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50. 拈華微笑 - 꽃을 들자 미소를 짓다

수선님 2018. 3. 4. 13:30

꽃을 들자 미소를 짓다 - 무문관(無門關)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근처 영취산(靈鷲山)에서 자주 설법을 하셨습니다. 어느 날 대중 가운데 한 사람이 부처님께 꽃 한 송이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꽃을 들어 아무런 말씀도 없이 대중들 앞에 묵묵히 내밀었습니다.

 

대중들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해 어리둥절한 얼굴로 부처님과 꽃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데, 부처님의 십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가섭(迦葉)존자만이 그 뜻을 알아차리고 혼자 빙긋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를 보시고 부처님께서는 비로소 말씀하셨습니다.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의 미묘한 법문이 있는데, 이 법문은 문자언어로 전해줄 수 없는 것이니(不立文字 敎外別傳), 이제 가섭에게 전하노라."

 

이리하여 부처님의 마음으로부터 가섭존자의 마음으로 깨달음의 본질이 전해진 것입니다. 이 이야기가 바로 '염화미소'의 뜻입니다. '염화(拈華)'란 꽃을 손에 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이 꽃에 어떤 신비로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손에 꽃을 갖게 되어 그것을 대중들에게 보여 주었을 뿐입니다. 꽃이 아니라도 무방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리를 깨친 가섭존자의 깊은 마음입니다.

 

부처남에게는 도에 통달한 십대 제ㅐ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조 지혜가 뛰어난 사리불이나 공(空)을 풀이하는 데에 일인자인 수보리나 설법에 능한 부루나도 부처님의 미묘한 법문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신통력 제일의 목련도, 부처님의 설법을 누구보다 많아 들은 아난도 알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결코 진리를 몰래 가섭에게 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취산 꼭대기의 공개석상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서 가섭만이 미소를 지었을까요? 가섭도 십대 제자 중 한 사람이며 '두타제일(頭陀第一)'이라는 칭송을 받았습니다.

 

'두타(頭陀)'란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을 가리킵니다. 자아에도 얽매이지 않고,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대범한 마음입니다. 이 무아(無我)의 마음이 그로 하여금 미소를짓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마음을 자기의 마음으로 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松原泰道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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