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우리가 보통 『화엄경』이라고 부르는 불경의 본래 이름은 『대방광불화엄경』으로, ‘대방광’이란 대승 곧 진리를 의미하고 ‘불화엄’이란 아름다운 연꽃으로 옥대(玉臺)를 장식하듯 보살이 여러 가지 꽃으로 부처님의 연화장 세계를 장식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화엄경(華嚴經)의 원제는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Buddha- ava?tamsaka-mah?vaipuly-sutra) 입니다.
<<화엄경>>은 여러 경전 중에서도 가장 방대하고 심오한 경전으로, 부처님이 성도한 깨달음의 내용을 그대로 표명하고 있는 대승경전입니다.
<<화엄경>>은 각장이 독립된 경전으로 되어 있던 것을 4세기경에 집대성했습니다. 한역에는 6본이 있으나 지금은 3본만 전해 오고 있습니다. <<60화엄>>, <<80화엄>>, <<40화엄>>이 그것입니다.
2. 구성 & 역경
화엄경은 앞에서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7처 8회 34품으로 되어있는 경과 7처 9회 39품으로 되어있는 것이 있고, 전자는 60화엄경이고 후자는 80화엄경입니다. 60화엄경을 중심으로 해서 이 경의 구성을 살펴보면, 제1회 적멸도량에서는 제(1) 「세간정안품」과 제(2)「노사나불품」의 2품이 설해지고 있는데, 80화엄경에서는 「노사나불품」을 그 내용에 따라 세분화해서 5품으로 나누고 있어 결국 이 회(會)에서 6품이 설해지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번역자인 실차난타의 구상에 의한 품수(品數)의 변화일 뿐 그 내용상에 있어서는 별다른 차이점은 없습니다. 제2회 보광법상회에서는 제(3) 「여래명호품」에서부터 제(8) 「현수보살품」까지 6품이 설해지고 있는데 이 2회(二會)의 설법은 지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3 도리천궁회에서는 제(9) 「불승수미정품」으로부터 제(14) 「명법품」까지 설해지고 있고, 제4 도솔천궁에서는 제(19)품 제(20)품 제(21)품의 3품이 설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5 야마천궁회에서는 제(15) 「불승야마천궁계찬품」으로부터 제(18) 「보살10무진장품」까지 4품이 설해지고 있으며, 제6 타화자재천궁에서는 제(22) 10지품으로부터 제(32) 「보광여래성기품」까지 11품이 설해지고 있고, 이상의 4회(四會)의 설법은 천상에서 설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80화엄경에서는 이 회(會)에서 제(22) 「10지품」만 설하고 나머지 10품은 장소를 바꿔 지상의 중각강당(重閣講堂)에서 설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60화엄경에는 없는 「10정품」이 새롭게 추가되어 설해지고 있습니다. 제7회 보광법상중회에서는 제(33) 「이세간품」 1품만이 설해지고 있고, 제8회 서다원림회에서는 이 경의 마지막 품인 제(34) 「입법계품」이 설해지고 있습니다. 이 2회의 설법은 다시 지상에서 설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60화엄>>은 418-420년에 중국 동진(東晉)의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가 <<80화엄>>은 695-699년에 당나라가 실차난타(實叉難陀)가, <<40화엄>>은 795-798년에 당나라 반야(般若)가 각각 번역했습니다. 이 중 <<40화엄>>은 <<60화엄>>과 <<80화엄>>속에 있는 마지막 장인<입법계품>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60화엄>>과 <<80화엄>>이 한역의 완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60화엄>>은 7處 8會 34章, <<80화엄>>은 7처 9회 39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처 (處)와 회(會)란 경을 설한 장소와 모임의 횟수를 뜻합니다.
한역에는 6본이 있으나 지금은 3본만 전해 오고 있습니다. 《60화엄》 《80화엄》《40화엄》이 그것입니다. 《60화엄》418∼420년에 중국 동진의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 覺賢)가,《80화엄》은 695∼699년에 당나라 실차난타(實叉難陀)가,《40화엄》은 795∼798년에 당나라 반야(般若)가 각각 번역했습니다. 이 중《40화엄》은《60화엄》과《80화엄》속에 있는 마지막 장인 <입법계품>에 해당합니다.
현존하는 화엄경에는 『60화엄』 『80화엄』 그리고 티베트어로 된 『장역화엄(藏譯華嚴)』 등 세 가지 종류의 완전본과 이 경의 일부분인 「입법계품」 만을 번역한 『40화엄』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장역화엄경』을 제외하고, 우리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고 또 자주 읽고 있는 세 가지 화엄경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째 『60화엄』은 3본 화엄경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불타발타라가 동진(東晋)의 수도 건강(健康)에 있는 도량사라는 절에서 2년 3개월에 걸쳐 번역해 낸 경이며, 418년 3월에 번역을 시작해서 420년 6월에 마치고 그 다음 해인 421년 12월에 교정을 마쳐 완성해 냈다고 합니다.
이 경은 60권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60화엄』이라 하고 동진 때 번역되었기 때문에 진역(晋譯)이라고도 하며, 신역(新譯)에 대한 대칭의 뜻으로 구역(舊譯)이라고도 합니다.
다음 『80화엄』은 실차난타가 695년부터 699년까지 4년에 걸쳐 번역해 낸 경입니다. 이 번역 작업에는 보리유지와 의정 그리고 중국 화엄의 대성자 현수 법장(法藏)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경은 80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80화엄』이라 하고 당대(唐代)에 번역되었기 때문에 『당경(唐經)』이라고도 합니다. 9회에 걸쳐서 설해졌는데 39품으로 되어있으며 『60화엄』보다 문장이 아름답고 그 내용 또한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다음 『40화엄』은 완전본이 아니라 「입법계품」 만을 떼어 번역한 것으로써 「입불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이 이 경의 본래 이름입니다. 줄여서 「보현행원품」이라고도 합니다. 반야(般若) 삼장이 798년에 번역한 것인데 40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60화엄』이나 『80화엄』에는 전혀없는 보현보살의 10종 대원(大願)이 첨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즉 『60화엄경』이나 「80화엄경」의 「입법계품」에는 없는 보현보살의 10종대원(十種大願)이 『40화엄경』의 제일 마지막 권인 제40권에, 그것도 이 권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 들어 있습니다.
화엄경은 약 4백년에 걸쳐 세번 한역됐습니다. 동진의 의희 14년(서기 418)에 천축의 삼장법사 불타발타라가 번역한 60권 화엄경이 가장 먼저 한역된 경전입니다. 그 뒤 거의 280여년이 경과한 뒤인 당나라 성력 2년(서기 698)에 천축의 실차란타 삼장이 80권본 화엄경을 번역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나라 정원 14년(서기 798)에 북인도 카슈미르지방 출신의 반야삼장이 40권본 화엄경을 번역했습니다.
이 가운데 80권본 화엄경의 내용이 가장 방대합니다. 80권본 화엄경의 내용은 모두 39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34품으로 구성된 60권본 화엄경 보다 5품이 더 많은 것입니다.
3. 경의 유래와 시대적 배경
불멸 100년이후 불교교단은 율장의 서로다른 견해에 의해서 제2결집을 가지나 그것을 계기로 크게 상좌부와 태중부로 나뉘어지며 근본분열이 발생하고 이시대부터 부파불교시대가 열린다. 초기불교에서는 제가신자와 출가승려를 모두 성문으로 인정하였고 교리의 차이가 없었으나 부파불교에는 상좌부가 모든 것을 주로 하며 일상생활 속의 것은 부정하고 오직 승가들만이 올바르다하여 제가신도들을 배척하였다. 이에 제가 신자들은 상좌부와는 반대로 좀더 개방적이고 그 시대에 맞추어 교리와 경과율을 생성하였고 대승 불교의 기반으로 하고 불탑신앙을 중심으로 대승불교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때의 초기 경전 중의 하나가 화엄경이다.
4-1. 전체내용
'화엄경'을 일반적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한후 그 두 번째 되는 7일(14일째)에 금강보좌를 떠나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해인 삼매 라는 삼매에 든체 문수보살 보현보살과 같은 상근기의 보살들을 위해 스스로 깨달은 내용을 설한 것으로 다시말해 붓다 세존이 미혹을 떨치고 성도했던 그 깨달음의 내용을 그대로 표명한 경전이라고 알려져 있다. 60화엄경 따르면 7처 8회 34품의 구성으로 성립되어 있는데, 7처 8회라고 하는 것은 설법의 장소와 모임의 숫자이다. 제1회와 2회는 지상이고 3회와 4회 5회 6회는 모두 천상인데 설법이 진행됨에 따라 그 모임의 장소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제 7회, 8회도 역시 지상으로서 즉, 기원정사이다. 제1회는 붓다가 마가다국에서 깨달음을 완성하였던 곳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때 붓다는 이 경전의 교주인 바이로차나 불과 한몸이 되어 있다. 그리고 많은 보살들이 한 사람 한사람씩 일어나서 붓다를 극구 칭송한다. 제 2회에서 붓다는 제1회의 자리로 옮겨 보광법당의 사자좌에 앉아있다. 문수 보살은 고진멸도의 4제를 설하고, 또한 10인의 보살들이 각기 10종의 깊고 깊은 법을 설한다. 제3회부터는 설법의 장소가 천상으로 옮겨지는데, 이 모임에서는 십주의 법을 설한다. 이어 제4회에서는 10행, 제5회에서는 십회향, 제 6회에서는 십지를 설한다. 제6회는 앞서 말했던 바와 같이 산스크리트의 원전이 남아 있는 십지품인데, (십지의 지배자라고 칭해진 대승경전)이라고 칭해진다. 7회에서는 이제까지의 설법을 다시 요약하여 설하고 있다.
4-2. 각품명과 내용
1)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
이 품은 九회의 경문을 통한 서문이니, 처음에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시고 비로자나인 법심으로서 미묘한 덕을 나타낸 것은 경의 근원을 보인 것이고, 다음에 불 보살들과 세계와 중생들의 광대하고도 그지없이 장엄한 것을 서술하는데, 열세계의 티끌 수 같이 많은 보살과 몸 많은 신으로부터 대자재천왕에 이르기까지 四十一중이 구름처럼 모여와서, 걸림 없이 원만한 공덕으로 화엄경 법문을 들을 만한 자격을 갖추고 부처님의 덕을 제각기 찬탄하였으니, 이것으로써 대법을 연설할 도량과 법을 말씀할 교주와 법문을 들을 대중이 함께 원만하여서 화엄경의 무량한 법문을 일으킬 준비가 온전히 갖추어진 것이다.
2) 여래현상품(如來現相品)
이제 근본 법륜인 큰 법을 연설하기 위하여 모인 대중이 설법을 청하는 것을 말하고, 여래가 여기에 대답하기 위하여서 먼저 상서를 보이는데, 입으로 광명을 놓아서 그지없는 세계와 한량없는 불 보살을 나타내고, 양 미간의 광명으로는 설법할 법주(法主)를 비추고, 국토를 진동케 하여서 대중을 긴장케 하고, 다시 부처님 앞에 연꽃이 나타나서 화엄의 정토를 보이었으며, 백호(白毫)의 광명으로는 대교의 근본이 부처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표시하였다.
3) 보현삼매품(普賢三昧品)
여래의 장자이며 이 경을 말씀하는 법주들을 대표하는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광명에 비치어서 여러 보살의 마음을 짐작하고 부사의한 미묘 법문을 연설하려고, 비로자나 여래 장신삼매를 들어가서 안으로는 사실과 이치를 관찰하고 밖으로는 대중의 근기를 살펴보아서, 설법할 용의를 완전하게 갖추고, 삼매에서 일어나는 일을 서술하였다. 그러므로 제2품과 제3품은 법을 연설할 의식(儀式)을 밝힌 것이다.
4) 세계성취품(世界成就品)
여래의 둘레갚음(依報)을 말하여 모든 부처님의 근원이 됨을 밝히었으니,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모든 세계 바다 중생 바다 등 열 가지 바다를 관찰하고, 부처님의 부사의한 지혜를 찬탄하고, 세계가 생겨진 인연과 의지하여 머무는 형상 체성 등을 말하였다.
5) 화장세계품(華藏世界品)
화장장엄 세계해는 비로자나불이 과거에 인행을 닦을 적에 엄청난 큰 서원으로 청정하게 장엄한 것임을 말하였는데, 보현보살은 세계해가 생긴 모양을 말할 적에 맨 밑에는 수 없는 바람둘레가 있고, 세계해의 주위에는 큰 철위산이 있고, 그 안에 금강으로 된 땅이 있는데, 땅 위에는 수 없는 향물 바다가 있고, 그 사이에 향물강이 흐르며, 그 수 없는 향물 바다 가운데는 말할 수 없는 세계종이 있고, 한 세계종마다 말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고 말하였다.
6) 비로자나품(毘盧자那品)
위에서 말한 훌륭한 세계는 반드시 그러한 원인이 있다고 말하면서, "지나간 세상 말할 수 없이 오랜 겁전에 승음(勝音)세계가 있었고, 그 세계에 일체 공덕산 수미승운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나라의 대위광(大威光)태자가 그 부처님을 섬기면서, 모든 삼매와 다라니와 반야바라밀다와 대자 대비 대희 대사 대원과 큰 변재를 얻었고, 그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다시 세 부처님을 섬기다가 목숨을 마치고, 다시 수미산 위에 태어나서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삼매의 힘으로 실상 바다에 들어가서 이익을 얻은 일을 말하였으니, 그 대위광태자가 곧 비로자나불의 전신이란 뜻이다.
이리하여 제1회의 6품은 모두 믿을 대상으로서의 부처님과 세계의 묘한 공덕과 훌륭한 인행을 보인 것이니, 이것이 곧 믿을 인과며, 과보를 말하여 신심을 내게 하는 거과권락생신분(擧果勸樂生信分)이다."
7) 여래명호품(如來名號品)
제1회의 6품에는 믿음(所信) 대상으로 과위(果位)의 고덕을 보였으므로, 제2회의 6품에서는 믿는(能信)행을 보이었으니 곧 십신이다.
이 품의 처음에는 제2회의 서론(序論)을 말하였고, 다음은 시방세계에 있는 부처님의 명호를 말하였으니, 부처님의 하시는 업은 모든 근기에 맞추어 가지가지 묘한 상호를 보이며 자유롭게 화현함을 나타낸 것이다. 명호는 덕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명호로써 부처님의 몸으로 하시는 업을 보인 것이다.
8) 사성제품(四聖諦品)
중생의 욕망이 각각 다르므로 부처님의 가르치는 방법도 같지 아니함을 보이기 위하여, 시방 법계의 모든 세계에서 사성제를 일컫는 이름이 제각기 다른 것을 들어서 부처님의 입으로 하시는 업이 헤아릴 수 없음을 보이었다.
9) 광명각품(光明覺品)
부처님은 두 발바닥으로 백억의 광명을 놓아서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가지가지 차별한 현상을 비추고, 문수보살은 지혜의 광명으로 평등한 이치를 비추매, 몸의 광명과 지혜의 광명이 합하여 하나가 되어 진리와 현상이 원융한 이치를 깨닫게 하였다. 대개 뜻으로 하는 업은 헤아릴 수 없이 자재한 것이므로 광명으로써 보인 것이다. 이상의 3품은 믿음의 의지가 될 과위의 덕을 밝히었고, 다음의 3품에서는 능히 믿는(能信)행을 보이었는데, 믿는 데는 지혜와 수행과 공덕이 있는 것이다.
10) 보살문명품(菩薩問明品)
문수보살이 재수 보수 등 아홉 보살에게 차례차례 연기와 교화와 업과와 설법과 복밭과 바른 가르침과 바른 행과 도를 돕는 일과 한결같은 도의 아홉 가지 깊은 이치를 물었는데, 아홉 보살은 각각 게송으로 대답하였고, 아홉 보살의 물음에 대하여 문수보살도 게송으로 여래의 깊은 경계는 허공과 같아서 일체 중생이 거기 들어가면서도 실제로는 들어가는 데가 없다고 대답하여 믿음의 근거가 되는 지해(知解)를 내게 하였다.
11) 정행품(淨行品)
바른 지해에 대한 바른 행을 보이기 위하여 일상 생활의 기거동작과, 보고 듣는 대로 서원을 내어 행을 깨끗하게 하는 일을 밝히었는데, 그것을 1백 41게송으로 말하였다.
12) 현수품(賢首品)
다음의 [현수품]에서는 행을 닦는데는 반드시 덕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지해와 수행이 원만하여서 보현의 수승한 공덕을 밝힌 것이다. 문수보살의 요청으로 현수보살이 3백 57게송으로 믿는 공덕을 찬탄하고, 다시 한량없는 큰 작용을 들어 열 가지 삼매를 말하며 교묘한 비유로 깊은 뜻을 말하였고, 끝으로 법이 깊고 얕은 것과 믿고 이해하기에 어렵고 쉬운 것을 비교하여 실제로 증득함을 보이어서 제2회의 설법을 마치었다.
13) 승수미산정품(昇須彌山淨品)
여기서부터는 제3회인데 참으로 보살이 수행하는 계단에 들어가는 것으로서 십주의 법문을 말한 것이다. 이 품은 부처님이 성도하신 보리수를 떠나지 않고 수미산 꼭대기 제석천궁에 올라가서 걸림 없이 화신을 나타내는 일을 보이셨는데, 제석천왕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14) 수미정상게찬품(須彌頂上偈讚品)
시방의 부처님 세계에서 법혜보살 등 열 보살이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와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여 제3회의 서론이 되었다.
15) 십주품(十住品)
본론으로서 십주품에서는 법혜보살이 부처님의 가피하심을 받들어 무량방편삼매(無量方便三昧)에 들었고, 부처님이 여러 가지 지혜를 주심을 받고는 삼매에서 일어나서 십주의 법문을 말하였으니 이른바 초발심주(初發心住) 치지주(治地住) 수행주(修行住) 생귀주(生貴住) 구족방편주(具足方便住) 정심주(正心住) 불퇴주(不退住) 동진주(童眞住) 법왕자주(法王子住) 관정주(灌頂住)이었다.
16) 범행품(梵行品)
앞에서는 십주의 지위를 위주로하여 행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통틀어서 청정한 행을 말하고, 참된 지혜에 의지하여 여래의 열 가지 힘을 닦으므로, 관과 행(觀行)이 서로 어울리고 자비와 지혜가 원융하여 처음 발심하는 자리에서 곧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17) 초발심공덕품(初發心功德品)
위에서 수행하는 지위를 갖추었으므로 훌륭한 공덕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니, 십주의 공덕은 한 계단보다 다음 한 계단이 더 훌륭함을 말하였다. 그 중에서 특별히 초발심주의 공덕을 찬탄하였는데, 처음 발심한 공덕은 광대하고 끝이 없어 보현보살의 모든 덕을 포섭하였으며, 인행과 과덕을 구족한 것으로 그 공덕이 법계와 동등하다고 말하였다.
18) 명법품(明法品)
전품에서 초발심 공덕을 말한데 대하여, 이 품에서는 정진혜보살의 물음을 받고 법혜보살이 방일하지 않는 열 가지 행법과 행법으로부터 이루는 열 가지 청정한 법을 말하였으니, 이것은 이 계단의 행을 원만하게 닦아서 다음 계단으로 나아가는 것을 밝힌 것으로서 제3회를 마친 것이다.
19) 승야마천궁품(昇夜摩天宮品)
여기서부터는 제4회의 설법으로 4품이 있으니 십행의 법을 말한 것이다. 첫 품은 부처님이 일체의 보리수 아래와 일체의 수미산 꼭대기를 떠나지 않고서, 야마천궁의 보장엄전(寶莊嚴殿)으로 향하시는데, 야마천왕은 궁전 안에 보련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놓고 게송을 말하여 부처님을 영접하였다.
20) 야마궁중게찬품(夜摩宮中偈讚品)
이 품에서 부처님의 신통력으로써 시방세계에서 공덕림보살 혜림보살등의 열보살이 한량없는 보살들과 함께 모여와서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으니, 이 2품은 제4회 십행의 서론이다.
21) 십행품(十行品)
이 품은 제4회의 본론으로서 보살의 열가지 행을 말한 것이니, 공덕림 보살이 선사유(善思惟)삼매에 들어서 여러 부처님이 가피하시는 지혜를 받들고, 삼매에서 일어나서 보살의 열 가지 행을 말하였다.
① 환희(歡喜)행은 모든 소유물을 보시하는데 아끼지도 않고 갚음을 바라지도 않고, 다만 일체 중생을 구호함으로써 그들을 환희케 함이요.
② 요익(饒益)행은 계행을 잘 지니면서 빛깔, 소리, 냄새, 맛, 닿임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에게 이것을 말하여서 재물을 구하지도 말고 몸매를 구하지도 말고, 그리하여 마군의 장애를 받지도 않고 다른 이를 시끄럽게 하지도 않으며, 내지 중생으로 하여금 보리를 이루게 하는 것이요.
③ 무위역(無違逆)행은 항상 참고 공경하여 저와 남을 해롭게도 하지 않고, 저와 남을 집착하지도 않으며, 훼방하고 해롭게 함을 참고, 자기가 불법 가운데 있으면서 다른 이로 하여금 법을 얻게 함이요.
④ 무굴요(無屈撓)행은 꾸준히 노력하여 모든 번뇌와 버릇을 없애고, 내지 이런 행으로 모든 중생을 남음이 없는 열반에 이르게 함이요.
⑤ 무치란(無癡亂)행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마음이 산란치 않고 견고하여 동요하지 않으며, 청정하고 미혹하지 않아서, 내지 바른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필경에 남음이 없는 열반을 얻게 하려고 염원하는 것이요.
⑥ 선현(善現)행은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이 청정하여 얻는 바가 없는데, 머물며, 허망도 없고 속박도 없으며, 드러내어 보이는 것은 성품도 없고 의지도 없으며, 내지 진실한 법에 들어가고 출세간 법에 들어가며, 끝끝내 중생들을 성취하고 조복하는 것이요.
⑦ 무착(無着)행은 집착이 없는 마음으로 아승지 세계에 들어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지음이 없는 법을 끝까지 얻으려는 것이며, 보살의 수기를 얻고 중생의 자비와 선근을 증장케 하는 것이요.
⑧ 난득(難得)행은 얻기 어렵고 굴복하기 어려운 선근을 성취하고 광대한 변재를 얻으며, 큰 서원이 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도에 이르게 하는 것이요.
⑨ 선법(善法)행은 모든 천상사람 인간사람과 사문 범천들을 위하여 서늘한 법 못을 만들고 바른 법을 유지하여 부처님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며,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면서도 벗어나는 중생을 보지 아니하며, 또 열 가지 몸을 성취하여 여러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는 것이요.
⑩ 진실행은 가장 진실한 말을 성취하고 말한대로 행하며, 행하는 것 같이 말하여, 삼세 부처님들의 진실한 말을 배우고 선근이 동등하여 여래를 따라 배우고 지혜를 성취함이다.
이러할 적에 시방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무수한 보살들이 와서 공덕림보살을 찬탄하였으며, 공덕림보살은 게송으로 십행의 뜻을 말하였다.
22) 십무진장품(十無盡藏品)
끝으로 이 품에서 공덕림보살이 이 계단에서 더 훌륭하게 나아가는 덕을 보이는데 열 가지 무진한 행상을 말하고 제4회의 법문을 마치었다.
23) 승도솔천궁품(昇도率天宮品)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와 내지 야마천궁을 꺼나지 않고 도솔타천으로 올라가시어서 보배로 장엄한 궁전으로 나아가시는데, 도솔타천왕은 궁전에 마니장 사자좌를 베풀고 세존을 영접하였다.
24) 도솔궁중게찬품(도率宮中偈讚品)
이 품에서는 시방에서 각각 큰 보살이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금강당을 우두머리로 하여 열 보살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찬하여 제5회의 서론이 되었다.
25) 십회향품(十廻向品)
금강당보살이 지광(智光)삼매에 들어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얻었고, 그 삼매에서 일어나 열 가지 회향을 말하였는데, 각각 세 곳으로 회향하였으니, 대비심을 중생에게 베풀어 교화하기 위하여서는 아래로 중생에게 회향하고, 위로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서는 보리에 회향하고, 회향하는 사람이나 이치가 모두 고요함으로 진여의 실제에 회향하여서 그지없는 수행의 바다로 보현 공덕을 성취하는 일을 말하였다.
이 회에 더 훌륭하게 나아가는 행을 말하지 않은 것은, 이 회향은 앞에 말한 십주와 십행을 포함하여 위로 십지에 올라가는 방편이므로 십회향의 전체가 위로 나아가는 덕인 연고다.
26) 십지품(十地品)
제5회의 설법을 마친 부처님은 타화자재(他化自在) 천궁의 마니보장전에서 다른 세계에서 온 여러 보살들과 함께 계시었는데, 그 보살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하며, 모든 보살의 지혜로 머물러 있는 경지에 머물렀으며 내지 모든 수행이 원만한 이들이었다.
그 중의 금강장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대지혜광명삼매에 들어가서 시방의 부처님들로부터 일체 여래의 가장 미묘한 몸과 입과 뜻으로 구족한 장엄을 받고, 삼매에서 일어나 십지의 행상을 말하였으니, 곧 환희지(歡喜地), 이구지(離垢地), 발광지(發光地), 염혜지(焰慧地), 난승지(難勝地), 현전지(現前地), 원행지(遠行地), 부동지(不動地), 선혜지(善慧地), 법운지(法雲地)이다. 이 십지의 수행하는 법은 보살 수행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앞에 말한 3회의 수행은 3현(賢)이라 하니 그 관하는 행이 비등한 관찰이거니와, 이 십지에 들어가면 비로소 친히 증득하여 과(果)를 이루는 것이며, 열 가지 바라밀다에 배대하여 십지의 수행하는 모양을 밝히었다. 본래 한 지위가 모든 지위를 포함하였고 한 가지 행에 온갖 행이 갖추어진 보현의 원만융통한 수행이므로, 열 가지 바라밀다의 차례에 배대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마는, 실제로는 지마다 열 가지 바라밀다행이 구족하여 있어 서로서로 원융한 것임을 말할 것도 없다.(바라밀다-①檀 ②戒 ③忍 ④精進 ⑤禪 ⑥般若 ⑦方便 ⑧願 ⑨力 ⑩智)
27) 십정품(十定品)
제7회의 처음 설법으로서, 이 회에서 말한 11품에 대한 서론과, 지혜의 근본인 열 가지 선정을 말한 것이다.
부처님이 마가다 국의 고요한 법 보리도량에 있는 보광명전에서 찰나짬(刹那際)삼매에 들어 여래의 모습을 나타내고, 형상이 없는 데 머물렀다.
그 때 금강혜보살과 여러 보살들이 모여 왔는데, 보안보살이 보살들의 부사의하고 광대한 삼매를 부처님께 물었고, 부처님은 보현보살에게 설멸하기를 청하고, 또 보살에게는 넓은 광명 묘한 광명 등의 열 가지 삼매가 있는데, 이 삼매를 닦아 이루면 여래가 된다고 하시었다.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명을 받자와 열 가지 삼매를 말하였으니, 넓은 광명 삼매 묘한 광명 삼매 여러 부처님 국토에 차례로 가는 삼매 청정하고 깊은 마음의 행 삼매 과거에 장엄한 갈무리를 아는 삼매 지혜광명의 갈무리 삼매 모든 세계 부처님의 장엄을 아는 삼매 일체 중생의 차별난몸 삼매 법계에 자재한 삼매 걸림 없는 바퀴 삼매들이다.
28) 십통품(十通品)
선정을 의지하여 일어나는 보살의 신통을 말한 것이다.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신통 걸림 없는 하늘 눈 신통 전생 일을 아는 신통 내생일을 아는 신통 걸림 없이 청정한 하늘 귀신통 성품도 없고 동작도 없이 모든 세계에 가는 신통 모든 말을 잘 분별하는 신통 수 없이 형상 몸을 나투는 신통 모든 법을 아는 신통 모든 법이 다 없어지는 삼매에 들어가는 신통이다.
29) 십인품(十忍品)
열 가지 신통의 의지가 되는 지혜인 인(忍)을 말한 것이니, 음성인 순인 무생인 눈어리 같은 인 아지랭이 같은 인 꿈 같은 인 메아리 같은 인 그림자 같은 인 변화와 같은 인 허공과 같은 인 들이다.
30) 아승지품(阿僧祗品)
심왕보살의 물음에 대하여 부처님이 친히 말씀하신 것이니, 1백 낙차가 한 구지요, 구지씩 구지가 한 아유다요, 이렇게 하여서 1백 다섯째가 한 아승지요, 1백 24번째가 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음 곱이라고 말씀하셨다.
31)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모든 부처님 세계의 수명을 심왕보살이 말한 것이니, 이 사바 세계인 석가모니 부처님 세계의 한 겁은 극락 세계 아미타불 세계의 하루 낮 하루 밤이 되고, 극락 세계의 한 겁은 가사당 세계 금강견 부처님 세계의 하루 낮 하루 밤이 되며, 이렇게 차례차례로 아승지 세계를 지나가서 마지막 세계의 한 겁은 승련화 세계의 하루 낮 하루 밤이 되는데, 보현보살과 함께 수행하는 큰 보살들이 모두 그 가운데 가득하였느니라고 말하였다.
32) 제보살주처품(諸菩薩住處品)
보살들이 머무는 것은 끝닿은 데가 없다고 심왕보살이 말한 것이니, 동방의 선인산에는 옛적부터 여러 보살이 있었는데, 지금은 금강승보살이 있으면서 그 권속들에게 법을 말하며, 남방 서방 북방으로, 내지 건타라국에도 옛적부터 보살들이 있는 데라고 말하였다.
33) 불부사의법품(佛不思議法品)
닦아서 생기는 과덕의 부사의함을 말한 것이니, 그 때 보살들 생각에 '부처님의 국토 서원 종성 부처님 몸 음성 지혜들에는 어떠한 부사의가 있는가.'함을 부처님이 아시고, 청련화장보살에게 가지(加持)하여, 다함이 없는 지혜의 문을 알게 하고, 여러 보살에게 말하게 하였다.
청련화장보살은 "세존은 한량없이 머무시는 곳이 있고, 또 그지없는 청정한 몸과 걸림이 없는 눈들의 열 가지 법이 있어 한량없고 그지없는 법계에 두루하였고, 또 열 가지 지혜 열 가지 때를 놓치지 않음 견줄 데 없는 부사의한 경계 끝까지 청정함 그지없는 지혜 바다 부사의한 부처님 삼매 걸림 없는 해탈 등 32문 있다."고 말하였다.
34) 여래십신상해품(如來十身相海品)
여래에게 있는 여러 가지 복덕의 모습을 말하였으니 "여래의 정수리에는 보배로 장엄한 32가지 거룩한 모습이 있으며, 그 가운데서 한량없는 광명 그물이 있어 여러 가지 광명을 놓고, 여래의 눈, 코, 혀, 입, 이, 어깨, 가슴, 손, 발, 발가락에까지 97의 거룩한 모습을 비롯하여, 세계의 티끌 수 거룩한 모습이 있다."고 보현보살이 말하였다.
35) 여래수호광명공덕품(如來隨好光明功德品)
여래에게 갖추어져 있는 잘 생긴 모습의 공덕을 말한 것이니,
세존께서 보수보살에게 말씀하시기를 "여래에게는 원만왕이라는 잘 생긴 모습이 있고, 그 가운데 치성이라는 큰 광명이 있는데, 7백만 아승지 광명으로 권속을 삼았느니라.
내가 보살로 있을 적에 투시타 천궁에서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이 빛난 당기왕이며, 티끌 수 세계의 지옥 중생들이 고통이 쉬어져 환희하면서 목숨을 마치고는 투시타 하늘에 났고, 그리고 여래의 발바닥에서 두루 비추는 왕이라는 광명을 놓으니, 아비지옥 중생들이 이 광명에 비치어서 천상에 났느니라.
그 때 하늘 북에서 소리를 내어 이 천자들에게 미묘한 법을 말하니, 천자들이 그 법문을 듣고는 기뻐하면서 비로자나 여래께 공양하였느니라."고 하였다.
이 경우 39품인데 거의가 보살이 말하였고, 부처님이 친히 말씀하신 것은 [아승지품]과 이 [수호광명공덕품]뿐이다.
36) 보현행품(普賢行品)
제2회의 [여래명호품]으로부터 앞의 [여래수호광명공덕품]까지는 차별한 인과를 말하였고, 이 품과 아래의 [여래출현품]은 평등한 인과를 말하였는데, 이 품은 보현보살의 평등한 인행을 말하였다.
"여래는 교화를 받을 중생을 위하여 세상에 나시거니와, 만일 보살이 다른 보살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보살을 보지 못하는 장난 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난 부정한 세계에 태어나는 장난 나쁜 길에 태어나는 장난 따위의 백만 장난을 이루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보살의 행을 빨리 만족하려면,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고, 여러 보살을 여래와 같이 생각하고, 부처님 법을 비방하지 말고, 보살의 행을 매우 좋아하는 열 가지 법을 닦아야 하고, 열 가지 청정함을 구족하고, 열 가지 광대한 법을 갖추고, 열 가지 두루 들어가는 데 들어가고, 열 가지 썩 묘한 마음에 머물러서, 열 가지 부처님 법의 교묘한 지혜를 얻으면, 위가 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어서 세 세상 부처님들과 평등하게 된다."고 보현보살이 말하였다.
37)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
앞의 품이 평등한 인을 말한 데 대하여, 여기서는 평등한 과를 말하였다.
보현보살은 묘덕보살 등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는 한 가지 인연이나 한 가지 사실로써 나시는 것이 아니고, 열가지의 한량없는 아승지 인연으로 나시나니,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는 보리심을 이루기 위하여, 청정하고 훌륭한 뜻을 이루기 위하여, 모든 중생들을 구호할 수 있는 대자대비를 이루기 위하여, 서로 계속하는 행과 원을 이루기 위하여, 내지 법과 이치를 통달하기 위하는 등이니, 마치 삼천대천세계가 한량없는 인연과 한량없는 사실로써 이루어지는 것과 같느니라."
38) 이세간품(離世間品)
제8회의 서론과 본론이니, 위의 여러 회에서 보살의 수행할 계단을 말한 데 대하여, 여기서는 모든 지위를 포섭하여 실제로 수행함을 말하였다.
세존께서 마가다국이 고요한 법 보리도량에 있는 보광명전에 계시었는데, 보현보살이 불화장엄삼매에 들었다가 일어나니, 보혜보살이 물었다.
"어떤 것이 보살의 의지며 기특한 생각이며 행이며 선지식이며 부지런한 정진이며 마음이 편안함을 얻음이며 중생을 성취함이며 계율이며 스스로 수기받을 줄을 알음이며 보살에 들어감이며 여래에 들어감이며 중생의 마음에 들어감이며, 내지 여래의 반열반을 보이심이냐"고 2백 가지를 물었고, 보현보살은 한 가지 물음에 열 가지씩 대답하여 모두 2천 대답을 하였다.
처음 2백 대답은 십신의 행을 말한 것이요, 둘째 2백 대답은 십주의 행을 말한 것이요, 세째 3백 대답은 십행의 행을 말한 것이요. 둘째 2백 대답은 십주의 행을 말한 것이요. 세째 3백 대답은 십행의 행을 말한 것이요, 네째 2백 90대답은 십회향의 행을 말한 것이요, 다섯째 5백 대답은 십지의 행을 말한 것이요, 여섯째 5백 열 대답은 인이 원만하고 과가 만족함을 말한 것이니, 곧 등각의 지위이다.
39) 입법계품(入法界品)
제9회의 서론과 본론이니, 위의 [이세간품]까지의 8회에서 말한 것을 선재동자라는 한 사람의 수행자가 실천하는 것을 말하였다. {40화엄경}은 이 [입법계품]을 독립한 한 경으로 만든 것이다.
세존께서 슈라아바스티 국에 있는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서 보현 문수를 우두머리로 한 5백 보살과 5백 성문과 함께 계실 적에 사자의 기운 뻗는 삼매에 드시었다. 그때 시방에서 각각 티끌 수 보살들이 모여 와서 부처님을 찬탄하였고, 보현보살은 열 가지 법으로 사자의 기운뻗는 삼매의 뜻을 말하였다. 세존은 모든 보살들을 이 삼매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미간의 흰 털로 큰 광명을 놓아 시방 세계에 두루 비추니, 모든 보살은 온갖 세계의 장엄을 보고, 여래의 공덕 바다에 깊이 들어갔으니, 이것을 제타숲의 근본 법회라 한다.
문수사리보살이 제타숲에서 떠나 사리불 목건련 등 여러 사람을 데리고 남쪽으로 가다가 복성의 동쪽에 이르러 장엄한 당기의 사라숲속에 있는 탑에 머무르니, 우바새 우바이 동자 동녀들이 무수히 모여왔다.
문수보살은 그 중에서 바른 법을 받아 지닐 만한 선재동자를 발견하고, "그대는 이미 보리심을 내었으니, 온갖 지혜를 성취하려거든 선지식을 찾아서 그들의 가르침을 순종해야 하느니라. 여기서부터 남방으로 가면서 여러 선지식을 방문하고 행을 닦으라"고 하였다.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의 가르친 대로 남방으로 1백 열성을 지나가면서 53선지식을 찾아서 각각 묘한 법문을 얻었으니, 이것을 가지 법회라 한다.
처음 문수보살을 만난 것은 십신을 얻은 것이고, 남방으로 매우 즐거운 나라에서 덕운비구를 찾아서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생각하는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보는 법문을 얻고, 덕운비구의 지시로 해문국에 가서 해운비구를 찾았다. 이렇게 선주비구, 미가장자, 해탈장자, 해당비구, 휴사우바이, 비목선인, 승열바라문, 자행동녀를 찾아서, 각각 한 법문을 얻었으니, 이것은 십주의 법이라 한다.
또 남으로 가면서 선견자재주동자, 구족우바이, 명지거사, 법보계장자, 보안장자, 싫은 줄 모르는 왕, 대광왕, 부동우바이, 변행외도에게서 얻은 것은 십행의 법이라 한다.
또 향팔이장자, 바이로사나, 뱃사공, 무상승장자, 사자빈신비구니, 바수밀다여인, 베쉬디라거사, 관자재보살, 정취보살, 대천신, 잘 머무는 땅 맡은 신에게서 얻은 것은 십회향의 법이라 한다.
바산타바얀티 밤 맡은 신, 보덕정광신, 기쁜 눈으로 중생 보는 신,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신, 고요한 음성 바다 신, 모든 성 수호하는 신, 나무꽃 피우는 신, 정진하는 행으로 중생을 구호하는遁 신, 룸비니숲 신, 서가아씨 고치피아에게서 얻은 것은 십지의 법이라 한다.
마아야아 부인, 하늘님 광명 아씨, 모든 이의 벗 꼬마 선생, 모든 예술 잘 아는 동자, 현승우바이, 견고한 해탈장자, 묘한 달장자, 이 길이 없는 군대장자, 고요한 바라문, 덕 나는 동자, 미륵보살을 찾고, 문수보살을 다시 만나서 각각 법문을 얻은 것은 등각의 행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에게서 열 가지 깨뜨릴 수 없는 지혜 법문을 얻고, 보현보살의 털구멍에 들어가 수없는 세계를 지나가면서 모든 경계가 부처님과 평등하게 된 것은 묘각의 법이라 한다.
그 때 시방의 세계들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부처님은 보현보살을 찬탄하고 보현보살은 게송을 말하여 화엄 법회를 마치었다.
5. 핵심사상정리
1) 유심(唯心)사상
불교 교학에서 마음(心)의 사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부파불교시대에도 인간의 심성(心性)은 본래 깨끗하다고 하는 심성본정설(心性本淨說)이 있었고, 대승불교의 중심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여래장사상이나 유식사상 또는 선(禪)사상에 있어서도 그 중심 과제는 마음(心)의 탐구, 혹은 마음의 정화(淨化)였다고 할 수 있다.
인류사상사에 있어서 만물(萬物)의 주체는 무엇인가 하는 것은 아주 일찍부터 문제가 되어 왔다. 크게 요약하면 ‘유심(唯心)이다’ 혹은 ‘유신(唯神)이다’라고 하는 양대 주장이 있어 왔다. 즉, 천지의 만물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인간의 희로애락 감정이나 행·불행 등은 무엇에 의해서 좌우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그것은 오직 신(神)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유신설(唯神說)이 있었는가 하면, 그와는 반대로 그것은 오직 인간의 마음작용(가짐)에 달려 있다 하는 유심설(唯心說)도 강력하게 주장되어 왔다. 전자를 신본주의(神本主義) 사상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심본주의(心本主義)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는 물론 심본주의에 가까운 종교다.
화엄경에는 다양하게 유심(唯心)이 설해지고 있지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서 살펴볼 수 있다.
수미정상게찬품(須彌頂上揭讚品)에, 삼세의 모든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
법계의 본성이나 일체의 모든 것들은 오직 마음(唯心)이 지은 것인 줄을 알아야 한다(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心觀法界性 一切唯心造)라 설하고 있는 것과, 10지품(十地品)에, 삼계는 허망하나니 단지 이 마음이 지은 것일 뿐이며, 12연분도 또한 마음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三界虛妄 但是心作 十二緣分 是皆依心). 라고 하는 經句이다.
이 두 경구의 내용은 불교에서 말하는 12연기나 욕계·색계·무색계,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까지도 오직 이 마음작용에 의한 것일 뿐이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천지만물을 포함한 모든 것(一切)은 오직 이 마음(心)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며, 인간의 희노애락의 감정이나 행·불행 등도 모두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마음에 어떤 종류가 있으며, 그 마음의 실체는 어떤 것일까? 마음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과 망상분별심(妄想分別心)이다. 택수(澤水) 선사는, 두 가지의 마음이란 정심(淨心)과 망심(妄心)을 말한다. 망심이란 분별망상의 마음이며, 정심이란 분별망상의 근원이다. 정심은 곧 불성(佛性)이다. 정심과 망심은 본래 하나이면서 또 둘이다. 예를 들면 등불과 불빛과 같다. 등불이라는 본체가 있기 때문에 불빛은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이 정심(淨心)이라는 불성의 본체가 있기 때문에 분별망상의 망심은 있는 것이다. 정심은 본체이며, 망심은 그 작용이다 라고 했다. 마음의 본체는 하나지만 현상적으로 보면 둘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에 두 가지가 있다고 하는 견해는 용수나 세친 등이 말한 2종심(二種心)에서 유래한 것이다.
용수나 세친, 정관 등의 화엄교가(華嚴敎家)들은 人間의 마음을 청정심(淸淨心)과 망상심(妄想心)의 두 가지로 나누고 있지만, 화엄경에서는 三界唯心에서의 마음을 “욕심” 또는 “탐심”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욕심이나 탐심은 탐욕심의 뜻이라기 보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중생심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뜻이 있다. 유심에서의 “心”을 고정불변하는 청정심으로 해석하면, “一切唯心造”는 “一切唯神造”로 잘 못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다시 말하면 고정불변의 唯心이 일체를 만든다고 하면 절대의 唯一神이 天地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오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게 해석된다면 그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나 제법무아(諸法無我)를 설하는 불교의 근본사상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화엄경의 유심구에서 말하는 마음은 청정심이 아니라 욕심 또는 탐심이며, 그것은 순간순간 생멸 변화하는 중생심(衆生心)이다. 생멸 변화하기 때문에 정체성(定體性)이 없고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상주(常住)하지 않는다. 생멸 변화하는 이 중생의 마음을 기신론이나 현수 법장은 법(法)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법은 물론 연기법(緣起法)을 말한다.
그러므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하는 경구는 일체유법조(一切唯法造)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희노애락의 감정이나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공물은 물론 산천초목(山川草木)과 같은 자연물까지도 마음(心)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연기법(緣起法)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연기법인 마음이 一切를 만든다고 할 때의 이 마음은 능소(能所)의 이원적(二元的)인 마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음(心)이 모든 것을 만든다고 해서 만드는 마음(能)이 있고, 만들어지는 일체(所)가 따로 있다면 그것은 유일신교(唯一神敎)에서 신이 천지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과 다른 바가 없다. 이것은 불교의 근본 사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 되며, 주체(主)와 객체(客)의 一如를 주장하는 화엄사상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어진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서의 마음은 초월적인 절대의 유심이 아니라, 緣하여 生하면서 동시에 滅하고, 滅하면서 동시에 生하는 연기의 작용, 그 자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다시 말하면 주(主)와 객(客)이 一如인 마음이다. 이와 같은 唯心, 즉 法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것은 끊임없이 생멸 변화하는 연기의 법이며, 그 법칙의 작용이기 때문에 定形의 실체(實體)가 없다.
따라서 화엄경에서는 삼계는 허망하다고 하는 공관(空觀)에서 유심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2) 보살사상
화엄경에서의 설법내용은 주로 보살행에 대한 설법이 많다. 보살에 살펴보기로 하자. 보살이라는 말은 보리삿트바라는 말의 음역으로서 한역으로 '보살'이라고 확정한 것은 쿠마라지바(374-414)였다. 원래의 의미는 '보시를 구하고자 머무르는 유정또는 지혜를 가진 유정이라 할수 있다. 보살관념은 자기구제의 감추어진 욕구로 말미암아 불타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고 거기에서 자기와 동질적이라 여겨지는 성도 전의 보살로서의 해탈에 주목하므로써 고정의 하용성을 지각한 주체적 자기구현이라 할수 있다. '불타가 된 다음의 삶'에서도 자기구제의 계기를 찾고자 했다. 자기구제의 보편적 명제는 대승운동에서는 '타인의 구제에 힘쓰라'는 것으로 표현된다. 다시 말하면, 제가신자들이 그들 자신의 구제문제에 대하여 힘쓰라고 하는 요구를 객관적인 보편명제로 바꾸어,'타인을 위하여 행동하라'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고 더 압축된 용어로는 이른바'이타행'으로 제시하여 지고 이것이 보살사상으로 정립되었다.
3) 정토사상
입법계품에서 보는 것과 같이 특정한 성문이 아니더라도 선지식이 될 수 있으며 계급,신분,지역 어느곳을 막론하고 불법의 근본은 있다는 사상이다.
참고문헌 : 화엄경이야기, 카마타시게오, 장승
신역화엄경, 법정스님, 동국역경원
불전해설사전, 민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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