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인문과학 1

초기불전에 나타난 붓다와 선정

수선님 2019. 7. 28. 11:52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김 준 호 / 경북대
동서사상연구소 연구원
목 차
Ⅰ. 머리말
Ⅱ. 성도이전의 禪定修行
1. 출가이전의 선정 체험
2. 출가 이후의 禪定修行
(1) 알라라 칼라마와 無所有處
(2) 웃타카 라마풋타와 非想非非想處
Ⅲ. 成道와 禪定
Ⅳ. 涅槃과 禪定
Ⅴ. 맺음말
국문 초록
이 글은 초기불교의 佛傳 속에서 붓다의 일대기와 관련하여 서술된
禪定說에 주목하여 그 의미를 파악해보려는 시도이다. 초기불교경전
에 나타난 선정은 정형적인 서술방식을 보이는 동시에 불일치된 내용
도 보인다. 특히 니까야와 아함경을 비교분석하면 이러한 상호 불일치
의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된다. 지금까지의 초기불교 연구에서 팔리본과
한역본을 비교․분석한 연구결과가 적지 않았으나 대부분 니까야를
중심에 두고 한역은 보조자료 정도로만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
나 이 연구에서는 니까야와 아함경에 나타나는 내용의 불일치를 부파
불교의 해석이 개입된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남북전아함에서 일치된
내용이 붓다의 원음에 가까울 것이라는 가설에 근거하여 작성되었다.
따라서 이 글은 붓다의 일대기에서 중요한 선정으로 등장하는 四禪과
九次第定이 남북전의 내용일치를 근거로 하여 분석할 경우 어떠한 결
과가 나타나는가를 논증한 것이다.
* 주제어
초기불교, 명상, 선정(禪定), 사선(四禪), 구차제정(九次第定)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27
Ⅰ. 머리말
初期佛傳에1) 따르면, 붓다는 출가 이전에도 선정수행을 체험
하였고, 출가 이후 구도의 여정에서 선정수행자들을 방문하여
직접 배운 것으로도 되어 있다. 성도할 때에도 선정수행에 의거
하였고, 설법교화 및 일상생활에서도 늘 선정으로 일관하였으
며, 선정에 든 상태에서 열반하였다고 전한다. 이렇게 보면 붓
다의 일생에서 중요한 사건마다 선정수행이 빠짐없이 등장하는
셈이어서 그 중요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불전을
통해 붓다의 일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선정수행을 살펴보면,
초기불교 선정수행의 본질을 해명하는 데 하나의 실마리를 얻
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작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남북전 아함2) 상호
간에 나타나는 내용의 불일치이다. 곧 남전 또는 북전 어느 한
쪽에만 의거할 경우 동일한 주제에 대해 전혀 다른 해석이 나
올 수 있는 위험이 따른다. 물론 남전이나 북전 한쪽에만 나오
1) 불전이란 석가모니의 전기에 대해 서술한 모든 문헌을 가리키지만, 여기에
서는 남북전 아함경전과 율장에 나타나는 붓다의 전기를 연구대상으로 삼
는다. ?라리따위스따라(Lalitavistara)?, ?수행본기경? 등과 같이 초기불교
시대를 넘어서는 일련의 문헌은 논증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보조 자료로 활
용한다.
2) 이 글에서는 남전 니까야를 남전아함, 한역 아함경을 북전아함으로 부르고
남전과 북전 상호간에 비교․대조 분석작업이 중심인 본 논문의 성격상, 전
체 초기불전을 가리킬 때에는 남북전아함이란 용어를 채택한다. 남전은 P.
T.S.본에 의거하여 약호로 표기하며(이를테면 長部는 DN.), 북전은 大正新
修大藏經을 저본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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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내용이라고 해서 붓다의 직설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
만, 반대로 현존하는 남북전 아함 그대로가 모두 불설이라고 무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어떠한 형태로
든 현존하는 남북전 아함 속에는 붓다의 직설과 더불어 각 부
파의 서로 다른 ‘해석’이 뒤섞여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붓다의 출가, 성도, 열반이라는 중요한 사건에서 四
禪 및 九次第定이 서술되면서도 경전마다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된다.
초기불교 禪定說의 체계를 염두에 두면서 ‘사선과 구차제정
중에서 어느 것이 우위인가’라는 문제를 해명하려면 남북전 아
함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내용의 불일치 여부가 종합적으로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후속연구에서 감당하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초기불교 경전군에서 佛傳에 해당되는 텍스
트 속에 서술된 禪定說의 내용과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어떤 시
각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지를 먼저 밝히기로 한다. 이러한 전
제와 방법론에서 출발한 연구작업과 그에 따른 논증의 결과가
곧바로 초기불교 선정의 본질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해석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데 하나의 문
헌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래에서는 붓다의 일대기에 의거, 출가 이전, 출가 이후, 성
도, 교화, 열반의 순서를 따라가며 사선과 구차제정으로 묘사되
고 있는 각 선정설의 의미에 대한 논증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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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성도이전의 禪定修行
1. 출가이전의 선정 체험
부왕과 함께 농경제에 참여했던 고타마 싯타르타는 홀로 염
부수 아래에서 명상에 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의 명상체
험을 불전에서는 ‘樹下靜觀’이라 하여 중요한 사건으로 들고 있
다. ‘수하정관’은 남전 중부와 북전 중아함에 주로 나타난다.3)
중부 제36, 85, 100 세 경전은 모두 대응한역이 없지만 설법배
경과 청중이 다를 뿐 싯타르타 태자가 농경제에서 수하정관을
체험했다는 기록은 모두 일치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이중에서
가장 상세하게 서술된 중부 제36 「마하삿짜까경」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
「마하삿짜까」 경은 쟈이나교도인 삿짜까(Saccaka)와 붓다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삿짜까의 도전적인 질문에 대답하기 위
해 붓다는 자신이 출가하여 갖가지 방법으로 수행한 경험을 먼
저 들려주는데, 이때 출가 이전 농경제에서 경험했던 명상수행
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에게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일어났다. 석가족 부왕의 행
사 중에, 나는 근처의 염부 나무 그늘에 앉아서 온갖 감각적
3) 불전자료 출처에 대해서는 일본 東洋大學의 中央學術硏究所가 펴낸 ?原始佛
敎聖典資料による釋尊伝の硏究?(2000년)에서 크게 도움받았다. 본문에서 열
거한 ‘수하정관’ 관련 불전자료 출처는 자료집 제3권(p.51)에 토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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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욕망을 떠나고, 불건전한 마음상태[不善法]를 떠나 尋이
있고 伺가 있으며, 떠남에서 생긴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初
禪에 도달하여 머물렀던 것으로부터, ‘이것이야말로 깨달음
에 이르는 도일 것이다’라고 깨달았다. 악기베싸나여! 나에게
이러한 생각이 일어났다. ‘이것이야말로 깨달음에 이르는 도
일 것이다’라고.4)
여기에서는 四禪定 중에서 첫 번째 단계인 초선이 언급되고
있다. 이 경문에 의거하면, 태자 시절 이미 명상법을 배워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일차적으로 드러난다. 그런데 초기불전에 나
타나는 갖가지 명상훈련 중에서 왜 하필이면 사선정의 첫 단계
를 내세운 것일까.
일찍이 中村元은 이 경전에 나타난 태자의 초선체험을 가리
키면서, 사선의 체계는 비교적 늦게 성립한 것인데도 그 첫 단
계인 초선을 여기에 적용하고 있다고5) 하였다. 玉城康四郞은
싯타르타가 이때 경험한 명상의 내용이 사선정의 초선과 완전
히 동일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고 지적하면서 사선의 내용이 정형화되었을 때 그 중의 초선을
여기에 끼워넣은 것이라고6) 주장하였다. 이들의 주장에는 공통
적으로 후대에 정형화된 사선을 전제로 작성된 경전이라는 시
각이 전제되어 있다.
인용문에 의하면 ‘이것이야말로 깨달음에 이르는 도일 것이
4) MN.Ⅰ.36,p.246 Abhijānāmi kho panāhaṁ pitu Sakkassa kammante sītāya
jambucchāyāya nissinno vivicc' eva kāmehi vivicca akusalehi dhammehi
savitakkaṁ savicāraṁ vivekajaṁ pītisukhaṁ paṭhaṁ jhānaṁ upasampajja
viharitā, siyā nu kho eso maggo bodhāyāti. Tassa mayhaṁ Aggivessana
satānusāri viññāṇaṁ ahosi : eso va maggo bodhāyāti.
5) 中村元, ?ゴータマブッダ-釋尊の生涯-?, (春秋社), p.69
6) 玉城康四郞, 「原始經典の冥想試論」, p.22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31
다’라는 자각이 바로 사선을 성취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로 작
용하게 된다. 따라서 성도의 출발점은 사선이고, 사선수행의 계
기는 출가이전에 체험했던 초선이 된다. 그러므로 이 자료가 역
사적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이 경전의 작
성자들에게는 적어도 사선이 가장 중요한 선정수행이라는 사실
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붓다의 성도라는 가
장 중요한 사건에서 사선이 출발점이라는 설정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赤沼智善의 ?호조록?에 따르면 중부 「마하삿짜까」 경
전에 대응하는 한역은 없다고 되어 있다. 대응한역이 없는 팔리
본은 특정부파에만 소속된 내용이거나 후대에 부가되었을 가능
성이 높기 때문에 이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곧 농경제 때 태자가 경험한 초선의 경지와 이를 계승하여 사
선으로 성도를 이루었다는 일련의 내용은 사선의 중요성을 부
각시키려는 사람들의 ‘의도’와 ‘해석’의 산물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호조록?이 들고 있는 대응한역의 설정
은 해당 경전 사이에 설법배경, 장소, 설법하는 이와 듣는 이,
그리고 설법내용의 일치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경전은 거의 없다는 데 문제가 있
다. 따라서 특정한 교의나 내용을 비교․검토하는 데에는 ?호조
록?의 안내와는 달리 연구자의 시각에 따라 참고할 자료를 다
시 살펴보지 않으면 안된다.
중아함 27 「柔軟經」이 주목할만한 자료이다. 내용전체가 중
부 「마하삿짜까경」과 온전하게 일치하지 않지만, 태자가 홀로
염부수 아래에서 명상하여 초선을 체험했다는 부분은7) 정확히
7) ?大正藏? 1, p.607下-608上, “我復憶昔時看田作人止息田上. 往詣閻浮樹下結
跏趺坐. 離欲離惡不善之法. 有覺有觀. 離生喜樂得初禪成就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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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태자가 농경제에서 초선을 체험했다는
사실의 진위를 가릴 경우에 여타의 부분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대응하는 한역으로 간주하여 논거로서 활용할 수 있다. 중아함
32 「未曾有經」과 잡아함 604 「阿育王經」8) 그리고 「四分律」 과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에도9) 초선체험이 서술되어 있으므로
농경제 때의 초선체험사실은 특정부파의 의도나 해석의 틀을
넘어선 좀더 신뢰할만한 사실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증일아함 권23.8에서는 태자가 초선만 체험한 것이
아니라 이미 사선을 모두 성취한 것으로10) 나온다. 팔리본에서
는 붓다의 성도가 사선수행에 의해 가능한 것이었다고 파악하
여 그 기원을 농경제 때의 초선경험에 맞추고 있는 반면, 증일
아함에서는 이미 출가 이전에 사선을 성취하였다는 것이다. 더
구나 후대의 불전인 ?라리타위스타라(Lalitavistara)?에서도 태
자가 염부수 아래에서 이미 제4선까지를 모두 체험했다고11) 서
술하는 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태자가 출가 이전에 이미 초선만
이 아니라 사선 모두를 체험했다는 시각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적인 관점에서 볼때, 초선을 이미 경험하고 출가
하여 본격적인 수도 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수행한 초선을 떠올
리고 이를 좀더 높은 경지로 승화시켜 사선을 온전하게 성취했
을 것이라는 팔리본의 서술이 좀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
8) ?중아함? 32, (?大正藏? 1), p.470하, ?잡아함? 604, (?大正藏?2), p.167상.
9) ?사분율? (?大正藏? 22), p.781上,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大正藏? 23, p.7
19상), p.950중;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大正藏? 24), p.32중,114상.
10) ?大正藏? 2, p.671중, “我自憶昔日. 在父王樹下無婬無欲. 除去惡不善法遊於
初禪. 無覺無觀遊於二禪念淸淨無有衆想遊於三禪. 無復苦樂意念淸淨遊於四
禪. 此或能是道. 我今當求此道.”
11) 奈郞康明 編, ?梵語佛典讀本?, pp.4-6, Lalitavist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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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설법배경은 다르지만 중아함 「유연경」에 나오는 초선체험
부분이 내용상 팔리본과 일치되고 있는 점에서, 염부수 아래에
서 초선을 체험했다는 사실은12) 비교적 특정부파에 제한되지
않는 공통의 기반에 근거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증일아함과
?Lalitavistara?에서 서술된 사선성취 역시 그 진실성의 여부를
가릴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초선의 체험 사실을 그 밑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성취의 내용이 초선인가, 사선 모두인가의 진
위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불전에 의거하면, 출가 이전 붓다가 체험한 선정수행은
사선정의 첫 단계 내지 그 이상이 된다. 이를 통해 적어도 초기
불교의 선정에서 사선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
다. 곧 四禪說의 성립이 후대에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붓
다가 출가하기 이전부터 성도에 이르기까지 추구했던 선정수행
의 축으로 간주하려는 해석이 분명하게 존재한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선은 붓다가 직접 행했던 선정수행의 원형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아래에서는 출가 이후의 선정수행에 대해 살펴
볼 것이다.
2. 출가 이후의 禪定修行
(1) 알라라 칼라마와 無所有處
출가한 뒤 붓다는 여러 사상가들을 만나서 갖가지 가르침을
배웠을 것인데, 수행의 내용은 당시 시대 분위기에 따라 苦行과
12) ?佛本行集經? 제12 「遊戱觀囑品」에도 농경제 때 태자가 初禪定을 성취한
것으로 나와 있다; 離於諸慾棄捨一切諸不善法. 思惟境界. 分別境界. 欲界漏
盡. 卽得初禪. ?大正藏? 3, p.706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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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定을 중심으로 삼았을 것이다.13) 增谷文雄은 ?佛傳의 연구?
에서 이 시기에 대해 언급한 모든 불전을 조사한 뒤, 알라라 칼
라마(Āḷāra Kālāma)와 웃타카 라마풋타(Uddaka Rāmaputta)를
찾아가서 선정수행을 배운 일, 마가다국 왕사성에서 빔비사라
왕과 회견을 가진 일, 그후 엄밀한 고행을 행하다가 이를 버린
일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14) 그런데, 고행의 경우에는 특정한
스승의 지도를 받아 행했다는 기록이 보이지 않지만, 禪定에 대
해서는 알라라 칼라마와 웃타카 라마풋타에게 각각 無所有處定
과 非想非非想處定을 배우는 장면이 佛傳관계자료에 명시되어
있다. 이 내용은 앞에서 언급한 「마하삿짜까」 경에도 등장하지
만, 중부 제26 「聖求經(Ariyapariyesana-sutta)」에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비구들아, 이렇게 해서 나는 알라라 칼라마의 처소에 가서
물었다. ‘존자 깔라마여, 그대는 어떻게 ‘나는 스스로 알고 깨
달아 성취했다’(sayaṁ abhiññā sacchikatvā upasampajja pa
vedesīti)라고 주장하십니까?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말하자
알라라 칼라마는 ‘無所有處’(ākiñcaññāyatanaṃ)에 대해 말해
주었다. 비구들아, 그때 나는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다. 알라
라 칼라마에게만 믿음(信 saddh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
게도 믿음이 있다. 알라라 칼라마에게만 정진(精進 viriyaṁ)
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정진이 있다. 알라라 칼라마
에게만 주의집중(念 sati)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주의
집중이 있다. 알라라 칼라마에게만 삼매(samādhi)가 있는 것
이 아니라 나에게도 삼매가 있다. 알라라 칼라마에게만 지혜
13) 山口惠照는 출가 이후 성도 이전까지의 세존의 수행내용을 둘로 구분하면
선정과 고행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山口惠照, 「三昧の道-成佛道とヨーガの
問題-」 ?佛敎における三昧思想?, p.57.
14) 增谷文雄, ?アーガマ資料による佛傳の硏究? (角川書店), pp.433-435 참조.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35
(paññā)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지혜가 있다. 이제, 알
라라 칼라마가 스스로 알고 깨달아 성취한 그 가르침을 스스
로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면 어떨까. 15)
현존하는 문헌에 의해서 알라라 칼라마의 사상에 대해서 알
수는 없지만, 정통 바라문 사상가가 아니라 선정수행자로 알려
져 있다.16) 인용문에 따르면, 알라라 칼라마는 붓다에게 無所有
處(ākiñcaññāyatana)를 전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무소유처에
대해서 中村元은 쟈이나교 문헌에도 존재한다는 점, ?숫타니파
타? 게송 976에 서술된 ‘무소유(ākiñcañña)의 경지’를 근거로,
무소유처는 최초기불교 시대에서 불교 이외의 일반수행자가 지
향하고 있던 경지였다고17) 주장하였지만, 최초기불교와 초기불
교를 나누어 보려는 연구방법에 대해서는 또 다른 논란의 여지
가 있을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무소유처가 최초기불교에 이미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더라도 아래 ?숫타니파타?를 보면, 무
소유처의 내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시사하는 점은 발견할 수
있다.
우파시바 존자가 물었다. 사카여! 저는 홀로 다른 것에 의
존하지 않고서 커다란 번뇌의 물결을 건너갈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것에 의존해서 이 물결을 건너갈 수 있는 바를 설명
해주십시오. 널리 보는 분이여! (Sn.1069)
15) MN.Ⅰ.26, pp.163-166. 대응한역 ?중아함? 204 ?라마경? 내용일치 “我度一
切識處. 得無所有處成就遊. 是故我法自知自覺自作證耶.” ?大正藏? 1, p.776
중; MN. 36, 85, 100에도 나오지만 대응한역은 없다.
16) 宇井伯壽, ?印度哲學硏究? 제3권, p.21; 增永靈鳳의 「原始佛敎における禪定の
硏究」, p.47 참조.
17) 中村元, 앞의 책, pp.108-10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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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답하였다. 우파시바여! 주의집중을 기울여(satīm
ā) 아무 것도 없는 무소유를(Ākiñcaññaṃ) 기대하면서 ‘거기
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해서 번뇌의 흐름
을 건너시오. 모든 감각적 욕망(kāma)을 버리고, 모든 의혹
을 떠나 갈애의 소멸을 밤낮으로 보시오. (Sn.1070)
우파시바 존자가 물었다. 일체의 감각적 욕망에 대한 탐착
을 떠나 무소유를 터전으로 하여 다른 것을 버리고, 최상의
‘지각작용으로부터 해탈’(saññāvimokkha)'로써 해탈한 사람,
그는 물러나거나 타락하지 않고 거기에서 안주하겠습니까?
(Sn.1071)
세존께서 답하였다. 우파시바여! 일체의 욕망에 대한 탐착
을 떠나고, 무소유를 터전으로 하여 다른 것을 버리고 최상
의 ‘생각으로부터의 해탈’로써 해탈한 사람, 그는 물러서거나
타락하지 않고 거기에 안주하게 될 겁니다. (Sn.1072)”
인용문을 통해 無所有處 내용에 대해 몇 가지 단서를 끄집어
낼 수 있다. 첫째, 게송 1070에서 無所有를 늘 염두에 두고 주
의집중을 기울인다는 부분이 보인다.
둘째, 게송 1070-1072를 살펴보면 ‘감각적 욕망을 제거한다(k
āme pahāya)’, ‘의혹에서 떠난다(virato kathāhi)’, ‘갈애의 소멸
을 관찰한다(taṇhakkhayaṃ nattamahābhipassa)', ‘일체의 감각
적 욕망에 대한 탐착에서 벗어난다(sabbesu kāmesu yo vītarāg
o)’ 등의 서술이 무소유를 이루는 토대로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
할 수 있다. 곧 무소유라는 경지는 감각적인 욕망(kāma), 생존
차원의 근원적인 욕망(taṇha), 의혹 등의 불건전한 마음상태를
제거하여 얻어지는 경지로서, 갖가지 욕망으로부터 철저하게
자유롭게 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알라라 칼라마
가 가르친 無所有處定과 ?숫타니파타?에 서술된 무소유를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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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내용으로 쉽게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하여 스승 알라라 칼라마는 나를 제자로 삼고 그와
동등한 자리로 끌어올려 큰 영광을 베풀어주었다. 그때 비구
들이여, 내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 법은 厭離(nibbida),
精進(viriya), 滅(nirodha), 寂靜(upasama), 지혜(abhiñña), 깨
달음(sambodhi), 열반(nibbāna)으로 이끌지 못한다. 이는 단
지 無所有處일 뿐이다(yāvad-eva ākiñcanaññāyatanūpapatti
yā ti).
인용한 「성구경」의 내용을 보면, 붓다가 알라라 칼라마로부
터 無所有處定을 배워 성취하고서도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떠
나면서, 無所有處定을 평가하는 주목할만한 서술이 나온다. 곧
無所有處의 경지는 ‘염리, 정진, 멸, 적정, 지혜, 깨달음, 열반’으
로 이끌어주지 못한다는 붓다의 진단이다. 대응한역인 「라마경
」에는 ‘지혜, 깨달음, 열반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서술로 되어
있어18) 팔리본에 비해 몇몇 항목이 빠져 있지만, 전체적인 취지
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붓다가 알라라 칼라마에게
無所有處定을 배워 이를 온전하게 성취했지만 자신이 지향하던
궁극적인 수행의 길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러 無所有處定을
버렸다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사실로 여겨진다. 알라라 칼라마
가 전수했던 無所有處定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인용문의 끝부분에 나오는 것처럼 그것은 단지 禪定의
한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에는 두 가지 사실이 숨어 있
다.
하나는 선정수행을 통해 성취되는 어떤 경지가 존재한다고
18) ?大正藏? 1, p.776. “下此法不趣智, 不趣覺, 不趣涅槃.”
238 / 보조사상 28집(2007.8)
하더라도 일정한 선정수행의 성취결과에만 안주하는 경우, 增
永靈鳳의 지적처럼 선정자체가 목적이 되어19) 열반으로 향하지
는 못한다는 비판이다. 또 하나는 붓다가 비록 無所有處定을 부
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한 부정은 아니라는 점이다. 「성구
경」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알라라 칼라마에게는 ‘信, 精進,
念, 定, 慧’라는 5가지 수행덕목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는 붓다의
판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5가지 수행덕목은 초기불교의
수행체계가 정비되면서 나중에 五根 및 五力으로 나타나는데,
알라라 칼라마에게 5가지 수행덕목이 갖추어져 있다고 말한 것
은 그의 선정수행의 경지를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응한역을 보면, 이 부분에 대한 경전 편찬자들의 고민이 드
러난다. 곧 「라마경」에서는 팔리본과 달리 다섯 수행덕목을 모
두 기술하지 않고, 알라라 칼라마에게 ‘信, 精進, 慧’가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만 지적하고 있다.20) 여기에 나오는 信과 慧가 불교
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볼 근거는 없지만, 만약 같다고 치더라도
念과 定은 왜 제외된 것일까. 아마도 「라마경」의 원본이 성립될
당시의 분위기에서 붓다의 선정관과 차별을 두려는 의도일 것
이다. 알라라 칼라마에게 五根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사
실상 초기불교의 禪定과 동일하다는 선언과 같은 것이기 때문
이다. 따라서 알라라 칼라마의 無所有處定은 붓다에 의해 하나
의 선정수행으로서 인정되면서도 동시에 궁극적인 열반으로 이
끌지 못한다는 비판의 대상도 되고 있는 것이다.
19) 增永靈鳳, 「禪定の內容およびその特質」 ?根本佛敎之硏究?, p.277.
20) ?大正藏? 1, p.776. “中我復作是念. 不但阿羅漢獨有此信. 我亦有此信. 不但阿
羅漢獨有此精進. 我亦有此精進. 不但阿羅漢獨有此慧. 我亦有此慧.”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39
(2) 웃타카 라마풋타와 非想非非想處
「성구경」에 의하면, 알라라 칼라마를 떠난 붓다는 웃타카 라
마풋타를 찾아가 그에게 다시 非想非非想處(nevasaññānāsaññā
yatana)를 전수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과정은 알라라 칼라
마에게 無所有處를 배울 때와 동일한 전개양상을 보이는데, 경
문의 서술도 알라라 칼라마가 웃타카 라마풋타로 無所有處가
非想非非想處로 바뀌었을 뿐, 수행하는 과정이나 성취한 뒤의
서술도 모두 같다. 대응한역인 「라마경」을 보아도 사정은 마찬
가지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편집이 개입된 것이라는 의문마저
든다.
「라마경」에는 알라라 칼라마가 자신이 성취한 경지를 ‘나는
일체의 識處를 넘어서서 無所有處를 성취하여 머문다’고 하였
고,21) 웃타카 라마풋타도 역시 ‘나는 일체의 무소유처를 넘어서
서 非有想非無想處를 얻어 거기에 머문다’는22) 서술을 보인다.
中村元은 이 경문을 근거로 ‘一切識處’가 무소유의 전단계로, 또
한 ‘무소유처’가 비상비비상처의 전단계로 각각 설정되고 있다
는 점에 주목하였다.23) 따라서, 「라마경」에 의거하면, 四無色定
에서 ‘識無邊處→無所有處→非想非非想處’의 구조는 이미 두 스
승의 선정수행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
는 여기에 사무색정의 첫 단계인 공무변처가 빠져 있다는 점이
다. 中村元은 ‘空安靖處’가 경문에 보인다는 점을 들어 사무색정
이 모두 등장한다고 파악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해당
내용은 고타마가 무소유처를 증득하기 위해 홀로 멀리 한적한
21) ?大正藏? 1, p.776. “中我度一切識處. 得無所有處成就遊.”
22) ?大正藏? 1, p.776. “下度一切無所有處, 得非有想非無想處.”
23) 中村元, 앞의 책, pp.106-107.
240 / 보조사상 28집(2007.8)
곳으로 가서 수행하였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말에24) 지나지 않
기 때문이다. 번역상의 문제로 볼 수도 있겠지만, 경문에 근거
해서 인정할 수 있는 순차적인 선정수행 단계는 ‘識無邊處→無
所有處→非想非非想處’ 뿐이다. 그런데 이 구조만으로도 이미
상당히 도식적인 편집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 곧 알라라칼라마
에게는 무소유처, 웃타카 라마풋타에게는 비상비비상처를 각각
귀속시켜, 이미 정형화된 사무색정의 틀로써 싯타르타의 선정
체험기를 각색하고 있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남북전의 경문을 좀더 비교, 대조해보자. 남전 「성구경」
에서는 붓다가 출가하여 수행하던 시절을 회상한 뒤 성도과정
에 이르러서는 九次第定 단계가 모두 나타나는 데 비해, 북전 「
라마경」에서는 四禪만을 내세우고 있으며, 四禪의 정형구를 서
술하는 방식과 달리 四禪을 성취한 상태에서 苦와 번뇌[漏]의
원인, 발생, 소멸,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알고 보게 되어 해
탈을 이룬다는 서술로25)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남북전의 불일
치는 四無色定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고 생각된다. 곧 남전 「성구경」은 사무색정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두 스승의 존재 역시 붓다에게 사무색정의 두 단계를
전수한 인물로서 그 중요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
인다. 그러나 북전 「라마경」에서는 의도적으로 두 스승의 존재
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4) ?大正藏? 2, p.776중, “我欲證此法, 故便獨住遠離空安靖處, 心無放逸修行精
勤 … 不久得證彼法.” 비상비비상처 경지를 얻기 위해 수행할 때에도 동일
내용 반복됨.
25) ?大正藏? 1, p.778중 “彼如是定, 心淸淨無穢無煩, 柔軟善住得不動心. 修學漏
盡智通作證. 彼知此苦如眞, 知此苦習[集], 知此苦滅, 知此苦滅道如眞. 彼如是
知如是見. 欲漏心解脫, 有漏無明漏心解脫. 解脫已便知解脫. 生已盡梵行已立.”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41
첫째, 붓다가 두 스승에게 갖추어져 있다고 평가한 수행덕목
에서 남전에서는 五根을 온전히 갖추고 있다고 서술한 반면, 북
전에서는 念, 定을 삭제하였다. 둘째, 남전에서는 두 스승이 각
각 무소유처와 비상비비상처를 전수했다고 말하면서도 이 두
선정의 경지에 대한 연관이나 비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반
해 북전에서는 동일인물에게 동일 선정법을 배웠다고 기록하면
서도 이미 사무색정의 틀에 맞춰 해석하여 ‘識無邊處→無所有
處→非想非非想處’의 서술구조를 포함시키고 있다. 셋째, 성도
과정에 대한 서술에서도 남전에서는 九次第定을 모두 열거하여
사무색정의 위치를 인정하고 있지만, 북전에서는 四禪만을 내
세워 사무색정의 가치를 낮추려는 의도가 서술방식에서 드러난
다. 따라서, 四無色定의 기원을 두 스승에게 두려는 의도는 남
북전이 일치하지만, 四無色定의 위치를 자리매김하여 의의를
부여하는 과정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四無色定의 가치를 낮추려는 의도가 드러난 「라마경」
에서도 두 스승에게 무소유처와 비상비비상처를 배웠다는 사실
까지 부정하지 못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냐하면, 四無
色定과 붓다의 관계, 나아가 초기불전에서 사무색정이 차지하
고 있는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는 두 가지 사상적 필요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사
선과 사무색정의 비교우위를 논한다면, 적어도 이 자료에 근거
해서 말하면 앞의 논증에 따라 사선에 좀더 무게가 실린다. 둘
째, 붓다에 의해 두 선정수행법이 일단 부정되었음에도 불구하
고, 다시 살아남아 사무색정의 체계 속에 포함된 사실은 사무색
정의 선정체계가 외부에서 유입되었거나 또는 그에 대한 대응
논리로 형성되었거나에 상관 없이 이들 문헌이 작성될 시기에
는 이미 사무색정이 주목받아 체계화되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242 / 보조사상 28집(2007.8)
없게 한다. 그렇다면, 사선에서 사무색정, 구차제정으로 나아가
는 선정의 사상사적 진전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초기불전에 나타나는 四無色定의 온전한 분석을 필요로
할 것이므로 다음 기회로 미룬다.
Ⅲ. 成道와 禪定
수행자 고타마가 무엇을 깨달아 붓다가 되었는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26) 거칠게 생각하면 초기불교 문헌에서
설법내용으로 제시된 모든 교의와 수행이 성도와 직접이든 간
접이든 관련이 있을 것이지만, 成道說은 일치된 내용으로 나타
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남북전의 내용
일치라는 연구방법론을 전제로, 또 문헌을 佛傳으로 제한하여
붓다의 성도와 관련되는 선정에 대해서만 논의하기로 한다.
불전에 의거하고, 선정을 중심으로 성도설을 다른 논문으로
는 松原秀道의 「成道說에 관하여」와 佐藤密雄의 「成佛論-석존
의 성도와 열반에 관하여-」이 눈에 띈다. 특히 佐藤密雄의 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중부 제19, 26, 36을 들고
중부 제26의 대응한역인 중아함 204 「라마경」과 중부 제19의
대응한역인 중아함 102 「念經」을 각각 비교대조하여, 사선․삼
명에 의한 성도설이 四諦 및 十二緣起나 구차제정에 의한 성도
26) 성도 이전의 고행과정에서도 선정이 나온다. 곧 붓다가 고행 시에 숨을 멈
추는 禪(appāmakaṁ jhānaṁ, 無息禪)을 행했다는 기록(MN.Ⅰ. 36, p.243; ?
증일아함? 23권 8경, (?大正藏? 2), pp.671상-672상이 보인다. 지면관계상 이
에 대한 논의는 생략한다.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43
설보다 합리적이고 원형에 가깝다는 결론을 펼치고27) 있다. 그
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논증과정에서는 문제가 보인다.
첫째, 그는 중부 제26 「성구경」의 구차제정 성도설과 대응한
역인 중아함 204 「라마경」의 사선․삼명에 의한 성도설을 비
교․대조하여 문헌적으로는 남전이 좀더 붓다의 직설이라 할
수 있는 원형에 가까우나, 성도설로 보자면 「라마경」의 사선․
삼명에 의한 성도설이 보다 타당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28)
곧 이들 자료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초전법륜에서 북전의 중도,
팔정도라는 체계적인 설법보다는 남전에서 다섯 감각대상에 내
재된 위험성과 그로부터 무집착을 강조하는 태도가 좀더 붓다
의 원음에 가깝다는 생각을 드러내었지만, 이 자료만으로써 문
헌의 新․古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이며 더구나 그가 정작 주장
하고자 하는 사선․삼명에 의한 성도설을 뒷받침해주는 것도
아니다.
둘째, 그는 「성구경」의 구차제정에 의한 성도설보다, 북전 「
라마경」에서 사선만에 의한 성도설이 정당하며 「성구경」에 보
이는 사무색정은 잘못 부가된 것이라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게다가 남전 19, 36에도 사무색정은 없고 사선만에 의한 성도설
이 보이므로 사선․삼명에 의한 성도설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성구경」에 나타난29) 성
도장면부터 살펴보자.
비구들이여, 그래서 나는 스스로 생겨남에 묶여 있지만 생
겨남에 묶여 있는 것의 재난을 알고 생겨남에 묶여 있지 않
27) 佐藤密雄, 「成佛論-釋尊の成道と涅槃について-」, pp.173-181 참조.
28) 佐藤密雄, 같은 논문, p.176.
29) MN.Ⅰ.26, p.167.
244 / 보조사상 28집(2007.8)
은 위없는 안온인 열반을 구하여, 생겨남이 없는 위없는 안
온인 열반에 도달했다. 스스로 늙음에 묶여 있지만 … 스스
로 병듦에 묶여 있지만 … 스스로 죽음에 묶여 있지만 … 스
스로 슬픔에 묶여 있지만 …. 스스로 번뇌에 묶여 있지만 번
뇌에 묶여 있는 것의 재난을 알고, 번뇌에 묶여 있지 않은
위없는 안온인 열반을 구하고, 번뇌가 없는 위없는 안온인
열반에 도달했다. 나에게 이와 같이 ‘나의 해탈은 흔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태어남의 끝이다. 더 이상 윤회는 없다’라고
앎과 봄이 생겨났다.
인용문은 붓다가 비구들에게 자신이 성도에 이르기까지 수행
의 전과정을 회상의 형식으로 이야기한 다음에 나온다. 곧 깨달
음을 얻는 과정으로 제시된 부분인 것이다. 이에 따르면, 구차
제정에 의해 성도하였다는 직접적인 서술이 없다. 대신 성도과
정을 이야기한 뒤에 다시 현재시점에서 비구들에게 설법하는
내용 중에 구차제정 수행이 강조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자료에 의거하면, 구차제정 성도설이 간접적으로 시사된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구차제정 성도설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처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佐藤密雄이 「성구경」에 구차제정 성
도설이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점을 안게 되는 것
이다.
이러한 문제는 안양규의 글에서도 보인다. 그는 남전 증지부
의 한 경을 예로 들어 구차제정에 의한 성도설을 전통적인 것
으로 말하고 있으나30) 이 역시 ‘붓다 자신의 말로써’, ‘보리수
아래에서’, ‘구차제정으로써 성도하였다’는 서술이 분명하게 나
타나고 있는가를 따져보면 사실과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남전
증지부 경전에서는, 붓다가 제자 아난다에게 자신이 구차제정
30) 안양규, 「붓다의 般涅槃(parinibbāna)에 관한 고찰」, ?인도철학 제10집?, p.13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45
에 의해 최상의 정각을 성취했다는 서술이31) 나타나고 있다. 더
불어 ‘성도하기 이전 수행자 시절이었을 때’라는 표현도 보인다.
그러나 이 자료에는 농경제 때의 초선경험, 두 스승에게 선정을
배우는 장면, 홀로 고행하는 모습 등의 진술 없이 ‘뒤에 어느
때(aparena samayena)’라는 막연한 서술 다음에 구차제정에 의
해 해탈했다는 내용이 나올 뿐이다. 더구나 이 내용과 일치하는
북전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구차제정에 의한 성
도설이 하나의 전통으로써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인정하
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된다.
이제 사선․삼명에 의한 성도설을 주장하는 불전을 살펴보
자. 먼저 中部 제4에서 사선, 삼명에 의한 해탈설을 볼 수 있
다.32) 이 경전에 대응하는 북전에도 전체 대의와 취지 그리고
세부적인 서술이 모두 일치하고 있어서33) 신뢰할 수 있는 자료
이다. 中部 제19와 대응한역인 중아함 102 「念經」에서도34) 비
구들에게 붓다 자신의 과거경험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사선․
삼명에 의한 해탈설이 나온다. 그런데 이들 불전은 구차제정 성
도설 자료와 마찬가지로 붓다 자신의 과거경험의 시점이 분명
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 자료만으로는 사선, 삼명
에 의한 성도설이 명확하게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남전중부 제36과 제85는 설법배경과 설법을 듣는
자는 다르지만, 사선․삼명에 의한 성도 장면을 서술하는 내용
으로 따지면 완전히 일치하고 있어서 같은 경전으로 보아도 좋
31) AN. Ⅳ. 9. 41, pp.440-448.
32) MN.Ⅰ.4, pp.21-23.
33) ?증일아함? (?大正藏? 2), pp.665중-666하.
34) MN.Ⅰ.19, pp.116-117 (?중아함? (?大正藏? 1), p.589하.)
246 / 보조사상 28집(2007.8)
을 정도이다. 여기에서는 붓다 자신의 말로써 성도하기까지의
전과정이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어 앞에서 살펴본 자료와는 달
리 좀더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호조록?에 의하면 대응한역이 없다고 되어 있으나, 증일아
함 31.8에는 중부 제36와 제85에 나타난 사선․삼명 성도설은
물론 고행경험, 농경제 때의 초선경험까지 모두 서술되어 있다.
특히 남전에서 직접 서술되지 않았던 ‘보리수 아래’라는 구체적
인 장소까지 명시되어 있어 佛傳으로써 사선․삼명에 의한 성
도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 중아함 157 「黃蘆園經」에는 고행
경험이나 농경제 때의 초선경험 등의 회상장면은 나오지 않으
나 역시 보리수 아래에서 사선, 삼명을 통해 성도하였다는 구체
적인 서술이35)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북전 불전자료에서 ‘보리
수 아래’라는 구체적인 장소까지 명기하고 제시된 사선․삼명
에 의한 성도설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
면 현존하는 불전의 내용은 문헌이 작성될 당시 특정 지역, 소
속 부파, 당대의 사상 동향, 교의 및 수행체계에 대한 선호도
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붓다는 보리수 아래에서 -를 통해 성도하였다’와 같은 특정한
진술은 아무리 해당소속부파의 해석을 반영시키고 싶더라도 섣
불리 손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
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중부 제26 「성구경」의 내용에서 ‘구차제정’이
란 선정체계를 내세우고 그것에 의해 해탈한다는 사상이 나타
나고 있었지만, 그것을 붓다의 성도 사건에 직접 결부지어 서술
하지 못한 데에는 바로 이와 같은 ‘해석’과 ‘사실’이라는 틈에서
의 불전작성자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비치는 것이다. 그러
35) ?중아함? 157, (?大正藏? 1, p.679하)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47
므로 중부 제36, 제85와 증일아함 31.8, 중아함 157 「黃蘆園經」
에서36) 붓다의 성도과정이 시간적인 진행에 따라 구체적으로
서술되고, 장소까지 직접 표현되고 있다는 서술을 근거로, 적어
도 구차제정보다는 사선, 삼명에 의한 성도설이 좀더 원형에 가
깝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Ⅳ. 涅槃과 禪定
붓다가 열반에 들 당시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佛傳으로는,
붓다의 마지막 여정의 전 과정을 상세하게 서술한 장부 제16 ?
大般涅槃經(Mahāparinibbāna)?을 비롯하여 상응부 ?般涅槃經(P
arinibbāna)?과 이에 대응하는 한역, 그리고 ?근본설일체유부율
?의 「雜事」 등이 있다.37) 여기에서는 이들 불전을 모두 비교,
분석하여 붓다가 열반할 당시에 든 선정의 의미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다. 먼저, 서로 다르게 묘사된 남전의 내용부터 살
펴보자.
(A)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는 초선에 들었다. 초선에서 나
온 뒤 제2선에 들었다. 제2선에 나온 뒤 제3선에 들었다(이
하 동일 반복구를 도식으로 표시). 제3선→제4선→空無邊處
36) ?중아함? 157, (?大正藏) 1, p.679하); ?증일아함? 31. 8, (?大正藏) 2,, p.671
중)
37) 增谷文雄의 ?アーガマ資料による佛傳の硏究?(pp.460-461)와 일본 중앙학술
연구소에서 간행한 ?原始佛敎聖典資料による釋尊傳の硏究? 제3권(pp.202-2
04)에서 열반과 관련된 불전을 모두 검토하여 제시하였다. 이 글에서는 이
들 연구성과에 토대하여 논의를 전개할 것이다.
248 / 보조사상 28집(2007.8)
→識無邊處→無所有處→非想非非想處→想受滅.
그때 존자 아난다는 존자 아누룻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존자 아누룻다여! 세존께서 반열반하셨습니다.” “벗 아난다
여, 세존께서는 반열반하시지 않았습니다. 想受滅에 드신 것
입니다.”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는 想受滅에서 나온 뒤 비상비비상
처에 들었다. 非想非非想處→無所有處→識無邊處→空無邊處
→제4선→제3선→제2선→초선→제2선→제3선→제4선. 제4선
에서 나온 뒤 바로 반열반하였다.
(B)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는 초선에 들었다. 초선에서 나
온 뒤 제2선에 들었다. 제2선에 나온 뒤 제3선에 들었다. 제3
선→제4선→空無邊處→識無邊處→無所有處→非想非非想處→
無所有處→識無邊處→空無邊處→제4선→제3선→제2선→초선
→제2선→제3선→제4선. 제4선에서 나온 뒤 바로 반열반하였
다.
인용문 (A)는 장부 ?大般涅槃經?38), (B)는 상응부 ?般涅槃經
?의39) 내용이다. 두 문헌의 서술내용에서 바로 드러나듯이, 장
부에서는 ‘초선→제9선(想受滅定)→초선→제4선’의 단계를 거쳐
반열반에 든 것으로 되어 있고, 상응부에서는 ‘초선→제8선(非
想非非想處定)→초선→제4선’의 단계를 거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니까 장부에서는 구차제정을 순․역으로 모두 거치
고나서 다시 초선에서 시작하여 제4선정의 단계에 이르러 반열
반하였고, 상응부에서는 사선, 사무색정 곧 제8선을 거친 뒤 역
시 같은 경로를 따라 제4선정에서 반열반하였다는 설명이 된다.
38) DN. Ⅱ. 16, p.156.
39) SN. Ⅰ. 6.2.5, p.158.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49
또한 선정의 각 단계만을 묘사한 상응부에 비해, 장부에서는 想
受滅定 상태에 대해 아난다와 아누룻다의 대화로써 상수멸이
죽음의 상태가 아니라는 부연설명이 들어 있는 점에서도 차이
가 나타난다. 붓다의 반열반이라는 큰 사건에 선정상태를 개입
시키고 있는 태도에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고, 다음으로 남전
장부와 상응부에서 반열반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선정상태에 대
한 서술의 차이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온전하게 해명하
기 위해서 남전 뿐만 아니라 북전에 속하는 모든 한역본을 비
교, 분석하여 서술의 차이를 드러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 두 남전에 보이는 내용불일치에 대해서는 古田彦太郞의
의견에 먼저 귀 기울여 보자.. 그는 붓다가 입멸할 당시의 정신
상태에 대해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하는 의문에 토대하여, 반
열반 전승은 바로 당시 불교도들이 가지고 있던 선정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다음으로 그
는 반열반 당시 거쳐간 선정단계에 대해서는 일치하지 않지만,
두 문헌 모두 제4선에 들었다가 나온 뒤에 반열반하였다는 서
술은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四禪定이야말로 붓다 자신의 독자
성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미 구차
제정설이 확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4선에 의한 반열반설
이 공통의 기반으로 나타난 것은 문헌 작성 당시의 사상적 발
전과 古來의 전승적 입장이 타협한 산물이라고 보았다.40)
그의 논리에 따르면, 붓다가 실제적으로는 제4선에서 나온
직후 반열반하였지만, 당시의 불교도들은 선정에 대한 기존의
입장[四禪說]도 지키고, 새로운 사상적 발전[九次第說]도 아우르
려는 생각이 경문의 불일치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상당히 설득
40) 古田彦太郞, 「原始佛敎における禪定說の考察-九次第說と四禪說について-」,
pp.78-82 참조.
250 / 보조사상 28집(2007.8)
력 있는 논증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의 논술과정을 따라가
다보면 마치 두 남전에서 나타나는 내용불일치가 사선과 구차
제정의 문제인 것처럼 비친다. 내용의 불일치에서 가장 크게 드
러나는 문제는 사선 대 구차제정이 아니라 구차제정 대 사선․
사무색정인데 어떤 이유인지 古田彦太郞은 이 점을 간과하였
다. 그 결과 왜 장부에서는 구차제정이, 상응부에서는 사선․사
무색정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증을 전개하지 못하였
다.
?대반열반경?에 나타난 붓다의 입멸과정에 대해서는 최근의
연구인 안양규의 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남전 뿐만 아
니라 북전까지 모두 들어 미묘한 서술의 차이에 대해 언급하였
다.41) 또 다른 글에서 그는 ?아비달마대비바사론?의 주석에 의
거하여 반열반의 의미를 검토하였는데, 논사들이 붓다의 죽음
과 열반을 차별화하려는 의도와 더불어 반열반 당시에 나타난
붓다의 입정과 출정은 오직 붓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
고 있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고42)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는 남
전 ?대반열반경?과 이에 대응하는 북전을 비교하면서도 구차제
정 대 사선․사무색정의 내용불일치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장부 ?大般涅槃經?과 상응부 ?般涅槃經?에 대응
하는 한역을 서로 구별하여 남전에 나타난 입멸과정에 대한 서
술이 타당한가를 먼저 논의할 것이다. 편의상 다음과 같이 해당
불전을 구분한다.
41) 안양규, 「붓다의 般涅槃(parinibbāna)에 관한 고찰」 ?인도철학? 10집, (200
0), pp.9-36
42) 안양규, 「붓다의 입멸과정과 그 해석-說一切有部를 중심으로-」 ?인도철학?
11집, (2001). pp.203-204 참조.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51
(가) 장부 제16 ?대반열반경?: ?장아함? 제2, ?遊行經?, (?大
正藏? 1, p.26下), ?佛般泥洹經?(?大正藏?1, p.26下), ?般泥洹經?
(?大正藏?1, p.188中-下), ?大般涅槃經?(?大正藏? 1, p.205上), ?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大正藏?24, p.399中)
(나) 상응부 6.2.5 ?반열반경?: ?잡아함? 제1197, ?入滅經?,(?
大正藏? 2, p.325中-下), ?별역잡아함? 6.4, (?大正藏? 1, p.413
下)
남전 ?대반열반경?에 대응하는 한역은 (가)에 열거한대로 모
두 5종이다. 이 중에서 입멸장면의 묘사에서 선정에 대한 언급
이 없는 ?佛般泥洹經?을 제외한 4종은 모두 남전의 내용과 일
치한다. 따라서 붓다의 반열반 과정을 선정으로 해석하려는 경
향은 매우 폭넓게 퍼져 있었고, 구차제정설은 문헌 작성 당시에
이미 사상적으로 확립되어 널리 인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난다와 아누룻다의 대화를 통해 想受滅定에 든 상태가 죽
음이 아니라는 서술은 ?佛般泥洹經?과 북전 ?大般涅槃經?을 제
외한 나머지 3종의 문헌에 모두 나타난다. 더구나 이 3종에서는
남전에 없는 내용이 부가되어 있다. 곧 아난다가 직접 들은 바
로는 붓다가 제4선에 入․出定한 뒤 반열반한다는 것이다.43)
이와 같은 표현을 부가한 의도는 명백하다고 생각된다. 제4선에
서 나온 뒤 곧바로 반열반한다는 사실의 근거를 붓다의 말에서
찾으려는 의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남전 ?대반열
반경?에 나타난 붓다의 반열반과정에 대한 해석은 북전 아함
에 의해 충분히 지지되고 있고 나아가 그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43) ?遊行經? (?大正藏? 1), p.26중, “我昔親從佛聞. 從四禪起乃般涅槃.”; ?佛般
泥洹? (?大正藏? 1), p.188중;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 (?大正藏? 24), p.399
중.
252 / 보조사상 28집(2007.8)
의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차제정에 의한 제4선에서
의 반열반설은 문헌적인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상응부 ?般涅槃經?에 대응하는 한역은 (나)에 보이는 것처럼
두 문헌 뿐인데, 사무색정은 고사하고 선정에 대한 언급자체가
없다. 곧 사선․사무색정을 순역으로 두루 거친 뒤 제4선에서의
반열반설은 오직 남전 상응부 ?반열반경?에 제한되고 있는 것
이다. 이 자료에 의거하면 당시 불교사상가들이 ‘사무색정’의 본
질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곧 사무색정은 외부
에서 들어온 것이든 불교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든 상관 없이
적어도 이들 불전이 작성될 당대의 사상적 분위기에서는 ‘사무
색정<상수멸<사선’이라는 가치평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
라서 구차제정에서 9단계란 초보적인 수준에서 차차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는 성격만을 내포한 것이 아니라, 당시까지의 여
러 가지 선정수행 방법들을 모두 포괄하려는 의도에서 틀지운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무
색정이든 구차제정이든 남북전의 불전에서 모두 제4선에서 반
열반했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도과정에서
드러난 것과 마찬가지로 붓다의 반열반에서도 역시 사선이 핵
심적인 선정으로써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반열반 당시 붓다의 내면에서 일어난 심리적인 변화
를 제자들이 어떻게 알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은 여전히 의문으
로 남는다. 붓다가 선정에 들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겠지만, 그
것이 정확히 어느 단계이며 나아가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마음상태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은 실제적으로는 불가
능할 터이다. 따라서 불전에 서술된 선정의 단계란 당대 불교사
상가들이 실제로 수행하고 있던 것을 바탕으로 해석하고자 했
던 붓다의 열반이요, 선정관일 수밖에 없다.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53
Ⅴ. 맺음말
남북전아함에 나타난 禪定說은 정형적인 형태로 동일한 서술
방식을 보이면서도 남북전 상호간에 내용의 불일치도 동시에
존재한다. 곧 연구자의 시각에 따라 하나의 선정수행법을 주제
로 삼아 바로 그 선정이 가장 중요한 수행방법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문헌적 근거가 충분히 존재하는 동시에 반증
되는 근거 또한 존재한다. 그러므로 남북전 상호간에 나타나는
내용의 불일치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한쪽 텍스트에만 의거하
여 하나의 주장을 논증하려는 경우 반증에서 자유롭기는 어렵
다.
이 글은 이러한 사정을 염두에 두고, 초기불교 경전에서 붓다
의 일대기가 서술된 불전을 대상으로 남북전의 내용일치를 살
펴본 결과이다. 먼저 붓다가 출가 이전 농경제때 염부수 아래에
서 초선을 체험했다는 불전의 서술은 남북전의 내용일치를 통
해 공통의 기반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나아가
이는 사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특정부파의 해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출가하여 알라라 칼라마와 웃타카 라마풋타에게 배운 무소유
처와 비상비비상처정은 붓다가 그것을 배운 뒤 버렸음에도 불
구하고 다시 초기불전의 선정체계에서 상위 두 단계로 자리매
김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부 제26 「聖求經」과 이에 대
응하는 한역인 ?중아함? 「라마경」을 비교분석하면, 남전이 사
무색정의 의의를 내세우려는 반면 북전에서는 두 스승에게 선
254 / 보조사상 28집(2007.8)
정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사무색정의 의의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전 라마경이 두 스승에게 무소
유처와 비상비비상처를 배웠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 못했다
는 점에 주목하면 사무색정의 의의를 사선→사무색정→구차제
정의 사상사적 발달체계 속에 놓을 수 있다.
성도설에 대한 다양한 이견에 대해서도 남전에 바탕하면 九
次第定에 의한 성도설을 주장할 근거가 있으나, 남북전이 일치
되는 자료에 의거하면 구차제정에 의한 성도설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곧 중부 제26 「성구경」의 내용에서
‘구차제정’이란 선정체계를 내세우고 그것에 의해 해탈한다는
사상이 나타나고 있었지만, 그것을 붓다의 성도 사건에 직접 결
부지어 서술하지 못한 데에는 바로 이와 같은 ‘해석’과 ‘사실’이
라는 틈에서의 불전 편찬자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비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부 제36, 제85와 ?증일아함? 31. 8, ?중아함
? 157, 「黃蘆園經」에서 붓다의 성도과정이 시간적인 진행에 따
라 구체적으로 서술되고, 장소까지 직접 표현되고 있다는 서술
을 근거로, 적어도 구차제정보다는 사선, 삼명에 의한 성도설이
좀더 원형에 가깝다는 주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구차제정이 사선에 비해 늦게 형성된 것이고, 여타의 선정방법
이 외부에서 유입된 상황에서 사선을 근간으로 재해석하는 과
정에서 형성된 선정설이라는 사정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분
명히 해두었다.
붓다의 반열반 장면에서 등장하는 선정에 관해서는 장부 제1
6 ?대반열반경?에서 ‘초선→제9선(想受滅定)→초선→제4선’의
단계를 거쳐 반열반에 든 것으로 되어 있고, 상응부 ?반열반경?
에서는 ‘초선→제8선(非想非非想處定)→초선→제4선’의 단계를
거친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 점에 유의하여 각각의 대응한역을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55
검토한 결과, 남북전아함의 내용일치를 따지면 ‘사무색정<상수
멸<사선’이라는 가치평가가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남북전아함 전체에서 제4선에서 반열반하였
다는 공통분모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사선이 핵심적인
선정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결국, 적어도 佛傳에
의거하면 붓다 선정의 원형은 바로 사선인 것이다.
256 / 보조사상 28집(2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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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 보조사상 28집(2007.8)
<Abstract>
The Buddha and Meditation in the early
Buddhist Texts
Kim, Jun-ho / Researcher,
KNU Institute of East-West Thought
The meditation which is found in the Buddhist Sciptures is
very various. It can be seen various terms, that is meditation
(jhāna), mindfulness(sati), concentration(samādhi), come-insight
(samatha-vipassanā) and so on, for that reason, to make the
meaning of meditation clear, it is necessary to examine these terms
thoroughly.
There is another problem that must be solved. The Existing
Buddhist Sciptures are the five Pali Canon(Nikāya) and the four
Chinese Text(Agama). In these Scriptures, there is inconsistency of
contents which expressed the particular event, especially in the
Buddha's life. So, I based upon the contents-correspondence
between the Pali and Chinese Texts.
This paper aims to explicate Buddha and meditation is
associated with him. First of all, the Major Event in the Buddha's
life is renounce the world, ascetic practices, attainment of Great
Wisdom, the state of complete absence of sensation(Nirvāna).
Basing on contents correspondence in the Both Texts, I tried to
explicate the Meditation which connected Major Buddha's Life is
the four meditation(Jhāna).
初期佛傳에 나타난 붓다와 禪定 / 김준호 259
* Key word
Early Buddhism, meditation, concentration, catunnaṃ jhān
āṃ, navānupūbbasamāpatti

 

 

 

 

 

 

 

 

 

 

 

 

임기영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dlpul1010/1316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