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불교] 36. 불교 가르침은 윤회 벗어나는 것
윤회의 탈출구는 색계 ① - 식욕과 성욕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욕계 벗어나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생명체는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의 세 곳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이를 삼계(三界)라고 부른다. 삼계를 육도(六道)와 비교하면 ‘지옥, 축생, 아귀, 인간, 아수라’의 오도(五道), 그리고 천상 가운데 남녀의 성(Sex)이 있는 육욕천은 욕계에 속한다.
욕계를 범어로 까마로까(Ka-ma-loka)라고 하는데, 까마란 성욕(性慾)을 포함한 동물적인 욕망을 의미한다. 욕계 중생은 몸과 정신과 성을 갖고 있고, 색계 중생은 몸과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색계에는 ‘정신적인 삼매경’만 있을 뿐이다.
인간과 축생은 욕계에 사는 중생으로 그 몸이 고기로 이루어져 있다. 욕계에서는 내가 남의 고기를 먹든지, 남이 내 고기를 먹는다.
또 교미를 통해서 2세를 생산한다. 식욕과 성욕이 ‘고기 몸’의 핵심이다. 식욕과 성욕은 우리 몸의 중앙에 달린 입과 성기를 통해서 충족된다. 동물적인 삶이다. 이런 ‘고기 몸’을 ‘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욕계의 유신견(有身見)’이라고 한다.
유신견이란 ‘몸이 있다는 생각’을 의미한다. 식욕과 성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내생에 다시 욕계에 태어난다. 먹고 먹히며, 뺏고 뺏기며, 죽이고 죽는 ‘고기 몸의 비극’을 다시 되풀이해야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동물적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삼계 가운데 색계를 가장 중시한다. 윤회의 탈출구가 색계에 있기 때문이다. 정(定)과 혜(慧)가 균등해야 연기와 공성을 올바로 통찰할 수 있어서 탐, 진, 치, 만과 같은 번뇌의 뿌리가 뽑히는데, 정과 혜를 균등히 닦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색계다.
정은 삼매, 혜는 지혜인데, 욕계에서는 삼매보다 분별의 힘이 강하여 세상을 올바로 통찰하지 못하고, 무색계의 경지에 오르면 지혜보다 삼매의 힘이 강하여 세상을 제대로 통찰할 수 없으며, 그 중간 지점인 색계에서만 삼매와 지혜의 힘이 균등하다고 한다. 풀어서 말하면 ‘곰곰이 생각’할 수 있는 곳은 삼계 가운데 색계뿐이란 것이다.
‘곰곰이(止) 생각하는(觀) 것’을 함께 묶어서 지관쌍운(止觀雙運)이라고 부른다. 지 수행의 결과가 정(定)이고, 관 수행의 목표는 혜(慧)다. 엄밀히 말하면 ‘지관’은 수행의 ‘방법’이고 ‘정혜’는 그런 수행의 ‘결과’다.
지관 수행을 한 마디로 선(禪)이라고 부른다. 선을 ‘정려(靜慮)’라고 쓰기도 한다. 정(靜)은 지(止)에 해당하고, 려(慮)는 관(觀)을 의미한다. ‘고요히(靜) 생각하는 것(慮)’이 선이다. 그리고 이런 선의 세계가 바로 색계다.
색계는 ‘초선(初禪), 제2선, 제3선, 제4선’의 네 단계로 구분된다. 이런 선의 경지를 체득할 경우 비로소 지관쌍운을 통해 세상의 진상을 올바로 통찰할 수 있다. 세상의 진상은 연기(緣起)와 공(空)이다.
진정한 선을 닦기 위해서는 수행자의 마음이 욕계에서 벗어나 색계로 진입해야 한다. ‘욕계의 유신견’, 즉 ‘고기 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은 지계행이다. 계행이 완성될 때 욕계를 벗어나고 색계에 오른다.
그 후 평안한 마음으로 나와 세상, 삶과 죽음을 통찰하여 연기와 공성을 발견함으로써 ‘모든 것이 허구’임을 깨달을 때 모든 번뇌가 사라진다. 지관쌍운, 정혜쌍수를 통해 공성을 자각하여 삼독의 뿌리가 뽑히는 것이다.
이 때 ‘나의 고기 몸’에 대해 정나미가 떨어지게 만드는 ‘부정관(不淨觀)’이나 ‘고기 몸을 갖고서 약육강식의 욕계에서 먹고 먹히면서 살아가야 하는 다른 존재들’에 대해 연민하는 ‘자비관(慈悲觀)’ 역시 수행자의 마음이 색계의 경지에 오르도록 돕는다.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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