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불교 Early Buddhism

경전을 공부하는 방법과 지혜

수선님 2021. 1. 17. 11:41

5부 빠알리어 경전은 주제별, 길고 짧은 길이로, 숫자등으로 나름대로 구분이 되어 정리된 후 암송(전승) 전문가들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5부 니까야를 보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제일먼저 느끼는 당혹스럽고 의문스러운 점은 지겹도록 장황하게 같은 문장을 되풀이 반복하는 것일 것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구두로 암송한 것이기 때문에 반복함에 따라서 외우기 편리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경전의 부피를 의도적으로 늘렸다는 것입니다. 이는 당시 브라만이나 자이나교들의 전승경전에 비해서 불교의 경전도 막강하고 분량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영국의 빠알리성전협회에서 빠알리어를 로마자와 특수문자를 사용하여 번역하면서 경전의 반복구문을 줄이자는 의견이 대두되었으나 당시 스리랑카 불교계에서 단 한자도 붓다의 가르침을 줄일 수없다는 반대에 부딛혀서 결국 원전 그대로 번역이 되었고 그것을 다시 한글로 번역했습니다. 사실 반복구문이나 중복되는 경전의 내용을 뺀다면 현재의 부피보다 1/3 이상은 책의 부피가 줄어 들 것입니다.

 

경전은 출가승을 위한 가르침, 재가자들을 위한 가르침, 기타 여러 내용들로 각각의 니까야 속에 중복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권의 경전을 놓고 봤을 때 재가자를 위한 가르침을 읽다가도 느닷없이 출가자들을 위한 가르침이 튀어 나오고 앞의 가르침과 뒤의 가르침에 연결이 잘 안되는 부분등등도 있습니다. 물론 불자들을 위해서 편리하게 경전을 정리한다면 수행승들을 위한 가르침과 재가자들을 위한 가르침 그리고 기타 등등으로 구분하여 편집하면 좋겠지만 전승자체가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이어져 왔기에 재차 편집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경전의 구성이 이러하기에 수행승이나 재가자들이 경전을 공부 할 때는 잘 구분하여 봐야 합니다. 특히 재가자 입장에서는 경전속에 넓게 반복되어 있는 출가자들을 위한 가르침이나 수행법등을 굳이 마음에 담아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행승들이 재가자의 삶처럼 사는 것도 불교적이지 않듯이 재가자들이 출가승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수행승은 수행승답게 행동하고 재가자는 재가자답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불교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글이 이미 올려져 있습니다만 재가자의 조건이 있습니다. 과연 스스로가 몇가지가 재가자의 조건에 부합하는지 되돌아 보는 것도 붓다의 가르침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일 것입니다. 

 

남방불교 불자들은 교리도 능통하지 않고 그렇다고 전 경전을 모두다 집에 놔두고 신주단지 모시듯 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사는 우리들은 오계조차도 제대로 지키기 어렵습니다. 하물며 경전의 그 많은 가르침을 일일이 행동으로 실천할 수 도 없을 뿐더러 설사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천이 안 따르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오계 하나라도 제대로 지키는 것이 불자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집안에 경전은 없어도 불상은 있습니다. 날밤을 세워 경전을 읽고 공부하지는 않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상에 향과 꽃을 올리며 단 한가지라도 살아가면서 올바르게 실천하고자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근자에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이라는 책은 여러모로 불자들에게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대한 니까야 경전을 일반 재가자들에게 필요한 부분만 엄선하여 간추려 놓았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성경처럼 한권으로 되어 있어서 늘 곁에 두고 언제든지 꺼내서 마음의 길잡이로 삼을 수 있는 그런 요약된 경전이 필요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빠알리어 경전의 체계적 전승과정'이라는 글에서도 일부 설명을 드렸지만 경전은 오랜세월 전승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모습을 갖추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전승하는 주체가 출가승 집단이다보니 아무래도 그들의 위주로 경전이 모양새를 갖추어 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무리 구두로 전승하였다 하더라도 불필요하리만치 반복되는 문장과 두번 세번 중복되는 경전의 내용들은 고개를 갸우둥하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붓다의 45년 일생을 되돌아 볼 때 재가자들에게 일러주신 가르침이 얼마나 많을지는 상식적으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경전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인 것도 결국 전승의 주체자들이 출가승이다보니 그들 위주의 가르침만 전승했다고 봐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경전에 되풀이 반복되는 해탈이니 열반이니 하는 내용보다는 오탁악세의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가르침을 잘 간추려 받아 들이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전을 공부하는 방법과 지혜

5부 빠알리어 경전은 주제별, 길고 짧은 길이로, 숫자등으로 나름대로 구분이 되어 정리된 후 암송(전승) 전문가들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5부 니까야를 보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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