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스크랩] 수행도지경 1. 집산품(集散品)

수선님 2018. 2. 25. 12:15

 

수행도지경 1. 집산품(集散品) 

 

   
  부처님 세상에 출현하시어
  밝게 빛남이 햇빛보다 더하시고
  덕을 쌓음이 매우 높으시어
  제왕의 종족과 여러 하늘과 신선들보다
  
  수승(殊勝)하시고
  한결같은 정진으로 우뚝하게 드러나시니
  많이 배워 온갖 이치 통하신 
  가장 훌륭한 분께 모두 예배드리네.
  
  하늘 신과 용, 그리고 귀신들까지도
  현재 세상에서 정진하여
  삼계(三界)에서 견줄 이 없는 
  세존을 받들어 모시네.
  
  비할 데 없는 지혜로 제도하시어
  생사의 두려움을 없애주시니 
  부처님과 바른 법과 여러 승가들
  이 3보의 공덕보다 더 뛰어난 것 없네.
  
 
  마땅히 이 도안(道眼)으로 관찰하여
  평등한 법문을 자세히 연설하시고
  뜻을 모아 거룩한 가르침 선포하시니
  마치 감로(甘露)가 나오듯 하였네.
  
  혹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는 이가
  이 세속에 대해 관찰하되
  여러 가지의 시끄러움과 
  나고 죽음 때문에 편안하지 못해
  
  세속 깊숙히 빠져든 것이 
  마치 썩은 수레가 진흙탕에 빠진 것 같아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서
  마땅히 경전의 이치를 따르고
  
  또 여러 꽃들의 꿀을 따모으듯 
  세간을 가엾이 여겨 연설하셨으니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을 전념하여 들으면
  유위법(有爲法) 없애고 무위법(無爲法)에 들리라. 
   
여기서 『수행도지경』을 강론해야만 하는 것은 나고·늙고·병들고·죽고·근심하고·맺히고·슬피 우는 등의 모든 헤아릴 수조차 없는 온갖 번뇌의 모임 때문이다.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는 이로서 재가자(在家者)이건 출가자(出家者)이건 최후의 청정(淸淨)한 법을 이루려고 한다면, 뜻을 되돌리지 말아야 마침내 감로법(甘露法)에 이르러 뭇 환난의 고통이 끊어지리니, 그것은 구호(救護)해줄 이도 없고 우러러 의지할 것도 없는 것이라서 오직 모든 욕구를 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하여 번뇌를 여의려고 하는 이는 항상 마땅히 정진하며 이 경을 받들어 행해야 한다. 
이것을 게송(偈頌)으로 말한다.
  
  나고 늙고 죽음을 따라 근심하고 고뇌하여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온갖 괴로움 있나니
  제도되고자 하는 이라면 뜻을 되돌리지 말고
  수행도(修行道)를 배우되 싫어하지 말라. 
   
어떤 것을 무행(無行)1)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며,

어떤 것을 수행(修行)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수행도(修行道)라고 하는가? 


 

무행이라는 것은 생각으로 음욕(淫欲)과 성냄[怒]을 일으켜 권속과 여러 하늘들과 국토를 침해하려고 하고, 벗에게 폐해를 끼치고 계율을 파괴하며, 악하고 추잡한 말만 익히고 착하지 못한 것만 따르며, 학문을 좋아하지 않으며, 스스로 남을 업신여기거나 스스로 교만을 부리며,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고, 삿되게 헤아려 항상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몸[身]과 그 몸이 머무는 곳이 있다고 탐하고 좋아한다.

 

여색(女色)을 가까이하고 방일하여 게으름을 피우며, 정욕(情欲)에 집착하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지 못하며, 반연하는 일과 구하는 것이 많고 사람들을 멀리 피하지 않으며, 제멋대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방심하고 의심한다. 정진(精進)하는 행을 잃고서 늘 두려운 마음을 품고 있으며, 감관[根門]이 안정되지 못하고 온갖 세속 일에 휩쓸리며, 말을 많이 하면서 절도(節度)가 없다.

 

자기 자랑만 늘어놓으면서 도리어 삿된 말을 논(論)하며, 비뚤어진 일을 말하기 좋아하고 그릇된 법을 따르며 도(道)의 뜻에서 멀어지는 것을 무행(無行)이라고 말하나니, 이것을 무위(無爲)에 대해 행해서는 안 되는 것[不可行]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1) 무위열반(無爲涅槃)의 도를 저버린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하지 말아야 할 신(身)·구(口)·의(意)의 3업(業)을 말한다.  
 
  
  성냄과 탐욕을 내어 남의 목숨 해하려 생각하고
  몸의 부정(不淨)함을 즐거운 것이라 생각하며
  삿된 지혜로 도리어 온갖 잘못된 것들만 따른다면
  부처님께선 이런 것들을 행해선 안 된다고 하셨네. 
   

어떤 것을 가행(可行)이라고 하는가?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해(害)를 가할 생각을 하지 않으며, 착한 벗[善友]을 가까이 하고 계율을 받들어 청정하게 지키며, 말을 하면 곧 도(道)만을 말하고 가르친 학문을 받아들이며, 스스로 남을 업신여기거나 교만을 부리지 않고 무상하고[無常]·괴롭고[苦]·공하고[空]·나라는 것 없음[非身]을 헤아리며,

 

거처할 만한 곳에 가려서 기거하며, 여색을 가까이하지 않고 방탕한 짓을 끊으며, 늘 정진에 뜻을 두고 번뇌를 없애며, 음식을 적게 먹고 절제(節制)할 줄을 알며, 몸으로 행동하는 것을 잘 단속하고 밤낮으로 깨어 있으면서 마음을 거두어들여 잊지 않으며, 의심이 없고, 두려운 마음도 품지 않으며, 감관[根]의 문(門)을 적정(寂靜)하게 하고, 온갖 인연을 없애며,

 

말을 하면 곧 바르게 하고 평등하게 해탈하며, 한가한 곳을 좋아하고, 진리 그대로 관찰하며, 획득하지 못한 법은 당연히 늘 생각하고, 체득한 모든 법은 굳게 지녀 잊지 않으며, 기쁜 마음으로 법화(法化)의 이치를 채취(採取)하고, 온갖 입고 먹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할 줄 알며, 뜻을 경도(經道)에 두어 싫증내지 않으며, 무상한 것이라고 익히고 헤아려 세간의 더러운 양식인 모든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무위(無爲)의 도라고 하는 것은 적연(寂然)한 것을 말하는데 이와 같은 무리들의 법은 무위법(無爲法)에 가까운 것이므로 이것을 가행(可行)이라고 말하나니, 행(行)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하면 바로 니원(泥洹)에 두어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계율을 청정히 하고 내가 없다는 생각을 좋아하고
  오직 경의 이치만 듣고 훌륭한 친구를 따르며   
  진리를 자세히 살피고 가르침대로 행하는 것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곧 무위의 도라 하셨네.
  
  모두 옳은 데로 나아가고 온갖 법을 생각하되
  여러 가지 생각을 안정시켜 괴롭거나 싫증냄이 없고
  그리고 덕(德)의 모임에 대하여 강설하고
  모든 감관을 안정시키는 것을 곧 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수행(修行)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는가? 
능히 따라 행하고 닦아 익히며 따라 받드는 것을 수행이라고 하며, 닦고 익히는 것을 곧 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수행도(修行道)라고 하는가? 
적정(寂靜)한 도에 대해 전일(專一)하게 정진하는 것을 바로 수행도라고 한다. 

 

도를 수행하는 데에는 세 가지 품계(品階)가 있으니, 첫째는 범부(凡夫)요, 둘째는 도를 향하여 배우는 것[學向道]이며, 셋째는 배울 것이 없는 것[無學]이다. 범부의 수행이라고 말한 것은 새로 배운 것이나 예전에 배운 것을 아직 성취하지 못한 것이니, 이런 무리들을 위하여 『수행도지경』을 설법해주는 것이며, 저 배울 것이 없는 이에 대해서는 이미 통달한 사람이니 더 이상 어떤 것을 말해주겠는가? 

저 이른바 『수행도지경』은 적연(寂然)하게 법(法)을 관찰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어떤 것을 적연하게 법을 관찰한다고 하는가?

사문(沙門)의 네 가지 덕(德)의 과위[果]에 나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네 가지 덕(德)의 과라고 하는가?

유여니원(有餘泥洹 : 有餘涅槃)의 경계에 이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유여니원이라고 하는가?

무위(無爲)의 경계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어떤 것을 무위의 경계에 이르는 것이라고 하는가? 온갖 괴로움의 근본이 모두 끊어 없어진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가 극심하게 고통스러운 번뇌를 모두를 버리려고 하거든 늘 마땅히 전일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다른 행을 일으키지 않으며, 가르침과 계율을 손상하지 말고 적정한 속에서 관찰하는 법을 닦아 건립(建立)해야 한다. 

 

가령 수행하는 이가 계율을 헐어버리고 가르침을 손상한다면 적정한 속에서 관찰하는 법에 이르지도 못하고 공부도 허사가 될 것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나무를 비벼대어 불을 구하려 하는데, 자주 쉬면 전일(專一)하지 못하여 끝내 불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미 불을 얻지 못했다면 그 공력(功力)이 헛수고가 되고 말듯이, 게으른 마음으로 무위의 경지를 구하려고 하는 것도 또한 비유하면 이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항상 고요한 속에서 선정을 행하고
  마땅히 교만과 업신여겨 희롱함을 버리고 
  받들어 수행하여 허물거나 잃어버리지 말아야
  마치 깜깜한 밤에 눈을 뜨고 다니는 것 같으리.
  
  이렇게 행하는 이는 나아갈 길을 볼 것이요
  지혜가 이와 같으면 정진하여 나아갈 것이니
  바른 교화를 받들어 게으르지 않아야 
  마침내 적정하여 무위의 도[無爲道]를 이루리.
  
  온갖 깊은 이치와 미묘한 일을 꿰뚫어 보고 
  대덕(大德)께서 설하신 가르침을 살펴 뽑아왔네.
  이 경의 큰 가르침은 고요함을 관하는 법이니
  내가 여러 경전에서 뽑아 연설하였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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