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사자의불품(師子意佛品)
부처님께서 이때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먼 옛날 과거세에 아승기겁인 불가계(不可計) 불가수(不可數) 불가량(不可量) 불가극(不可極)의 아승기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사하마제(私訶摩提)6)ㆍ달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이셨다. 그 위신력은 따를 자가 없고 세간을 안온히 하였으며 경에 있어서도 최고였으니, 천상천하에서 그 이름을 천중천(天中天)이라 하였다.
이 국토 중 광활한 곳에 있는 염부리(閻浮利) 국토는 풍요롭고 백성이 번성하며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때 염부리의 면적은 18만 구리나술(拘利那術)7) 유순(踰旬)이었다. 이때 염부리 내에는 대략 640만의 나라가 있었고 발등가(跋登加)8)라는 큰 나라가 있었으며, 그 나라 안에는 60억 명의 사람이 있었다.
사하마제부처님께서는 이 나라에 계셨다. 또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있었는데 이름은 유사금왕(惟斯芩王)9)이었다. 그는 사하마제부처님 처소로 찾아와 예를 갖추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사하마제부처님은 바로 그 왕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알고 곧 이 삼매를 설하셨다. 왕은 삼매를 듣고 환희심을 내어 바로 진귀한 보배를 부처님께 올렸고,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이 공덕으로써 시방세계의 인민이 모두 안온해지기를 염원하였다. 때가 되어 사하마제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유사금 전륜성왕도 수명이 다하였고, 후에 환생하여 다시 왕가에 태어나 태자가 되었는데, 그 이름이 범마달(梵摩達)였다.
6) 범어 Sinhamati의 음역으로 ‘사자의(師子意)’로 한역한다.
7) 구리(拘利, Koti)는 길이의 단위이다.
8) ‘현작(賢作)’으로 한역한다.
9) ‘승유(勝遊)’로 한역한다.
이때 염부제에 진보(珍寶)라는 고명한 비구가 있었는데, 당시 사부제자인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위하여 이 삼매를 설하였다. 범마달 태자는 이 삼매를 듣고 환희심을 내었으며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이 경을 들었다.
이에 백억의 진보(珍寶)를 비구들 위에 뿌리고, 다시 좋은 의복을 공양하는 것으로써 발심하여 불도를 구하였다.
그리하여 천여 명과 함께 비구의 처소에 가서 삭발하여 사문이 되었고, 바로 비구의 처소에서 비구들을 따라 이 삼매를 배웠다. 천 명의 비구와 함께 스승을 모시며 8천 년 동안 쉬거나 게으름 없이 한 번도 거스르지 않고 이 삼매를 들었다.
이 비구 무리들도 이 삼매를 듣고 네 가지로 환희심을 내어 고명한 지혜에 들어갔다.
이 환희심을 낸 공덕으로 죽은 후에 다시 6만 8천 부처님을 친견하였다.
곧 한 부처님 한 부처님 처소에서 이 삼매를 듣고 스스로 배우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가르쳤다.
그 사람이 환희심을 낸 공덕으로 그 후에 부처가 되니, 그 명호가 저라유시체(坻羅惟是逮)10)ㆍ달살아갈(怛薩阿竭)ㆍ아라하(阿羅訶)ㆍ삼야삼불(三耶三佛)이었다. 그때 천 명의 비구들도 따라서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을 얻었는데 모두 명호를 저라유시체ㆍ달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이라 하였다. 그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인민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두 불도를 구하게 하였다.”
10) ‘견정진(堅精進)’·‘견고정(堅固精)’으로 한역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듣고 환희심을 내지 않는 자 누가 있겠느냐? 배우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느냐?
타인을 위해 설하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느냐? 지키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느냐?”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있어 이 삼매를 지킨다면 속히 부처가 되리라. 발타화여, 만약 어떤 보살이 40리 밖에서 이 삼매를 지닌 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보살은 이를 듣고 곧 마땅히 그 처소로 찾아가 구해야 한다.
이런 삼매가 있다는 것을 들어 알기만 해도 항상 마땅히 이를 구해야 하는데, 하물며 이를 듣고 배우는 자이겠는가. 혹은 거리가 백 리 혹 멀게는 4천 리가 되더라도 이 삼매를 지닌 자가 있다는 것을 들으면 마땅히 배우기 위해 그 처소로 찾아가야 한다. 들어 알기만 해도 이런데 하물며 이를 듣고 배우는 자이겠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을 떠나 멀리 있더라도 항상 마땅히 찾아가 스스로 구해야 하는데, 하물며 10리 20리의 거리에 삼매를 지니는 자가 있음을 듣고도 찾아가 배우지 않는단 말인가. 발타화여, 만약 어떤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서 그 곳에 찾아가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한다면 마땅히 그 스승을 10년이나 백 년 동안 섬기며 빠짐없이 공양해야만 한다. 그 보살을 우러르며 제 맘대로 쓰지 말고 마땅히 그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야 하며, 항상 스승의 은혜를 생각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에게 이렇게 말하리라. 보살은 이 삼매를 가진 자가 4천 리 밖에 있다는 소식을 듣더라도 그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내 너희들에게 말하리라. 설사 그 삼매를 듣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은 정진행으로 구했기 때문에 끝내 다시는 불도를 잃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부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리라.
발타화여,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 일념으로 구하며 떠나지 않는다면 그 이익은 대단히 존귀할 것이다.”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생각건대 과거세에 여래가 있었으니
사람 가운데 존귀하여 사하말(私訶末)이라 하였으며
이때에 전륜성왕이 있어
그 부처님께 이르러 삼매 들었네.
지극한 마음과 현명한 지혜로 이 경 듣고서
마음에 기쁨 무량하여 법을 받들어 지니고
진귀한 보배를 그 위에 뿌리며
사람 중에 으뜸인 사자의불(師子意佛)께 공양했네.
마음으로 이와 같이 염하고 찬탄하되
나의 몸이 미래세에
빠짐없이 부처님 가르침 봉행하고
또한 마땅히 이 삼매 체득하리라.
이 복덕과 원으로 목숨 마친 후에
곧 다시 제왕가에 환생하여
이때에 존귀한 대비구 친견하니
이름은 진보이고 지혜 넓고 통달하였네.
이때 그로부터 이 삼매를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곧 수지하니
좋은 물건과 천억의 진귀한 보배와
의복으로 공양하니 도를 위함이었네.
천 명이 함께 삭발하고
뜻을 세워 삼매를 즐거이 구하며
함께 8천 년을 빠짐없이
항상 비구 따르며 여의지 않았네.
한 번 듣고서 다시 들을 필요 없으니
이 삼매 비유컨대 바다 같으며
경전 지니고 외워 설하면
그는 태어나는 곳마다 삼매 들으리라.
쌓은 공덕으로 인하여
마땅히 제불의 대신통 친견하니
그는 8만 년 동안 온전히
친견하는 부처님마다 공양하였네.
일찍이 6만억 제불 친견하고
그 위에 다시 6천 세존께 공양하며
설하시는 법 듣고 크게 환희하고는
그 후 사자의불 친견하였네.
이 공덕으로 제왕가에 태어나
부처님 친견하니 명호가 견정진(堅精進)이라.
무수한 모든 인민을 교화하여
일체 생사의 번뇌 해탈케 하였네.
이 법 배우고 외운 후
곧 또한 부처님 친견하니 명호가 견용(堅勇)이라.
천상 세간에서 그 칭호를 외우면
삼매 소리 듣고 부처 이루리라.
어찌 수지하고 외우고 설하는 자이랴.
모든 세계에 집착하는 바 없이
이 삼매 널리 펴서 베푸니
일찍이 불도 의심하거나 잊은 적 없네.
이 삼매경은 진실한 부처님 말씀이니
설사 이 경 먼 곳에 있음 들을지라도
불법 위하여 일부러 찾아가 듣고 받아
일심으로 외워서 잊지 말아야 하네.
찾아가서 구했지만 듣지 못할지라도
그 공덕과 복은 가히 다함이 없으며
그 공덕의 뜻 헤아릴 수 없으니
어찌 듣고 나서 바로 수지함이랴.
만약 이 삼매를 구하기 원한다면
마땅히 옛날의 그 범달(梵達) 생각하라.
배우고 익히며 봉행함을 물러나지 않았으니
마땅히 비구가 경 얻길 이와 같이 해야 하네.
무인아제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moonceo/957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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