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인문과학 1

반야사상에 있어서 꿈의 비유와 교설

수선님 2020. 4. 5. 12:03

 

반야사상에 있어서 꿈의 비유와 교설


이 성 렬1)*

․목 차․
Ⅰ. 서 언 Ⅳ. ꡔ대품반야경ꡕ의 몽중수행설과
Ⅱ. 제법개공과 꿈의 비유 몽중서원설
Ⅲ. ꡔ대지도론ꡕ의 꿈에 관한 교설 1. 「몽행품」의 몽중수행설
1. 꿈의 무실체성 2. 「몽서품」의 몽중서원설
2. 꿈의 종류 Ⅴ. 결 어
3. 몽중의식의 허망성


Ⅰ. 서 언
반야계통의 여러 경전과 론서에는 꿈의 비유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꿈의 비유는 반야사상의 중요한 개념들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용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반야사상에 있어서 꿈의 비유는 단순한 비유를 넘어서 상당한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반야사상에서는 모든 존재는 여러 인연이 화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고정된 실체가 없는 무자성공이라고 설하는데, 이러한 제법개공의 이치를 실체성이 없는 꿈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즉 꿈속에서는 모든 것이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그 실체가 없듯이, 일체의 제법도 꿈과 같이 실체가 없는 공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ꡔ대지도론ꡕ에서는 반야사상에 입각하여 꿈이란 실체가 없는 것이며, 꿈의 종류에 열기․랭기․풍기․사유․천여의 다섯 가지가 있는데, 다섯 가지의 꿈이 모두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꿈속의 인식작용은 모두 자신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것이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망견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ꡔ대품반야경ꡕ 「몽행품」에서는 보살의 몽중수행에 대해 설하고 있는데, 보살의 참된 수행이란 깨어있을 때의 수행이나 꿈속의 수행을 분별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하고 있다. 또한 「몽서품」에서는 보살의 몽중서원에 대해 설하고 있는데, 진정한 보살행이란 깨어있을 때와 꿈속을 구별하지 않고, 꿈속에서도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통받는 중생들을 보면 모두 구제하겠다는 원력을 세운다고 설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반야사상에 있어서 꿈의 비유와 교설이 갖는 철학적 의미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Ⅱ. 제법개공과 꿈의 비유
반야사상에서는 모든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는 무자성공이라고 설한다. 이러한 제법개공의 이치를 반야계의 경론에서는 실체성이 없는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해명하고 있는데, 꿈의 비유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구마나십이 한역한 ꡔ금강반야파나밀경ꡕ의 마지막 부분에는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1)이라는 유명한 게송이 나온다. 이 게송을 보통 ‘육여의 게’ 또는 ‘육유의 게’라고 하는데, 일체의 제법이 공하고 무상함을 꿈․허깨비․물거품․그림자․이슬․번개의 여섯 가지에 비유한 것이다.
그런데 동본이역인 보제류지역․진체역․급다역․의정역․현장역에는 모두 구유로 되어 있다. 일례로 보제류지역에는 “일체유위법 여성예등환 노포몽전운 응작여시관”이라고 되어 있는데, 꿈의 비유는 ꡔ금강경ꡕ의 육본 모두에 나온다.
천태지의는 ꡔ금강경소ꡕ에서 ꡔ금강경ꡕ에 나오는 육유나 구유는 모두 ꡔ대품반야경ꡕ의 십유에서 연유한 것으로 주석하고 있다. ꡔ대품반야경ꡕ권1 「서품」에는 열 가지 비유가 설해져 있다.
(보살들은) 일체법이 허깨비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물 속의 달과 같고, 허공과 같고, 메아리와 같고, 건달바성과 같고, 꿈과 같고, 그림자와 같고, 거울 속의 영상과 같고, 변화와 같음을 완전히 이해하여 걸림없고 두려움 없는 마음을 얻었다.2)
ꡔ대품반야경ꡕ 「서품」에 나오는 환․염․수중월․허공․향․건달파성․몽․영․경중상․화의 열 가지 비유를 보통 ‘반야십유’라고 하는데, 꿈을 비롯하여 하나같이 모두 실체가 없는 것들이다. 보살들은 일체법이 허깨비․아지랑이․물속의 달․허공․메아리․신기루․꿈․그림자․거울 속의 영상․변화와 같이 실체가 없음을 명확히 이해하여 무애자재한 마음을 얻었다고 설하고 있다.
용수는 ꡔ대지도론ꡕ권6에서 ꡔ대품반야경ꡕ 「서품」의 반야십유에 대해 각각 상세한 해설을 가하면서 제법개공의 이치를 거듭 해명하고 있는데, 반야십유의 의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이 십유는 공한 법을 풀이하기 위한 것이다.3)
모든 법이 비록 공하나 난해공과 이해공이 있는데, 이 십유는 이해하기 쉬운 공으로써 이해하기 어려운 공을 비유한 것이다. …… 이 십유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쉽게 생기고 쉽게 멸하기 때문에 마음이 집착하지 않는 곳이라 한다. 사람들은 이 십유가 사람의 눈과 귀를 홀리는 줄은 알면서도, 모든 법이 공함을 알지 못하므로 십유로써 모든 법을 비유한다.4)
용수의 지적대로, 반야십유는 대개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반야교리에 대해 정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공의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다. 또한 반야십유는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실체성이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공의 이치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ꡔ대품반야경ꡕ에는 「서품」외에도 곳곳에서 꿈의 비유와 교설이 반복적으로 설해지고 있는데,5) 「칠비품」에서는 중생이 짓는 업이 실체가 없음을 꿈속에서 오욕락을 누리는 것에 비유하여 설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범부인 사람들이 주착하여 업을 일으키는 곳에는 털끝만큼의 실체가 없으니, 단지 전도에 의하여 업을 일으킬 뿐이다. 수보리야, 이제 너를 위하여 비유를 설할 것이니, 지혜로운 이는 비유에 의하여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냐? 꿈속에서 사람이 다섯 가지 애욕의 즐거움을 받는 것을 본다 해도 실로 머물 만한 곳이 있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꿈도 오히려 허망하여 얻을 것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꿈속에 머물러서 다섯 가지 애욕의 즐거움을 받는 것이겠습니까?”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모든 법인 유루와 무루 혹은 유위와 무위에 혹시 꿈과 같지 않은 것이 있느냐?”
“세존이시여, 모든 법인 유루와 무루 혹은 유위와 무위에 혹시 꿈과 같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꿈속에 다섯 갈래 윤회의 길에서 나고 죽고 오고 가는 것이 있느냐?”
“세존이시여 없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꿈속에 수도하는 것이 있어서 이 수도로써 더러움에 주착하거나 혹은 깨끗함을 얻게 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꿈이라는 것에는 실체가 있을 수 없어서 더러움과 깨끗함을 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6)
ꡔ중론ꡕ의 「관전도품」에서는 색․성․향․미․촉․법의 육경은 모두가 공하여, 아지랑이․꿈․신기루와 같이 실체성이 없는 것이며, 「관업품」에서는 번뇌․업․업을 짓는 자․과보는 모두가 허깨비․꿈․아지랑이․메아리와 같이 실체성이 없는 것이라고 설하고 있다.
색깔과 소리와 향기와 맛과 촉감과 법체의 여섯 가지는
모두가 공하여 아지랑이나 꿈과 같으며, 신기루와 같다.7)
모든 번뇌와 업과 짓는 자와 과보는
모두가 허깨비나 꿈과 같으며, 아지랑이나 메아리와 같다.8)
반야사상에서 꿈의 비유는 중요한 반야교리의 개념들을 설명하는데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ꡔ대품반야경ꡕ권8 「환청품」에서는 불도와 열반까지도 꿈과 같다고 설한다.
“여러 천자들이여, 나라는 것은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으며, 중생과 나아가 아는 자와 보는 자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색은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으며, 수․상․행․식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습니다. 눈에서부터 의촉에 이르기까지 인연하여 생겨난 느낌은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으며, 내공에서부터 무법유법공에 이르기까지도 그러하며, 포시파라밀다에서부터 반야파라밀다에 이르기까지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사념처에서부터 십팔불공법에 이르기까지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으며, 수타원과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으며, 사타함과․아나함과․아라한과․벽지불도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불도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습니다.”
그때 여러 천자들이 수보제에게 물었다.
“그대는 불도를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설하는데, 그대는 열반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설하시겠습니까?”
수보제가 여러 천자들에게 말했다.
“나는 불도를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설했고, 또한 열반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설합니다. 만약 열반보다 더 수승한 법이 있다고 해도 나는 또한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설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자들이여, 이 허깨비와 꿈과 열반은 둘이 아니며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9)
수보제는 색․수․상․행․식의 오온과 십팔공10)과 포시파라밀에서 반야파라밀에 이르는 육파라밀을 허깨비와 꿈과 같다고 한다. 또한 신념처․수념처․심념처․법념처의 사념처와 십팔불공법11)도 허깨비와 꿈과 같고, 수타원과․사타함과․아나함과․아라한과․벽지불도도 허깨비와 꿈과 같다고 설한다. 나아가 불도와 열반까지도 허깨비와 꿈과 같으며, 심지어 열반보다 더 뛰어난 법이 있다고 해도 허깨비와 꿈과 같다고 설한다.
실로 수보제는 육파라밀과 사념처의 수행, 불타만이 구족하고 있는 십팔불공법의 특별한 공덕, 아라한과 등의 과위, 불도와 열반을 모두 허깨비와 꿈과 같다고 설한다. 왜냐하면 모든 수행과 공덕과 과위는 물론 열반까지도 실체성이 없다는 점에서는 허깨비나 꿈과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환청품」의 “만약 열반보다 더 수승한 법이 있다고 해도 나는 또한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설할 것이다”라는 부분은 선사상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부분으로서, ꡔ선원제전집도서ꡕ․ꡔ림제록ꡕ․ꡔ전등록ꡕ 권4 「우두산 제2세 지암선사」장에서도 인용하고 있다.
수보제가 설하는 바와 같이, 일체의 깨달음과 수행뿐만 아니라 불도와 열반까지도 꿈과 같이 실체가 없는 것이라면, 애써서 수행할 필요도 없고 깨달을 필요도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즉 수행자가 어떻게 보제심을 일으키고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부처님은 ꡔ대품반야경ꡕ권26 「평등품」에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일체의 제법은 꿈과 같고 마침내 변화로 만들어진 것과 같다면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반야바라밀다를 행합니까?” ……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
“이 보살마하살이 짓는 선한 업인 보시바라밀다 내지 일체종지가 꿈과 같고 마침내 변화로 만들어진 것과 같다고 알고, 또한 일체 중생들도 꿈속에서 행동하는 것과 같다고 알고, 마침내 변화로 만들어진 것 속에서 행동하는 것과 같다고 안다.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가 있는 것이라고 하여 취하지 않고, 이 취하지 않는 것에 의하여 일체종지를 얻더라도 이 제법은 꿈과 같아서 취할 바가 없고, 마침내 제법은 변화로 만들어진 것과 같아서 취할 바가 없다고 안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취할 수 없는 모습이고, 보시바라밀다 내지 십팔불공법도 취할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 보살마하살은 일체 제법이 취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알고 나서 마음을 일으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한다. 왜냐하면 일체법은 취할 수 없는 모습이어서 정해진 참된 것이 근본적으로 없고, 꿈과 같고 마침내 변화로 만들어진 것과 같아서 취할 수 없는 모습의 법으로써 취할 수 없는 모습의 법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중생이 이와 같은 제법의 모습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까닭에 보살마하살은 중생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한다.”12)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실체가 있는 것으로 집착하지 않으며, 또한 반야바라밀다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깨달음을 얻더라도, 일체의 제법은 꿈과 같아서 집착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안다고 한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실체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ꡔ대품반야경ꡕ 「편탄품」에서도 “꿈바라밀다가 바로 반야파라밀다”13)라고 설하고 있다. 왜냐하면 꿈속에서 본 것은 깨어나면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반야파라밀다 역시 실체가 없기 때문에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ꡔ대지도론ꡕ에서도 “이 육파라밀 내지 실제는 모두가 공하고 자성이 없어서 마치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므로 그대는 집착하지 말라”14)고 설하고 있다. 왜냐하면 육파라밀의 수행이나 일체의 제법은 모두 꿈이나 허깨비와 같이 실체가 없는 무자성공이기 때문에 조금도 집착할 것이 없다고 한다.
이상과 같이 ꡔ대품반야경ꡕ권26 「평등품」에서는 보살은 일체의 제법이 꿈과 같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하고 나서 비로소 보제심을 일으켜 깨달음을 구한다고 설한다. 왜냐하면 보살은 중생들이 제법개공의 실상을 알지 못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중생들을 깨우치기 위하여 보제심을 일으켜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다.

Ⅲ. ꡔ대지도론ꡕ의 꿈에 관한 교설
1. 꿈의 무실체성
전술한 바와 같이, ꡔ대품반야경ꡕ권1 「서품」에는 허깨비(환)․아지랑이(염)․물 속에 비친 달(수중월)․허공(허공)․메아리(향)․신기루(건달파성)․꿈(몽)․그림자(영)․거울에 비친 영상(경중상)․변화(화)의 반야십유가 등장하는데, 용수는 ꡔ대지도론ꡕ권6에서 반야십유에 대해 각각 상세한 해설을 가하면서 제법개공의 이치를 거듭 해명하고 있다. 용수는 ꡔ대지도론ꡕ에서 반야사상에 입각하여 꿈이란 실체가 없는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모든 법이) 꿈과 같다함은 꿈속에는 실다운 일이 없는데 있다고 여기다가, 깨어난 후에 없는 것임을 알고 도리어 스스로 웃는 것과 같다. 사람도 역시 그러하여 꿈속의 모든 번뇌는 실체가 없는 것인데, 도를 얻는다고 집착하다가 깨어난 후에야 비로소 실체가 없음을 알고 스스로 웃는다. 이러한 까닭에 꿈과 같다고 말한다.
또한 꿈이라는 것은 잠의 힘 때문에 아무런 법도 없는데 있다고 본다. 사람도 역시 그러하여 무명의 잠 때문에 종종 없는 것을 있다고 보나니, 이른바 나․나의 소유․남자․여자 등이다.
또한 꿈속에서는 기뻐할 일이 없는데 기뻐하고, 성낼 일이 없는데 성내고, 두려울 일이 없는데 두려워한다. 삼계의 중생도 그러하여 무명의 잠 때문에 성내지 않을 일에 성내고, 기뻐하지 않을 일에 기뻐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일에 두려워한다.15)
사람들은 꿈속에서 온갖 경험을 하게 되는데, 꿈속에서는 모든 것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꿈속에서도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깨어있다고 생각하며, 꿈속의 대상과 경험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꿈속의 세계가 실재한다고 믿는다. 그러다가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에야 비로소 꿈속의 모든 것이 실재하지 않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꿈속에서 느끼는 생생한 현실감이 역설적으로 깨어났을 때 꿈의 허망함을 절감하게 만드는 것이다.
용수는 수행자도 깨달음을 실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집착하다가 꿈에서 깨어나듯 진실로 깨닫고 보면, 그 동안 얻으려고 집착했던 깨달음도 실체가 없는 공임을 비로소 깨닫고 웃는다고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일생동안 꿈을 꾸고 깨어나는 경험을 반복한다. 꿈은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이며, 일생의 반복적인 경험이다.16) 용수가 설한 바와 같이 꿈을 통하여 공의 이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평생동안 꿈과 깨어남의 경험을 통하여 공과 무상의 이치를 터득할 기회가 수없이 많은 셈이다. 더욱이 꿈의 공한 이치를 깨닫는 데에는 외부의 어떤 도움이나 특별한 사전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즉 자기 스스로 꿈속에서도 자신과 대상세계를 완벽하게 만들어내고 그것을 실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현실감이 넘치고 생생했던 꿈속의 경험들은 깨어나는 순간에 즉각적으로 실체가 없음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전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날마다 꿈과 깨어남을 통하여 공과 무상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용수는 삼계의 중생도 무명이라는 깊은 잠에 빠져 자신이 꿈을 꾸는 줄도 모르면서, 나와 남을 분별하고, 나의 소유에 집착하고, 남자와 여자 등을 분별하고, 희노애락 등의 온갖 번뇌에 집착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악몽에 시달리다가 꿈에서 깨어나 안도하기도 하고, 반대로 즐거운 꿈에 도취되었다가 꿈에서 깨어나 아쉬워하기도 한다.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에야 비로소 괴로워하거나 즐거워하던 자신도 실재하는 것이 아니며, 괴로움을 주거나 즐거움을 주던 대상도 실재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악몽이든 즐거운 꿈이든 꿈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깨어나면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이다.17)
이와 같이 용수는 꿈이란 실체가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으며, 생사륜회의 근본원인인 무명을 수면에 비유하고, 인간의 모든 집착과 분별을 꿈에 비유하고 있다.
2. 꿈의 종류
ꡔ대지도론ꡕ에서는 꿈의 종류에 열기․랭기․풍기․사유․천여의 다섯 가지가 있다고 설하는데, 다섯 가지의 꿈이 모두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꿈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몸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열기가 많으면 꿈에 불을 보거나 노란색과 붉은색을 보고, 랭기가 많으면 꿈에 물을 보거나 흰색을 보고, 풍기가 많으면 꿈에 날아다니거나 검은색을 본다. 혹은 듣고 본 일과 사유가 많으면 그것을 꿈에서 보게 된다. 혹은 천신이 미래의 일을 알리기 위하여 꿈을 꾸게 한다.
이러한 다섯 가지 꿈은 모두 실체가 없는 망견이다. 사람도 역시 이와 같이 오도에 있는 중생이 신견력의 인연 때문에 네 가지의 아를 보니, 이른바 색이 아인가, 색이 아소인가. 아 가운데 색인가. 색 가운데 아인가 한다. 색과 같이 수․상․행․식도 역시 그러하여 모두 스무 가지가 된다. 그러나 도를 얻은 진실한 지혜로 깨닫고 나면 실체가 없음을 안다.18)
ꡔ대지도론ꡕ에서 설하고 있는 꿈의 종류 가운데 몸에 열기․랭기․풍기가 많아서 꾸는 꿈은 몸이 조화를 잃고 건강하지 못할 때 꾸는 꿈이다. 이는 ꡔ아유르베다(Āyurveda)ꡕ와 ꡔ대비파사론ꡕ에서 설하는 제병에 해당한다.19)
ꡔ대지도론ꡕ에서는 몸에 열기가 많은 사람은 주로 꿈속에서 불을 보거나 노란색과 붉은색을 보고, 몸에 랭기가 많은 사람은 주로 꿈속에서 물을 보거나 흰색을 보고, 몸에 풍기가 많은 사람은 주로 꿈속에서 허공을 날거나 검은색을 본다고 설하고 있다.
고대 인도의 의학서인 ꡔ아유르베다ꡕ에서는 사람의 체질을 바타(Vāta)체질․피타(Pitta)체질․카파(Kapha)체질로 분류하고 있는데, 각각의 체질에 따라 꿈을 꾸는 내용도 다르다고 설하고 있다. 즉 피타체질은 불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불․빛․열에 관한 꿈을 꾸거나 적황색의 꿈을 꾸거나 분노․폭력․전쟁에 관한 꿈을 주로 꾼다. 카파체질은 물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강․호수․대양․수영 등의 물에 관한 꿈을 꾸거나 하얀 꽃이나 낭만적인 꿈을 주로 꾼다. 바타체질은 공기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두려운 꿈을 꾸거나 허공을 날거나 뛰거나 달리는 꿈을 주로 꾼다고 한다.20)
ꡔ대지도론ꡕ의 설과 ꡔ아유르베다ꡕ의 설을 비교해보면, 열기가 많은 사람은 피타체질에 해당하고, 랭기가 많은 사람은 카파체질에 해당하며, 풍기가 많은 사람은 바타체질에 해당한다. 그리고 꿈의 내용에 대한 설명도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ꡔ대지도론ꡕ의 열기․랭기․풍기가 많아서 꾸는 꿈은 ꡔ아유르베다ꡕ의 설을 충실히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넷째의 사유몽은 평소에 견문이 많고 사유가 지나치면 꿈속에서도 그것을 재현하는 꿈이다. 사유몽은 ꡔ아유르베다ꡕ의 증견․증문․증수와 ꡔ대비파사론ꡕ의 증갱․분별에 해당한다.
다섯째의 천여몽은 천신이 꿈속에 나타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지시키는 꿈이다. 천여몽은 ꡔ대비파사론ꡕ의 타인이나 당유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ꡔ대지도론ꡕ에서 설하는 꿈의 종류도 ꡔ대비파사론ꡕ에서 설하는 꿈의 종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ꡔ대비파사론ꡕ의 증경이나 분별을 ꡔ대지도론ꡕ에서는 사유로 통합하고, ꡔ대비파사론ꡕ의 타인이나 당유를 ꡔ대지도론ꡕ에서는 천여로 통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ꡔ대비파사론ꡕ의 제병을 ꡔ대지도론ꡕ에서는 열기․랭기․풍기로 세분화하고 있다.
그러나 ꡔ대지도론ꡕ과 ꡔ대비파사론ꡕ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ꡔ대비파사론ꡕ에서는 꿈을 실유라고 보지만, ꡔ대지도론ꡕ에서는 꿈은 모두 실체가 없는 망견이라고 보는 점이다.
용수는 꿈이란 모두 실체가 없는 망견임을 밝히면서, 중생도 역시 실체가 없는 자기자신을 실체가 있는 것으로 집착한다고 설한다. 즉 오도에 윤회하는 중생도 신견으로 말미암아 오온이 가화합한 신체를 상주하는 나라고 망집하고, 또한 그 신체를 나의 소유라고 망집한다고 말한다. 중생은 색온이 나라거나, 색온이 나의 소유라거나, 내 속에 색온이 있다거나, 색온 속에 내가 있다고 집착하며, 또한 색온과 마찬가지로 수온․상온․행온․식온에 대해서도 실체가 있는 것으로 집착하기 때문에 모두 20가지의 유신견에 미혹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꿈속의 모든 것은 깨어나면 그 실체가 없음을 알 수 있듯이, 진정한 도를 성취하면 일체의 제법이 실체가 없음을 깨닫는다고 한다.
3. 몽중의식의 허망성
용수는 꿈이란 실체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꿈속에서 인식하는 것은 모두 망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용수는 몽중의식의 허망성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ꡔ대비파사론ꡕ에서와 마찬가지로 꿈속에서 머리에 뿔달린 사람을 보는 문제가 중요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즉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꿈속에서 경험하는 경우를 쟁점으로 삼아, 꿈속의 인식작용을 실다운 것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허망한 것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문: 꿈이 진실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식하는 마음은 인연을 만나면 곧 일어나는데, 꿈속의 인식도 여러 가지 인연이 있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인연이 없다면 어떻게 인식이 일어나겠는가?
답: 진실이 없다. 보지 않을 것을 보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머리에 뿔달린 사람을 보거나, 혹은 꿈속에서 몸이 허공을 나는 것을 보지만, 사람이 실제로는 뿔도 없고 날아다니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진실이 없다.
문: 실제로는 사람의 머리도 있고, 다른 곳에는 실제로 뿔도 있는데, 마음이 미혹하여 사람의 머리에 뿔이 난 것을 본다. 또 실제로 허공도 있고, 실제로 나는 것도 있는데, 마음이 미혹하여 자기 몸이 나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진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답: 실제로 사람의 머리도 있고, 실제로 뿔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머리에 뿔이 있음을 보는 것은 망견이다.21)
질문자는 꿈속의 인식도 과거에 보고 들은 경험이나 습관 등 여러 가지 인연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이므로, 꿈속의 인식작용이 허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용수는 꿈속에서 머리에 뿔달린 사람이나 허공을 날아다니는 사람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현실에서는 머리에 뿔달린 사람도 없고, 허공을 날아다니는 사람도 없으므로, 꿈속의 인식작용은 모두 망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질문자는 꿈속에서 머리에 뿔달린 사람을 보는 것은 깨어있을 때에 사람을 본 경험과 뿔을 본 경험을 꿈속에서는 혼란을 일으켜 하나의 경험으로 착각한 것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머리도 실재하고 뿔도 실재하므로 꿈속의 인식작용이 허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꿈속에서 허공을 날아다니는 사람을 보는 것은 깨어있을 때에 허공을 본 경험과 날아다니는 동물을 본 경험을 꿈속에서는 혼란을 일으켜 하나의 경험으로 착각한 것이기는 하지만, 허공도 실재하고 날아다니는 동물도 실재하므로 꿈속의 인식작용이 허망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에 대해 용수는 현실에서 사람의 머리나 뿔이 실재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꿈속에서 머리에 뿔달린 사람을 보는 것은 망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다시 반박한다.
위의 문답내용을 보면, 마치 용수와 ꡔ대비파사론ꡕ의 론자가 몽중의식의 진실성 여부를 놓고 직접 대론을 하는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질문자의 주장은 ꡔ대비파사론ꡕ의 주장과 완전히 일치한다.22) 용수는 꿈의 무실체설을 주장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ꡔ대비파사론ꡕ의 주장을 인용하여 꿈의 실유설을 논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몽중의식에 대한 논쟁은 반야사상에 입각하여 꿈의 무실체설을 주장하는 ꡔ대지도론ꡕ과 설일체유부의 입장에서 꿈의 실유설을 주장하는 ꡔ대비파사론ꡕ의 관점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어서 용수는 꿈속에서 머리에 뿔달린 사람을 보는 것은 자신의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허상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몽중의식은 실체가 없는 망견이라고 거듭 주장한다.
문: 세계가 광대하고 전생의 인연이 갖가지로 다르니, 혹 다른 나라에는 머리에 뿔이 난 사람도 있고, 혹은 한 손과 한 발인 사람도 있고, 키가 한 자인 사람도 있고, 머리가 아홉인 사람도 있을 것이니, 사람이 머리에 뿔이 있다고 해서 괴상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답: 다른 나라 사람이 뿔이 있다면 가하겠지만, 꿈에 이 나라 사람으로서 아는 사람이 뿔이 있다면 옳지 못하다. 또 만약 어떤 사람이 꿈에 허공이나 방위나 시간을 보았다면, 이러한 일에 어찌 진실이 있다고 하겠는가? 어디엔들 허공이 없고 방위가 없고 시간이 없겠는가? 그러므로 꿈속에서는 없는 것을 본다.
그대가 먼저 말하기를, “반연이 없는데 어찌 인식이 일어나겠는가”라고 하였는데, 비록 오진의 반연이 없을지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는 힘 때문에 법의 반연이 생긴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두 개의 머리가 있다”고 하면, 그 말로 인해서 생각이 일어나 꿈속에서 없는 일을 보게 되는 것도 이와 같다.
제법도 그러하여 제법이 비록 없지만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고 알 수도 있다. 게송에서 설한 것과 같다.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건달바성과 같으니 일체의 제법도 역시 이와 같다.” 이러한 까닭에 모든 보살들은 제법이 꿈과 같음을 안다고 설하는 것이다.23)
질문자는 이 세계가 광대무변할 뿐만 아니라, 중생들은 전생의 업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뿔달린 사람이 존재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강변한다. 즉 자신이 직접 보지 못했다고 해서 뿔달린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용수는 다른 나라에는 혹시 뿔달린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이 나라에는 뿔달린 사람이 없으므로 꿈속에서 뿔달린 사람을 보는 것은 망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꿈속에서도 허공이나 방위나 시간을 인식하지만, 깨어나면 그 실체가 없듯이 꿈속의 인식작용은 모두 허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몽중의식은 자신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망견이라는 것이다.
또한 꿈은 실체가 없는 것이지만 꿈속에서 온갖 경험을 할 수 있듯이, 일체의 제법도 역시 실체가 없는 공이지만 능히 눈으로 볼 수도 있고 귀로 들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용수는 꿈속의 인식작용은 모두 자신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것이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망견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Ⅳ. ꡔ대품반야경ꡕ의 몽중수행설과 몽중서원설
1. 「몽행품」의 몽중수행설
ꡔ대품반야경ꡕ권17 「몽행품」에서는 보살의 몽중수행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몽행품」은 ꡔ대반야경ꡕ권451에도 수록되어 있으며, 용수는 ꡔ대지도론ꡕ권75 「석몽중입삼매품」에서 「몽행품」을 주석하고 있다.
「몽행품」에서 수보제는 보살이 낮에 삼매에 들거나, 꿈속에서 삼매에 들거나 그 공덕이 같다고 설한다.
그때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꿈속에서 공․무상․무작의 세 가지 삼매에 든다면 반야바라밀다에 이익이 있습니까?”
수보리가 사리불에게 대답했다.
“만약 보살이 낮에 세 가지 삼매에 든다면 반야바라밀다에 이익이 있으며, 밤의 꿈속에서도 반드시 이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낮과 밤의 꿈속은 같아서 다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낮에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반야바라밀다에 이익이 있다면, 이 보살은 꿈속에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해도 역시 마땅히 이익이 있습니다.”24)
수보제는 보살이 낮에 공삼매․무상삼매․무작삼매의 삼삼매를 닦으면 반야파라밀다에 이익이 있으며, 마찬가지로 꿈속에서도 역시 삼삼매를 닦으면 반야파라밀다에 이익이 있다고 설한다. 그 이유는 낮에 깨어있을 때와 밤에 꿈꾸고 있을 때가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한다.
일체개공을 설하는 반야사상의 입장에서 본다면, 깨어있을 때와 꿈꾸고 있을 때를 분별한다는 것은 망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수보제는 깨어있을 때와 꿈꾸고 있을 때가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꿈속의 수행도 깨어있을 때의 수행과 마찬가지로 공덕이 있다고 설한다.
그런데 용수는 ꡔ대지도론ꡕ권75 「석몽중입삼매품」에서 수보제의 설법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다.
수보리는 말하기를, “사리불이여, 보살이 만일 낮에 반야를 행하여 이익이 있다면 밤에도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낮에도 이익이 없거늘 하물며 꿈속에서 이익이 있겠습니까?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에는 낮과 밤이 있다고 분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한다.25)
용수는 깨어있을 때에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해도 이익이 없고, 꿈속에서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해도 이익이 없다고 해석한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 역시 실체가 없는 공이므로,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한다고 해서 이익이 늘어나는 것도 없고, 이익이 줄어드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몽행품」에서는 사리불과 수보리의 문답에 이어서 사리불․수보제․미륵․불이 등장하여 보살의 몽중수행의 공덕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꿈속에서 포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가 있어서 이 선근공덕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면 이것은 참된 회향입니까?”
수보리가 사리불에게 말했다.
“미륵보살께서 현재 앞에 계십니다. 부처님께서 보살의 불퇴전지의 기별을 주었으니,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마땅히 미륵에게 물어본다면 미륵은 답해주실 것입니다.” ……
미륵보살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미륵이라는 이름이 대답합니까? 아니면 색․수․상․행․식이 대답합니까? 혹은 색의 공성이 대답합니까? 아니면 수․상․행․식의 공성이 대답합니까? 이것은 색이 대답할 수 없고, 수․상․행․식이 대답할 수 없으며, 색의 공성이 대답할 수 없고, 수․상․행․식의 공성이 대답할 수 없습니다. 나는 대답할 수 있는 법을 볼 수 없고, 능히 대답하는 자를 보지 못합니다. 나는 수기를 받은 사람을 보지 못하고, 법에서 수기를 받은 자를 보지 못하며, 또한 수기를 받는 곳을 보지 못하니, 이 일절법은 모두 둘이 없고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
그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도 또한 그와 같아서 곧 ‘이 법으로 마땅히 수기를 받아야 한다. 이 법으로 반드시 수기를 받고 나서 이 법으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야 한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내가 얻겠는가, 혹은 얻지 못하겠는가를 의심하지 않고 스스로 진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아는 것이다.”26)
사리불은 수보제에게 보살이 꿈속에서도 육파라밀을 수행한다면, 그것이 참다운 공덕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수보리는 그 대답을 불퇴전지의 수기를 받은 미륵보살에게 구한다.
이에 대해 미륵보살은 몽중수행의 공덕여부에 대해서는 일체 논하지 않는다. 대신에 미륵보살은 철저한 반야공관에 입각하여, 일절법은 무이무별이기 때문에 대답할만한 법도 없고, 대답하는 자도 없으며, 수기를 받는 사람도 없다고 말한다.27)
미륵보살의 설법에 이어서 부처님이 나서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즉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반드시 수기를 받아야 한다거나,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반드시 무상보제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설한다. 따라서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도 깨달음의 성취여부에 대해 일체의 의심을 갖지 않으며, 스스로 무상보제를 성취하였음을 자증한다고 한다.
결국 「몽행품」에서는 보살의 참된 수행이란 깨어있을 때의 수행이나 꿈속의 수행을 분별하지 않는 것이며, 또한 반야바라밀다의 공덕이나 깨달음을 의식하지 않는 수행이라고 설하고 있다.
2. 「몽서품」의 몽중서원설
ꡔ대품반야경ꡕ권18 「몽서품」에서는 보살의 몽중서원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도 고통받는 중생들을 보면 모두 구제하겠다는 원력을 세운다는 것이다.
불퇴전지의 보살이란 불퇴전의 지위에 오른 보살을 말한다. 아유월치(a-vinivartanīya) 또는 아비발치를 불퇴전이라 번역하는데, 불도를 구하는 마음이 견고하여 보살의 지위에서 다시는 악취나 이승지에 퇴전하지 않으며, 미래에 반드시 성불할 것이 결정되어 있는 보살의 지위를 뜻한다.
먼저 「몽서품」에서는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도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다고 설한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꿈속에서도 성문이나 벽지불을 탐착하지 않고, 또한 삼계를 탐착하지 않고, 모든 법을 관찰하되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메아리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변화와 같다고 알고 또한 증득을 짓지 않는다면,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야 하니, 이것이 불퇴전지 보살마하살의 불퇴전지의 모습인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꿈속에서도 부처님이 무수한 백천만억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천신․용․귀신․긴나라 등과 함께 법을 설하시는 것을 보고, 부처님을 따라서 법을 듣고 바로 의미를 알아 가르침을 따라서 실천한다.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아 하니, 이것이 불퇴전지 보살마하살의 불퇴전지의 모습인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꿈속에서도 부처님이 삼십이상과 팔십종호에서 큰 광명을 일으켜 허공에 솟구치고, 큰 비구 승단 가운데서 법을 설하시고, 큰 위신력으로 눈앞에서 변화로 사람을 만들어 일으켜 다른 국토에 가서 불사를 베풀어 짓게 하는 것을 본다.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야 하니, 이것이 불퇴전지 보살마하살의 불퇴전지의 모습인 것이다.”28)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도 성문이나 벽지불의 이승을 탐내지 않고, 삼계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꿈속에서도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절법이 꿈과 같이 실체가 없음을 안다고 한다. 불퇴전지의 보살은 견고한 마음으로 항상 공을 수행하고 깊은 자비심을 가졌기 때문에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꿈속에서도 삼계와 이승을 탐내지 않는 것이다.
또한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도 부처님이 수많은 중생들에게 설법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깨어있을 때와 똑같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다고 한다.
또한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도 부처님의 삼십이상과 팔십종호의 장엄을 볼 수 있으며, 부처님이 불가사의한 위신력으로 위대한 불사를 베풀어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어서 「몽서품」에서는 불퇴전지 보살의 몽중서원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또한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꿈속에서 전쟁이 일어나 마을이 부서지고 또는 성읍이 부서지고 또는 불이 나는 것을 본다. 그리고 호랑이와 이리와 사자 같은 맹수의 피해를 당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머리를 끊으려고 오는 자를 보고, 또는 부모를 여의고 형제와 자매 및 친우와 선지식이 죽는 것을 보는 등 그와 같은 가지가지 근심과 괴로운 일을 보고서도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니, 꿈에서 깨어나는 즉시 이와 같이 생각한다.
‘삼계는 허망하여 모두가 꿈과 같구나.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면 마땅히 중생들을 위하여 삼계는 꿈과 같다고 설하리라.’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야 하니, 이것이 불퇴전지 보살마하살의 불퇴전지의 모습인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어찌하여 이 불퇴전지의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에 국토 가운데에 삼악도가 없는 것을 아는가?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만약 꿈속에서 지옥․아귀․축생을 보면 이와 같이 생각한다.
‘나는 마땅히 힘써 정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면 우리 국토 가운데에는 결코 모든 삼악도가 없도록 하리라.’
왜냐하면 이 꿈과 더불어 모든 법은 둘이 없고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야 하니, 이것이 불퇴전지 보살마하살의 불퇴전지의 모습인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꿈속에서 지옥의 불길이 중생을 태우는 것을 보고는 이러한 서원을 세운다.
‘만약 내가 진실로 불퇴전지라면 이 불길은 마땅히 소멸하리라.’
그런데 그 불길이 실로 바로 소멸하는 것이다. 만약 지옥의 불길이 바로 소멸하면 이것이 불퇴전지의 모습인 것이다.”29)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 그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조금도 놀라거나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이 실체가 없는 꿈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꿈속에서 온갖 고초를 당하다가 깨어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허망한 꿈이었음을 깨닫는 것이다. 범부중생들은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꿈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지만, 불퇴전지의 보살은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자각하기 때문에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에서 깨어나는 즉시 자신이 무상보제를 성취하면 반드시 중생들을 위하여 욕계․색계․무색계의 삼계가 모두 허망한 꿈과 같다고 설하겠다고 서원한다. 왜냐하면 중생들은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괴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처럼, 삼계도 역시 꿈과 같다는 제법의 실상을 알지 못하여 번뇌에 집착하고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퇴전지의 보살은 꿈속에서 지옥․아귀․축생의 삼악도에 떨어져 고통받는 중생들을 보면, 자신이 반드시 무상보제를 성취하여 모든 삼악도가 없도록 하겠다고 서원한다. 왜냐하면 꿈과 일체의 제법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보살은 꿈속에서도 중생을 구제하고자 서원하는 것이다.
결국 「몽서품」에서는 진정한 보살행이란 깨어있을 때와 꿈속을 구별하지 않고, 꿈속에서도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통받는 중생들을 보면 모두 구제하겠다는 대자비심을 갖는 것이라고 설하고 있다.

Ⅴ. 결 어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반야사상에서는 제법개공의 이치를 꿈에 비유하여 해명하고 있다. 꿈속에서는 모든 것이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꿈속의 모든 것이 실체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반야사상에서는 일체의 제법도 꿈과 같이 실체가 없는 공이라고 설한다.
반야사상에서 일절의 제법이 꿈과 같다고 설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꿈속에서 자신과 대상과 경험을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처럼, 중생들이 현실에서도 자신의 실체가 있다고 생각하고 대상과 경험을 실재하는 것으로 미혹하기 때문이다.
ꡔ대지도론ꡕ에서는 반야사상에 입각하여 꿈이란 실체가 없는 것으로서 모든 꿈을 허망한 것으로 부정하고 있으며, 몽중의식도 모두 자신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것이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망견임을 설하고 있다.
또한 ꡔ대품반야경ꡕ에서는 보살의 몽중수행과 몽중서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몽행품」에서는 보살의 참된 수행이란 깨어있을 때의 수행이나 꿈속의 수행을 분별하지 않는 것이며, 반야바라밀다의 공덕이나 깨달음을 의식하지 않는 수행임을 강조하고 있다. 「몽서품」에서는 진정한 보살행이란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꿈속에서도 고통받는 중생들을 보면 모두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세우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각주)-----------------
* 동국대학교 강사
1) ꡔ금강반야파나밀경ꡕ(대정장8, 752중).
2) ꡔ대품반야경ꡕ권1 「서품」(대정장8, 217상). “해료제법여환여염여수중월여허공여향여건달파성여몽여영여경중상여화. 득무애무소외.”
3) ꡔ대지도론ꡕ권6 (대정장25, 101하). “시십유위해공법고.”
4) 상게서, (대정장25, 105하). “제법수공이유분별。유난해공。유역해공。금이역해공유난해공。…… 시십사부구주역생역멸고。이시고시심부저처。복차유인지십유광혹이목법。부지제법공고。이차유제법.”
5) ꡔ대품반야경ꡕ은 전체 90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꿈의 비유와 교설은 서품, 삼가품, 집산품, 환학품, 구의품, 변재품, 장엄품, 출도품, 십무품, 문주품, 환청품, 존도품, 무작품, 편탄품, 문지품, 지식품, 취지품, 부퇴품, 몽항품, 몽서품, 륙유품, 사섭품, 선달품, 실제품, 칠비품, 평등품, 상제품, 법상품의 28품에 등장한다.
6) ꡔ대품반야경ꡕ권26 「칠비품」(대정장8, 412하~413상). “금위여설비유。지자이비유득해。수보제。어여의운하。여몽중소견인수오욕낙유실주처부。수보제백불언。세존。몽상허망부가득。하황주몽중수오욕낙。어여의운하。제법야유누야무누。야유위야무위。파유부여몽자부。세존。제법야유누야무누야유위야무위。무부여몽자。불고수보제。어여의운하。몽중유오도생사왕내부。세존무야。어여의운하。몽중유수도용시수도야저구야득정부。부야세존。하이고。시몽법무유실사。부가설구정.”
7) ꡔ중논ꡕ 「관전도품」 (대정장30, 31중). “색성향미촉. 급법체륙종. 개공여염몽. 여건달파성.”
8) ꡔ중론ꡕ 「관업품」 (대정장30, 23하). “제번뇌급업. 작자급과보. 개여환여몽. 여염역여향.”
9) ꡔ대품반야경ꡕ권8 「환청품」(대정장8, 276상중). “제천자。아여환여몽。중생내지지자견자역여환여몽。제천자。색여환여몽。수상항식여환여몽。안내지의촉인연생수여환여몽。내공내지무법유법공。단나파나밀내지반야파나밀。여환여몽。제천자。사념처내지십팔부공법여환여몽。수타원과여환여몽。사타함과아나함과아나한과벽지불도여환여몽。제천자。불도여환여몽。이시제천자문수보제。여설불도여환여몽。여설열반역복여환여몽야。수보제어제천자。아설불도여환여몽。아설열반역여환여몽。야당유법승어열반자。아설역부여환여몽。하이고。제천자。시환몽열반부이부별.”
10) 십팔공은 내공․외공․내외공․공공․대공․제일의공․유위공․무위공․필경공․무시공․산공․성공․자상공․제법공․불가득공․무법공․유법공․무법유법공을 말한다.
11) 십팔불공법은 불타만이 구족하고 있는 18가지의 특별한 공덕을 말한다.
소승에서 설하는 십팔불공법은 십력(처비처지력․업이숙지력․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근상하지력․종종승해지력․종종계지력․편취행지력․숙주수념지력․사생지력․누진지력)과 사무소외(일체지무소외․누진무소외․설장도무소외․설진고도무소외)와 삼념주와 불타의 대비를 말한다.
대승에서 설하는 십팔불공법은 ①신무실 ②구무실 ③의무실 ④무이상 ⑤무부정심 ⑥무부지사심 ⑦욕무멸 ⑧정진무멸 ⑨념무멸 ⑩혜무멸 ⑪해탈무멸 ⑫해탈지견무멸 ⑬일체신업수지혜행 ⑭일체구업수지혜행 ⑮일체의업수지혜행 ⑯지혜지견과거세무애무장 ⑰지혜지견미래세무애무장 ⑱지혜지견현재세무애무장을 말한다.
12) ꡔ대품반야경ꡕ권26 「평등품」(대정장8, 414상중).
13) ꡔ대품반야경ꡕ권12 「편탄품」(대정장8, 312상). “몽파나밀시반야파나밀.”
14) ꡔ대지도론ꡕ권37 (대정장25, 332상). “시륙파나밀。내지실제개공무유자성。여몽여환여막생저.”
15) ꡔ대지도론ꡕ권6 (대정장25, 103중하). “여몽자。여몽중무실사위지유실。각이지무이환자소。인역여시。제결사면중실무이저。득도각시내지무실역복자소。이시고언여몽。복차몽자면력고무법이견。인역여시。무명면력고。종종무이견유。소위아아소남녀등。복차여몽중무희사이희。무진사이진。무포사이포삼계중생역여시。무명면고부응진이진。부응희이희。부응포이포.”
16) 현대 수면의학의 보고에 의하면, 사람은 매일 밤 평균 5차례 정도의 꿈을 꾼다고 한다. 청장년의 수면시간은 하루에 보통 7~8시간 정도인데, 전체 수면시간 중 6시간은 NON-REM수면에 사용하고, 1~2시간은 REM수면에 사용한다. 사람은 하룻밤에 평균 5차례의 REM기가 있으므로, 매일 밤 약 5번 정도의 꿈을 꾸고, 약 1~2시간 가량 꿈을 꾸는 셈이다. 인간의 평균수명을 60세로 본다면, 사람은 일생동안 횟수로는 약 10만번 이상의 꿈을 꾸고, 시간상으로는 약 2만~4만시간 이상의 꿈을 꾸는 셈이다. 또한 사람은 일생동안 현실세계와 꿈의 세계를 약 2만번 이상 왕래하는 셈이다.
17) 혜영의 ꡔ대지도론소ꡕ권24에서도 “꿈이란 수면시에 꾸는 것이요, 잠을 자지 않으면 꾸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호랑이를 보고 무서워 소리를 지르고 벌벌 떨다가 깨어나면 그것이 꿈이었음을 안다. 꿈속의 호랑이는 저절로 없어져 버린다. 중생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태어나고 죽는 것이 잠자리의 혼매 속에서 오마의 꿈을 꾸고 오욕의 생각을 일으킴에 불과한 것이다”라고 한다.
18) ꡔ대지도론ꡕ권6 (대정장25, 103하). “복차몽유오종。야신중부조。야열기다칙다몽견화견황견적。야냉기다칙다견수견백。야풍기다칙다견비견흑。우복소문견사。다사유념고칙몽견。혹천여몽욕령지미내사고。시오종몽개무실사이망견。인역여시。오도중중생。신견력인연고。견사종아。색음시아。색시아소。아중색색중아。여색수상항식역여시。사오이십。득도실지혜각이지무실.”
19) ꡔ아유르베다ꡕ에서는 꿈의 원인이나 종류에 대해 ①과거에 본 것(증견) ②과거에 들은 것(증문) ③과거에 느낀 것(증수) ④바라고 구하는 마음(희구) ⑤나누고 헤아리는 마음(분별) ⑥미래에 일어날 사건(당유) ⑦모든 병(제병)의 7원인설을 주장한다.
ꡔ대비파사론ꡕ에서는 꿈의 원인이나 종류에 대해 ①모든 천인․선신․귀신․주술․약초․친승소념․성현 등이 신비한 힘으로 꿈속에 나타나 꿈꾸는 사람을 인도하고 교훈하는 꿈(타인) ②과거에 보고 듣고 깨달은 경험이나 자신이 자주 행하던 습관을 재현하는 꿈(증경) ③미래에 닥칠 길흉이나 운명의 조짐이 자연히 꿈속에 미리 나타나는 꿈(당유) ④사유하거나 희구하거나 의심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강하면 그것이 꿈속에 나타나는 것(분별) ⑤인간의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지․수․화․풍의 사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육체에 병이 나면 꿈을 꾸는 것(제병)의 5원인설을 주장한다.(대정장27, 193하~194상).
20) 바산트 레드 저, 이호준 역:ꡔ아유르베다ꡕ(서울: 관음출판사, 1993), p.45. ; 크리슈나 우파디야야 카린제 저, 권용주 해설:ꡔ아유르베다 건강법ꡕ(서울: 새터, 1995), pp.71~96.
21) ꡔ대지도론ꡕ권6 (대정장25, 103하). “문왈。부응언몽무실。하이고식심득인연。변생몽중식。유종종연。야무차연운하생식。답왈。무야부응견이견。몽중견인두유각。혹몽견신비허공。인실무각신역부비。시고무실。문왈。실유인두여처역실유각。이심혹고견인두유각。실유허공역실유비자。이심혹고자견신비비무실야。답왈。수실유인두수실유각。단인두생각자시망견.”
22) ꡔ아비달마대비파사론ꡕ권37 (대정장27, 194상중).
23) ꡔ대지도론ꡕ권6 (대정장25, 103하~104상). “문왈。세계광대선세인연종종부동。혹유여국인두생각。혹일수일족유일척인유구두인인유각하소괴。답왈。야여국인유각가이。 단몽견차국소식인유각칙부가득。복차야인몽견허공변방변시변。시사운하유실。하처무허공무방무시。이시고몽중무이견유。여선언무연운하생식。수무오진연。자사유념력전고。법연생。야인언유이두인어생상。몽중무이견유역복여시。제법역이。제법수무이가견가문가지。여게설。여몽여환 여건달파 일절제법 역복여시。이시고설제보살지제법여몽.”
24) ꡔ대품반야경ꡕ권17 「몽행품」(대정장8,347상). “이시사리불문수보제。야보살마가살。몽중입삼삼매공무상무작삼매。녕유익어반야파나밀부。수보제보사리불。야보살주일입삼삼매。유익어반야파나밀。야몽중역당유익。하이고。주야몽중등무유리。사리불。야보살마가살주일항반야파나밀유익。시보살몽중항반야파나밀역응유익.”
25) ꡔ대지도론ꡕ권75 「석몽중입삼매품」(대정장25, 588상). “사리불。보살야주일항반야유익자。야역응유익。이주일무익고。하황몽중。하이고。반야파나밀부분별유주야.”
26) ꡔ대품반야경ꡕ권17 「몽행품」(대정장8, 347상중).
27) ꡔ몽행품ꡕ의 사리불과 수보리와 미륵간의 대화는 대혜종고의 ꡔ대혜보각선사서ꡕ와 진각혜심의 ꡔ선문념송집ꡕ에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ꡔ선문념송집ꡕ(제70칙 몽중)에서는 설두중현․운봉문열․환오국근 선사의 념송을 싣고 있다.
28) ꡔ대품반야경ꡕ권18 「몽서품」(대정장8, 351하). “불고수보제。야보살마가살내지몽중부탐성문벽지불지역부탐삼계。관제법여몽여환여향여염여화역부작증。수보제。당지시아유월치보살마가살아유월치상。복차수보제。보살마가살몽중견불여무삭백천만억비구비구니우파새우파이。천룡귀신긴나나등설법。종불문법즉해중의수법항。수보제。당지시아유월치보살마가살아유월치상복차수보제。보살마가살몽중견불삼십이상팔십수형호。방대광명용재허공。어대비구승중설법。현대신력화작화인。도타국토시작불사。수보제。당지시아유월치보살마가살아유월치상.”
29) ꡔ대품반야경ꡕ권18 「몽서품」(대정장8, 351하~352상). “복차수보제。야보살마가살몽중견병기。야파취낙야파성읍。야실화시。야견호낭사자맹해지수。야견욕내단기두자。야견부모상망형제자매급제친우지식사자。견여시등종종수고지사。이부경부포역부우뇌。종몽각이。즉시사유삼계허망개여몽이。아득아누다나삼막삼보제시。역당위중생설삼계여몽。수보제。당지시아유월치보살마가살아유월치상。복차수보제。운하당지시아유월치보살마가살。득아누다나삼막삼보제시국중무삼악도。수보제。보살마가살야몽중견지옥축생아귀。작시념아당근정진득아누다나삼막삼보제시。령아국중무일절삼악도。하이고。시몽급제법무이무별。수보제。당지시아유월치보살마가살아유월치상。복차수보제。보살마가살。몽중견지옥화소중생。작시서야아실시아유월치자시화당멸。시화즉멸야지옥화즉멸시아유월치상.”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