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 - 하급 딴뜨라(탄트라) 수행
“이제부터는 딴뜨라 수행의 실질적인 수행법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두 가지 하급 딴뜨라에는 두 가지 방식의 수행법이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유상(有相) 요가와 무상(無相) 요가라고 부릅니다.
다시 작법(作法) 딴뜨라에서는 부처의 신구의(身口意)를 성취하는 경지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즉 부처의 몸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본존을 관상해야 하며,
말씀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진언염송(眞言念誦)을 해야 하고,
부처의 마음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진언의 소리 끝에 있는 해탈의 의미를 구하는 종성해탈삼매(終聲解脫三昧)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삼매는 전문적으로 화주삼매(火住三昧)와 성주삼매(聲住三昧)이라고 부르는 예비단계의 선정을 요구합니다.
밀법의 스승들 사이에는 작법 딴뜨라에서 스스로를 본존으로 관상하는 자수생기(自手生起)가 필요한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견이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견해는 작법 딴뜨라를 수행하는 경우 본존을 자수생기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주로 본존을 수행자의 앞에다 두고 관상하기 때문에 실제로 자수생기에 대한 큰 필요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근기가 뛰어난 수행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실제 본존으로 관상할 수도 있습니다.
작법 딴뜨라에서 설명하고 있는 본존 관상의 과정은
본존생기(本尊生起)를 위한 여섯 단계의 관상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진지한 작법 딴뜨라의 수행자들을 위해 구성된 여섯 단계의 과정에는
(1) 공성(空性), (2) 진언(眞言), (3) 종자(種字), (4) 형상(形象), (5) 수인(手印), (6) 상징(象徵)이 있습니다.
이상의 여섯 단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 번째는 본존의 공성에 대한 관상입니다.
즉 자신과 본존의 궁극적 성품인 공성을 관상하는 것입니다.
성천(聖天, Aryadeva) 보살께서 당신의「사백론(四百論, Catuhsataka)」에서 설명하신 것처럼,
궁극적인 차원에서 보면, 현상으로 나타난 모든 것 또는 어느 누구든 근본적으로는 서로 차이가 없습니다.
그들 모두가 본래의 성품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 현상을 ‘한 맛’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차원에서는 모든 현상이 한 맛이라고 하더라도,
세속적인 차원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일한 속성(統一性)에서 생겨난 다양한 형태(多樣性)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본존의 진언(소리)에 대한 관상입니다.
나와 본존의 궁극적인 공통점인 공성을 기반으로 하여, 진언을 염송하면서 나와 본존을 관상하는 것입니다.
이때 관상하는 진언은 글자의 형태가 아니라 소리입니다.
이것을 지속하는 선정을 본존의 진언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본존의 종자(種字, 글자)에 대한 관상입니다.
수행자는 진언을 염송하면서 자신 안에 진언을 배치합니다.
이때 진언은 하얀 달의 방석에 바로 서 있는 글자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네 번째 단계는 본존의 형상을 관상하는 것입니다.
이때 본존은 전 단계에서 글자로 관상했던 진언에서 생기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형상으로 나타난 본존은
바로 다음의 다섯 번째 단계인 수인(手印, mudra)의 형태로 이어집니다.
스스로를 본존으로 생기한 수행자는 구체적이고 적절한 수인으로 본존의 상징적인 손 모양을 취합니다.
연화계(蓮花系)의 경우는 가슴에다 수인을 취합니다.
이것은 본존의 수인을 관상하는 단계입니다.
(*역주: 밀법의 수행 체계에는 주요한 법맥들이 있는데, 불부(佛部 혹은 如來部), 금강부(金剛部), 연화부(蓮花部), 보부(寶部), 갈마부(羯磨部) 등으로 구분한다.)
마지막 단계인 여섯 번째 단계는 본존의 상징을 관상하는 것입니다.
이때는 정수리, 목, 가슴의 맥륜(脈輪, Cakra)에다 이미 배치한 세 개의 종자음(種字音)인
옴(OM) 아(AH) 훔(HUM)을 관상하면서, 상징적인 손 모양인 수인을 동시에 취합니다.
그런 다음 지혜존(智慧尊)이 수행자의 몸으로 초대됩니다.
(*역주: 일반적으로 본존을 표현하는데는 지혜존(智慧尊, Ye shes sems dpa')과 서언존(誓言尊, Dan tshig sems dpa')이라는 두 가지 용어가 있다. 이때 지혜존은 관상을 통해서 생기하는 실제 명상 본존을 의미하는데, 무상요가의 생기차제에서 이 지혜존은 해와 달의 방석에 거주하며 서언존의 가슴에 위치한다. 이때 서언존은 무상요가의 생기차제 수행에서 수행자 자신이 본존으로 생기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이 본존의 상징을 관상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모든 불교 딴뜨라의 수행에서는
자신을 본존으로 생기하기 전에 공성에 대한 확고한 관상수행을 먼저 해야 합니다.
딴뜨라의 실제 수행차제(修行次第, sādhana, 혹은 成就法)를 행하든 안하든
자신을 본존으로 생기하기 전에는 언제나 범어(梵語)로 된 공성진언(空性眞言)을 염송해야 합니다.
언제나 공성을 관상해야 하는 것이지요. 범어로 된 공성진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옴 스와브하바 슛다 사르바 다르마 스와브하바 슛도 함.
(Om Svabhava Suddha Sarva Dharma Svabhava Suddho 'Ham)
(나와 일체의 현상계 모두 청정한 공성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또는,
옴 슌야따 갸나 바즈라 스와브하바뜨마꼬 함.
(Om Sunyata Jnana Vajra Svabhavatmako 'Ham)
(공성의 지혜를 갖춘 금강의 자성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이것은 수행자 자신이 공성의 지혜에서 생기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공성을 깨달은 수행자의 의식이 본존의 형태로 나타난 것입니다.
처음에는 관상의 수준에서만 이것을 행할 수 있습니다.
수행이 점점 깊어짐에 따라 스스로 공성에 대한 자각과 체험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본존도 점점 실제로 생기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유식(唯識)이나 중관(中觀) 학파에서 설명하는 공성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다면,
불교 딴뜨라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성에 대한 지혜를 자각함으로써 나타나는 본존은
‘본존의 광대한 법륜’과 ‘깨달음의 길에 대한 방법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행자는 자신이 생기한 본존의 본래 공한 성품을
주기적으로 억념(憶念)과 자각(自覺)을 통해서 재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무상요가의 수행인 ‘마하무드라(Mahamudra, 大印)’에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수행자의 근기를 부처의 색신(色身)으로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이 작법 딴뜨라의 방식을 따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만약 수행자가 한 곳에 고요히 집중하는 수행(止)을 이루지 못했다면,
딴뜨라의 수행과 관련한 지(止, Samatha)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것은 진언염송을 하기 전에 먼저 본존을 생기하고 나서
그 본존을 한 점으로 응시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딴뜨라의 수행차제(修行次第, sadhana, 혹은 成就法)를 따라 수행합니다.
많은 딴뜨라의 수행차제들과 의례서(儀禮書)(*역주: 대부분의 딴뜨라들은 의례의 과정이 곧 수행의 차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딴뜨라에서 의례를 습득하는 과정은 수행의 차제를 공부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 밀교 수행에서 의례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이유 중에 하나이다.)에서는 이러한 수행을 하는 중에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본존 관상에서 진언염송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관상 수행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진언염송만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던 사람이
피곤함을 느낄 때는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잠시 정진을 중단하는 것 말고는!
딴뜨라의 경전이나 수행차제서(修行次第書)들에서는
일단 진언염송을 부차적인 것으로 두고 관상수행을 더 강조합니다.
작법 딴뜨라에는 두 가지 유형의 진언염송 방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진언을 염송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만 들릴 정도의 소리로 염송하는 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오직 의식적인 관상을 통해서만 진언의 소리를 염송하는 것입니다. 즉 속으로 하는 것이지요.
수행차제(修行次第, sadhana, 혹은 成就法)의 관점에서 보면,
작법 딴뜨라에는 심오함과 광대함의 두 가지 수행이 있습니다.
심오함을 수행하는 길은 공성에 대한 특별함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즉 관상본존의 공한 성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또 광대함을 수행하는 길에는 두 가지 면이 있는데,
첫 번째는 본존을 아주 선명하게 나타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스스로를 본존으로 선명하게 나타낼 수 있게 되면,
두 번째는 신성한 자부심을 가진 자로서의 자기의식을 키워 나갑니다.
다시 말해, 먼저 자신을 선명한 본존으로 생기하고 나서 스스로 신성한 존재로서의 자부심을 갖는 것입니다.
인도 불교의 스승 붇다슈리갸나(Buddhasrijnana, 覺吉祥智)는 당신의 수행차제서인 「보현성취법(普賢成就法, Samantabhadranamasadhana)」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이렇게 무지는 잘못된 윤회를 지속하는 우리 삶의 근원인데,
왜 본존요가의 수행인 생기차제에는 공성에 대한 수행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지 않습니까?
공성에 대한 분명한 수행 없이 본존요가의 생기차제를 수행한다면, 모든 무지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시작한 본존요가가 어떻게 그 본래의 의미를 가지고 계속될 수 있겠습니까?'
스승 붇다슈리갸나는 이에 대해 답하기를,
‘생기차제에서 본존요가는 본래 공한 성품을 가진 본존의 모습을 관상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본존만을 관상하는 것이 아니라,
신성한 본존을 관상하면서도 공성에 대한 수행을 함께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본존요가를 수행하는 데는 두 가지 면이 있는데,
하나는 세속적으로 본존을 선명하게 관상하기 위해 집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본존의 궁극적인 성품인 공성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또 불교 딴뜨라에서는
(1) 모든 현상을 만다라의 신성한 본존과 그 주변 환경으로 보는 것,
(2) 모든 소리를 진언으로 생각하는 것,
(3) 모든 의식의 경험과 인식을 본존의 지혜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 것으로 보는 것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의 사고방식을 중요시합니다.
모든 것을 본존이 거주하는 청정한 세계인 만다라로 보는 첫 번째 유형의 방식은
수행자의 일반적인 감각의식을 극복하고
본래 성품과 같은 의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특별한 목적을 가진 것입니다.
일반적인 관상의 힘을 바탕으로 모든 현상을 신성한 형태의 본존으로 인식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행자의 사고방식은 항상 공성의 차원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그것은 단지 관상의 차원에서만 이러한 사고방식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차원에서도 경험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꺄빠(Sa skya pa, 티벳 불교 4대 종파중 하나인 사꺄종파)에서 수행하는 무상요가인 ‘람대(Lan-dre, 道果)’ 전통에 따르면, 딴뜨라 또는 ‘흐름, 지속(相續)’을 수행하는 데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원인 딴뜨라인데, 이것은 윤회와 열반의 근간입니다.
따라서 원인적인 면에서 보면 윤회와 열반은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청정하고 신성한 존재로 인식하려면,
수행자는 윤회와 열반이 근본 바탕에 있어서 다르지 않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닝마빠(rNying ma pa, 舊派)의 족첸(Dzog chen, 大究竟 혹은 大圓滿) 전통의 스승 도둡 직메 뗀뻬 니마(Dodrup Jigme Tenpai Nyima)는 그의 저서「비밀집회평석(秘密集會評釋, gSang snying spyi don)」에서 이와 같은 청정 인식을 기르는 방법에 관하여 논하고 있습니다.
즉 윤회와 열반에 속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근본 바탕의 ‘연극’이나 ‘운동경기’가 펼쳐진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닝마빠의 용어로는 ‘릭빠(Rig-pa, 心識)’ 또는 ‘본래 의식’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윤회와 열반으로 나타나는 모든 것이 본래 의식에서 확장된 ‘나타남’ 또는 ‘운동경기’라는 인식입니다.
그러므로 ‘본래 의식’은 바로 가장 미세한 정광명의 본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중관(中觀) 철학에서는 모든 세속적 현상의 근원을 공성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공성은 일종의 창조자와 같습니다.
이 가장 근원적인 성품으로부터 서로 다르게 보이는 모든 현상들이 나타난 것이니까요.
사꺄빠 전통과 닝마빠의 스승 도둡 직메 뗀뻬 니마께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이 윤회와 열반 속에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본래 번뇌와 망상으로 얼룩지지 않은 청정한 성품이며,
이 근본 성품은 우리의 본래 의식에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근본청정, 본래청정, 자성청정’ 등과 같은 표현은
우리의 근본 성품이 지닌 본래 의식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모든 현상은 본래 청정한 성품이 확장되어 나타난 한편의 ‘연극’과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이상의 두 가지 심오한 견해는
모두 무상요가의 관점에서 설명한 것이라는 접입니다.
이와 같은 딴뜨라의 수행차제(修行次第, sadhana, 혹은 成就法)는 앞에서 설명한 심오함에 맞게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행 중에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바로 다음 단계인 진언염송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부처의 말씀을 깨닫기 위한 진언염송에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소리를 내어 하는 방식과 속으로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처의 마음을 깨닫기 위해서는
불에 집중하는 방식인 화주삼매(火住三昧, Me gnas kyi bsam gten)와
소리에 집중하는 방식인 성주삼매(聲住三昧, sGra gnas kyi bsam gten)
그리고 소리의 끝에 해방을 주는 방식인 종성해탈삼매(終聲解脫三昧, sGra mthar thar pa ster ba'i bsam gten)를 이루어야 합니다.
화주삼매(火住三昧, Me gnas kyi bsam gten)는 수행자가 여러 가지 진언과 종자음(種字音)을 수행본존(智慧尊)의 가슴에 관상하고, 이 진언 종자음들에서 불꽃이 일어나는 것을 관상하는 것입니다.
성주삼매(聲住三昧, sGra gnas kyi bsam gten)는 진언염송의 소리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진언염송을 하면서 그 소리가 스스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하는 소리처럼 관찰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수행자는 집중력을 키우고 삼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작법 딴뜨라에서는 먼저 화주삼매를 통해 길을 열고 몸과 마음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성주삼매를 통해 완전한 선정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세 번째 유형의 수행인 종성해탈삼매(終聲解脫三昧, sGra mthar thar pa ster ba'i bsam gten)를 통해 작법 딴뜨라와 행법 딴뜨라에서 말하는 해탈을 성취하게 됩니다.
딴뜨라에 대한 이러한 유형의 가르침은 경율론(經律論) 삼장(三藏) 중에 경장(經藏)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 딴뜨라에서는 부처님께서 현교의 가르침을 따라 딴뜨라를 설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딴뜨라의 방편들은
부처님께서 경전에서 말씀하신 선정의 특별한 방법들을 개발하기 위한 수행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수행의 방법들은 경장에서 다루고 있는 실질적인 논제(論題)들입니다.
보통 지(止, Samatha)는 마음이 한 곳에 집중해 있는 선정상태로써
이때 수행자는 수행의 대상에 온전히 마음을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상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분석적인 수행 보다는 집중하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반면에 관(觀, Vipasyana)은 분석적인 수행입니다.
그러므로 관의 힘을 키우려면 수행의 대상에 대한 본성을 분석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지(止, Samatha)는 몸과 마음의 모든 의식을 오직 한 곳으로 집중할 수 있는 경지입니다.
따라서 수행자의 몸과 마음은 아주 유연하고 편안해지며 경쾌하게 잘 조절됩니다.
관(觀, Vipasyana)은 아주 고도로 발달된 분석적 직관입니다.
따라서
지(止, Samatha)는 집중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관(觀, Vipasyana)은 분석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행에는 아주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어떤 유형의 수행을 보면, 무언가 대상을 가지고 합니다.
예를 들면 공성을 수행하려고 해도
무언가 대상을 가지고 그 대상에 대한 공성을 먼저 수행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 다른 유형의 수행들은 사랑에 대한 명상과 비수한 것으로 이때 명상자는 사랑심을 개발합니다.
마찬가지로 수행자가 무언가를 관상한다고 할 때는
수행의 대상을 상상으로 그려보면서 수행 하는 것을 말합니다.
수행이라는 용어는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될 수 있으며, 그 만큼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현교의 경전과 세 가지 하급 딴뜨라들의 설명에 따르면,
지(止)와 관(觀)을 성취하는 것은 언제나 순차적으로 일어납니다.
일반적으로 먼저 지(止)를 이루고 나서 관(觀)으로 넘어가는 방식이지요.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정진 중에도 한 번 지(止)의 삼매에 들어가면 일체의 분석적인 관(觀)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진이 끝나고 나서 그에 대한 분석을 시도 합니다.
따라서 지(止)와 관(觀)은 서로 독립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무상요가의 수행에는 미세한 차원의 기맥(氣脈)에 집중하는 독특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는 지(止)와 관(觀)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근기가 수승한 수행자는 이것을 어느 하나씩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지관쌍수(止觀雙修)를 이룰 수가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세 번째 유형의 요가인 종성해탈삼매(終聲解脫三昧)는
하급 딴뜨라에서 공성에 대한 수행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적인 용어입니다.
그래서 이 수행을 무상(無相) 요가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앞의 두 가지 유형인 화주삼매(火住三昧)와 성주삼매(聲住三昧)는
대상에 집중하는 수행이기 때문에 유상(有相) 요가라고 부릅니다.
즉 작법 딴뜨라에서 하는 무상(無相) 요가는 공성을 깨우치기 위한 수행을 말합니다.
여기서 행법 딴뜨라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티벳 불교에는 이 딴뜨라에 속한 만다라들을 찾아보기가 아주 힘듭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티벳 불교 전통에 가장 잘 알려진 본존은
‘바이로짜나비상보디(Vairocanābhisambodhi, 毘盧遮那現等覺)’입니다.
행법 딴뜨라도 역시 유상(有相) 요가와 무상(無相) 요가를 통한 깨달음의 길을 말합니다.
여기서도 공성에 대한 수행은 무상(無相) 요가를 말하며,
공성에 대한 수행을 강조하지 않을 때는 유상(有相) 요가라고 합니다.
작법과 행법 딴뜨라 모두 본존요가를 수행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일정한 기간을 정하고 들어가는 정진을 통해서 하며,
본존요가와 관련한 다양한 행위를 통해서 수행을 해 나갑니다.
여기서 하는 행위들에는 장수불공(長壽佛供)의 본존을 대상으로 하는 장수와 무병 등의 기도가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들 단계의 딴뜨라 경전에는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이 없습니다.
하급 딴뜨라의 마지막 단계인 요가(瑜伽) 딴뜨라는
비로자나(毘盧遮那, Vairocana)를 포함한 금강계(金剛界, Vajradhatu)와 같은 딴뜨라들이 있습니다.
요가 딴뜨라를 수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과정에는
기반정화(基盤淨化), 정화수행(淨化修行), 정화결과(淨化結果)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반정화(基盤淨化)는
수행자의 기반이 되는 신구의(身口意) 삼문(三門)과 그 행위의 정화를 말합니다.
정화수행(淨化修行)은 ‘대인(大印)’ ‘현상인(現象印)’ ‘지혜인(智慧印)’ ‘업인(業印)’의 수행을 말합니다.
(*역주: 요가 딴뜨라의 대표적인 경전인「진실섭경(眞實攝經)」(아래 참조.)의 한역(漢譯)에서는 이 네 가지의 수행법을 각각 본존의 전체적인 의미를 알아가는 대인(大印),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달 방석(月輪)을 바탕으로 하여 여러 가지 수인을 수행하는 삼매야인(三昧耶印), 본존의 진언을 염송하여 그 뜻을 성취하는 법인(法印), 여러 가지 수인을 통해 본존의 행을 닮아가는 갈마인(羯磨印)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화를 위한 네 가지 대상이 있는 것처럼, 네 가지를 정화하는 수행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화의 결과로
부처의 신구의(身口意) 삼문(三門)과 그 행위를 성취하는 정화의 결과(淨化結果)를 얻습니다.
요가 딴뜨라는「불설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삼매대교왕경(佛說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三昧大敎王經, Sarvatathagatatattvasamgraha)」이라고 부르는 네 부분으로 구성된 근본 딴뜨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범주의 딴뜨라는 대부분 네 단계를 거쳐서 깨딜음에 이르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달라이 라마 법문 중에서)
이 요가 딴뜨라에 속하는 근본 경전인「불설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삼매대교왕경(佛說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三昧大敎王經)」은 고려대장경 K-1466에 들어 있으며, 한국에는「금강정경(金剛頂經)」초회본(初會本)인「진실섭경(眞實攝經)」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진실섭경(眞實攝經)」은 한국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만다라에 관한 책들 중에서 볼 수 있는 ‘9회 금강계만다라(九會金剛界曼茶羅)’의 소의 경전입니다.
따라서 이 요가 딴뜨라의 근본 경전을 공부함으로써 만다라의 구성원리와 법에 대한 상징의 해석 방식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경전은 있으되 수행 전통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하여 많은 공부자들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무상요가의 수행은 이러한 모든 하급 딴뜨라를 기초로 하여 이루어 질 수 있으며,
이 하급 딴뜨라의 수행을 잘 거친 수행자는 이미 무상 요가를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것과 같습니다.
무시이래 쌓아온 업과 습관적인 사고 구조는 단순히 내용만을 이해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적극적인 수행을 통하여 하나씩 전환해 나갈 때 본래의 제 모습이 들어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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