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邊分別論疏중변분별론소]의 思想사상
1. 元曉의 菩提分法보리분법에 관한 修習對治수습대치
원효의『중변분별론소』의 殘卷잔권인 제3권 중에 논설되고 있는 내용은 37조도품에 대한 修習수습과 修住수주 및 그 得果득과에 관한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조도품 즉, 보리분법은 본래 소승 불교인들이 닦는 수행법이기 때문에 대승에서는 이를 거의 무의미한 내용으로 여겨서 방치한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그렇지만 초기 유가학파와 법상학에서는 오히려 이 수행법을 진지하게 다루는 내용들이 보이고 있으니, 이것은 보살의 수행과도 관련된다는 취지 때문이다. 즉,『大智度論대지도론』에 보면,
菩薩摩訶薩보살마하살은 머무르지 않는 법으로 반야바라밀 중에 머무르면서도 그런 생각을 내지 않기 때문에 응당히 4염처, 4정근, 4여의족, 5근, 5력, 7각분, 8성도분을 구족한다.
묻기를, 37품 이것은 성문과 벽지불의 도요, 6바라밀은 보살마하살의 도인데, 어째서 보 살도에서 성문법을 설하는 것입니까?
대답하기를, 보살마하살은 당연히 일체의 선법과 일체의 도를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려면 모두 일체 의 선법과 일체의 도를 배워야 한다고 하신 바와 같이, 이른바 乾慧地건혜지부터 佛地불지[보살지]에 이르는 9지에서는 응당히 배우기는 하되 증득은 취하지 않아야 하지만, 佛地불지에서는 배우기도 하고 또한 증득하기도 해야 한다. 다시 어디에서 37품이 단지 성문과 벽지불의 법이지, 보살의 도가 아니라고 하였는가? [반야바라밀경]중의「마하연품」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4염처 내지 8성도분은 이것이 대승법이라 하셨고, 3장 중의 어디에도 37품이 오직 소승만의 법이라고 설해진 곳은 없다.
라고 설해져 있고,『瑜伽師地論유가사지론』에서도 다음과 같이 논술되고 있다.
어째서 보살은 37보리분법을 정근하고 수습하여야 하는가? 말할진대 모든 보살은 보살의 네 가지 걸림이 없는 알음에 의지해서 선방편에 소섭된 오묘한 지혜로 37보리분법을 진실과 같이 알지만, 이를 증득하지는 않는다. 모든 보살들은 일체 2승의 理趣이취인 37종의 보리분법을 모두 진실과 같이 안다. 이를테면 성문승의 이취와 대승의 이취인 37종의 보리분법을 모두 사실과 같이 아는 것이다. 성문승의 이취인 37종의 보리분법을 진실과 같이 아는 것은 성문지에서와 같다.
라고 설해서, 역시 앞에서 든『대지도론』과 그 개념을 같이 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즉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려면 일체의 선법과 도를 알고 닦아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초기의 수행법인 이 37보리분법을 수습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더구나 이것이 성문승이나 벽지불들만이 닦는 소승법으로 오해되고 있지만, 어디에도 소승법이라는 교설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효는 이러한 합리적이고도 원융적인 관점에서 대부분의 대승인들이 空的인 견지에서 이 37보리분법을 소승법으로 보고, 三諦삼제와 三觀삼관 등 고차원적인 이론만을 내세워서 그 標幟표치를 誇示과시하는 태도와는 달리, 모든 수행인들이 이를 잘 수습해서 대치할 것을 염두에 두고 이『中辺疏중변소』를 저술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4염처에 관한 해설에 있어서도 생각이 반드시 대상에 대한 影像영상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함께 수순될 때가 있는데, 이를 염처라고 한다면서『지도론』등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 즉,
『지도론』에 이르기를, 생각이 지혜에 수순하여 緣연 가운데 바르게 머물면, 이것을 염처라고 한다. 총체적으로 말하면, 만약 생각에 머물거나 생각으로 말미암아 머물면, 이를 모두 念住염주라고 한다. 생각에 머문다 함은 所緣소연에 염주하는 것이요, 생각으로 말미암아 머문다는 것은 智慧지혜와 常念상념과 禪定선정에 섭지된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자성의 염주라고 하며, 나머지와 상응하는 모든 마음과 법은 이것을 상응의 염주라고 한다. 이러한 내용은 聞所成地문소성지 중에 설해진 것과 같다.
라고 논설하고 있어서, 이 4염처가 궁극적으로 지혜를 낳은 行相행상으로서『유가사지론』에 설해지고 있는 17지 가운데 제10위인 문소성지에서 설파된 내용과 같다는 것이 원효의 주장이다. 그리고 4正斷정단에 관해서는『지도론』과『유가사지론』등의 내용을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정단은 이를 正懃정근이라고도 하는 것으로서, 여기에서 ‘懃근’이란 體性체성의 의미이고, ‘斷단’이란 그에 따른 業업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삿된 법을 깨뜨리고 정법 가운데서 수행하기 때문에 정근행이라고 한다는 것으로서, 이러한 斷단을 『유가사지론』에서 이르기를,
(1) 이미 발생한 악한 불선법을 律儀율의에 따라서 닦아 단멸시키는 율의단이 있고,
(2) 아직 발생하지 않는 불선법을 짐짓 현행치 못하게끊는 것을 斷斷단단이라고 하며,
(3) 이미 발생한 선법을 자주 수습해서 증장토록 힘쓰는 修斷수단과,
(4) 아직 발생하지 않는 선법을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防護斷방호단 등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결과적으로 선법과 악법을 取捨취사하는 일 가운데서 증상된 意樂의락을 원만히 하고, 加行가행의 원만함을 드러내 보이고자 한 의도에서 宣說선설된 것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서 4신족이라는 것은 이를 如意足여의족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서 足족이란 滿足만족의 뜻으로서 여의하여 만족하기 때문에 여의족이라고 한다는 것이다.『유가론』의 설을 인용하여 5근과 5력을 논설하고 있는데, 먼저 5根근에서 根근이란 增上증상의 의미를 말한다는 것으로서 능히 출세간법을 내어서 信신 등의 수행법을 증상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前前전전에서 後後후후의 법을 觀望관망할 때에 생기되어 증상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지 혜근은 오직 출세간법만을 관망한다는 것이다. 5力력에 있어서 力력이란 難伏난복을 의미하는데, 이를테면 天魔천마와 모든 사문들과 바라문 및 나머지 세간 등을 법답게 引奪인탈할 수 없고, 모든 번뇌를 또한 능히 屈伏굴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난복이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힘이 큰 위세를 갖추어서 일체 마군의 세력을 摧伏최복하여 능히 일체 번뇌를 永盡영진함을 증득함으로 이를 가리켜서 력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7覺支각지에 관해서는 모든 수행자가 補特伽羅보특가라를 여의고 正性정성에 들어서 여실한 覺慧각혜를 이미 증득하여 이를 활용하는 부분이 되므로 각지라고 하며, 이를 또한 覺分각분이라고도 하는데, 分분이라는 것은 因인을 일컫는 것으로서 능히 覺果각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이 부른다는 것이다. 그리하여『지도론』에서도 이르기를, 無學무학의 진실한 지혜는 이 7가지로서 능히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分분이라 한다고 설했다. 또한 8支聖道지성도라는 것은 모든 聖者성자와 有學유학들이 이미 자취를 갈파하여 行迹행적의 正道정도에 소섭된 8지로 남김 없이 일체의 번뇌를 끊고서 해탈을 마침내 증득하기 때문에 이름하여 8지성도라고 하며, 또는 이를 정도라고도 부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보리분법들은 어디에서 그것이 수습되는가 하면,『아비담론』과『구사론』등의 설에 의하면 4선근위에 配對배대해서 해설할 때는 4염처관은 煖法난법 前전에 닦는 것이고, 4정근은 난법위에서, 4여의족은 頂法位정법위, 5근은 忍法位인법위, 5력은 世第一法位세제일법위에서 각각 닥아지며, 견도위 중에서는 7각지를 닦고, 견도에서 수도위 가운데서는 8지성도를 수습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 수습되는 次第차제로서는『유가론』의 교설을 인용하여 설명하기를,
念住位염주위에서는 처음으로 마음을 繫縛계박하여 所緣소연되는 境界경계에 놓고, 다음은 소연되는 생각에 安住안주하여 열심히 正斷정단을 닦는다. 이어서 선정을 증득한 뒤에는 이 선정을 원만케 하기 위하여 神足신족 가운데서 열심히 加行가행을 닦고, 선정이 원만해졌으면, 一切相일체상과 麤重추중으로 하여금 계박을 여의게 하기 위하여 信신 등 5근에 의지하여 가행을 닦는다. 가행 가운데 根근은 하품이요, 力력은 상품이다. 이와 같이 올바르게 가행도를 닦았으면, 다음에는 7각지를 증득하여 實際실제에 통달케 된다. 실제를 통달했으면, 이어서 8도지를 수습해서 점차로 최상의 깨달음을 증득하여 일체의 장애로부터 완전하게 해탈케 된다.
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수습 차제에 관하여 원효는 이외에도『지도론』의 내용 등을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그도 이와 같은 차제에 동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각각의 의미와 수습 차제를 갖춘 37보리분법은 그러면 과연 어떻게 대치되는가를 원효의 논석을 통하여 알아보면, 먼저 4염주 자체가 네 가지의 계박을 대치키 위해서 건립되었다는 것으로서,
마음은 몸을 執受縛집수박으로 얽매이게 하고, 감정을 안의 領受縛영수박으로 얽매이게 하며, 물질 등 경계의 形相형상을 了別縛요별박으로 얽매이게 한다. 곧 설한 바의 몸 등 제법은 貪瞋癡탐진치 등 大小대소 번뇌의 執着縛집착박으로 말미암아 얽매이게 된다. 이러한 네 가지의 繫縛계박을 대치하기 때문에 4염주를 건립한 것이다.
라고 설명한 내용이 그것이고, 4正斷정단이란 策勵책려하고자 하는 意慾의욕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즉,
정단의 수습이란 경전에 설해진 바와 같이 책려코자 하여 正勤정근을 일으켜서 마음을 책려하고 堅持견지하는 것을 말한다. ---- 정근이란 책려 등을 말하는데, 止지, 擧거, 捨사의 形相형상을 作意작의하고 있는 가운데서 만약 止지 등 형상이 작의하여 소연되는 경계가 戀著연저되지 않아 순수하게 대치되면 그 때에 이를 책려하고 한다.
라고 해석하고 있는 바와 같이, 소연되는 대상에 집착되지 않아서 순수하게 대치되는 것이 바로 책려인데, 이것이 바로 정단도 된다는 것이다.
이어서 4신족의 수습대치에서는 8종의 單行을 자주 수습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8종이란 欲욕, 精進정진, 信신, 安안, 正念정념, 正知정지, 思사 및 捨사 등을 가리키고, 이것은 또한 加行가행, 攝受섭수, 繼屬계속 및 對治대치 등 네 가지에 소섭된다는 것이며, 5근의 수습에 있어서는 信根신근은 모든 4諦제에서 忍인의 可行修가행수를 일으키고, 정진근은 覺悟각오가 되었기 때문에 정진행수를 일으키며, 염근은 不忘失불망실한 行受행수, 정근은 心一境性심일경성의 행수, 혜근은 簡擇간택의 행수를 각각 일으킨다는 것이다. 5력의 수습도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7각지의 수습에는 共修習공수습과 不共修習불공수습이 있는데, 이 가운데서 공수습은 無慾무욕과 寂滅적멸등에 의하여 念覺支염각지 내지 捨覺支사각지를 닦는 것을 말하고, 불공수습은 먼저 일체법을 憶念억염치 않는 念覺分염각분 내지 일체법에 집착하지 않고 의지하지도 않으며, 마음을 비웠다고 생각치도 않는 捨覺分사각분의 수습이 그것이고, 8성도지에 관한 수습에서도 7각지와 같이 두 가지로 수행되는데, 共行공행은 앞의 각지와 그 내용이 같고, 不共行불공행은 보살이 모든 법에 공하여 얻을 것이 없는데, 이는 마치 正見정견 가운데 머물면서 正思惟相정사유상을 관하는 것과 같되 일체 사유가 모두 삿된 것이며, 내지 열반을 사유하고 諸佛제불을 사유하는 것도 또한 모두 이와 같다는 것이다.
[출처] 원효성사-[中邊分別論疏중변분별론소]의 思想사상 |작성자 까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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