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엄경

[스크랩] 耳根圓通 1

수선님 2018. 1. 1. 12:07

내면의 소리를 관(觀)함으로써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다

 

이 글은 산트 키르팔 싱의 [나암 또는 말씀]에 인용된 영역본 수능엄경(D. Goddard역) 중에서 대보살들과 아라한들의 영적 수행담을 발췌한 내용으로서 마하가섭의 수행담 (붓다에 대한 헌신), 사리불의 수행담 (空의 이해와 마음의 초월적인 빛), 보현보살의 수행담 (듣는 명상), 부르나 미다라니자의 수행담 (듣는 명상), 대 목건련의 수행담 (빛 명상),유리광법 왕자의 수행담 (에테르 원소의 본성에 대한 직관적 통찰), 미륵보살의 수행담 (일체만물이 마음의 현현임을 깨달음), 관세음보살의 수행담 (듣는 명상), 문수사리 법왕자의 결론 (듣는 명상이 완전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데 가장 수승한 수행법임을 설함).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여 있던 지고의 보살마하살들과 모든 도취로부터 벗어난 대 아라한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이 가르침을 드러내 주셨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고귀한 보살마하살들 대 아라한들이여! 너희들은 오랜 시간 동안 내 가르침을 받아 완전한 해방을 얻었도다. 이제 너희들이 어떻게 삼매를 증득했는지를 묻겠노라. 너희는 헌신의 초기단계에서 감각기관이 대상과 접촉하여 일어나는 18가지 측면의 정신작용의 그릇됨에 대하여 수행하고 있을 적에 어느 측면에서 가장 먼저 철저한 깨달음을 얻었으며(圓通해졌으며) 어떤 방편으로 삼매를 얻었느냐?”

 

그때 마하가섭과 자금광(紫金光) 비구니와 그 영적 일행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정례하고 말하였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중국불교에 익숙한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조금 낯설게 들릴지 모르는 호칭이나 영어 원문에 “Blessed Lord”로 나와 있어 이렇게 번역해보았다. 그밖에 “My Lord”는 임의로 “나의 주” 또는 “세존”으로 번역했다. : 역자주), 지나간 겁(劫)에 일월등 부처님이 살아 계실 때 저는 그분을 충실히 섬기며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성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저는 그분이 열반에 들고 난 후에도 그분의 사리에 공양을 드리고 그 불상에 금을 입혔더니 그분의 가르침이 마치 등불과도 같이 저의 전 생애를 내내 그 밝음으로 밝혀주었습니다. 제 마음은 그 분의 사리와 상에 대한 진실한 존경으로 보라 빛 도는 금빛(紫金光)으로 밝아져서 그 밝음이 그 후 세세생생 동안 지속되었으며 제 몸에도 영구한 자금광 빛의 밝은 기운이 돌게 되었습니다.”

 

그때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정례하고 말하였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갠지즈 강의 수많은 모래알처럼 많은 겁(劫)동안 제 마음은 내내 청정함을 유지하였고, 그로 인해 수많은 청정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 세상 안에서와 마찬가지로 해탈로 가는 과정(출세간)에서도 종종의 것들이 항시 무상한 변화의 흐름 안에 있는 것을 눈으로 본 즉시, 제 마음은 즉시 이해에 달하여 완전한 자유를 얻었습니다.


하루는 길에서 가섭 형제를 만났는데 그가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으로 인해 연기(緣起)하며, 그런 까닭에 비어 있고(空) 무상하다.’는 세존의 가르침을 친절히 설명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때 청정한 마음의 본질(Pure Mind Essence)의 무한성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부터 저는 세존을 따르게 되었으며, 저의 정신적인 자각력은 경계를 뛰어넘어 완전히 밝고 뚜렸해져서 즉시 대무외(大無畏)와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로 인해 저는 아라한의 위에 올랐고,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으로 거듭나고 불의 본래 갖추어진 법(Dharma)에 의해 양육되고 변형되어 사실상 부처님의 첫째가는 왕자가 되었습니다.


나의 주께서 첫 번째 증득의 체험에 대해 물으시니, 감각기관을 통한 대상과의 접촉에서 일어나는 18가지 측면의 정신작용 중에서 제가 처음으로 철저한 원통(圓通)을 얻은 것은 마음 안에 내재한 초월적인 밝음에 의해서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그 빛의 빛나는 광채는 제 지성을 밝혀주고 제 통찰력이 미치는 한도까지 두루 비춥니다.”

 

그때 보현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정례하고 말하였다.


“저는 이미 여러 겁 전에 주님의 법왕자가 되었으며, 시방 우주의 수많은 모든 여래들이, 보살마하살이 될 자질을 갖춘 제자들에게 제 이름을 좇아 모든 유정(有情)의 중생들에게 끝없는 자비심을 지닌 보현행의 헌신을 행하라고 가르칩니다. 제 본질적 마음이 지닌 초월적이고 본래적인 들음(聞)의 작용은 매우 순수하고 투명하여, 저는 모든 유정의 중생들의 이해와 생각을 분별하는 데에 이 심문(心聞)을 사용합니다.


만약 과거, 현재, 미래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라도 그 마음속에 보현행의 한량없는 자비심을 발원하는 유정의 중생이 있다면 저는 제 심문의 초월적인 지각으로 그 파장을 감지하여 여섯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를 타고 백천(百千)으로 몸을 나투어 그곳 마다 나타납니다. 그의 업장이 깊어 저의 존재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저는 그에게 다가가 그 머리에 손을 얹고 격려하고 지지해주며 평화와 안온함을 주어 그로 하여금 지고의 성취를 이루게 하여줍니다.


세존께서 감각기관을 통한 대상과의 접촉에서 일어나는 정신작용의 18가지 측면에서의 원통을 얻은 바에 대해서 물으시니, 저의 경우에는 본질적 마음(Essential Mind)이 지닌 본래적인 듣는 작용(Intrinsic hearing : 心聞)을 통해서, 그리고 그것의 자발적인 이해와 감응을 통해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때 부르나 마다라니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정례하고 말하였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수많은 겁 동안 저는 공(空)과 고(苦)를 설하는 데 있어 걸림 없는 변재(辯才)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마음의 본질(Essence of Mind)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어디에서건 두려움 없이 자신 있게 대회중울 상대로 많은 법문들을 심오하고 미묘하게 해설해 왔습니다.


세존께서 제 변재를 아시고 저로 하여금 음성륜을 굴려 법을 설하도록 격려하셨습니다. 이 옛날 이래로, 세존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법륜을 굴리실 적에 저는(변재로서) 봉사를 해왔습니다. 그러다 저는 사자의 포효같이 울려 퍼지는 초월적인 진리의 소리(Transcendental Sound of Dharma)를 의식하게 되었고 그 후 듣는 작용을 증진시킴으로써 최근에 아라한의 위를 증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세존께서는 영예롭게도, 저를 주의 신비로운 법을 설함에 있어서 으뜸가는 법사로 여기셨습니다.


지금 세존께서 정신작용의 18국면 중에서 어떤 것으로써 가장 빠른 원통을 이루었나를 물으시니, 그것은 신비로운 진리에 내재하는 소리(Intrinsic Sound of the Mysterious Dharma)에 의해 내적 집착을 정복하고 모든 도취제를 근절한 것이었다고 답하겠습니다.”

 

그때 대목건련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정례하고 말하였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저는 길에서 탁발을 하고 있다가 세 명의 가섭 형제를 만나 여래의 심오한 인연법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가르침에 크게 감명을 받고 문득 맑고 맑은 지혜를 깨달았습니다. 세존께서는 친절하게도 제 진체(眞體)에 진리의 가사를 입혀 주셨고 수염과 두발을 깍도록 하여 저는 세존의 추종자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의 신통력이 놀랍도록 증가하여, 어떻게 그리 되는지는 모르나 이 불국토에서 저 불국토로 즉각적으로 이동하면서 시방 우주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습니다.


이리하여 저는 아라한의 위를 얻었으며, 모든 회중과 나의 주 여래로부터 완전한 깨달음과 크게 청정한 마음과 두려움 없이 자유 자재한 신통력을 지닌 제자들 가운데 으뜸이란 말을 듣습니다.


나의 주님께서 정신작용의 18국면 중 어떤 것으로써 가장 큰 원통을 이루었나를 물으시니, 그것은 나의 마음이 고요한 반조의 상태로 돌아가 신비롭게 밝은 빛을 발하니 진흙탕 개울 같던 마음이 금방 수정구슬처럼 맑고 투명하게 변했던 것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그때 주의 법왕자 유리광이 자리에서 일어나 붓다의 발에 정례하고 말하였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회상해보니 수많은 겁 전에 무량성(Amitayus)이라는 부처님이 출현하시어 모든 보살마하살들에게 묘한 마음의 본질이 지닌 본각(本覺)에 대해 설하시고,윤회세계와 그곳 유정 중생들이 모두 에테르(風이라는 원소)이라는 현현이며 에테르의 리드믹한 파동에 의해 출현하는 실상을 관(觀)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선 수행을 하며 이것을 집중적으로 관하였사오며, 어떻게 거대한 세계가 허공에서 유지되고, 어떻게 끊임없는 움직임 속에서 지속되며, 어떻게 나의 몸이 호흡으로 생겨나는 생명의 리드믹한 파동 속에서 동정(動靜)을 계속하며 유지되는지에 대하여, 사념이 떠올랐다 사라지는 마음의 움직임에 대하여 숙고하였습니다.


이 다양한 사물들에 대해 숙고한 후 이들이 진동수 이외에는 차이가 없이 동일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는 이 파동이 본성상, 와도 그 근원이 없고 가도 그 귀착지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광대한 우주의 무수한 먼지 입자만큼 많은 유정 중생들이 각각 제 나름대로 뒤죽박죽 전도된 파동 속에서 자신이 유일한 창조물이라는 망상을 지니고 살아감을 알았습니다.


삼천 대천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이러한 환영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들은 마치 그릇 속에 갇혀 혼란스럽게 왕왕거리고 있는 수많은 모기떼와도 같았습니다. 그들은 좁은 곳에 감금된 채 종종 미쳐 날뛰며 아수라장을 이루었습니다.


나의 주 붓다를 만난 이후 저는 직관적 깨달음의 상태에 이르러 무생법인(無生法忍 :불생불멸하는 진여법성을 인지하고 거기에 안주하여 흔들림 없는 것)을 증득하였고, 그 후 마음이 밝아져 동쪽 천계의 부동불국토, 아미타불의 정토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의 법왕자로 인정 받게 되었사오며 모든 붓다들을 섬기기로 서원하였습니다. 제 깨달음과 큰 서원으로 인해 제 몸과 마음은 완전히 리드믹하고 생기발랄하게 빛을 발하게 되었으며 자유자재로 장애 없이 다른 파동과 어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존께서 정신작용의 18가지 국면 중 어느 것으로써 가장 먼저 원통을 이루었냐고 물으시니, 제 경우에 있어서 그것은 에테르 원소의 본성에 대한 직관적 통찰을 통해서, 청정한 보리심 안에서 균형 잡히고 리드믹한 파동이 만물을 어떻게 감싸고 있는지를 보고 관함으로써 삼매를 얻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삼매 안에서 저는 불성의 지복적 측면(Bliss-body of Buddhahood)인 영묘한 마음의 청정한 본질 안에서는 모든 붓다들이 완전히 하나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정례하고 말하였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회상해보니 수많은 겁 전에 일월등명이라는 붓다께서 세상에 출현했었고 저는 그분을 따르는 제자였습니다. 그때 저는 세속의 삶에 마음이 쏠려 귀족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였습니다. 부처님이 이것을 보시고 의식에 마음을 집중하는 명상법을 수행하도록 가르쳐주셨으며, 저는 그 가르침을 따라 삼매를 얻었습니다. 이후로 그 수행방법으로써 모든 세속적 쾌락에 대한 욕구를 끊었으며, 그 수행을 하면서 수많은 붓다들을 섬겨왔습니다.


연등불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을 즈음에는 점차적으로 최상의 심묘하고 완전한 삼매, 혹은 초월의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지고의 삼매에 의해 저는 무변한 공간에 가득 찬 불국토들이 깨끗하고 더러움, 유무에 관계없이 모두 내 마음의 현현에 불과함을 깨달았습니다. 여래의 모든 능란한 고안물들이 나 자신의 심식(心識)의 전개에 불과함을 완전히 깨달았고, 내 의식의 본성으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래를 화현시켜냄에 이르니, 저는 석가모니 붓다 다음에 올 붓다로서 수기를 받았습니다.


나의 주께서 정신작용의 18국면 중 어느 것으로써 먼저 원통을 이루었냐고 물으시니 저는 모든 시방세계가 제 자신의 의식에서 전개되어 나온 것임을 철저히 깨달음에 의해서였다고 답하겠습니다. 의식이 철저히 밝음에 이르고 마음의 한계가 용해되어 모든 실재를 포용하게 되었으며 의타기성과 변계소집성을 여읨으로써 저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였습니다.”……

 

…그때 관세음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정례하고 말하였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회상해보니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세월 전에 관세음이라는 부처님이 계셨사옵고 저는 그분의 가르침에 고무되어 해탈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월적인 청취(觀音, Transcendental Hearing)에 마음을 집중하는 수행법을 시작하였고 그 수행에 의해 삼매를 얻었습니다.

저는 성류(聖流)에 들어가자마자 온갖 분별하는 생각들을 끊어 버렸고, 후에는 증진한다는 관념을 버리니 움직인다거나 고요하다거나 하는 생각이 다시는 마음에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수행을 계속하여 제 자신의 듣는 본성에서의 온갖 분별심과, 내면의 초월적인 청취에서의 온갖 분별심이 끊어지기까지 진보해 나갔습니다. 내면의 청취에 대해서 마음에 나타나는 바가 멸하고, 깨달음과 깨달아지는 바에 대한 관념도 마음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철저하게 공(空)해지는 상태에 이르니, 마음의 공이나 깨달음을 얻은 본성에 관한 자의적인 관념도 끊어졌습니다.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들에 대한 모든 자의적인 관념들이 끊어지자마자 열반의 상태가 명료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제 마음은 홀현히 세간과 출세간을 모두 초월하여 시방(十方) 세계가 모두 공적한 상태에 들어가, 두 가지의 경이로운 초월적 능력을 얻었습니다. 그 하나는 우주제불의 본질적이고 미묘한 보리심과 합치하고 또한 제불의 위대한 자비심과 합치하는 초월적 의식(Transcendental Consciousness)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육도의 온갖 유정 중생들의 마음과 그들의 해탈에 대한 진심과 열망을 내 마음으로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관세음 부처님께 예배하였더니 그분께서는 “초월적인 청취”에 마음을 집중하는 한 가지 수행법으로써 어떻게 금강삼매를 성취하는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더욱이 그분은 제가 모든 여래와 동일한 자비력을 얻도록 도와주셨고 이로 인해 저는 32응신을 나투어 어느 때 어느 곳에든지 구원을 향한 기도가 있으면 즉각 응답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월적인 청취(Transcendental Hearing)의 수행에 전심을 기울임으로써 증득한 신묘한 금강삼매(Diamond Samadhi)안에서 32응신을 완전히 자유 자재하게 나투어 왔습니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저는 금강삼매에서 나오는 신묘한 힘으로서 그리고 시방삼세 육도 중생들과 간절한 해탈의 염원을 같이 함으로 인하여 모든 유정 중생들에게 14가지 무외공덕(無畏功德)을 베풀어 왔습니다. … (관세음 보살의 14가지 무외공덕에 대한 설명은 생략되어 있음) … 제가 이근(耳根)으로부터 원통의 본래 성품을 닦아 나아가 모든 감관과 분별심을 융섭하는데까지 이르게 되자 제 몸과 마음은 심심미묘하게 모든 현상세계를 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만일 어떤 제자가 제 이름을 염송한다면 세존의 다른 법왕자들의 이름을 염송하는 이와 동등한 축복과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제 이름을 염송하는 이가 누리는 혜택이 다른 법왕자의 이름을 염송하는 이와 동등한 이유는, 제가 진정한 원통을 증득할 수 있는 수행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이와 같은 것이 바로 모든 유정중생에게 축복을 주는 14가지 무외(無畏)의 해탈력입니다. 저는 원통을 얻고 최상의 깨달음을 증득한 까닭에 4가지의 불사의(不思議)하고도 신묘한, 초월적 자재력(自在力 : Transcendencies of Spontaneity) 또한 얻게 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이러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초월적인 관음의 능력(Transcendental Hearing)을 증득했을 때 제 마음은 그 본질적인 성품을 되찾았습니다. 또한 듣고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촉각하고 이해하는 능력도 자각(Awareness)의 완전한 통일성 안에서 완전한 상호성과 원통을 깨닫는, 청정하고 영광스러운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로 인하여 저는 크나큰 초월적 자유를 얻었으며 언제든 중생을 구원하고자 할 때면 여러 가지 신묘한 모습으로 나툴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저는 때때로 자비의 형상으로, 때로는 정의의 형상으로, 때로는 정(定)이나 혜(慧)의 상태로 나투곤 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은 중생들을 구제하고 보호하여 대 자유를 얻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의 불사의하고 신묘한 초월적 자재력은 저의 듣는 힘과 생각이 6가지 감각기관의 오염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으로 인한 것입니다. 저는 마치 소리가 아무 장애 없이 벽을 통과하듯이, 능히 여러 가지 다라니를 염송하는 갖가지의 형상으로 나타나서 초월적인 무외의 힘을 중생들에게 베풀어줍니다. 이런 까닭에 저는 시방의 모든 국토에서 “초월적인 무외의 힘을 베푸는 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 번째의 불사의하고 신묘한 초월적인 자재력은 이러합니다. 저는 원통한 청정본근(淸淨本根)을 닦았으므로 제가 가는 곳마다 중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목숨과 값진 소유물을 포기하고 저의 자비와 동정을 간구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네 번째의 불사의하고 신묘한 초월적 자재력은 이러합니다. 저는 본래 갖추어진 내면의 불심을 증득하고 최상의 단계에 이르렀으므로 시방 우주의 여래들께 갖가지 보화로써 공양을 올릴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감각기관을 통한 대상과의 접촉에서 일어나는 18가지 측면의 정신작용 중에서 어느 것으로써 가장 먼저 원통을 이루었느냐고 물으시니 제가 첫 번째로 철저한 원통을 증득한 바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내면의 소리를 관함(Intrinsic Hearing)에 의해 원조(圓照)하는 삼매를 증득하고 와부의 오염으로부터 벗어난 초월적인 정신의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때 제 마음은 제약에서 벗어나 초월적인 성류(聖流)에 들어갔으며 이윽고 금강삼매와 깨달음에 들어갔습니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그 옛날 저의 스승이셨던 관세음 부처님께서 제가 원통법문을 증득한 것을 찬탄하시며 많은 회중 앞에서 말씀하시기를, 저 또한 온유한 자비심을 가진 보살로서 “기도를 듣고 응답하는 자”라는 뜻을 지닌 “관세음”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저의 초월적 관음(Transcendental Hearing)의 능력은 시방 우주에 두루 미치며 관세음(Avalokiteshvara : 音을 관하는 主님)이라는 이름은 인간들로 하여금 어떤 극한의 고통이나 위험도 극복하게 해줍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불국토로부터 온 여래들과 가장 높은 보살마하살 가운데 옥좌에 앉아 계시다가 그들 모두를 능가하는 자신의 초월적인 영광을 드러내었다.


세존의 오체(五體)로부터 신령한 빛이 뿜어나와 시방 우주의 여래들과 보살마하살들과 법왕자들의 정수리를 비추니, 다른 여래들 역시 오체에서 한꺼번에 영광스런 광채를 발하여 세존의 정수리를 비추고 아울러 회중에 있는 모든 여래와 보살마하살과 아라한들의 정수리를 비추었다.


이때 제타(Jeta) 공원의 모든 나무들과 호숫가에 찰랑이던 물결들도 법음에 맞추어 노래했으며, 교차하는 광명들은 마치 보석으로 엮은 영롱한 그물처럼 빛나며 그들 모두를 비추었다.


모든 회중에게 그것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을 만큼 신비로운 광경이었으며, 이들 모두는 경탄 속에서 말을 잊은 채 부지불식 간에 금강삼매의 지복에 찬 평화경 속으로 몰입했다.


하늘에서는 붉고 푸르고 희고 노란 색의 보드라운 연꽃 잎들이 비 오듯이 내려왔으며, 그 꽃잎들의 진하고 연한 갖가지 색조들이 서로 섞이고 어울려 하늘의 열린 공간 속으로 반조되었다.


이에 더하여 사바세계의 모든 대지산하(大地山河)의 차별성은 서로 섞여 녹아 사라지고, 꽃으로 장엄된 원초 우주의 단일성만이 남았다. 그리고 이 원초 우주는 죽은 비활성의 공간이 아니라 리드믹한 생명과 빛으로 생동하고 있었으며 우주의 초월적인 소리에서 나오는 노래와 운율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 우주의 소리는 선율적으로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하다가 침묵 안으로 녹아 사라지고 있었다.


그때 여래께서 문수사리 법왕자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지금껏 위대한 보살마하살들의 자신의 수행법에 대해 증언하는 것을 들었도다. 그들 모두가 처음에는 감각기관과 접촉하는 정신적인 한 국면에서 원통을 얻었고, 그로부터 정신작용의 모든 국면에서의 원통이 뒤따라 삼매를 얻게 되고 본질적인 각성(覺性 : Intuitive and Essential Mind)을 완전히 깨달았다고 하는도다. 그들의 신실한 수행방법이 제각기 다르기는 하지만 성취도와 걸린 시간에 상관없이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었도다. 나는, 아난다가 이 다양한 깨달음의 성취들에 대해 잘 이해하고 그 중 어떤 수행법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지 알게 되기를 원하노라. 또한 내가 열반한 뒤에 이 세계의 중생들이 무상정등정각(아뇩다라삼먁삼보리 : Anuttara-Samyak-Sambodhi)를 얻고자 할 때 어떤 방편문이 가장 용이한지 알게 되기를 원하노라.”

 

문수사리 법왕자가 그 말을 듣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정례하고 그의 심원한 위엄에 감화되어 정신을 가다듬으며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계를 지키는 것은 명상(Dhyana) 수행에 꼭 필요하오나 원통의 본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계에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


…그때 문수사리가 세존께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나의 주님이 천계에서 사바세계로 내려오신 이후로 그분은 놀라운 깨달음의 가르침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처음 가르침을 받을 적에 그것은 청각기관을 통한 것이었으나 우리가 그에 통달하게 되자 그것은 ‘초월적이고 직관적인 관음(Transcendental and Intuitive Hearing)’으로 변했습니다. 그렇기에 초월적인 관음의 능력을 일깨우고 완성하는 것은 모든 초심자들에 있어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떤 제자든 삼매를 얻고자 깊이 열망한다면 초월적인 청각기관을 통해서 반드시 그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겁 동안 ‘기도를 듣고 응답하는 분’인 관세음부처님은 시방우주의 모든 불국토를 드나들면서 한량없는 자유와 무외의 초월적인 힘을 얻었으며, 모든 유정 중생들을 속박과 고통에서 건져내겠노라 서원하셨습니다.


관세음주님(Avalokiteshvara)의 소리는 얼마나 감미롭고 신비로운지요! 그것은 순수한 브라만의 소리(Brahman Sound)이자, 내면으로 굽이치며 부드럽게 속삭이는 해조음(海潮音)입니다. 그 신묘한 소리는 고통 속에서 도와달라고 부르짖는 모든 유정 중생들에게 해탈과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그 소리는 진실로 열반의 평화를 구하는 이들에게 영원의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


제가 여래께 말씀 드리고 있는 동안에도 그분은 관세음주님의 초월적인 소리를 듣고 계십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명상하며 고요히 앉아 있을 때 귀에 북들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고요한 상태에 들어간다면 이것이 바로 원통의 본 모습입니다.


신체는 대상과 접촉해야만 느낌이 일어나며, 시각은 불투명한 대상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냄새 맡고 맛보는 감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념도 분분히 일어나 뒤섞였다간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나 소리는 담을 넘어서도 들리며 멀거나 가깝거나 모두 의식됩니다. 듣는 감각은 다른 감각들보다 더 정련되어 있습니다. 들음의 본성은 통과성(通眞實 : the true reality of passability)입니다.


소리의 본질은 움직임과 침묵 모두에서 다 감지되며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을 모두 통과합나다. 소리가 사라지면 듣는 작용도 멈춘 듯이 느껴지지만 사실 듣는 작용은 대기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진실로, 아무 소리도 없을 때야말로 듣는 작용이 가장 예민해지는 때이며, 소리가 있을 때 듣는 본성은 가장 덜 발달합니다. 어떤 제자이든 이러한 생(生)과 멸(滅)의 환각으로부터, 즉 죽음과 재탄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는 불변하는 실재를 얻은 것입니다.


깊이 잠들어 모든 사유작용이 정지될 때일지라도 듣는 본성은 여전히 깨어 있습니다. 듣는 본성은 신체 의식과 마음 의식의 영역을 넘어서 있는 까닭에, 사유하는 마음을 초월한 깨달음을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이 사바세계에는 내면의 초월적인 소리(Intrinsic Transcendental Sound)에 대한 가르침이 널리 퍼져 있지만 중생들은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Intrinsic Hearing)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합니다. 그들은 오직 현상적인 소리에만 주의를 기울이며 음악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교란되어버립니다.


아난다 역시 그 놀라운 암기력에도 불구하고 사도(邪道)에 떨어지는 것을 면치 못하여 무자비한 풍랑 속에서 헤매어왔습니다. 그러나 그가 사념의 풍랑으로부터 마음을 돌이키기만 한다면 곧 본심(Essential Mind)의 맑은 지혜를 회복하게 될 것 입니다.”


“아난다여! 이 말을 들으라! 나는 지금껏 금강삼매의 형용할 수 없는 법음(法音 : Indescribable Dharma Sound of the Diamond Samadhi)으로 이끌어주는 붓다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왔노라.


아난다여! 그대는 먼저 욕망과 오염과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채 수많은 불국토의 비밀 법문을 추구해왔노라. 그 결과로서 그대의 기억 속에는 엄청난 양의 세속적인 지식만 쌓여 왔으며 결함과 오류의 탑만 높이 세워왔노라. 어찌하여 스스로 내면에 본래 갖추어진 법음(法音 : Sound of the Intrinsic Dharma)을 듣고 명상함으로써 수행하지 않는가?


초월적인 소리를 듣는 (Transcendental Hearing) 지각은 자기 의지에 따라 자연적으로 계발되지는 않는 것이니라. 그대가 현상세계의 소리를 무시할 수 있게 되고 초월적 소리에 대한 관념 또한 그칠 때 내면에 본래 갖추어진 듣는 작용(Intrinsic Hearing)을 깨닫게 되리라.


이 이근(耳根) 하나가 본원(本原)으로 돌아가 그것의 허구성을 명료히 알게 된다면 곧 모든 감각기관의 허구성을 깨닫게 될 것이며, 마음은 즉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촉각하고 사유하는 감각의 굴레로부터 해방되리라. 왜냐하면 그것들 모두가 실재하지 않는 환영이나 망상 같은 것이며, 3계 모두가 실상은 허공 속에 핀 가상의 꽃과 같기 때문이니라. 이 이근의 기만적 지각으로부터 해탈하면 즉시 모든 객관현상이 사라질 것이며 그대의 본질적인 각성(覺性 : Intuitive Mind-Essence)도 완전히 청정해지리라. 그대의 각성이 지고의 청정함에 이르면 거기에 본래 갖춰져 있는 빛이 자연히 환해지리라. 그대가 고요히 명상하면 마음은 즉시 순수 공간과 같이 변하리라.


아난다여, 돌아와서 현상세계를 보면 마치 꿈속의 광경처럼 보이리라. 그리고 마등가(Maiden Pchiti)와 있었던 일도 꿈처럼 여겨지며 그대의 육신도 고형성과 항구성을 잃게 되리라. 모든 인간 남녀는 마치 능란한 요술쟁이의 환술로 현현되어 움직이는 꼭두각시처럼 보이리라. 혹은 각각의 인간이 저 혼자 계속 움직이는 자동기계처럼 보이리라. 그러나 그 기계가 동력을 잃는 순간 그 모든 동작은 정지되어버리고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지리라.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根)도 그와 같도다. 육근은 근본적으로, 통합하고 일깨우는 하나의 정신(one unifying and enlightening spirit)에 의존하고 있노라. 그러나 무지로 인해 그것은 여섯 가지 반독립적인(semi-independent) 성질들로 나뉘었나니, 만일 하나의 감각기관이라도 해탈하여 그 근본으로 돌아간다면, 육근이 깊은 근원에서는 하나로 연합되어 있는 까닭에 그것들 모두가 작용을 그치게 되리라. 그리고 한 생각에 모든 세속적인 불순함이 정화되어 그대는 완전한 밝음(圓明)의 신묘한 청정함을 얻게 되리라. 만일 무지의 오염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대는 완전한 밝음, 곧 여래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진지하게 수행해야 하리라.”

 

“이 위대한 회중의 모든 형제들이여, 그리고 아난다여, 그대들은 외면으로 향하는 청각을 돌이키고 내면으로 향하게 하여 그대 자신의 본래 성품(Mind Essence)에 내재하는 완전한 합일의 음을 들어야 하리니, 그대들이 (이근의)원통을 얻는 순간 지고의 깨달음을 성취하게 되리라.

이것이야말로 열반(Nirvana)으로 가는 유일한 법문이요, 과거세의 모든 여래들이 따랐던 길이로다. 또한 이것은 완전한 깨달음을 구하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가야 할 길이로다. 아득한 과거세에 관세음부처님이 이 법문을 통해 완전한 깨달음을 얻었으며 현재의 나 또한 그런 이들 중의 하나로다.”


“세존께서는 우리 각자의 수행법 중 어느 것이 열반으로 인도하는, 가장 쉽고 빠른 길임을 물으셨노라. 나는 관세음보살의 수행법이 모두에게 가장 쉽고 빠른 길임을 증언하노라.


다른 모든 수행법은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해 유지되고 이끌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누군가가 있어 모든 세속적인 구속을 다 떨쳐버렸을지라도 이 수행법들을 계속해 나가기는 어려우리라. 왜냐하면 이 수행법들은 중급 또는 상급의 제자들에게나 적합한, 특별한 방편들이기 때문이니라. 범부 중생들에게는 이근에 마음을 집중하고 내면으로 향하게 하여 본래 성품의 초월적인 소리(Transcendental Sound of Essential Mind)를 듣는 이 법문이 가장 쉽고 현명한 방편이로다.


오, 축복 받은 주님이시여. 모든 오염과 더러움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순수하고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여래장에 경배하나이다. 미래의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한량없는 자비심을 베풀어주시기를 나의 주께 기도하나이다. 원컨데 저로 하여금 아난다와 이 겁의 유정 중생들이 자신의 본래 성품에 내재하는 소리를 듣는 이 훌륭한 법문에 대하여 믿음을 가지고 이 용이한 수행법으로써 (열반을)성취하도록 가르치게 해주소서.


만약 어떤 제자가 있어 이 초월적인 청각기관에 대한 명상 수행에 전심을 기울인다면, 다른 모든 감각기관들이 곧 그것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며, 그리하여 내면의 소리를 듣는(Intrinsic Hearing) 이 한 가지 방편만으로도 자신의 진정한 본래 성품(True and essential mind)의 완벽한 원통을 성취할 것이나이다.”

 

그때 아난다와 대회중의 모든 이들은 몸과 마음이 순수하게 정화되어 붓다의 깨달음의 본성에 대한 맑은 통찰과 깊은 이해에 도달하였고 지고의 삼매에 들었다. 그들은 갈 길과 돌아올 길을 명확히 알고 고향 멀리로 중요한 장사 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자신감으로 충만해졌다. 그곳에 모여 있던 모든 제자들은 자기 마음의 본래 성품을 깨닫게 되었으며 이로써 모든 세속적인 얽힘과 오염으로부터 벗어나 법안(法眼 : Eye of Dharma)의 순수한 빛 안에서 살리라고 마음을 발하였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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