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49. 喝 - 할

수선님 2018. 3. 4. 13:30

할! - 마조도일(馬祖道一)

 

 

'할(喝)'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로, 선가에서만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흔히 "야단�았다"고 말하는데 그 야단이 곧 할입니다. 불교사전에는 "꾸짖어 외치는 소리로, 중국 당나라 이후 선사들이 제자들을 인도할 때 사용한다"고 되어 있는 데, '갈'로도 읽습니다.

 

<임제록(臨濟錄)>에 보면 "스승이 즉각 할을 하셨다(師, 卽喝)"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임제선사는 수행자들에게 자주 일갈했던 모양입니다. 선 수행에 맨 처음 사용한 이는 임제선사보다 100년쯤 전에 살았던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제자들을 지도할 때 일갈을 서슴지 않았던 것은 임제선사입니다.

 

'임제사할(臨濟四喝)'이라 하여, 일갈에는 때와 장소와 상대에 따라 네 가지 의미가 있다고 선가에서는 말을 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요컨대 '일갈'은 선에 있어서 부처님의 경지를 다면적으로 깨우치기 위해 사용되는 것입니다.

 

'할(喝)'이라는 글자 자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글자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깨달음의 경지를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큰소리로 꾸짖는 한 마디 말 속에 깨달음의 전부가 깃들여 있으므로, 선자는 할을 소중히 여깁니다. 또한 여기에는 옛 스승을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뜻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갈하는 모습만 모방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일갈이 한 모금 감로수처럼 효용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는 대성일갈하는 이와 그 꾸지람을 받는 이의 신심(信心)이 얼마나 깊은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松原泰道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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