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30송 (론서)

오위백법

수선님 2019. 4. 7. 11:33

법(法)이란 일반적으로 8식과 일체경계가 상응하여 일어나는 것을 말하지만,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식에서 5종류로 분류하고, 이를 다시 100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위백법(五位百法)은 크게 오위(五位), 즉 심법, 심소법, 색법, 불상응행법, 무위법 등 5종류의 법(法)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오위를 세분하면 백 가지 법(百法)이 있습니다.

1. 심법(心法): 오위(五位) 중에 심법(心法)의 심(心)은 심왕(心王)이라고 하여 중심적인 마음 작용을 가리키며 총 8가지가 있습니다. 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을 전오식(前五識)이라고 하는데, 이 전오식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말하고, 몸으로 느끼는 우리 마음의 가장 일반적 작용을 가리킵니다. 여섯 번째가 제육(第六) 의식(意識)이고, 7번째가 제칠(第七) 말라식, 여덟 번째가 제팔(第八) 아뢰야식입니다.

2. 심소법(心所法): 은 의식 작용의 본체를 심왕(心王)이라 하고 객관 대상을 인식할 때에, 그 일반상(一般相:總相)을 인식하는 심왕에 이어서 일어나는 정신작용을 말합니다.

심소유법에는 변행(遍行), 별경(別境), 부정(不定), 선(善), 근본번뇌(根本煩惱), 수번뇌(隨煩惱) 6가지가 있고 이를 더욱 세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변행심소(遍行心所): 51가지심소 가운데 촉(觸)ㆍ작의(作意)ㆍ수(受)ㆍ상(想)ㆍ사(思) 등 5가지가 우리의 마음이 일어날 때에 반드시 함께 일어나는 것.

2) 별경심소(別境心所): 욕(欲),승해(勝解),념(念),정(定),혜(慧) 5 가지로써, 온갖 마음에 두루 통하여 일어나지 않고, 각각 다른 경계에 대하여 일어나는 심소입니다. 예를 들면 즐거운 경계를 만나면 욕(欲)의 심소가 일어나고, 결정을 필요로 하는 경계를 만나면 승해(勝解)의 심소가 일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3) 부정심소(不定心所): 심(尋) · 사(伺) · 수면(睡眠) · 악작(惡作) 4가지로써, 그 성질이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어서 널리 선 · 악 · 무기(無記) 3성에 통하면서도, 또한 대지법(大地法)과 같이 일체 마음에 반드시 수반(隨伴)하여 일어나는 것은 아닌 마음 작용을 말합니다.

4) 선심소(善心所): 선법(善法)이라고도 하며, 선한 교법. 5계 · 10선 · 3학 · 6도 등 이치에 맞고, 자기를 이익케 하는 법으로써, 여기서는 믿음(信), 자기가 지은 과실을 스스로 부끄러워함(慚), 타인에 대해 부끄럽게 느끼는 것(愧), 무탐(無貪), 무진(無瞋), 무치(無癡), 부지런함(勤), 경안(輕安, 심신을 경쾌하고 편안하게 하여 선한 일을 할 수 있게하는 심소법으로써 선정에 들어가야 일어남), 불방일(不放逸), 행사(行捨, 마음의 평정, 정직성), 불해(不害, 중생을 해치지않는 마음) 등 11가지 심소를 말합니다.

5) 근본번뇌(根本煩惱): 본번뇌(本煩惱) · 근본혹(根本惑) · 본혹(本惑)라고도 하며, 모든 번뇌 가운데서 그 근본이고 자체인 탐(貪), 진(瞋), 치(痴), 만(慢), 의(疑), 악견(惡見)등 6가지 번뇌를 말합니다.

6) 수번뇌(隨煩惱): 근본번뇌를 따라 일어나는 번뇌로써 분(忿), 한(恨), 뇌(惱), 부(覆), 간(慳), 질(嫉), 광(誑), 첨(諂), 해(害), 교(憍), 무참(無慚), 무괴(無愧), 혼침(惛沈), 도거(掉擧), 불신(不信), 해태(懈怠), 방일(放逸), 실념(失念), 산란(散亂), 부정지(不正知) 등 20가지 번뇌를 말합니다.

3. 색법(色法): 5가지 근(五根, 안이비설신) 다섯 경계(五境, 색성향미촉), 법처소섭색(法處所攝色, 제6의식의 경계인 법경(法境)에 상대하는 색법(色法)으로써, 5근(根)ㆍ5경(境)을 제외한 다른 일체 색법을 말합니다. 극략색(極略色),극형색(極逈色),수소인색(受所引色),변계소기색(遍計所起色),자재소생색(自在所生色)이 이에 속함) 등 11가지를 말합니다.

4. 심불상응법(心不相應法): 마음과 상응하여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得,命根,衆同分,異生性,無想定,滅盡定,無想報,名身,句身,文身,生,老,住,無常,流轉,定異,相應,勢速,次第,方,時,數,和合性,不和合性 등 24가지가 있습니다.

5. 無爲法: 생멸 변화가 없는 것으로써, 虛空,택멸(擇滅, 통찰력에 의한 번뇌의 소멸),非擇滅(법이 생길 인연이 없어서 다시는 생길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것),부동멸(不動滅),상수멸(想受滅),진여(眞如) 등 6가지를 말합니다.

(참고자료: 불교대사전(홍법원), 불광대사전)

* 수번뇌 심소(隨煩惱 心所)

수번뇌는 근본번뇌에 의하여 파생된 것이므로 얻은 이름이다. 같은 의미로 지말번뇌(枝末煩惱)라고도 한다. 수번뇌는 20종이 있다.

1) 수번뇌 심소의 해석.

➀ 분(忿): “눈앞에 나타난 불요익의 경(不饒益의 境)에 대해 분발함으로써 性을 삼고, 不忿을 가로막아 지팡이를 쥠으로써 業을 삼는다.”

불요익의 경이란 자신에게 이롭지 않은 상황에 처함을 말한다. 그러니까 이 심소는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접하여 성을 내고, 끝내는 지팡이 등 무기를 들어 상대를 가격하고 싶은 난폭한 마음까지 일어난 것이다.

이 심소는 根本煩惱 중에 瞋의 계열이다.

➁ 한(恨): “분노가 앞서는 탓에 악을 품어 버리지 않고 원한을 맺음으로써 性을 삼고, 不恨을 가로막아 치열하게 고뇌함으로써 業을 이룬다.”

恨은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이다. 앞의 忿의 마음이 원인이 된다.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 채 계속하여 그 원한의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남을 향한 원한의 마음은 결국 자신의 마음속을 항상 괴롭힐 뿐이다.

이 심소는 根本煩惱 중에 瞋의 계열에 속한다.

➂ “뇌(惱): 忿과 恨을 앞세워 追觸暴熱佷戾함으로써 性을 삼고, 불뇌(不惱)를 가로막아 찌르는 말을 함으로써 業을 삼는다.”

惱는 마음이 고집을 부려 곡해하고 거스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에 대하여 표독스런 폭언으로 헐뜯게 된다. 동시에 자신의 마음속을 항상 괴롭힌다.

이 심소는 三毒 중에 嗔의 계열에 속한다.

➃ 복(覆): “스스로 지은 죄 위에 이익과 명예를 잃는 것을 두려워함으로써 性을 삼고, 不覆을 가로막아 회뇌(悔惱)함으로써 業을 삼는다.”

覆은 자신이 범한 죄나 못난 짓에 대하여 감추고 덮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상실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悔惱 한다고 했는데, 회는 후회하는 것, 특히 죄를 감춘 것을 후회하는 것이며, 뇌란 후회로 인하여 생기는 우울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복은 자신의 이익이나 명예를 위하여 저지른 죄를 감추고, 이는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늘 불안하고 우울한 지경에 빠지는 마음의 상태를 뜻 한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癡의 계열이다. 죄를 감추게 되면 후회하게 됨을 모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이익이나 명예의 손실을 두려워함이니 貪도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➄ 광(誑): “이익과 명예를 획득하기 위하여 德이 있다고 속임으로써 性을 삼고 不誑을 방해하여 사명(邪命)으로써 業을 삼는다.”

誑은 자신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거짓으로 자신이 덕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거나 허세를 떠는 마음의 상태이다. 이를 올바른 삶의 수단이 아니라는 뜻으로 邪命이라고 한다.

이 심소는 根本煩惱 중에 계열이다.

➅ 첨(諂): “타인을 옭아매기 위해 교묘히 위장하여 곡해함으로써 性을 삼고, 不諂과 敎訓을 방해함으로써 業을 삼는다.”

諂은 아첨하고 외곡 하는 마음이다. 이는 자신의 못난 인격이나 허물을 감출 목적으로 사람을 속여 옭아매거나 온갖 변화로써 위장하고 외곡해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올바른 가르침을 방해하게 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도리를 따라야 올바른 가르침이 서게 되는데 이 심소에 의하여 장애되기 때문이다.

첨은 사람을 외곡 시켜서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교훈을 방해한다고 한다.

이는 근본번뇌 중에 貪의 계열에 속한다.

➆ 교(憍): “자신의 번영에 깊이 염착을 일으켜 도취하고 취오(醉傲)함으로써 性을 삼고, 不憍를 방해하여 오염에 의지함으로써 業을 삼는다.”

憍는 자신의 성공에 우쭐하여 아주 만족해하고 도취해 자랑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남을 멸시하는 마음도 있지만, 특히 자아도취가 심한 상태이다.

이 심소에 의하여 자칫 野狐禪에 빠질 위험이 있다. 작은 깨달음을 가지고 큰 깨달음이라도 이룬 것처럼 우쭐하기가 쉬운 것이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癡의 계열이면서 惡見의 일부이기도 하다.

➇ 해(害): “모든 유정(有情)에게 아무런 연민도 없이 손뇌(損惱) 함으로써 性을 삼고, 능히 不害를 방해하여 핍뇌(逼惱)함으로써 業을 삼는다.”

살아 있는 것에 대하여 아무런 자비심 없이 살상하는 마음이다. 손뇌, 핍뇌는 죽이다는 뜻이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瞋의 일부에 속한다.

⑨ 질(嫉): “자신의 명리를 구하면서 타인의 영예(榮譽)를 참지 못하고 시기함으로써 性이 되고, 不嫉을 방해하여 우울해함으로써 業이 된다.”

자신의 명리만을 추구하므로 남이 잘 되는 것에 대하여 질투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 점으로 인하여 우울해 하는 마음이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瞋의 일부이다.

⑩ 간(慳): “재물과 法에 집착하여 은혜를 베풀지 못하고 간직하고 인색함으로써 性이 되고 재물과 法의 不慳을 방해하여 인색하게 모음으로써 業이 된다.”

慳은 재물보시와 법보시에 인색함을 말한다. 즉 물질적인 재산이나 정신적인 지식과 수행결과 등을 자기 속에만 담아 두고 축적할 뿐 다른 이에게 베푸는 일에 인색함을 뜻한다.

재물에 인색한 것은 자신만의 호의호식을 위함이고, 법보시에 인색함은 자신만이 써먹기 위하여서이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貪의 계열이다.

⑪ 무참(無慙): “자신과 法을 돌아보지 않고 賢과 善을 가볍게 여김으로써 性이 되고, 慙을 가로막아 惡行을 키워나감으로써 業이 된다.”

자신의 과실이나 죄에 대하여 자신이나 교법(敎法)에 비추어 부끄러워하지 않고, 善을 쌓는 일을 가볍게 여기는 동시에 모든 수행자나 훌륭한 사람들을 경시하는 안 좋은 마음을 일으키게 됨으로써 죄를 짓는 마음이다.

善法과 자신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점점 악행을 쌓아만 가는 것이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癡의 계열이다.

⑫ 무괴(無愧): “세간을 돌보지 않고 포(暴)와 惡을 숭애함으로써 性이 되고, 愧를 가로막아 악행을 키워나감으로써 業이 된다.”

세간의 법이나 타인 등의 비방에 비추어 자신의 죄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역으로 죄를 숭상하고 惡을 행하는 마음이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癡의 계열이다.

⑬ 불신(不信): “實과 德과 能위에서 이해하려 들지 않고 마음을 더럽힘으로써 性이 되고, 정신(正信)을 가로막아 他에 의지함으로써 業이 된다.”

진실 된 진리와 그 진리에 갖추어진 덕성 그리고 그 공능에 대하여 들어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 없이 더러움으로 응결된 마음이다.

이러한 사람은 매우 게을러진다. 믿지 않음은 정진의 노력을 하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심소도 더럽히는 작용을 한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疑의 계열이다.

⑭ 해태(懈怠): “ 善을 닦고 惡을 끊는 일에 게으름으로써 性이 되고, 정진(精進)을 방해하는 염(染)을 증가시킴으로써 業이 된다.”

善을 행하는데 게으르고 태만한 마음이다. 이런 사람은 점점 惡의 농도가 더욱 깊어져 간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慢의 계열이다.

⑮ 방일(放逸): “오염을 방지 하고 청정한 수행을 닦지 않고 방탕함으로써 性이 되고, 不放逸을 방해하여 惡을 늘리고 善을 줄임으로써 業이 된다.”

惡을 막고 善을 닦는데 게으른 마음이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 중에 慢의 계열이다.

⑯ 혼침(昏沈): “마음을 境위에 감임하지 않음으로써 性이 되고, 경안(輕安)과 비파사나를 방해함으로써 業이 된다.”

혼침이란 선정을 닦을 때 일어나는데,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아 물에 빠진 것처럼 된 것을 말한다. 이런 마음의 상태로는 禪定 중에 마음대로 마음을 관찰을 할 수가 없어서 輕安과 비파사나를 방해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 심소는 선정 위에 세워진 實有이다.

⑰ 도거(掉擧): “마음이 적정을 이루지 못하게 함으로써 性이 되고, 行捨와 사마타를 방해함으로써 業이 된다.”

뒤숭숭하게 요동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마음의 평등인 行捨와 外緣을 막는 사마타를 방해한다.

이 심소 역시도 禪定 위에 세워진 實有이다.

⑱ 실념(失念): “모든 소연(所緣)을 명기(明記)하지 못함으로써 性이 되고, 정념(正念)을 방해하여 산란이 소의(所依)함으로써 業이 된다.”

사물을 잊어버리는 마음으로써 念의 심소에 대립하는 마음이다. 또한 과거의 일에 대하여 잘못 기억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 때문에 禪定에 들 수가 없다. 선정의 주제에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심소는 念의 심소와 근본번뇌 중에 癡 위에 세운 가설이다.

⑲ 부정지(不正知): “관찰대상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性이 되고, 정지(正知)를 방해하여 훼범(毁犯)함으로써 業이 된다.”

대상을 착각하여 잘못 아는 마음의 작용이다. 따라서 惡한 口業과 身業을 저지르게 된다.

이 심소는 慧의 심소와 근본번뇌 중에 癡의 결합 위의 가설이다.

⑳ 심란(心亂): “모든 所緣 위에 마음을 유탕(流蕩)하게 함으로써 性이 되고, 능히 정정(正定)을 방해하여 악혜(惡慧)가 所依함으로써 業이 된다.”

마음이 한 대상에 멈추지 않고 이리저리 떠돌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올바른 定에 들 수가 없게 된다.

이 심소는 근본번뇌와는 별도로 존재한다고 보아 實有로 인정한다.

[출처] 오위백법|작성자 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