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만일 안으로 색상이 없다면 누가 밖을 관하는가? |
[답]이것은 득해의 길[得解道]이지 실제의 길[實道]은 아니다.
수행자는 미래에는 죽어 불에 타거나 벌레에게 파 먹히며 흙 속에 묻혀 모두 닳아 없어지는 것을 생각하는데, 만약에 현재에도 역시 이 몸을 분별해 작은 티끌에 이르기까지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고 관찰한다.
이것을 일컬어 안으로는 색상이 없고 밖으로 색을 관한다고 하는 것이다. |
[문] 두 가지의 승처(勝處)6)에서는 안팎의 색을 보고, 여섯 가지의 승처에서는 다만 밖의 색만 볼 뿐이며, 한 가지 배사(背捨)에서는 안팎의 색을 보고, 두 가지 배사에서는 다만 밖의 색만 볼 뿐이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안으로는 색상을 무너뜨리면서 밖의 색은 무너뜨릴 수 없는가? |
[답] 수행자는 눈으로 이 몸에 죽음의 모습[死相]이 있음을 보고, 미래에 죽는 모습을 취하여 그로써 지금의 몸을 관찰한다.
곧 바깥의 4대(大)7)는 소멸되는 모양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요 없다고 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밖의 색이 무너진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
4) 범어로는 각각 saṃyojana, anuśaya. 결(saṃyojana)은 ‘얽어 맴’을, 사(anuśaya)는 내면에 깃든 악한 성향을 가리킨다. 결과 사는 모두 번뇌의 다른 이름이다. |
5) 범어로는 satkāya-dṛṣṭi. 유신견을 말한다. 5온이 화합해 이루어진 몸에 대해 나 혹은 내 것이라는 관념을 버리지 못하는 집착, 또는 몸이 있다고 집착하는 견해로, 이 sat를 경량부에서는 무상하고 무너지는 것으로 보며, 설일체유부에서는 실제의 존재[實有]로 본다. |
6) 범어로는 abhibhāyatanāni. ‘뛰어난 지(知)와 견(見)을 일으키는 곳’이란 뜻이다. |
7) 범어로는 caturmahābhūta. 4대란 일체의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로, 견고함을 본질로 하는 지대(地大, pṛthivi-dhātu)․습기를 모으는 수대(水大, ab-dhātu)․열을 본질로 하며 성숙작용을 지니는 화대(火大, tejo-dhātu)․생장작용을 하는 풍대(風大, vāyu-dhātu)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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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색계(色界)8)를 여의는 이때에도 역시 밖의 색을 보지 않는다. |
맑은 배사를 몸소 증득한다[淨背捨身作證] 함은 부정한 것에 대해 청정하다고 관찰[淨觀]한다는 것이니, 8승처(勝處)9)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
앞의 여덟 가지 일체처(一切處)에서는 청정한 지(地)․수(水)․화(火)․풍(風) 및 청(靑)․황(黃)․적(赤)․백(白)을 관하는데, 청색을 관찰하기를 마치 푸른 연꽃과 같이, 마치 금정산(金精山)과 같이, 마치 우마가꽃[憂魔伽華]10)과 같이, 마치 참으로 푸른 바라내옷[婆羅捺衣]11)과 같이 하며, 황색․적색․백색을 관찰하면서 각각의 색을 따름도 역시 이와 같다. 이것을 통틀어 맑은 배사[淨背捨]라 한다. |
[문] 만일 통틀어 그것이 맑은 배사라면 일체처(一切處)는 설명하지 않아야 하리라. |
[답] 배사는 처음 행하는 것이고, 승처는 중간에 행하는 것이며, 일체처는 오랫동안 행할 때의 것이다. |
부정관(不淨觀)12)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부정함의 관찰[不淨]이고, 둘째는 청정함의 관찰[淨]이다.
부정함의 관찰 가운데에는 두 가지 배사와 네 가지 승처가 있으며, 청정함의 관찰 가운데는 하나의 배사와 네 가지 승처와 여덟 가지 일체처가 있다. |
대지도론 277. 부정관의 두가지 : 부정함의 관찰, 청정함의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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