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에서 다음 생으로 어떻게 옮겨가는 것일까요?
욕계나 색계에서 죽은 뒤 다음 생에 무색계에 태어날 중생은 바르도bardo,
즉 죽음과 다음 생의 중간에 있는 중음을 거치지 않습니다.
그 경우 외에는 이 생과 다음 생 사이의
중간에 있는 중음을 거쳐 다음 생에 환생하게 됩니다.
우선, 죽음을 만나는 것은 세 가지 경우입니다.
타고난 수명이 소진된 경우, 쌓아놓은 공덕이 고갈된 경우, 사고가 난 경우 등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생을 통해서 덕을 쌓는 수행을 열심히 한 사람들은 죽음을 맞을 때도 편안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는 반면에, 부도덕한 행위를 많이 한 사람들은 죽을 때도 당황하고 불안해합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온 어떤 간호사가 하는 말이 종교 신자들이 죽을 때 더 두려워한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여러분이 일생의 대부분을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남을 도우려는 착한 마음을 갖고 살았다면
죽는 순간에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했고,
인생을 의미 있고 보람 있게 보냈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은 죽음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두려움을 피하는 최고의 방어수단입니다.
하지만 일생 동안 남들을 기만하고 속이고 위협하며 살았던 사람은 죽음이 다가올 때 심한 죄책감이 생기기 쉽습니다. 가까운 친구들조차 그의 속마음을 눈치 채지 못했더라도 죽음이 다가오면
그의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불안감이 밖으로 드러납니다.
죽음이 진행되면 사람의 유형에 따라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육체의 온기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선업을 많이 쌓은 사람은 하체부터 온기가 사라지기 시작하는 반면에 악업을
많이 쌓은 사람은 상체부터 온기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진행되다가 날숨이 멈추고 심장에만 온기가 남습니다.
무상요가 딴뜨라는 육체를 구성하는 네다섯 가지 요소와 관련시켜서
죽음의 과정을 설명합니다.
그 설명에 따르면,의식의 기반이 되는 지수화풍의 요소들의 능력이
사라지는 과정에 따라 마음에 환영이 연이어 일어난다고 합니다.
의식의 기반이 되는 '지' 요소의 능력이 사라질 때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징후로는 육체가 건조해지고 줄어 드는 것입니다.
그때 마음에 나타나는 징후로 신기루를 보는 느낌이 든다고
구햐삼마자 딴뜨라는 말합니다.(지의 요소는 뼈나 피부나 손톱이나 머리카락등 육체의 단단한 부분들을 가리킵니다)
의식의 기반이 되는 '수'의 요소의 능력이 사라질 때는 혀가 건조해지고 눈이 푹 꺼집니다.
그 때 마음에 나타나는 징후는 안개가 자욱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수의 요소는 오줌이나 혈액이나 담즙 증 육체 안의 액체를 가리킵니다).
의식의 기반이 되는 '화'요소의 능력이 사라질 때는 앞서 말한 것처럼
육체의 온기가 점점 사라집니다.
그때 마음에 나타나는 징후는 반딧불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화의 요소는 육체의 온기를 가리킵니다).
그 다음에,의식의 기반이 되는 '풍'의 요소의 능력이 사라질때
외부적인 징후는 호흡이 멈추는 것이고,마음속의 징후는 눈앞의 허공에
등잔불이 타고 있는 듯이 보이는 느낌입니다.
이전에는 반딧불이 보이거나 불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그것들이 사라지고 붉은 빛의 등잔불이 나타납니다.
(풍의 요소는 침을 삼킨 다든지 하는 육체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의 흐름을 가리킵니다)
그 다음에는,마음을 실어 나르는 역활을 하는 더
미세한 단계의 기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여든 가지 개념을 실어 나르는 역활을 하는
기가 '명상' 이라는 마음속으로 사라지는 동안에는 달빛처럼
선명한 흰 빛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네 가지 공'이라고 불리는 것 중 첫번째 상태입니다.
그 다음에는 ,선명한 흰 빛으로 가득차 보이는 마음과
그 마음을 실어 나르는 역활을 하는 기가 '증상'增相 이라는
마음속으로 사라지는 동안에는 태양빛처럼 선명한 붉은
빛의 '증상'의 마음과 그것을 실어 나르는 역활을 하는
기가 '근득상'近得相 이라는 마음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때는 선명한 검은 빛이 나타납니다.그 순간에 만일
의사가 그 자리에 있다면 의사는 이미 사망진단을 내렸을 겁니다.
그러나 구햐삼마자 딴뜨라 의 설명에 따르면,
그 사람은 죽은 것이 아니라 죽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선명한 검은 빛의 근득상의 마음 다음에 는 광정심이 나타납니다.
이 의식이 가장 미세한 마음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불성'이라고 부르는데,이것이 모든 의식의 근원입니다.
이 미세한 마음의 연속체는 부처님의 경지에 도달한 후에도 지속됩니다.
죽는 과정 속의 광정심이 나타나는 동안에도 의식은 아직 육체 안에 있습니다.
광정심이 사라짐과 동시에 의식은 육체로부터 분리됩니다.
이제야 정말로 죽은 것입니다.
육체와 마음이 분리되는 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거쳐온
여덟 단계의 환영을 역순으로 다시 경험하게 됩니다.
중음을 거쳐야 하는 경우에는 '임박함'이라고 불리는
검은 빛의 마음이 다시 나타나는 것으로 중음이 시작됩니다.
- 달라이 라마 하버드대 강의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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