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임제록 강설-행록(行錄) 41-1. 41-2. 42. 43-1. 43-2. 44
41-1 소나무를 심는 뜻
師栽松次(사재송차)에 黃檗問(황벽문), 深山裏栽許多(심산리재허다)하야 作什?(작십마)오 師云(사운), 一與山門作境致(일여산문작경치)요 二與後人作標榜(이여후인작표방)이니다 道了將?頭(도료장곽두)하야 打地三下(타지삼하)한대 黃檗云(황벽운), 雖然如是(수연여시)나 子已喫吾三十棒了也(자이긱오삼십방요야)라 師又以?頭(사우이곽두)로 打地三下(타지삼하)하고 作噓噓聲(작허허성)하니 黃檗云(황벽운), 吾宗到汝(오종도여)하야 大興於世(대흥어세)하리라
임제스님이 소나무를 심고 있는데 황벽스님께서 물었다.
“깊은 산 속에 그 많은 나무를 심어서 무얼 하려 하는가?”
“첫째는 절의 경치를 가꾸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후인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입니다.”라고
하고나서 괭이로 땅을 세 번 내리치니 황벽스님께서 말씀하였다.
“비록 그렇기는 하나 그대는 이미 나에게 30방을 얻어맞았다.”
임제스님이 또 다시 괭이로 땅을 세 번 내리치며 “허허!”라고 하니
황벽스님께서 “나의 종풍이 그대에게 이르러 세상에 크게 일어나겠구나.” 하셨다.
(강의)
후인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소나무를 심는다는 말에 황벽스님은 매우 흐뭇했다.
그래서 “나의 종풍이 그대에게 이르러 크게 일어나겠구나.”라고 하였다.
자신의 종풍을 크게 부촉하신 말씀이다.
선지식은 자신의 법을 이을 제자가 여법(如法)할 때 그 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
삶의 보람이요, 수행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괭이로 땅을 세 번 내리친 것은 무슨 뜻일까?
삼도발문에 삼도피타의 소식을 떠올린 것일까?
“그래 알았다 하지만 그대는 이미 나에게 30방을 얻어맞은 것이 아닌가?”
라고 했는데 또 다시 땅을 세 번 내리쳤다.
황벽도 도저히 제자 임제를 못 당한다.
너무나 대견스럽다. 흡족하기 이를 데 없다.
41-2 앙산스님의 예언
後?山(후위산)이 擧此話(거차화)하야 問仰山(문앙산)하되 黃檗當時(황벽당시)에 祇囑臨濟一人(지촉임제일인)가 更有人在(갱유인재)아 仰山云(앙산운), 有祇是年代深遠(유지시년대심원)하야 不欲擧似和尙(불욕거화화상)이니다 ?山云(위산운), 雖然如是(수영여시)나 吾亦要知(오역요지)하니 汝但擧看(여단거간)하라 仰山云(앙산운), 一人指南(일인지남)하야 吳越令行(오웡영행)타가 遇大風卽止(우대풍즉지)하니라(讖風穴和尙也(참풍혈화상야))
뒷날 위산스님이 이 이야기를 하시며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황벽스님이 그 당시 임제 한 사람에게만 부촉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도 있는가?”
“있습니다만, 연대가 매우 멀어서 스님께 말씀드리지 않으렵니다.”
“그렇긴 하지만, 나도 또한 알고 싶으니 그대는 말해 보아라.”
“한 사람이 남쪽을 가리켜서 오월지방에서 법령이 행해지다가
큰바람을 만나면 그칠 것입니다.”
(강의)
앙산스님은 임제스님의 무대에서 예언자로 등장한 분이다.
위산스님의 제자이지만 예언에 있어서는 언제나 물었다.
이것은 임제스님의 제 5세손인 풍혈연소(風穴延昭,896-973)스님에 대한 예언이라고 한다.
황벽스님의 종지가 임제에 의해 당시에 크게 떨치고 다시 먼 후대에 까지
전해지리라는 것을 위산스님과 앙산스님이 증명하는 의미가 강하게 나타난다.
소나무를 심은 뜻이 풍혈스님에게까지 그 그늘을 드리웠다.
42 무슨 잠꼬대인가
師侍立德山次(사시립덕산차)에 山云(산운), 今日困(금일곤)이로다 師云(사운), 這老漢(자노한)이 寐語作什?(매어작십마)오 山便打(산편타)라 師?倒繩牀(사흔도승상)한대 山便休(산편휴)하니라
임제스님이 덕산스님을 모시고 서 있는데,
덕산스님이 “오늘은 피곤하구나.” 하였다.
이에 임제스님이 “이 노장이 무슨 잠꼬대를 하는가?” 하니
덕산스님이 후려쳤다.
임제스님이 의자를 뒤엎어 버렸는데 덕산스님은 가만히 있었다.
(강의)
간단하다. 임제불법은 간단하다[無多子(무다자)].
쌍차(雙遮) 쌍조(雙照) 차조동시(遮照同時).
대기(大機) 대용(大用) 기용제시(機用齊示).
대기원응(大機圓應) 대용직절(大用直截).
대사각활(大死却活). 살활제시(殺活齊示).
전기생 전기사(全機生 全機死)
43-1 이곳에는 산체로 매장한다
師普請鋤地次(사보청서지차)에 見黃檗來(견황벽래)하고 ??而立(주곽이립)하니 黃檗云(황벽운), 這漢困耶(자한곤야)아 師云(사운), ?也未擧(곽야미거)어니 困箇什?(곤개십마)오 黃檗便打(황벽편타)하니 師接住棒(사접주방)하야 一送送倒(일송송도)하다 黃壁喚維那(황벽환유나)호대 維那扶起我(유나부기아)하라 維那近前扶云(유나근전부운), 和尙爭容得這風顚漢無禮(화상쟁용득자풍전한무례)닛고 黃檗?起(황벽재기)하야 便打維那(편타유나)하니 師?地云(사곽지운), 諸方火葬(제방화장)이어니와 我這裏(아자리)는 一時活埋(일시활매)하노라
임제스님이 밭을 매는 운력(運力)을 하다가
황벽스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괭이에 기대어 서 있었다.
황벽스님께서 “이 놈이 피곤한 모양이구나.” 하시니
“괭이도 아직 들지 않았는데 피곤하다니요.” 하였다.
황벽스님이 임제를 후려치자,
임제가 몽둥이를 잡아 던져버리고 넘어뜨렸다.
황벽스님이 유나를 불러 말씀하였다.
“유나야! 나를 부축해 일으켜다오.”
유나가 가까이 다가가 부축해 일으켜 드리면서,
“큰스님! 이 미친놈의 무례한 짓을 어찌 그냥 두십니까?” 하였다.
황벽스님은 일어나자 말자 유나를 후려갈겼다.
임제스님이 괭이로 땅을 찍으면서 말하였다.
“제방에서는 모두 화장을 하지만 나는 여기서 한순간에 생매장을 해버린다.”
(강의)
유나스님이 황벽스님에게 “임제 그 미친놈의 무례한 짓을 왜 그냥 두십니까?” 했을 때
그 답으로 일어나자 말자 유나를 후려친 것은 너무나 절묘한 거량이다.
너무나 매끄러운 응수다. 일부러 지어내도 만들 수 없는 거량이다.
임제의 “제방에서는 모두 화장을 하지만
나는 여기서 한순간에 생매장을 해버린다.”라는 말은 너무도 유명한 말이다.
대사각활(大死却活)의 소식이다.
얼런 보면 죽이기만 하는 것 같으나 크게 죽음으로 다시 살아난 소식이다.
43-2 진짜 도적은 도망갔다
後?山(후위산)이 問仰山(문앙산)호대 黃檗打維那意作?生(황벽타유나의자마생)고 仰山云(앙산운), 正賊走却(정적주각)하고 邏?人喫棒(나종인긱방)이니다
뒷날 위산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황벽스님이 유나를 때린 의도가 무엇인가?”
“진짜 도둑은 달아나 버렸는데 뒤쫓던 순라군이 얻어맞은 꼴입니다.”
(강의)
위산스님은 제자인 앙산스님을 언제나 챙긴다.
그런데 앙산스님의 표현은 너무 순리다.
좀 더 앙산스님 다운 기용(機用)이 기대된다.
위산스님에게 한 방망이 후려쳤으면 어떠했을까?
앙산스님은 스승인 위산스님에게 예의에서 벗어나지 않고
법을 거량하신 매우 점잖으신 분이었던 것 같다.
44 황벽스님이 자기 입을 쥐어박다
師一日(사일일)에 在僧堂前坐(재승당전좌)러니 見黃檗來(견황벽래)하고 便閉却目(편폐각목)하니 黃檗乃作怖勢(황벽내작포세)하고 便歸方丈(편귀방장)이어늘 師隨至方丈(사수지방장)하야 禮謝(예사)하다 首座在黃檗處侍立(수좌재황벽처시립)이러니 黃檗云(황벽운), 此僧雖是後生(차승수시후생)이나 却知有此事(각지유차사)로다 首座云(수좌운), 老和尙脚?(노화상각근)도 不點地(부점지)어늘 却證據箇後生(각증거개후생)이로다 黃檗自於口上(황벽자어구상)에 打一?(타일괵)한대 首座云(수좌운), 知卽得(지즉득)이니다
임제스님이 하루는 큰 방에 앉아 있다가
황벽스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아버렸다.
황벽스님이 두려워하는 시늉을 하며 곧 바로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임제스님이 뒤따라 방장실로 가서 무례하였음을 사과하였다.
수좌가 황벽스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황벽스님이
“이 스님이 비록 후배이긴 하지만 이 일이 있는 줄을 안다.” 하였다.
수좌가 “노스님 자신의 발꿈치도 땅에 닿지도 않았는데
도리어 이 후배를 증명[인가]하십니까?” 하였다.
황벽스님이 스스로 자기 입을 한 대 쥐어박으니,
수좌가 “아셨으면 됐습니다.”라고 하였다.
(강의)
임제스님의 조용하면서도 온 우주를 흔드는 전체작용은 그렇다 치고,
수좌의 거량과 마무리 하는 말이 빛난다.
수좌 소임을 보면서 조실스님의 법석을 보좌하려면 그 안목이 이쯤은 되어야 한다.
황벽스님이 자신의 입을 스스로 쥐어박은 일은 매우 유명한 사실로 기록된다.
황벽스님은 후배를 인가했다가 잘못을 뉘우치고 입을 쥐어박았고,
수좌는 그런 황벽스님을 보고 “알면 됐습니다.”라고 하여 주의를 주었다.
함부로 입을 땔 곳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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