)을 얻게 되는 것이다.

 

행득이란, 이 색이 추악하고, 중한 고통이고, 늙고, 병들고, 살해되는 등 갖가지 고뇌의 인연이며, 마치 중병 같고, 종기 같고, 독한 가시 같아 모두가 거짓되고 헛된 표현이니 마땅히 제거해야 한다고 관찰한다.

 

이렇게 생각한 뒤에 일체의 색상(色相)을 초월하고 일체의 유대상(有對相)을 멸하고,

일체의 다른 상[異相]을 생각하지 않아 가없는 허공처에 드는 것이다.

 

 
 
18) 범어로는 samala. 혹은 saha-malena. 티끌을 지니고 있는 것을 말한다.
19) 범어로는 utpatti-lābhika. 선천적으로 갖추어져 있는 것을 말한다.
20) 범어로는 bhāvana-lābhika. 수행에 의해 얻어진 것을 말한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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