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들 이야기

[스크랩] 은혜는 갚고 원한은 풀어라

수선님 2018. 2. 11. 13:11

 

有思念念報 親則合天道 有寃念念解 解則無煩惱 一身類浮雲 百年同過夢 若以寃報寃 萬劫無由了 - <金烏集>

 

은혜를 입었다면 항상 언젠가는 갚을 생각을 잊지 말라

은혜를 같는 것이 하늘의 도리에 맞다

원한이 있다면 늘 언젠가는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잊지 말라

원한을 푸는 것이 번뇌를 없애는 일이다

덧없는 이내 몸은 뚠 구름 신세

백년을 산다해도 꿈에 지나지 않고

구태여 원한을 원한으로 깊는다면

억만 겁을 다하여도 끝이 없으리

 

이것은 금오태전(金烏太田 : 서력 1876~1968)선사의 설법입니다. 서양에서는 '원수를 사랑하라', '왼쪽 뺨을 때리거든 오른쪽 뺨도 내밀어라', '나쁜 사람을 용서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원수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원각경(圓覺經)>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觀彼怨家 如已父母 저 원수를 보되 부모같이 섬겨라!

 

'원수를 사랑하라', '용서하라'는 가르침도 결코 쉽지 않지만 부처님은 한 술 더떠서 원수를 '부모처럼 섬기라'하십니다.

 

불교에서는 사실 '용서'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상대를 용서한다는 것은 '나는 잘했고 너는 잘못한 것이다', '잘한 내가 잘못한 너를 가상히 여겨 용서를 베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모두가 똑같은 불성(불성)을 지닌 존재이지만, 근본 번뇌인 '미워하고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업이 쌓입니다. 그 업은 또 다른 예기치 못한 새로운 인연을 만듭니다. 그래서 자신을 위해서라도 "원수를 보되 부모(부처님)같이 섬기라" 하신 것입니다. 그래야 윤회가 멈추어집니다.

 

우리는 겉모습에 현혹되어 살아가기 쉽습니다. 겉모습의 인식을 먼저 가슴 가득 채워 �고 있어서 그 사람� 참다운 성품, 자성을 볼 여지도, 자리도, 시간도 내지 않습니다. 본래 부처님이나 지옥 중생이나 근본은 다르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 사람의 참 불성만 보면, 자연 원수라도 부모같이 섬기지 않을 수 었는 것입니다. <보살계(菩薩戒)> 서문에 '넓게 비추이는 진로압혹문이 모두 보현보살의 진법계다[보조 진로업혹문 진시 보현진법계]"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진오혹업문'이란 '중생의 나쁜 짓'을 총망라한 것을 말합니다. 이 문구는 아무리 중생이 나쁜 짓을 한다 해도 겉보기만 그럴 뿐, 실제로는 전부 '보현보살의 진법계'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라', '용서하라'는 단계를 뛰어넘어 원수를 부모와 같이 섬길 수 있는 참다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 '원수를 갚는 길'입니다.

 

이정우 「길을 묻는 그대에게」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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