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관련

마음챙김(싸띠팟타나)의 의미 -우판다따 사야도

수선님 2020. 5. 17. 12:11

마음챙김(싸띠팟타나)의 의미

(The Meaning of Satipaṭṭhāna)


사야도 우 판디타 비왐사

Sayadaw U Panditābhivamsa


0. 머리말

사야도 우 판디타께서는 자주 마음챙김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그는 수행 도중에 생겨나는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대상들을 알아차리고 관찰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설명하기 위하여 어원학적인 분석방법(etymology)을 사용한다.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싸띠팟타나’라는 용어에 대한 자세하며 그리고 실제적인 설명은 사야도의 신용이 걸려있는 설명이다. 이 설명은 수행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공식이며 비결이다. 만일 누구라도 여기에서 제시되는 설명을 자신의 수행에 정확하게 적용시킨다면, 법(dhamma)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in no time; ⓟ akāliko)1) 열려질 것이다.


1. 마음챙김의 일곱 가지 이익

마음챙김 수행에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의 이익이 있다. 2)

① 마음의 청정 sattānaṃ visuddhiyā

② 슬픔의 극복

③ 비탄의 극복 soka-pariddavānaṃ samatikkamāya

④ 육체적인 고통의 소멸

⑤ 정신적인 고뇌의 소멸 dukkha-domanassānaṃ atthagamāya

⑥ 올바른 길[八正道]에 도달함 ñāyassa adhigamāya

⑦ 열반의 성취 nibbānassa sacchikiriyāya


2. 싸띠팟타나의 어원 분석

팔리어의 싸띠팟타나satipaṭṭhāna는 일반적으로 ‘마음챙김의 네 가지 기반’ (Four foundations of mindfulness)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단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복합어를 분석하고, 분석한 단어들의 의미를 각각 검토함과 동시에 복합어의 의미를 검토해 봄을 통해서 이 말의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satipaṭṭhāna라는 말은 다음과 같은 말로 구성되어있다.

sati + paṭṭhāna 또는 sati + pa + (ṭ)ṭhāna


싸띠 sati라는 말은 ‘기억하다 (samsarati)’ 라는 의미를 지닌 동사 어근(語根)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하지만, 마음의 기능의 하나3)로서의 싸띠는 ‘과거를 기억하는 기능’이라기 보다는 ‘마음의 현전(現前, presence of mind), 현재에 대한 주의 집중(attentiveness of the present), 분명한 알아차림(awareness), 충분히 깨어있음(wakefulness), 그리고 주의 깊음 (heedfulness)을 의미한다.

파타나 paṭṭhāna라는 말은 ‘긴밀하고(close), 확고하며(firm), 흔들리지 않는(steadfast) 확립 establishment, 적용 application, 세우는 일 setting up을 의미한다.

이 두 말을 결합해 보면, 복합어의 의미는 ‘관찰 대상에 대한, 긴밀하고 확고하며 흔들리지 않는 알아차림의 확립’이 된다. 이러한 종류의 알아차림을 ‘확고 부동하게 잘 정립된 마음챙김’(suppatiṭṭhita sati; steadfast mindfulness)이라고 한다.


3. 네 가지 마음챙김4)

네 가지 마음챙김에는 오직 하나의 가장 중요한 본질(a single essence)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서 마음을 챙기고 관찰하는 것’(mindful contemplation of natural phenomena)이다. 이러한 마음을 챙긴 관찰이 네 가지 대상에 적용될 때, 다음의 네 가지로 분류된다.

(1) 육체적인 현상(kāya),

(2) 느낌 또는 감각 (vedanā),

(3) 마음의 여러 가지 상태(citta),

(4) 마음의 여러 가지 대상(dhammā).

네 번째 마음의 여러 가지 대상(dhammā)에는, 수행의 장애인 다섯 가지 덮개[五蓋]5),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 色受想行識], 일상적인 행동영역인 여섯 감각기관[六內處; 眼耳鼻舌身意]과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대상[六外處; 色聲香味觸法],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소[七覺支], 네 가지 고귀한 진리[四聖諦; 苦集滅道]가 포함되어 있다.


4. 마음챙김 sati

‘mindfulness’라는 말이 팔리어의 ‘sati’라는 용어에 대한 영어 번역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이 말은 불완전한 번역이다. ‘관찰하는 힘’(Observing power)이라는 말이 더 적절한 번역이다. 마음챙김의 특성, 기능, 나타남, 직접적인 원인6) 그리고 마음챙김의 특징적인 요소들과 같은 다양한 측면을 검토하면서 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의 전체적인 범위를 살펴보려고 한다.


5. 마음챙김의 특성 - 들뜨지 않음

마음챙김의 특성은 흔들리지 않음, 들뜨지 않음이다. 즉, (관찰) 대상으로부터 들떠버리지 않는 것(apilāpana-lakkhana)이 마음챙김의 특성이다. 주석서7)에서는 물 속에 던져져 있는, 마르고 속이 빈 호박을 비유로 하여 이 말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물위에 떠있는 코르크나 속이 빈 호박은 수면 위에 떠있지 바닥에 가라앉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챙김을 지니고 대상을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마음(noting and observing mind)은 (호박이 물위의 떠있는 것과 같은) 피상적인 방식으로 대상을 그냥 스쳐지나가지 않는다. 그 대신에, 그 마음은 관찰 대상 속으로 가라앉거나 잠겨들어야 한다. 마치 물 속에 돌을 던졌을 때, 그 돌이 바닥에 가라앉아 잠겨버리는 것과 같이.

여러분들이 마음챙김 수행의 대상으로 여러분의 복부(의 움직임)를 관찰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러분은 아주 확고하게 마음챙김의 주요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려고 노력해서 마음이 들뜨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러면, 마음은 복부의 일어남과 사라지는 현상에 깊이 가라앉게 될 것이다. 마음이 이러한 일어남과 사라지는 현상들을 꿰뚫어 보게 될 때, 여러분은 이 현상의 진정한 본질인 긴장(tension), 압박(pressure), 움직임(movement) 등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6. 마음챙김의 기능 - 대상을 항상 관찰하고 있는 것

마음챙김의 기능은 (알아차려야 할 대상에 대해서) 혼돈이 없는 것 또는 잊지 않고 있는 것(asammosa-rasa)이다. 이 말은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마음이 관찰 대상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고, 빼놓지 않으며, 잊어버리지 않고, 대상이 사라지도록 허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측면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마음챙김의 기능이란, 대상을 항상 시야에 넣어 두고 관찰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풋볼 선수가 항상 공을 시야에 넣어 두고 있는 것처럼, 배드민턴 선수가 배드민턴 볼을 항상 놓치지 않고 보고 있는 것처럼, 권투선수가 상대의 움직임을 항상 주시하고 있는 것처럼, 수행자는 항상 마음챙김의 대상을 시야에서 놓쳐버리면 안된다.


7. 마음챙김의 나타남[顯現] - 대상과 직면하고 있음과 보호함

마음챙김이 나타나는 모습에는 두 가지가 있다. 즉, 대상과 일대일로 직면하고 있는 것과 보호하는 것이다.


7.1 대상과 일대일로 직면하고 있음 Face-to-face with the object

마음챙김의 주요한 나타남은 대상과 직면하고 있는 상태이다. 즉, 마음챙김은 마음을 직접적으로 관찰대상과 일대일로 직면하게 한다(visayābhimukha-bhāva-paccupaṭṭhānā).

마음챙김은 마음이 대상이나 대상영역(visaya)에 일대일로 직면하고 있는(abhimukha) 상태(bhāva)로 나타난다.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성격의 거울(index of character)이라고 한다. 따라서, 만일 여러분이 어떤 사람을 ‘파악하기를’ 원한다면, 그 사람과 얼굴을 마주하고 그 사람의 얼굴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여러분의 판단은 올바를 것이다. 만일 한 쪽 측면이나 뒤에 또는 멀리 떨어져서 서 있으면, 여러분은 그 사람의 얼굴의 두드러진 특징을 분간하지 못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숨을 들여 마실 때) 복부의 일어나는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을 때, 마음이 정말로 일어나고 있는 움직임에 일대일로 직면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복부의 일어나는 현상에서 긴장, 압박, 열, 차가움, 또는 움직임과 같은 여러 가지 감각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7.2 보호함 - Protection

만일,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마음이 상당한 기간에 관찰 대상에 일대일로 직면하고 있다면, 수행자는 (이렇게 관찰하고 있는 동안에는 마음에서) 번뇌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상당히 깨끗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마음의 청정함은 마음챙김의 두 번째의 나타남 즉, 번뇌의 공격으로부터의 막아주거나 보호하는 것(ārakkha-paccupaṭṭhānā)에 기인한 것이다. 마음챙김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을 때, 정신적인 때(번뇌)는 의식의 흐름 속으로 들어올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문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문지기에 비유된다. 성을 지키는 문지기는 악한 사람과 해를 끼치는 사람이 성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며, 오직 착하고 도움이 되는 사람만을 통과시킨다. 마음챙김은 온전하지 못한[不善; akusala] 생각들을 막아내고, 온전한[善; kusala] 생각들만을 받아들인다. 온전하지 못한 생각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마음은 보호되는 것이다.



8.마음챙김의 직접적인 원인

- The proximate causes of mindfulness

마음챙김을 발생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견고한 생각(thirasaññā- padaṭṭhānā)과 몸 등[身受心法]에 대한 마음챙김을 확고하게 하는 것(kāyādisatipaṭṭhāna-padaṭṭhānā)이다.


8.1견고한 생각

하나의 대상에 마음을 챙기기 위해서는 강하고 견고한(thira) 생각이 필요하다. 생각이 확고하고, 강하고, 흔들림이 없으면 없는 만큼, 마음챙김도 견고하고, 강하고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생각의 두 가지 기능은 형성작용들[行; sankharā]을, 그것들이 온전하고 온전하지 않은 본성에 관계없이, 기록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생각[想, 表象作用; saññā]은 녹음기나 비디오 카메라의 도움으로 말하는 것을 녹음하는 것에 비유된다. 녹음은 녹음되는 말의 내용이나 특성에 관계없이 진행된다. 고전음악의 연주나 오페라를 CD에 녹음하는 고도의 디지털 방식의 녹음 기술 덕분에, 녹음된 음악을 재생할 때, 분명하고, 강하며, 인상에 남는 듣는 경험(마음챙김)이 가능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챙김 수행에서, 일어나고 있는 관찰대상에 대한 강하고 분명한 생각(알아차림 또는 명칭 붙이기)은 강하고, 분명하며 흔들리지 않는 마음챙김을 지니는 아주 강한 지원자가 된다.


8.2 네 가지 마음챙김

마음챙김을 발생시키는 직접적인 또 다른 원인의 하나는, 네 가지 마음챙김(kāyādi-satipaṭṭhāna-padaṭṭhānā)이다. 즉, 마음챙김 그 자체가 마음챙김의 원인이라는 말이다. 사실, 마음챙김이 향상되는 것은 끊어짐이 없는 마음챙김의 지속에 의해서이다. 한 순간의 마음챙김이 다음 순간의 마음챙김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는 교육을 받는 과정에 비유될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숙제도 제대로 해 가는 학생을 가정해보자. 저학년에서 받은 교육은 고학년에서 받는 교육을 위한 바탕이 된다. 초등학교의 교육은 중등학교의 교육의 바탕과 원인이 되며, 중등학교의 교육은 3 단계 교육과정인 대학과정의 교육의 바탕과 원인이 된다.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하면, 마음챙김에 의해서 더욱 크고 더욱 강한 마음챙김이 생겨하는 것이다.


9. 마음챙김은 지금 이곳에서(卽時性) - immediacy

관찰 대상을 알아차릴 때, 즉시성은 아주 중요하다.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대상과 알아차림 그리고 관찰 사이에 그 어느 것도 존재해서는 안된다. 일어나고 있는 대상과 알아차리는 마음은 시간적으로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대상에 대한 관찰은 바로 대상이 일어나는 그 순간, 지체하지 말로 생겨야 한다. 관찰은 대상이 일어나는 것과 동시적이어야 한다. 관찰 대상이 생겨나는 바로 그 순간, 그 대상을 알아차려야 하고, 관찰해야 한다.

만일, 알아차림과 관찰이 지체되면, 알아차리려는 마음이 대상으로 향했을 때에는 이미 대상은 지나가 버렸을 것이다. (이미 사라져버린) 과거의 대상이나 (아직 생겨나지 않은) 미래의 대상은 올바르게 알 수 없다. 주의 집중이 대상과 함께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더 이상 위빠싸나 수행이라고 할 수 없다. 더 이상 실재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10. 동시발생 - concurrence

두 가지 이상의 현상들이 동시에 생겨나는 것을 동시발생 현상이라고 한다. 알아차림과 관찰하는 마음과 관찰하는 대상의 동시발생은 마음챙김의 중요한 측면이다. 예컨대, 하나의 대상이 생겨날 때, 마음은 그 대상의 발생과 동시에 그 대상에 가 있어야 하며, 그 대상과 동시적으로 함께 있어야한다.


11. 비상한 마음챙김 - extraordinary mindfulness

‘sati-pa-(ṭ)ṭhāna’의 접두사 ‘pa’라는 말에는, 마음챙김은 비상하거나 두드러진 본질 - 대단한, 강력한, 드리고 지속적인(bhusattha) 본질을 지닌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일반적인 마음챙김은 집중적인 마음챙김 수행에서는 있을 자리가 없다. 이것이 접두사 pa가 지니는 의미의 본질이다. 이 말의 실제적인 측면에 대해서 검토해본다.


11.1 돌진함 - rushing (돌진하면서 작용한다; pakkhanditva pavattati)

‘sati-pa-(ṭ)ṭhāna’의 접두사 ‘pa’는 pa-(k)khandana : 돌진함, 뛰어듦, 돌입함으로 해석될 수 있다. 관찰 대상이 생겨나는 순간, 마음은 관찰 대상을 향해서 큰 힘과 용기를 지니고 돌진해야 한다. 주저함, 생각함, 반성함, 분석함, 상상함, 질문함, 숙고함, 의심함 또는 환상함이 없이, 마음은 대상을 공격해야한다. 따라서, ‘돌진함’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측면이 내포되어 있다.

∙ 격렬하고 빠르게 또는 강한 힘과 세력과 활력을 지니고, 갑작스럽고 맹렬하며 빠르고 신속한 움직임.

예) 어떤 사람이 병원으로 달려들어가는 것과 같이.

∙ 갑작스런 공격으로 붙잡고, 잡아내고, 체포하는 것. 신속한 공격이나 급습. 돌격하는 것.

예) 갑작스럽게 강한 공격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인 적군을 잡아 승리하는 것.

∙특정한 장소에 가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왕성하게 움직이는 것.

예) 축구 시합이 시작하기 직전에 군중들이 경기장에 몰려가는 것.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서둘러서 긴급하게 움직이는 것.

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이 “나는 죽을힘을 다해 매진하고 있다”라고 말할 때. 또는 ‘쇠가 달구어졌을 때 쳐라’라는 속담처럼, 수행자는 대상이 신선하고 뜨거울 때 알아차려야 한다.

수행자는 가다가 멈추는 방식(stop-and-go manner)으로 대상을 알아차리고 관찰해서는 안된다.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마음은 느슨해지거나, 나태해지거나, 우발적이어서는 안된다. 즉, 꾸물거리거나, 뒤에 처지거나, (알아차리는데) 늦어버리거나, 유심히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알아차리는 마음에는 헤메이는 마음(wandering mind)이 없어야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올 틈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알아차리는 마음과 관찰하는 마음은 식어버리거나 꾸물거려서는 안된다. 반면에, 체계적이며, 규칙적인 방식으로 대상에 돌진해야 한다.


11.2. 대상을 확고하게 쥐거나 붙잡는 것 (upagganhitva pavattati)

농부가 추수를 하고 있을 때, 베려고 하는 한 다발의 벼를 한 손으로 확고하게 쥐거나 붙잡을 필요가 있다. 오직 이렇게 할 때에만, 낫으로 그 벼 다발을 자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수행자는 관찰 대상을 확고하게 붙잡아야만 한다. 그러면, 마음은 관찰하는 동안에 대상을 살짝 놓쳐버리거나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마음챙김이 확고부동하게 될 때, 수행자는 거친 대상을 확고하게 붙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보다 더 수행을 하게되면, 주의력은 예민해져서 세세한 대상을 붙잡을 수 있게되고, 때로는 아주 미세한 대상들도 마음으로 확고하게 붙잡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의도나 생각 등과 같은 보다 미세한 형태의 정신적인 대상들을 붙잡으려고 하기 이전에, 우선 (정신적인 대상보다도 거칠고 파악하기 쉬운) 육체적인 대상들을 붙잡으려고 해야 한다.


11.3. 대상을 완전하게 덮어버림 (pattharitva pavattati)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마음은 관찰 대상을 완전하게 덮어버려야 하고, 전체 대상으로 확산되어, 그 대상전체를 덮어 싸야 하며, 대상을 전체적으로 붙잡아야 한다. 대상의 일부만을 관찰해서는 안되며, 대상이 생겨나는 처음 상태에서부터 지속되는 중간 상태를 거쳐, 사라지는 마지막 상태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알아차리고 관찰해야만 한다.


11.4 끊어짐이 없는 이어짐 (pavattati)

실제적인 의미에서, 이 측면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지금 생겨나고 있는 관찰대상에 대한 알아차림과 관찰은 연속적이어야 한다. 즉, 한 순간의 마음챙김은 다음 순간의 마음챙김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이렇게 순간 순간 마음챙김은 이어져야 한다. 직전의 마음챙김의 순간은 다음 순간의 마음챙김의 순간으로 이어져야 한다. 간단히 말하면, 마음챙김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1) 마루 바닥의 수 널빤지 사이에 틈이 있다면, 먼지나 모래가 그 사이로 들어갈 것이다. 만일 마음챙김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마음에는 틈이 생겨서 번뇌가 스며들어 올 것이다.

예2) 옛날에는, 불을 피우기 위해서 두 나뭇조각을 마찰해야만 했다. 만일 끊임없이 나뭇조각을 마찰하지 않고, 도중에 쉬엄쉬엄 나뭇조각을 마찰한다면, 불을 피우지는 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챙김이 지속적이지 못하면, 지혜의 불은 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방법으로 이 측면을 다시 확인해 본다. 대상에 대한 알아차림과 관찰함 또는 마음챙김에는 틈이 있어서는 안되고,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즉, 가다가 멈추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어느 정도 적당히 수행을 하고는 때때로 쉬다가 다시 수행을 시작하는 수행자가 있다. 이들은 어느 정도 마음챙김을 지니고 수행을 하다가는 공상에 잠기어 수행을 멈추어 버린다. 이런 수행자들을 ‘카멜레온 요기’라고 한다.


11.5 대상을 조작하지 않음 - Non-manipulating

무아(無我)라고 하는 보편적인 특성은 지금 생겨나고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대상을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다.

나타나는 대상을 조작하거나, 컨트롤하거나, 조절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관찰 대상을 바라보려고, 수행자는 아주 조심을 해야 한다. 수행자는 다만 그곳에 지금 있는 대상만을 관찰해야하지, 무엇을 기대하거나, 그곳에 무엇이 있기를 바래서는 안된다.


12. 결론

이제 싸띠팟타나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싸띠팟타나는 관찰된 대상에 대한 마음챙김이며, 대상에 돌진하고 속으로 파고 들어가며, 대상 전체를 덮어버리는 마음챙김이다. 그래서 마음은 대상과 함께 딱 맞붙어서, 확고하게 머문다.

‘일어남’하고 알아차릴 때, 마음은 그 알아차려진 대상 즉, 복부의 일어나는 움직임 속으로 들어간다. 마음챙김은 그 대상 속으로 돌진해 들어가며, 그 대상을 덮어버린다. 그래서, 마음은 이 대상 또는 현상에 딱 맞붙어서 확고하게 머물고 있다. ‘사라짐’ 하고 알아차릴 때에도 이 과정은 반복된다. 그리고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다른 모든 대상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싸띠 또는 마음챙김은 활발해야 하며, 대상에 직면하고 있어야 한다. 마음챙김은 대상으로 뛰어들어 가야하며, 완전하게 대상을 뒤덮어야 하고, 대상으로 파고들어 가서 그 대상의 (생겨남과 지속함과 소멸하는 과정의) 모든 부분을 한 순간도 놓쳐서는 안된다.

만일 여러분의 마음챙김이 이러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면, 수행에 빠른 진전이 보장될 것이며, 수행의 완성과 더불어 열반을 보게 되는 것이 확실하게 보장될 것이다.


한 눈에 보는 마음챙김(싸띠팟타나)

∙밀접하고 확고한 확립

∙들뜨지 않음

∙항상 대상을 시야에 두고 있음

∙대상과의 일대일의 대면

∙번뇌의 공격으로부터 마음을 보호함

∙강한 생각에 의해 마음챙김이 생겨남

∙마음챙김이 마음챙김의 원인

∙돌진함과 파고 들어감

∙대상을 확고하게 붙잡음

∙대상을 완전하게 덮어씌움

∙즉시성

∙지속성

∙동시에 일어남

∙조절하지 않음



<참고 문헌>

1. Buddhaghosa, Acariya. The path of purification (Visuddhimagga). Ñāṇamoli(tr.), B.P.S., Chapter XIV, pg.141.

2. Sayadaw U Pandita Bhivamsa, Ven. In this very life, Wisdom, 1992.

3. Sayadaw U Pandita Bhivamsa, Ven. Raindrops in hot summer. M.Bṃ.C., 1994.

4. Bodhi, Bhikkhu, et. al.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 B.P.S.

5. Mahasi Sayadaw, Ven. Vipassana shu nyi gyan. (Burmese)

6. Mahagandayon Sayadaw U Janaka Bhivamsa, Ven.

Sangabhasa-tika. (Burmese). 1990.

7. Sayadaw U Pandita Bhivamsa, Ven. Various dhamma talks.

<양곤, 판디타라마, 1997>


1)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 가운데 법보에 해당하는 법(dhamma)의 여섯 가지 덕목 가운데 하나가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akāliko)’ 도(道)와 과(果), 그리고 열반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즉, 올바른 수행을 하면, 그 결과로 수타원에서 아라한에 이르는 깨달음과 열반이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체험된다는 것이 법이 지니고 있는 덕목의 하나이다.

 

법에는 다음의 여섯 가지 덕목이 있으며, 세 번째 덕목이 ‘시간을 지체하지 않음’이다.

 

① 잘 설해져 있음(svākkhāto), ② 지금 이곳에서 경험될 수 있음(sandiṭṭhiko), ③ 시간을 지체하지 않음(akāliko), ④ 와서 보라고 할 수 있는 것(ehipassiko), ⑤ 열반으로 이끌어 줌(opanayiko), ⑥현명한 사람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체험되는 것(paccattaṃ veditabbo viññūhi).

 

법의 여섯 가지 덕목은 『청정도론』의 ‘법에 대한 마음챙김’(dhammānussati)을 해설하는 부분에서 자세히 다루어져있다. Vism 213-218. 참조.

 


2) 마음챙김 수행의 일곱 가지 이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우 자나카 사야도,『위빠싸나 수행』 pp.84-95참조.

 

마음챙김 수행의 일곱 가지 이익은 장부(長部)경전 속의『大念處經』(DN, II. pp.290.9-12)에 다음과 같이 제시되어 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은 모든 중생들의 청정을 위한,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기 위한, 육체의 고통과 정신적 고뇌를 없애기 위한, 올바른 길에 이르기 위한, 열반을 깨닫기 위한 하나의 길이다. 바로 그것은 네 가지의 마음챙김이다」

 

‘ekāyano ayaṃ, bhikkhave, maggo sattānaṃ visuddhiyā, sokapariddavānaṃ samatikkamāya, dukkhadomanassānaṃ atthagamāya, ñāyassa adhigamāya, nibbānassa sacchikiriyāya. yadidaṃ cattāro satipaṭṭhānā.’

 


3) 여기서 말하는 ‘마음의 기능(mental faculty)’이란 수행자가 갖추어야할 다섯 가지 덕목으로서의 오근(五根)을 말한다. 오근은 믿음[信], 노력[精進], 마음챙김[念], 마음집중[定], 지혜[慧]를 말한다.

 


4)‘네 가지 마음챙김’이란 사념처(四念處, ⓟ cattāro satipaṭṭhānā)를 말한다. 영어로는 ‘The four foundations of mindfulness’로 번역한다. 직역하면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 또는 기반’이지만 간단하게 ‘네 가지 마음챙김’으로 옮겨 본다.

 


5) 수행의 장애인 다섯 가지 덮개(五蓋; pañca-nīvaraṇa) : 수행을 시작하면서 경험되는 번뇌로 다섯 가지가 있다. ① 감각적 욕망(kāmacchanda), ② 악의(惡意, 분노)(vyāpāda), ③ 혼침(마음이 혼미함)과 졸음(thīna-middha), ④ 들뜸과 회한(우울)(uddhacca-kukkucca), ⑤ 회의적 의심(vicikiccaha).

 


6) 남방상좌부의 경∙율∙론 삼장(三藏)에 대한 주석문헌에서는, 한 용어의 의미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그 용어의 특성(lakkhaṇa), 기능(rasa), 나타남(paccutaṭṭhāna), 직접적인 원인(padaṭṭhāna)을 제시하는 네 가지 측면의 전문적인 해석방법이 사용되었다. 여기에서 우 판디타 사야도는 마음챙김(sati)이란 용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전통적인 해석방법을 도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ati에 대한 정의와 네 가지 측면의 해석은 『청정도론』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되어 있다.

 

“그것에 의해 사람들이 기억함으로(saranti tāya), 또는 그 자체가 기억함으로(sayaṃ vā sarati), 또는 단지 기억하는 것 그 자체이므로(saraṇamattaṃ eva vā), 이것을 마음챙김(念)이라고 한다 (esā ti sati) .

 

그것은 들뜨지 않는 것을 특성으로 하며 (sā apilāpana-lakkhaṇā),

 

잊지 않는 것을 기능으로 하고 (asammoha-rasā),

 

보호하는 것을 나타남으로 하거나 (ārakkha-paccupaṭṭhānā)

 

대상을 향한 상태를 나타남으로 한다 (visayābhimukha-bhāva-paccupaṭṭhānā vā).

 

견고한 생각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거나(thirasaññā-padaṭṭhānā),

 

몸 등(身受心法)에 대한 마음챙김을 확고하게 하는 것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한다 (kāyādisatipaṭṭhāna- padaṭṭhānā vā). ” <Vism 464>

 


7) 여기서의 주석서는 『淸淨道論』Visuddhimagga에 대한 대주석서(Visuddhimagga-mahāṭīkā)인 『第一義寶函』Paramatthamañjūsā를 말한다.

 

Visuddhimagga-mahāṭīkā, 미얀마 6차 결집판, Vol 2, p.142., s. v. Ñāṇamoli, The path of Purification, p.524, note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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