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 보리심 수행

“부처님의 삶 자체가 진리이며 불법”

수선님 2021. 3. 28. 12:18

“부처님의 삶 자체가 진리이며 불법”

달라이라마 신년 보름법회서 ‘보리심수행’ 설법

 

▲ 티베트력 신년 보름법회에서 《본생담》 법문을 한 달라이라마는 대중들에게 웃음을 많이 지어 보였다.

“나에게 주어진 현세의 시간은 아마도 20년 남짓일 것입니다. 티베트불교와 문화의 숭고한 가치를 보존하고 전승시키는 것은 이미 여러분의 몫이 되었습니다. 충돌과 갈등이 없는 인류의 화합을 위해 종교가 할 수 있는 바는 사랑과 자비 그리고 연민을 바탕으로 하는 현세적 윤리에 근거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달라이라마의 다람살라 신년 법문 가운데-

 

달라이라마(뗀진갸초, 79)는 티베트 새해 로사로부터 보름이 되는 16일, 티베트 망명정부가 수립된 인도 다람살라 쫄라캉 광장에서 《본생담》 법회를 열었다. 동틀 무렵부터 사원 법당에서는 달라이라마의 집전 하에 포살 기도 염송이 들려왔다. 오전 8시(인도 현지 시간)가 되어서야 달라이라마는 대중 앞에 건강한 위용을 드러냈다.

 

달라이라마는 불교를 신앙하는 바른 자세에 대해 설명하면서, 긍정적으로 삶을 주도함에 있어 근저에는 보리심을 항시 염두하고 지혜로서 증장하는 올 한해가 되기를 바랐다. 이어서 티베트 캄 지역 출신의 불자 연합의 주도로 달라이라마의 장수를 염원하는 뗀슉이 진행됐다. 불전에 올린 갖가지 공양물을 이날 기도에 참석한 대중에게 골고루 나눠주면서 다람살라 신년 보름 법문을 마무리했다. 이로서 달라이라마의 인도 법문은 앞으로 3개월 후가 되는 7월, 라다크에서 개최되는 33회 무상요가 탄트라 관정의식 ‘칼라차크라(Kalachakra)’ 법회를 기약하게 되었다. 달라이라마는 4월부터 일본과 노르웨이를 거쳐 라트비아와 독일로 해외 순방 법문을 떠난다.

 

이날 《본생담》 법문에서 달라이라마는, 인간 삶을 주도함에 있어 고귀한 근원이 되는 것이 바로 ‘마음’이라고 말했다. 나란다승원 출신의 중관학 논사 나가르주나(용수보살)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몸에 의한 다양한 수행에 임함에 있어서 그 근본이 되는 마음 수련으로서 수행의 방향을 일깨우는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붓다의 법문을 청하고 들어 사유하는 것이야말로 선근의 자양분을 증장시킴과 동시에 한 치의 퇴보 없이 자신을 수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붓다와 붓다의 말씀에 귀의하여 수행하는 승가의 출가 공동체와 우바새 우바이는 공통적으로 일체의 무상이 자아내는 괴로움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길을 구현한다. 마음의 부정적인 것을 긍정으로 전환하는 수련에 있어서 진심으로 의지해야 하는 것이 붓다의 말씀이며, 보리심을 증장시키고 정진함에 이기적인 수행자가 되지 않도록 항시 매사에서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달라이라마는 “과연 나의 몸이 어디에 있는가. 이 몸의 주인이 나인가. 달라이라마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 몸을 나는 백년도 미처 못 거느릴 것인데 그러한 몸에 무엇을 집착하는가. 몸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마음도 역시 그러하다. 과연 나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를 신중히 살펴볼 것”을 일깨웠다. 때문에 불자가 성취하고자 하는 궁극의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에 모든 존재를 항시 관용으로서 대하고 나의 스승으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 보리심을 증장시키는 서원에 관한 달라이라마의 말씀에 합장으로 경청하는 불자들.

 

석가모니 붓다께서 인도의 작은 왕국에서 부족함이 없는 왕자의 신분으로 태어나 성장하던 그 당시에는 다양한 종교와 철학이 혼재한 채 사유했다. 붓다는 시대의 철학을 통찰했으며 그로서 사성제의 논리를 따라 연기법의 진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열반에 이르는 생의 여정은 설법을 통한 가르침으로 전승돼 붓다께서 보이신 삶 그 자체가 고스란히 진리가 됐다.

 

이어서 달라이라마는 “자연의 근원과 섭리가 지닌 진리의 연기법이 불법이다. 현대의 진리는 과학에 의해 증명되고 첨단 기술을 빌어 진보를 주도한다. 때문에 불교 수행의 핵심인 지관(대상의 본성을 파악하는 지혜) 수행의 영향력과 파급력 역시도 현대의 정신과학과 접목되어 불교 수행의 실체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화와 분노가 일어나는 것이 전적으로 정신의 작용과 연관된 것임을 현대의 과학에 의해 직접 확인이 가능한 것이 그것이다. 태양의 빛이 꽃봉오리를 맺히듯이 붓다의 법문은 우리 범부의 마음에 깨달음의 봉오리를 맺도록 한다. 과거 석가모니 붓다의 깨달음과 설법을 따라 나란다승원의 대학자들께서 논쟁으로서 붓다의 말씀을 증명한바 역시 그러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붓다의 설법은 오늘의 언어로 통용되어야 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때문에 정진의 길은 한 치의 쉼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붓다의 삶에서 그분의 가르침은 오직 인도 안에서 머물렀으나 작은 불법의 씨앗이 오늘날 전 세계로 전파된 것은 그 말씀이 지닌 진리의 보편성을 증명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용수보살의 계보를 잇는 인도 중관학파의 대학자 샨티데바(적천보살)는 “삶의 수행자는 스스로를 헌신하는 자세로 만물을 대하라. 그리하면 윤회의 도리를 실제로 체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티베트 새해로부터 보름이 되는 오늘, 달라이라마는 당부한다.

 

“행복을 원하는 모든 이들이여, 부디 긍정의 마음을 일으킬 것이다. 신중히 사려 깊게 사유하여 붓다께서 보이신 그 길을 따르라. 유념하라. 꿈에서라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자리에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가야 하는지 그 진로를 전망하라.”

 

인도 다람살라= 가연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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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어진 현세의 시간은 아마도 20년 남짓일 것입니다. 티베트불교와 문화의 숭고한 가치를 보존하고 전승시키는 것은 이미 여러분의 몫이 되었습니다. 충돌과 갈등이 없는 인류의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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