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이야기

자현스님. 화엄사상 중에서

수선님 2021. 10. 3. 13:52

독자적 측면과 시대적 요청은 성공의 2가지 요인이다. EU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Tesla가 지금처럼 성공한 요인은 자기들만의 독자적인 기술은 물론 이런 시대적 요청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권력층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자본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

 

정법사 혜원스님은 현수 법장스님을 비판했다. 초조 두순스님이 화엄종의 밑그림을 그렸다면 2조 지엄스님은 골격을 세우고 현수 법장스님은 화엄을 완성했다. 4조 청량 징관스님은 화엄종의 집대성자다. 천태종을 중흥시킨 사람은 당나라 6조 형계 담연스님이다. 현수 법장스님은 20종 10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주요 저서엔 華嚴五敎章과 華嚴經探玄記와 당시 머리 좋은 사람은 다 건드렸다는 大乘起信論義記가 있다. 대승기신론은 주석서가 엄청 많다.

華嚴五敎章 – 원명 華嚴一乘敎義分齊章 화엄 교학에 대한 개설서일 뿐 아니라 불교개론

華嚴經探玄記 – 불타발타라가 번역한 60권 화엄경을 해석하여 화엄종의 종지를 밝힌 책

 

노자의 주석서는 무려 2천 종이 넘는다. 정이천 왕필 주자가 제일 유명하다. 그러나 이 중 No.1은 왕필의 노자다. 주역도 주석서만 수천 종이 있다.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 이이도 東湖問答 聖學輯要 등의 왕도정치에 대한 저술을 남겼다. 법장스님의 義記 3권 원효스님의 疏 2권 혜원스님의 義疏 2권은 불교의 3대소다. 여산 혜원스님 정영사 혜원스님 정법사 혜원스님은 3명의 유명한 혜원스님이다. 정영사 혜원스님은 지옥은 신분을 따지지 않는다고 황제에게 대놓고 말한 스님이다.

 

법장스님은 원효스님의 大乘起信論疏를 많이 베꼈다. 원효스님 역시 천태스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요즘 시대로 치면 이외수 같은 기인이다. 모범은 아니지만 이빨이 좋아 재미 있게 사는 사람이다. 예술가 쪽이지 수행자 쪽은 아니다. 수행자는 지식보다 삶의 자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머리가 좋은 것보다 행실이 깨끗한 것이 더 우선이다. 요즘도 장관이 되려면 먼저 윤리성을 기본으로 본다. 시대에 따라 판단기준이 다르지만 사회가 안정되고 문화가 발전하면 머리보다 기본적인 윤리나 도덕을 훨씬 더 강조한다. 예술인 국가대표 체육인도 마찬가지다.     

 

華嚴五敎章은 화엄 교학에 대한 불교 개론서다. 천태종은 五時八敎를 만들었고 화엄종은 五敎十宗을 만들었다. 敎判이란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씀하신 때의 차례 방법 형식 의미 내용에 따라 분류하고 체계화한 것이다. 이렇게 묶는 일은 내 것이 최고로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지금까지 몰랐을까?

五敎十宗 – 불교를 5가지 가르침 10가지 종파 또는 종지로 분류하고 판석한 화엄종의 교판

 

敎相卽觀法 身滿成佛論 화엄종은 따로 수행이 필요 없다. 수행이란 것이 따로 있지 않고 화엄사상의 논리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면 그것이 수행이란 것이다. 경전 공부 따로 수행 따로 하는 것이 아니다. 논리체계를 이해하는 자체가 수행이다. 인도식으로 말하면 성문승이다. 그런데 선종은 말만 갖고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오스트리아 출생 영국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네가 지금 말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것은 네가 제대로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어를 초월했다는 말 자체도 언어라는 것이다. 진리는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없다면 말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는 네가 지금 불완전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말이란 것이다. 이해를 제대로 한 사람은 사람에 맞춰 충분히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 똑같이 알고 있지만 한 사람은 수준 높게만 설명하고 또 한 사람은 듣는 사람의 능력에 맞춰 진리를 해설하는 對機說法이 가능하다면 이 사람은 가꿔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해능력이 더 높다고 보는 것이다. 설명을 충분히 못한다면 그것은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걸 어렵게 설명하는 일은 개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때 곱하기 나누기가 처음엔 어렵다가 한 번 개념이 머리에 확실히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것처럼 화엄이 처음엔 어려웠겠지만 지금 보면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이것이 敎相卽觀法이란 말이다.

 

敎相卽觀法 윈리를 제대로 이해하면 미혹하지 않는다. 공부하는 자체가 수행이다. 身滿成佛論 믿음이 꽉 차면 그 자체로 성불할 수 있다. 이해를 해도 성불하고 잘 믿어도 성불한다는 것이다. 극락에 간다는 것도 믿음이다. 信爲道元公德母 믿음은 도의 근원이며 공덕의 어머니다. 그래서 初發心時便正覺이 되는 것이다. 믿음을 가지면 그 자체로 성불이다.

이런 믿음은 性起說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다 완성되어 있다는 것을 믿기만 하면 성불한다는 것이다. 극락은 믿음을 대표하는 사상이다.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법을 설하는 아미타불에 대한 믿음이라면 이 믿음은 나는 이미 본래부터 완성된 부처라는 믿음이다. 이 믿음은 頓悟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다. 이것을 알면 돈오가 되는 것이다.  

2

敎相卽觀法 身滿成佛論 공부하는 그 자체가 수행 믿음이 많으면 그 자체가 성불

이 말은 지금도 타당한 말이다. 공부해서 원리에 대한 개념이 올바로 딱 선 사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가 잘 안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기본적인 걸 믿으라는 것이다. 믿으면 성불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敎相卽觀法 身滿成佛論 이 말은 화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구분해서 가르치고 있는 말이다. 그래서 순경那落迦說은 화엄경 중 初發心時便成正覺이란 구절을 보고 비방하며 믿지 않아 순경스님은 지옥에 갔다는 이야기다.

 

화엄사상=性起說 & 法界緣起

성기설은 본체 중심이고 법계연기는 重重無盡 현상 중심이다. 法界緣起란 화엄종에서 우주의 모든 현상은 함께 의존하며 발생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비추면서 끊임없이 교류하고 영합한다는 관점이다. 重重無盡은 우주 만유의 사물은 서로 무한한 관계를 가지고 얽히고 설켜 일체화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을 인드라網이라 한다.

Indra<帝釋天>은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고대인도 힌두교의 신 Indra를 불교에 수용한 것이다. 인도는 바람은 통하고 햇빛은 차단되는 그물 차양을 친다. 바람에 걸리지 않는 그물처럼의 그물은 물고기 잡는 그물이 아니고 태양을 차단하는 차양을 말한다. 이 그물망에 투명한 유리 장식을 매달면 서로가 서로를 비춰서 하나 속에 전체가 들어간다. 거울의 방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重重無盡이다. 일체는 서로 관계성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포함한다는 법계연기의 핵심 내용은 重重無盡이다. 相卽相入 너와 나는 전체적으로 서로 관계성을 맺고 있다. 1 2 3 4 5… 숫자 1은 숫자 2와 관계성을 갖고 있으며 숫자 1은 나머지 모든 숫자들과 관계성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숫자들은 분절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연결될 수 없다. 왜 사람은 귀신을 보지 못할까?

相卽相入 – 모든 현상의 본질과 작용은 서로 융합하여 걸림이 없다.

 

우리에겐 귀신이 안 깔려 있기 때문이다. 내 눈은 귀신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안 깔려 있는 것이다. 인류가 전부 70억 명이라면 내가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가서 만나면 다 볼 수 있다. 이 말은 내 눈엔 70억 명이 내 눈에 다 이미 깔려 있다는 말이다. 안 깔려 있다면 못 본다. 태양계 넘어까지 가본 적은 없지만 만약 미래에 기술이 발전해서 갈 수 있다면 공간에 대한 인식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공간에 대한 인식이 내 안에 없다면 가도 인식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지금 우주 전체와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 相卽이다. 때문에 어느 하나만 없어져도 전체 틀이 무너진다.   

 

눈썹이 눈 귀 코가 까부니 나 없으면 너희들도 좀 이상해질 걸?

이런 말이다. 문신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 눈썹 문신이다. 그런데 문신한 사람은 출가가 안 된다. 여자 눈썹 문신은 좀 판단이 애매하다. 내가 경험할 수 있거나 경험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내 안에 존재해야 된다. 세상엔 강력한 별도 있고 나 같이 찌질한 놈도 있지만 전체의 완성을 위해 우리는 다 같이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나는 눈썹이지만 눈썹이 없으면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현상적으로 보면 나는 보잘 것 없지만 본질적으로는 대등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부처님은 대단하고 나는 찌질 한 것이 아니고 개도 신도 우리 모두는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라는 것이다.   

 

화엄은 평등 세계관이다. 화엄은 五敎十宗으로 전체적인 틀을 만들고 화엄종이 최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나라는 당시 다민족 국가였다. 오늘 날의 미국 같다. 우리는 민족과 국민에 큰 차이가 없지만 미국은 민족과 국민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 그래서 언뜻 보면 정체성이 크게 흔들릴 것 같은데 평등 자유 자존감이 우리보다 훨씬 더 강하다. 미국은 인종 문화 등의 다양성을 미국인이라는 하나의 평등선으로 묶을 수 있었기 때문에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있었다. 이런 다양성을 잘 통합시키면 로마나 당나라처럼 되지만 실패하면 몽고처럼 된다.

 

이처럼 相卽은 모든 것들은 서로서로 관계성 속에서 존재하고 그것들은 다 평등하다는 뜻이다. 相入은 하나 속에 전체가 다 들어있다는 뜻이다. 우주가 무한이라면 티끌이나 원소도 무한이므로 대등관계다. 그리고 같은 무한은 무한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와 나는 서로 포함할 수 있고 포함될 수 있다. 화엄종 천태종은 다 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相卽에 의한 평등도 되지만 相入에 의해 실제로는 본질적 평등도 된다. 본사와 말사는 같다고 본질을 말하면 화엄이고 본사와 말사는 다르다고 현상적으로 말하면 선으로 간다.

 

一卽一切 一切卽一 하나가 전체요 전체가 하나다. 無限의 부분은 무한이고 無限끼리는 서로 포함될 수도 있고 포함할 수도 있다. 서로 들어갈 수도 있고 먹을 수도 있다. 동시에 가능하다. 법성게로 말하면 一微塵中含十方 하나의 티끌 속에 우주 전체가 다 들어온다. 내가 우주 속에 존재하는 이유는 우주를 다 먹고 이 자리에 존재하는 것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두가 그렇다. 모두는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개별성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본질은 같다. 이런 입장에서 말하면 당나라 같은 통일제국의 다민족 다문화 다언어의 이념은 평등이 되는 것이다.

 

不離不雜 서로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不二> 우리는 관계성 속에 다 함께 존재하지만 섞여 있지는 않다. 우리는 이렇게 존재한다. 相卽相入의 개념을 좀 더 뚜렷하게 밝힌 말이 不離不雜이다. 천태종은 수나라 화엄종은 당나라는 라는 새로운 통일제국이 들어설 때 이런 세계관과 비전으로 지배 이데올로기로 채택이 되는 것이다. 힘을 가지려면 하나의 독립된 세계관이 필요한 법이다. 현장스님의 법상종은 당시 인도 오리지날로 밀어 부쳤지만 이런 사상은 더 이상 당나라의 현실 정치엔 먹히지 않는다. 그럴 때 시대를 읽은 화엄종이 득세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3국 통일에서 똑같이 다민족 다문화 다언어 현상이 벌어진다. 이때 화엄 사상은 거져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121회. 자현스님. 화엄사상 중에서

 

 

 

 

 

 

 

[출처] 991.화엄사상|작성자 Ink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