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는 인도와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법맥을 이어받았고 티베트어는 그 창제의 목적부터 불경번역의 용이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재 티베트어 경전은 그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티베트 불경에는 현재 다른 언어 번역본에는 남아 있지 않은 경전들도 찾아볼 수 있다.
송짼감뽀왕 시대에 인도의 불교를 완벽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퇸미삼보다를 인도로 보냈다. 그는 이후 불경을 완벽하게 티베트어로 번역하기 위해 현재의 티베트어를 만들었다. 닝마빠를 비롯한 모든 티베트 학자들은 퇸미삼보다가 만든 티베트어가 최초라고 주장했지만 티베트 전통의 뵌교를 따르는 이들은 그 전에 티베트어 문자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주장이 있는데 현재 그 이전에 문자가 있었다는 근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와 별개로 티베트어는 현재 인도 불경을 가장 잘 번역할 수 있는 언어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송짼감뽀왕은 당시 뵌교에 따르는 사람들로 인해 방해가 많았지만 왕과 법을 좋아하는 몇 명의 노력으로 후대에 불경을 완벽하게 번역할 수 있는 기초를 심었다.
1400년 전 퇸미삼보타는 처음 역경을 시작했다. 수많은 역경사들이 오랜 시간 동안 번역작업에 힘을 쏟았다. 부뙨린뽀체가 오기 전까지 퇸미삼보타 등 192명의 역경사들이 수차례 티베트어로 경과 논서를 번역했다. 부뙨린뽀체는 1200년대 말~1300년대 초의 위대한 학자로 깐규르를 결집하고 목차를 만들었다. 수많은 역경사들은 오랜 노력 끝에 삼장 즉, 율장, 논장, 경장을 번역했다.
번역된 경은 크게 현교부와 밀교부 두 가지로 나뉜다. 현교부는또 경부와 논부 두 가지가 있다. 경부에는 세 가지 초전법륜, 중간법륜, 셋째법륜으로 나뉜다. 초전법륜에는 ‘사부율장(四部律藏)’ ‘사성제’ ‘법륜경’ ‘사념처경’ ‘대유희경’ ‘백업경’ ‘똑죄갸빠’ 등이 있다.
중간 법륜은 ‘반야십만송’ ‘이만오천송’ ‘만팔천송’ ‘팔천송’ ‘반야만송’ ‘반야섭송’의 6개의 불모경과 ‘금강경’ ‘삼매왕경’ ‘대보적경(大寶積經)’ ’화엄경‘ 등 11개의 아들경이 있다. 이를 총 17개의 부자 반야경이라 하며 이 안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6가지의 반야경도 있다.
셋째 법륜은 ‘해심밀경’이 있다. ‘해심밀경’에는 승의생품 등 십품이 있다. 또한 ‘대승밀엄경’ ‘능가경’ ‘십지경’ ‘여래장경’ 등도 셋째 법륜에 속한다.
번역을 위한 역경원도 건립됐다. 티베트 왕이 직접 나서 이를 지원했다. 스승 산따락시따는 티송데짼 왕에게 “티베트인이 인도어를 배워 불경을 공부하는 것보다 불경 전체를 티베트어로 번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송데짼왕은 뺀디따(불교학자), 산따락시따, 파드마삼바바의 도움으로 최초로 삼얘사원을 건립하였다. 삼얘사원은 다규르로뺀(역경원), 뽕와삼땐링(명상원), 록빠퇴삼링(문사를 닦는 곳), 뒤둘악빠링(밀교원)의 네 개로 구성됐다. 이 중 특히 역경원을 중요시했다.
현재의 티베트 대장경은 깐규르와 땐규르로 구성되어 있다. 깐규르의 ‘까’는 부처님의 말씀, ‘규르’는 번역하다는 의미로 이를 불설부(佛說部)라 하고, 땐규르의 ‘땐’은 논서, ‘규르’는 번역하다는 의미로 논소부(論疏部)라고 한다.
깐규르는 삼장으로 즉 경장, 율장, 논장 세 가지가 있으며, 그의 해석으로 땐규르 또한 경장, 율장, 논장으로 세 가지가 존재한다. 깐규르와 땐규르는 그 구성이 율장부, 아비달마부, 중관부, 반야부, 유식부, 인명학부, 밀교부 등 다양하게 되어있다. 티베트 대장경은 13세기 경 목판으로 인쇄되기 시작하여 나르탕판이 완성됐고, 이는 몇 번의 개정을 거치다 제7대 달라이라마 존자의 명으로 1730년에 깐규르가, 1741년 땐규르가 크게 개정되었는데 이를 신 나르탕판이라 부른다. 그 외에도 데게판과 중국 명시대의 영락판, 청시대의 북경판 등 여러 판본이 간행되었다. 1920년 13대 달라이라마 존자의 명으로 라싸판이 제작되었으나 1933년 존자의 서거로 라싸판에는 깐규르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남카 스님 삼학사원 주지 namkha62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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