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들 이야기

[고승 33인 법어집] 쥐가 고양이 밥을 먹다-9. 석주스님(1)

수선님 2019. 6. 2. 12:41

‘이기적인 욕망의 쇠사슬을 끊어버리면

너의 마음은 즐거우리라‘

이제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지 말자.

서로를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말자.

-석주 스님





‘숙세宿世의/ 업장業障’

석주 스님

우리 중생은 무시이래로 내려오면서 한 생각이 미혹하려 본래 청정한 성품을 어기고 허망한 육근(六根:眼·耳·鼻·舌·身·意)에 얽매어 온갖 업을 지어 점점 업장이 두터워지고 결국엔 악업까지 지어, 마침 내 악보(惡報)의 몸으로 나타나 온갖 고를 받고 있으며 또 악업의 인과를 짓고 있다.

중생은 우선 악업을 벗어나야 자기의 행복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행복은 각자 노력에 달려 있지만 시간적으로는 현실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무시이래로 내려오면서 업을 지어온 인과의 업장에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차별은 숙세로부터 지어온 자기 업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원인을 먼저 알아 자신의 업장을 벗어나는 길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은 바로 고해에 얽힌 업을 벗어나 행복의 길을 개척하는 자신의 길을 가르친 것이다. 불법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가장 가까운 자신에게 있다. 체(體)로는 ‘마음이 곧 부처이고 부처가 곧 마음’으로 마음 가운데 불법이 있고, 용(用)으로는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黙動靜)’에 있다.

불교의 신앙은 ‘행주좌와 어묵동정’인 자기 행위의 힘을 믿는 것이고 ‘심즉불’인 자기 마음을 믿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기 마음과 자기 행위를 믿고 자신의 부처가 되고자 우선 불법승 삼보를 믿는 것이다.

삼보를 신앙하는 데는 ‘신해행증(信解行證)’으로 믿어 불법을 알고 보면 불법승 삼보와 자신이 둘이 아닌 하나의 진리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결국 불교의 신앙 목적은 자기 마음과 자기 행위를 믿는 것이다. 의타성을 가진 타율적인 종교가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서 신앙의 힘을 찾는 자율적인 종교이다.

새해는 온 인류가 신의 가호에 의지하는 의타성을 떠나 인간 자신의 진리를 깨닫기를 바란다. 업을 벗어버린 인간의 자성은 위대한 힘을 가진 최고의 진리다. 이러한 절대의 자기 본성을 연마할수록 위대한 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 중생의 본성은 업장에 얽혀 있어 눈먼 장님과 같이 어두운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업장을 해탈하고 나면 스스로 광명의 길을 창조하는 것이다.

업장이 되는 것은 바로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있는 자기 행위를 바로하고 못하는 데 있는 것이다. 즉 몸으로 하는 살생, 도둑질, 음행, 악구, 기어, 양설 등의 행위와 마음으로 짓는 탐심, 진심, 치심 등으로 일어나는 행위가 자성 자리를 얽어매는 업장이 되는 것이다.

이 업장을 벗어나려면 앞에 말한 모든 행위에서 지은 잘못된 허물을 늘 참회하고 ‘행주좌와 어묵동정’을 바로하여 선업을 먼저 지어야 하고 나아가 본성을 밝히는 마음의 공부를 잠시도 쉬지 말고 늘 닦아야 하는 것이다.

불교의 목적은 밖으로는 착한 선업을 닦고 안으로는 마음을 연마하여 일체 중생이 다 같이 성불하는 데 있는 것이다. 불교는 자기 마음 하나 잘 쓰고 못 쓰는 데 있는 것이다.

원효대사는 의상대사와 같이 중국에 가서 법을 배우려고 길을 떠났다가 중도에서 날이 저물어 고총 사이에서 잠을 자는데 밤에 갈증이나 물을 찾다가 무슨 그릇인지 물이 담겨 있기에 그것을 달게 마시고 갈등을 면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물이 담겨 있던 그릇은 사람의 해골이라 돌연 더러운 생각에 구역질이 났다.

그러다 문득 생각하기를 어젯밤 물을 마실 적에 시원하고 마음이 편하던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까닭이요, 해골을 보고야 비로소 더러운 생각에 구토가 나니, 이것이 경에 이른바 ‘심생즉종종법생心生則種種法生하고 심멸즉촉루불이心滅則觸髏不二’이다.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만법이 또한 식이라(三界唯心 萬法唯識)는 말씀이 어찌 우리를 속였으라, 마음 밖에는 법이 없거니 어찌 따로 구할 것이 있으랴 하시고 그 곳에서 의상과 이별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화엄종을 세웠다.

사람 마음마다 본래 한 부처를 가지고 있다. 자기 부처를 알면 언제 어디서라도 부처님을 늘 볼 것이다. 자기 마음을 잃지 아니하고 바로 지켜 더욱 닦아 털끝만큼도 악을 범하지 않고 오직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과 같이 대용과 대행을 하면 곧 부처이며 곧 불법이다.

모든 악업을 짓지 아니하면 선이 스스로 그 속에 있고 모든 선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늘 선행을 하면 업장이 스스로 소멸하여 중생의 고를 벗어나 필경 성불의 길을 얻게 되는 것이다,

1968.1.14

종회의원, 칠보사 주지 재직시


석주 스님

1090년~2004년

1928년 남전 스님을 은사로 득도

1961년 선학원 이사장

제8, 15, 23대 조계종 총무원장

1994년 조계종개혁회의 의장

조계종 전계대화상

 

 

 

 

 

 

 

 

 

 

 

 

 

 

 

염화실 카페 http://cafe.daum.net/yumhwasil/8Hqs/64 에서 복사한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